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돼지·닭 PLS 2024년부터 시행 ‘농장별로 잔류 모니터링해야’ 제안도

축산물 안전성 높이려면..마지막 단계 잔류관리보단 초기 축산농가 약품 유통·사용 관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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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부터 소·돼지·닭고기와 달걀, 우유를 대상으로 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가 시행된다. PLS 시행에 따라 잔류물질에 대한 국가 모니터링(NRP)도 점차 강화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OCC 오송컨벤션센터에서 축산단체 대상 축산물 PLS 워크숍을 개최했다. 대한수의사회와 소, 돼지, 가금 축종별 산하단체도 워크숍에 참여했다.

PLS 도입에 따른 잔류기준 적용 변화
(자료 : 농림축산식품부)

2017년 8월 살충제 계란 사태가 발생하자 정부는 그해 12월 식품안전개선 종합대책을 수립, 축·수산물로 PLS를 확대하기로 했다. 2021년 축산물 PLS를 고시하면서 3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2024년부터 5대 주요 축산물부터 PLS가 시행된다.

PLS가 시행되어도 기존에 잔류허용기준(MRL)이 설정되어 있는 성분에 대해서는 달라지는 것이 없다. 잔류허용기준을 준수하면 된다.

특히 소, 돼지, 육계, 산란계, 착유우 등 주요 축산물 생산가축에 쓰이는 약품은 대부분은 MRL과 그에 따른 용법, 휴약기간이 설정되어 있어 그대로 쓰면 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미 MRL이 설정되어 있는 동물용의약품은 212종에 달한다.

반면 MRL이 설정되지 않은 물질은 달라진다. 기존에는 CODEX 기준을 차용하거나 유사축종의 최저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었지만, PLS가 도입되면 0.01mg/kg 상한을 일괄 적용한다. 성장보조제나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는 아예 불검출 기준을 적용한다.

가령 카프로펜(carprofen)의 소 근육 내 잔류허용기준은 기존에 유럽기준을 차용한 0.5mg/kg이었지만, PLS가 도입되면 0.01mg/kg로 50배 강화된다.

농식품부 오은숙 사무관은 “축산물 PLS는 5대 주요 축산물에만 먼저 도입하고, 이들은 이미 NRP를 통해 잔류검사를 시행해왔다”면서 “농장들도 잔류 모니터링에 익숙한 상황인만큼 (PLS 시행에 따른)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검역본부 구현옥 수의연구관은 “주요 축종의 경우 대부분 MRL이나 사용기준이 이미 있다”면서 허가 외 사용(Extra label use)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운 나쁘면 걸린다? “농장별 모니터링으로 강화해야”

잔류 검사 따지기 전에 동물약품 유통·사용체계부터 점검을

이날 워크숍에 참여한 수의사들은 PLS 도입에 따른 잔류허용기준 정비보다는 실제로 어떻게 축산물을 모니터링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허용기준이 강력해진다 해도 검사가 제대로 안 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한 가금수의사는 산란계 농가 사이에서는 ‘(휴약기간 등 안전사용기준을 어겨도) 잘 안 걸린다’는 인식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운 나쁘게 모니터링에 걸리지만 않으면 넘어간다는 얘기다.

최종영 돼지수의사회장은 돼지고기를 대상으로 하는 잔류 모니터링 검사가 무작위가 아닌 농장별 검사로 강화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금도 모니터링 검사에서 잔류가 적발되면 해당 농장을 역추적해 추가 검사를 벌이지만, 모니터링 검사 물량에 해당되지 않은 농장은 잔류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채로 넘어간다는 얘기다.

동물약품 오남용이나 잔류 위험을 줄이려면 보다 선제적인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소비자에게 가기 직전인 축산물 단계의 잔류검사보다, 농장에 공급되는 의약품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영 회장은 “잔류, 오남용 우려가 있는 약품은 휴약기간을 따지기 전에 유통·사용에 대한 제한이 먼저다. 동물용의약품 구하기가 너무 쉽다”면서 “수의사처방제가 있지만 불법적으로 판매되고, 약사예외조항까지 있다. 이런 사각지대 속에서 PLS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소·돼지·닭 PLS 2024년부터 시행 ‘농장별로 잔류 모니터링해야’ 제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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