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대생들이 말하는 봉사의 의미와 미래’ 제2회 봉사심포지엄 성료

봉사하는 수의사 경험 얻고, 수의대 봉사동아리 미래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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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심(奉仕心): 나눔으로 껍질을 깨고 더 큰 세상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제2회 전국수의과대학 봉사심포지엄이 열렸다.

9월 21일(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스코필드홀에서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제1회 봉사심포지엄에서 발아한 ‘전국수의과대학봉사동아리연합회(수봉연)’가 세션 운영을 맡아, 첫걸음을 돌아보며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심포지엄 연자로 나선 김재영·한병진·조윤주 수의사는 봉사의 의미와 수의학적 가치를 깊이 있게 조명했다.

김재영 국경없는수의사회 대표

오전 세션의 문을 연 김재영 국경없는수의사회 대표는 「한 사람의 손길이 바꾸는 생명: 수의사의 사회적 책임과 봉사의 가치」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반려묘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한국고양이수의사회 출범, 국회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국경없는수의사회(VWB) 활동, 해외 의료봉사와 재난 현장 대응까지 걸어온 과정을 소개했다.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봉사를 통해 다양한 삶과 생명을 만나는 과정은 수의사의 사회적 역할을 확장시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학생들은 길고양이 중성화(TNR) 활동의 윤리적 고민과 수의사의 개입 시점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김 대표는 “TNR은 단순히 개체 수 조절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 협력과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경험을 토대로 현실적인 조언을 전했다.

경기도수의사회 동물사랑봉사단 한병진 단장

경기도수의사회 동물복지위원회 동물사랑봉사단 한병진 단장은 「봉사는 왜 하는가?」라는 강연에서 개인적 경험과 활동을 토대로 봉사의 본질을 되짚었다.

그는 유기동물 보호소 의료봉사, 유기견 방지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며 ‘직업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사는가, 감정과 감각은 왜 존재하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한 단장은 봉사가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삶의 가치를 다시 성찰하게 하는 계기임을 강조했다.

오후 ‘수봉연 세션’은 △수봉연 활동 소개 및 전국 봉사동아리 현황 발표 △미니 의료봉사 세미나 △또래 연자의 발표로 구성됐다.

수봉연 1기 출범 이후 이어온 활동과 전국 봉사동아리들의 현황이 소개하며, 봉사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해결 과제도 공유했다. 이를 통해 단체의 성장과 향후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

현재 수봉연은 전국 10개 대학, 16개 봉사동아리가 참여하고 있다. 전국 단위의 봉사 네트워크 구축, 의료봉사 매뉴얼 및 데이터 공유 시스템 마련, 학생 주도의 봉사 문화 확산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어 수봉연이 직접 제작한 의료봉사 매뉴얼을 기반으로 미니 의료봉사 세미나-퀴즈대회가 열려, 봉사 현장에서 필요한 수의학적 지식을 점검했다. 실시간 소통 시간에서는 앞으로 수봉연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또래 연자로 나선 서울대학교 봉사동아리 ‘동실동실’의 유승희 회장은 「실습동물 복지를 위한 한 땀, 더미 제작 프로젝트」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더미 제작이 단순한 모형 작업이 아니라, 다양한 재료 실험과 교수진 피드백을 거쳐 실제 해부 구조와 유사한 질감을 구현하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완성된 더미는 임상 실습에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개선해 교육 현장에 적합한 도구를 제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보호동물의학연구원 조윤주 대표

마지막 세션에서는 한국보호동물의학연구원 대표 조윤주 수의사가 「수의학과 봉사: 고도의 전문성과 체계적 접근」을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수의학적 봉사가 단순한 자원봉사가 아닌 전문성과 윤리적 책임을 요구하는 영역임을 짚으며, 학생들의 봉사활동이 배움과 성장의 기회이자 미래 동물 보호의 방향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강연에 이어진 토론에서는 ‘수의대생들의 봉사 동기와 이상적인 봉사활동의 모습’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학생들은 여섯 가지 동기 요인(Value · Career · Social · Understanding · Enhancement · Protective)을 중심으로 봉사의 의미를 논의하며 각 조별로 ‘봉사에 임하는 올바른 마음가짐과 이상적인 활동 방향’을 공유했다.

토론을 지켜본 조윤주 수의사는 “봉사는 보여지고 알려져야 후원과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이어 “학생 봉사자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보호소의 소독 프로토콜이나 행동 풍부화처럼 이상적으로 지켜져야 할 것이 지켜지지 않을 때 이를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변화의 첫걸음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인형 교수 역시 “이상적인 봉사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충분히 교육받고, 올바른 마음을 지닌 뒤, 자신이 옳다고 믿는 봉사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생들이 모여 봉사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대견스럽다”고 격려했다.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 학술기획국 차장 김선민 학생은 “제2회 전국수의과대학 봉사심포지엄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봉사의 가치와 방향을 성찰할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며 “따뜻한 손길을 전하는 수의과대학 학생들의 봉사 문화가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조혜나 기자 hihyenah99@naver.com

‘수의대생들이 말하는 봉사의 의미와 미래’ 제2회 봉사심포지엄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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