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생동물 수의사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AQUAVET®/김상화 수의사

등록 : 2016.08.03 16:38:30   수정 : 2016.08.03 16:38:30 데일리벳 관리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김상화

kasey.kim90@gmail.com

수생동물 수의사가 되기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답답함이 있다.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만나기 쉽지 않고, 원하는 것을 콕 집어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아서다.

이러한 면에서 코넬대 수의과대학 AQUAVET® 코스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전 세계에서 수생동물 수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뽑아 지식기반을 다질 배움의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필자는 AQUAVET®에 참여하면서 전 세계의 현직 수생동물 수의사, 혹은 이를 꿈꾸는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그리고 물안개처럼 흐릿하던 미래를 보다 구체화할 수 있었다.

여러모로 굉장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임에도, 아직 한국 수의대 학생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 아쉬워 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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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도 AQUAVET® I코스에 참여한 각국 수의대생과 수의사들

AQUAVET®을 찾게 된 경위 

수생동물은 연체동물, 절지동물, 극피동물 등 무척추동물에서 시작하여 각종 어류, 파충류, 포유류까지 수많은 생물종을 포함한다.

이들은 인류의 단백질원일 뿐만 아니라 생물학, 생태학 연구대상으로 이용되는 등 생물자원으로서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인류에게 수생동물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식량자원으로의 이용이 그 대표적인 예다. 현재 10억 이상의 인구가 주된 단백질원으로 어류를 섭취하고 있다. 어패류 양식량이 증가하면서 그 의존 비율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수생동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수의학계에서도 이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자 하는 수의대 학생들 또한 매년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수의과대학 커리큘럼에는 수생동물질병학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 때문에 사실상 수생동물 진로를 구상하는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분히 만족시키기는 힘들다.

광범위한 생물종을 포함하는 수생동물을 한 과목의 수업만으로 충당할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필자는 수생동물 중에서도 특히 어류와 관련하여 진로를 탐색해 왔다. 현재까지 여러 관련 연구 과제에 참여했으며 일산 아쿠아플라넷, 일본 츄라우미 수족관, 홍콩 오션파크, 미국 볼티모어 내셔널 아쿠아리움(Baltimore National Aquarium)에서의 인턴, 익스턴쉽 과정에도 몸담았다.

이를 통해 소중한 경험도 많이 얻었지만 꽤 자주 답답함을 느꼈다. 이런 느낌은 지식의 부족보다도 애초에 지식을 쌓을 체계 자체가 잡혀있지 않은 난잡한 머릿속 상태에 기인했다.

세상 어딘가에는 이와 비슷한 바를 느끼고, 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까지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열심히 찾아 본 결과, 코넬대에서 진행하는 AQUAVET® 코스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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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윌리엄스대학에서 진행된 학생발표 세미나에서

AQUAVET® 커리큘럼 소개 

1976년 처음 시작돼 40여년간 지속되어 온 AQUAVET® 코스는 코넬대학교에서 전 세계의 수의대 학생 및 수의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수생동물 수의학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을 수료한 수의사들은 현재 전 세계 다양한 영역의 수생동물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AQUAVET® 강사진으로 초빙된 각 과목별 전문가들은 수 년 전 혹은 수십 년 전 이미 AQUAVET® 과정을 수료했던 경우가 많았다. 

 

AQUAVET®은 크게 I, II, III 코스로 나누어져 있다. Summer research program 또한 별개로 진행된다.

이 중 필자가 수강한 AQUAVET® I 코스에서는 전 세계에서 선발한 24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50명이 넘는 초빙강사진이 강의를 펼친다.

코넬대 주최지만 수생동물 수의학의 특성상 해안가 가까이에 위치한 로드아일랜드주 로저윌리엄스대학(Roger Williams University)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AQUAVET® I에서는 총 4주에 걸쳐 하루 12시간가량의 수업과 실습이 밀도 있게 진행된다. 무척추동물, 절지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어류에 대한 강의가 이뤄진다. 그 중 포유류와 어류의 비중이 가장 크다.

