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수의사회, 라오스 국립대 감염병 진단 인프라 개선 중장기 협력

‘일회성 봉사 아니다’ 진단랩 구축, 교육 협력 지속


1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국경없는수의사회(VWB, 대표 김재영)가 라오스 국립대학교 농과대학 수의학과와 광견병 및 인수공통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중장기 협력 청사진을 그렸다.

양측은 13일(목) 라오스 국립대 농대 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향후 협력 방안을 구체화했다.

△광견병 항체가 조사 및 감염병 모니터링 △진단 실험실 구축 △수의사·학생 대상 교육 프로그램 △협력 공간 설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날 양측은 라오스, 베트남, 한국에서 진행 중인 광견병 항체가 조사 결과를 공유하면서 지역별 예방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광견병뿐만 아니라 디스템퍼·파보·진드기 매개질환 등 기타 감염병도 함께 분석해, 국제 공동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국경없는수의사회가 이번 봉사에서 사용했던 신속진단키트는 라오스 수의대에 기증해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양성 검체는 연세대 전보영 교수팀과 협력해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아울러 양측은 라오스 내 감염병 진단 인프라가 제한적이라는 점에 착안해 향후 3~5년간 감염병 진단 실험실을 단계적으로 확충하는데 협력한다. △브루셀라 혈청 검사 △광견병 항체·항원 검사 △분자진단(PCR)을 차례로 도입할 방침이다.

국경없는수의사회 김재영 대표는 “라오스에서 광견병과 인수공통감염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진단 인프라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라오스 수의대와 함께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로드맵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국 측은 실험실 세팅 노하우와 장비 확보를 지원하고, 라오스 측은 공간 제공과 운영 인력을 배치하는 형태다.

라오스 농대 학장단은 학내에 국경없는수의사회와 연계된 공식적인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상근 인력 배치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고려해 ‘학생중심의 동아리 형태 + 명패 설치’ 방식으로 먼저 추진한다.

완나펀 풋타나 학장은 “캐나다의 국경없는수의사회는 3년 활동 후 철수했지만, 한국의 국경없는수의사회는 매년 찾아와 관계를 이어왔다”며 “지속적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양측은 내년부터 수의사·수의대생 대상 심포지엄을 정례화하는 데 합의했다. 광견병·인수공통감염병, 내과·대동물 진료, 동물행동학 등 강의가 포함될 예정이며, 라오스 농대는 이를 계속교육(CE)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앞서 국경없는수의사회 활동을 지원한 포드는 향후 동물의료봉사 차량 지원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내년에 차량 제공 규모를 더 늘려 봉사단의 이동과 장비 운송을 지원할 계획이다. 양측은 이번 협력이 민·학·NGO가 참여하는 지역 공중보건 협력 모델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영 대표는 “기업·대학·NGO가 함께 라오스 공중보건 개선에 기여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며 “광견병 근절을 위해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이한희 기자 hansoncall911@gmail.com

국경없는수의사회, 라오스 국립대 감염병 진단 인프라 개선 중장기 협력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