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필리아 제8기 라오스 동물의료봉사활동기②] 대동물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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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수의대 바이오필리아 김건우 학생

1월 21일 아침 5시 30분에 잠에서 깼다. 고등학생 3학년 때도 이렇게 일찍 안 일어났는데 봉사에 대한 기대와 긴장 덕분인지 눈이 저절로 떠졌다. 약간의 찌뿌둥함과 함께 봉사를 가기 위한 준비를 하였다. 선선한 아침 바람을 맞으며 차를 타고 울퉁불퉁한 길을 달려 봉사 장소로 이동했다. 이날 나의 역할은 접종이었는데 대동물 접종은 능숙하지 못해서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이동하는 동안 프로토콜을 복기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긴장이 좀 풀렸다.

마을을 걸어 다니는 소들

차에서 내리자, 눈앞에 웅장한 산과 거대한 다리가 있었다. 뚜벅이 봉사를 진행할 마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건너야 했는데 녹슬고 오래된 흔들다리였다. 마치 탐험가가 된 듯한 마음으로 다리를 건넜다.

마을에 들어가니 여러 마리의 소가 자유롭게 걸어 다니고 있었다. 라오스에는 소가 그냥 돌아다닌다고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되게 낯설고 신기했다. 마을에 흐르는 강을 따라 이동하며 마을을 둘러봤는데 그 풍경이 정말 너무 아름다웠다. 아침 햇살을 맞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마을 사람들, 여유롭게 걸어 다니는 소들과 울창한 나무의 모습에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을의 풍경

소들이 있는 우리에 도착해 본격적인 접종을 시작하였다. 나는 진수 형, 예림 누나와 함께 우리에 들어가서 그 안에 있는 모든 소에게 접종을 했다. 같이 들어간 라오스 친구들이 노련하게 소를 보정해 주어서 손쉽게 주사를 놓을 수 있었다. 능숙하게 소를 몰고 보정하는 모습이 마치 카우보이 같았다. 라오스 친구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정을 피해 달리는 소를 보며 부딪히면 위험하겠다고 생각했고 보정된 소가 우는 소리를 듣는데 마치 자동차 배기음처럼 들렸다. 최대한 긴장하지 않고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걱정이 현실이 되어버린 것인지 작은 사고(?)가 일어났다. 바깥에서 건네주는 백신을 받아오는 나의 뒤로 갑자기 흰 소가 다가오더니 머리로 날 들어 올렸다. 소의 뿔이 조끼에 걸려 몸이 잠시 공중에 떴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당황스러워서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몸을 버둥거려 빠져나와 옆구리를 보니 뿔에 긁힌 상처가 있었다. 뿔로 날 들이받았으면 난 죽었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바로 라오스식 보뻰냥 정신을 발휘해서 더 열심히 접종을 진행했고 대동물 접종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축사에서 봉사를 준비하는 바이오필리아 학생들

대동물 접종을 마치니 긴장이 풀리면서 기진맥진해졌다. 하지만 그 와중에 풍경이 또 너무 예뻐서 감동받고 기운을 낼 수 있었다.

열심히 준비한 바이오필리아 단원들과 교수님 그리고 친절하게 도와준 라오스 친구들 덕분에 봉사가 원활하게 진행된 것 같다. 정말 인상 깊었고, 살면서 이때가 아니면 못 해볼 경험을 한 것 같아서 좋았다.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라오스에 가서 그때는 소를 보정하는 법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일주일 동안 함께 고생한 모두에게 수고했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건국대 수의대 바이오필리아 이수아 학생

대동물 봉사에서는 가축의 질병 예방을 목적으로 라오스국립대학교 교수진과 방비엥 지역 농림부 공무원의 협조를 받아 백신 접종 및 구충 작업을 실시하였다. 접종에 사용된 약품은 구제역 백신, RoCo 백신, 소 출혈성패혈증 백신, 구충제(이버멕틴)이며, 이 중 출혈성패혈증 백신은 라오스 국립대학교 교수님께서 직접 준비해 주신 백신을 사용하였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접종 및 구충을 진행한 대동물은 총 200마리였다(소 191마리, 염소 9마리).

대동물 접종은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이틀 모두 오전 시간대에 봉사가 이루어졌다. 첫째 날(1/21)에는 사전에 계획한 대로 두 개의 팀으로 나누어 봉사를 진행하였다. 이에 따라 봉사 물품과 인원을 미리 배정하였고, 각 팀은 담당 지역으로 이동하여 접종을 하였다. 첫째 날에는 총 89마리의 대동물에 대해 백신 접종 및 구충을 완료하였다.

둘째 날(1/22)에는 두 개의 마을에서 각각 두 팀으로 나뉘어 봉사를 진행하였으며, 전날보다 많은 총 111마리의 대동물에 백신 접종과 구충을 실시하였다.

