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수의사회 수의양돈포럼이 본 2017 구제역 원인과 해법

유전자 상동 · ·농장주 해외여행 맹신 지양..방역조직 확대개편, 발생초기 신속대응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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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양돈수의사회(회장 정현규)가 27일 대전 라온컨벤션에서 수의양돈포럼을 열고 2017 구제역 사태를 되돌아봤다.

이날 연자들은 유전자 상동성 분석결과에만 의존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 방역조직을 확대개편하고 발생 초기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옵티팜 김현일 대표
옵티팜 김현일 대표


유전자 분석 만으론 유입경로 알 수 없다..’묻지마식 해외여행 탓’ 불합리

농림축산검역본부 구복경 연구관은 지난 2월 보은과 정읍에서 발견된 O형 구제역과 연천에서 발생한 A형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보은·정읍의 O형 바이러스는 2016년 러시아 소(99.5%), 2015년 방글라데시 돼지(99.4%)에서 보고된 바이러스와 가장 유사했다. A형은 2016년 베트남 발생주와 가장 높은 상동성을 보였다(99.8%).

하지만 유전자 상동성만으로 유입국가를 확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주변국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의 유전자정보가 모두 공개되지 않아, 일부 공개된 바이러스를 가지고 비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어서 발표에 나선 옵티팜 김현일 대표도 “유전자 상동성만으로 유입국가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설령 의심되는 국가가 있다 하더라도 구체적인 유입 경로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농장주의 해외여행을 지나치게 의심하는 시선을 경계했다. 올해 구제역 사태에서도 보은 첫 발생농가의 해외여행 이력이 보도됐지만, 2~5개월 전에 다녀온 여행을 문제시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김현일 대표는 “해외여행이 정말 구제역의 원인이라면 매년 구제역 발생국가에서 250만명이 방문하는 제주도는 왜 청정지역인가”라며 “여행 이외에 다른 유입의심경로에 보다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30km 떨어진 보은과 정읍에서 하루차이로 구제역이 발생한 이유도 아직 미스터리다. 유전자 분석결과 보은주와 정읍주가 모두 같은 바이러스 유래라고 판단할 정도로는 유사했다. 하지만 보은에서 정읍으로 곧바로 전파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정도의 차이는 있다는 분석이다.

전북대 조호성 교수
전북대 조호성 교수


어디서 왔든지 농장 유입 막아야..방역조직 확대개편
·초동대처 강화 해야

조호성 전북대 교수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국내에 어떻게 유입됐는지 여전히 알 수 없어 답답하다”면서도 “어떻게 들어왔든지 결국 농장 안으로 바이러스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첫 과제로는 정부·지자체의 방역조직 정비를 꼽았다.

조 교수는 중앙집권적인 전담 방역조직이 없고, 일선 현장에는 한두명의 방역관에 과도한 업무가 주어지다 보니 일사불란한 대응이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시도 마다 동물방역과를 신설하고 가축방역관의 직급 및 수당 상향 등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일 대표는 도축장에서 원인불명 폐사체 1두가 발생하자 관할 수의조직이 48시간 스탠드스틸을 발령하는 덴마크의 예를 들며 “우리나라 수의조직도 이 정도의 권한과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발생초기 대처에 실패하면 이후에는 아무리 인력과 재원을 투자해도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신고농가에 불이익이 가는 시스템을 정비하고, 철저한 세척을 포함하는 차량 소독 인프라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국외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경로에 대한 보다 철저한 규명 노력도 당부했다.

농가 방역의식을 높여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여전했다. 조호성 교수는 “농식품부 매뉴얼은 현장에서 실행하기 어려울만큼 높은 수준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일부를 제외하면 지켜지지 않는다”며 농장 차단방역 수준을 높이기 위한 수의사의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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