오월드 동물원 늑대 탈출에 ‘8년 전 사살된 퓨마’ 소환

2살 수컷 늑대 ‘늑구’ 탈출 사건에 ‘사살 우려’와 ‘동물원 폐지론’ 다시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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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소방본부 제공

대전 오월드에서 동물 탈출 사고가 또 발생했다.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4월 8일(수) 오전 9시 15분경 오월드 내 사파리에서 2살 수컷 늑대 ‘늑구’가 탈출했다. 오월드 측은 개장 전 CCTV를 통해 ‘늑구’의 탈출을 파악했다. 오월드는 현재 임시로 운영을 중단했다.

소방, 경찰, 군 인력 400여 명이 투입되어 ‘늑구’ 수색에 나섰지만, 10일(금) 오후 3시 현재까지 포획하지 못했다. 고성능 열화상 드론 8대까지 투입됐지만 행방이 묘연하다.

관계 당국이 밝힌 늑대 포획의 골든타임은 48시간이다. 이미 지났다. 골든타임이 지나고 늑대 포획이 지지부진하자 ‘또 동물이 사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동물보호단체들로부터 들린다.

동물단체들이 언급한 사건은 ‘2018년 퓨마 탈출 사건’이다. 8년 전 동물원에서 퓨마 ‘뽀롱이’가 탈출했다가 4시간여 만에 사살된 사건이 있었는데, 뽀롱이가 탈출한 동물원도 ‘대전 오월드’였다.

당시 대전오월드 매뉴얼에 ‘상황을 고려해 탈출한 맹수류를 사살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고, 관계당국도 ‘날이 어두워지고 동물원에 숲이 울창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사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지만, 후폭풍이 생겼다. “죄 없는 동물을 왜 죽이냐”는 비판과 함께 “동물원을 폐지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쏟아지고, 일부 동물단체들도 “동물원 존재 이유를 재고해 봐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런데, 8년 만에 같은 동물원에서 재차 맹수 탈출 사고가 발생하자 “이번에는 사살하지 말고 생포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국내 동물원의 전시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돌아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동물원 폐지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SNS를 통해 늑구의 무사 귀환을 기원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무고한 도망자가 된 늑대 ‘늑구’, 8년 전 퓨마의 비극을 반복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8년이나 시간이 흘렀음에도 동일한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국내 동물전시 시스템의 한계와 무능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색조에 유해야생동물 구제를 위한 엽사까지 포함됐다”며 “금강유역환경청은 ‘생포’를 우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엽사가 동행한 이상 현장 상황에 따라 사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위태로운 국면”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한 가지 분명히 짚어야 할 사실은 ‘늑구’가 이번 사건의 본질적인 피해자라는 점”이라며 “늑구가 동물원 우리에 갇힌 것도, 의도치 않게 낯선 도심으로 내몰린 것도 모두 동물의 의지와는 무관하다. 모든 상황은 애초에 동물이 원한 삶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동물전시시설의 관리 부실과 구조적 결함으로 빚어진 사고이지 동물한테는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동물자유연대는 “8년 전 사살당한 퓨마 뽀롱이가 동물원에 살던 시절의 쓸쓸한 뒷모습은 많은 시민의 기억 속에 남았다. 그 비극은 우리 사회에 동물전시시설의 존재 이유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던졌다”며 “안전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지금의 동물원은 결국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위협적인 시설로 전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공포를 부추기는 대응이 아니라 생명을 최우선에 둔 신중한 구조와 재발 방지 대책”이라며 “늑구의 안전한 구조와 함께, 시대착오적인 동물전시시설의 구조적 한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논의의 계기가 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오월드 동물원 늑대 탈출에 ‘8년 전 사살된 퓨마’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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