접종 대상 선정에 있어서는 동물의 연령과 건강 상태를 신중히 고려하였다. 어린 연령의 동물이나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개체의 경우, 동행한 수의사와 농장주의 의견을 종합하여 모든 백신 및 구충제를 접종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기존 접종 이력에 따라 구제역(FMD)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농장도 있었으며, 접종이 필요한 개체 수에 비해 백신 수량이 부족하여 일부 농장에서는 접종을 진행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이로 인해 농장별 접종 두수와 접종 약품에는 차이가 발생하였다.

축우들을 풀어놓고 키우는 농장

봉사활동 전반에 걸쳐 학생들 간의 역할 분담은 원활하게 이루어졌다. 팀 내에서는 보정, 약품 관리, 접종(출혈성 패혈증 백신, FMD 백신, 이버멕틴), 마킹 등의 역할을 나누어 효율적으로 작업을 진행하였다.

보정 작업은 주로 라오스 학생들과 농장 직원들이 담당하였으며, 밧줄과 기둥을 활용한 숙련된 보정 덕분에 접종에 참여한 학생들 모두 안전하게 봉사를 마칠 수 있었다. 마킹을 담당한 학생은 접종이 완료된 개체의 한쪽 엉덩이에 준비해 온 마커로 표시를 남겨, 중복 접종을 방지하였다.

접종 방식 또한 봉사 일정이 진행되며 효율적으로 개선되었다. 첫째 날에는 3ml 주사기를 사용하여 접종을 진행하였는데, 개체마다 백신 약물을 다시 채우고 접종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고 작업 강도도 높았다. 이에 따라 접종 속도가 더디고 현장 인력의 피로도가 증가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바탕으로 둘째 날부터는 20ml 주사기에 백신을 한 번에 충분히 채운 뒤, 개체별로 니들만 교체하여 접종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였다. 그 결과 접종이 한층 원활해졌으며, 접종 속도 또한 크게 향상되어 보다 효율적으로 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축우 보정을 하는 학생들

한국 학생뿐만 아니라 라오스 학생들에게도 약품 관리, 접종, 마킹 등의 역할을 돌아가며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고, 한국 학생들 역시 라오스 학생들과 함께 대동물 보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한 팀에서는 라오스 학생이 구충 작업을 전적으로 담당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협력 과정 속에서 양국 학생들은 모두 진지한 태도로 봉사에 임하였으며, 봉사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보정 과정, 농장주와의 소통, 접종 기록 관리 측면에서 라오스 교수님들과 학생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

둘째 날에는 마을의 이장님께서 적극적으로 농장주들을 설득해 주신 덕분에 예상보다 많은 농가에서 봉사를 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봉사 종료 시각은 예정되었던 오전 11시보다 약 1시간가량 늦춰졌다.

한편, 작년 봉사활동을 바탕으로 가금류 접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여 올해는 가금류 백신을 준비하지 않았으나, 첫째 날 B팀이 방문한 폰(Phon) 마을에서 대규모 오리 농장을 확인하게 되었다. 해당 농장주 역시 백신 접종에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기에, 가금류 백신을 준비해 오지 못한 점에 아쉬움이 남았다. 이는 향후 봉사활동 준비 과정에서 참고해야 할 사항으로 기록하였다.

이번 봉사 활동을 통해 라오스 지역 가축의 건강 증진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었으며, 학생들 또한 대동물 진료 및 예방접종에 대한 현장 중심의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봉사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점과 한계들은 차후 봉사 활동에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정리되었으며, 특히 접종 경로에 대한 사전 조율, 물품 관리의 체계화, 팀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더욱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으로 확인되었다.

대동물 활동 보고 – 날짜별 소 & 염소 케이스 수

*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료봉사 동아리 ‘바이오필리아’가 지난 2026년 1월 18일(일)부터 24일(토)까지 라오스 방비엥에서 8번째 해외동물의료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관련기사 : “함께 나누고 성장하는 해외봉사” 8번째 라오스 찾은 건국대 바이오필리아).

이번 봉사에는 지도교수인 윤헌영 건국대 동물병원장과 한현정·김재환 교수, 박용승 건국대 수의대 특임교수, 4명의 동문 수의사와 18명의 학생이 참가했습니다.

‘건국대 수의대 바이오필리아 라오스 동물의료 봉사활동기’는 이번 라오스 봉사활동에 참여한 바이오필리아 제8기 해외봉사단원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총 4편에 걸쳐 봉사활동기를 전달합니다(1. 문화교류 2. 대동물봉사 3. 소동물봉사 4. 나아가야 할 방향).

[바이오필리아 제8기 라오스 동물의료봉사활동기②] 대동물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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