각 주제 강연은 분류학, 해부학, 조직학, 생리학, 기생충학, 병리학, 독성학, 부검 방법, 법의학, 임상케이스 등 전 분야를 아우른다. 다양한 수술과 부검실습도 동반된다. 교수부터 현직 아쿠아리움 임상 수의사까지 각 분야 전문가가 초빙되기 때문에 강연마다 연자가 다르다.

AQUAVET® I은 해부학, 조직학, 병리학 등의 기초적이면서도 핵심적인 과목들을 강조한다. 수생동물 관련 분야의 기초를 단단히 다지기에 적합한 코스라 할 수 있다.

현장실습은 미스틱 아쿠아리움, 뉴잉글랜드 아쿠아리움, 우즈홀 해양학 연구소(Woods Hole Oceanographic Institute) 등 다양한 관계기관에서 실시한다.

모든 현장실습과 실험실 실습에서는 학생들이 기본적인 실습 목표를 완전히 습득해 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제공한다. 친절하고 세심한 설명이 동반되므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도 수업에 충분히 녹아들 수 있다.

학생들이 각자 선택한 주제에 대해 30분간 발표하는 세미나 시간도 주어진다. 각자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발표를 하는 만큼 특색있고 열정적인 발표를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해양포유류와 관련한 법 규제사항이나 ‘인간의 이익을 위해 해양포유류를 관리 하에 두는 것이 옳은가’와 같은 도덕적 문제를 두고 다양한 토론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가치관 정립을 돕는다.

 

AQUAVET® I 수강을 마쳐야 신청할 수 있는 II, III과정은 각각 독특한 특색을 가지고 있다.

AQUAVET® II는 I과 마찬가지로 로저윌리엄스대학에서 2주간 진행된다. I의 확장과정으로서 수생동물들의 비교병리학에 중점을 둔다. 대표적인 예로 해양 및 민물어류의 조직병리학, 종양학, 독성학 등을 다룬다.

AQUAVET® III는 10명 이하의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된다. 임상수의학을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5주간의 과정이다.

올해 III 코스는 조지아대학과 조지아 아쿠아리움, 멕시코 칸쿤과 코수멜의 Dophinaris에서 열렸다. 모든 수업이 이들 기관의 현장에서 이뤄진다. 각 수업마다 펭귄, 바다거북, 해달, 만타가오리, 고래상어, 악어 등 매우 구체적인 대상을 주제로 하여 관련된 임상수의학을 배우게 된다.

각 주제 동물에 대한 검사 및 진단, 마취, 내시경, 초음파, 부검방법 등을 실전 수행이 가능할 수준으로 배울 수 있다. 실제 임상케이스를 주제로 한 세미나도 진행한다.

이 밖에도 트레이닝 방법이나 행동풍부화 등 현장에서 밀접하게 활용되는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룬다. 사실상 현장에서의 교육을 통해 수생동물 임상수의사로 거듭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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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홀 해양학 연구소에서의 해양포유류 부검실습

AQUAVET® 을 거쳐 간 사람들

AQUAVET®을 거쳐 간 수의사들은 현재 다양한 수생동물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Georgia Aquarium, Baltimore National Aquairum, Newport Aquarium, Sea World Orlando, Shedd Aquarium 등 다양한 아쿠아리움에서 임상수의사 및 병리학자로 활약한다.

코넬대학교는 물론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펜실베니아주립대, 메사추세츠 다트머스대, 미시시피주립대, 로저윌리엄스대학 등 여러 대학의 수생동물 분야 교수들도 AQUAVET® 출신인 경우가 많다.

이 뿐 아니라 우즈홀 해양학 연구소나 미국연방정부 동식물검역소(APHIS)에서 일하거나 관상어 전문 임상수의사로도 종사하는 등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하다.

 

올해 미국 버지니아비치에서 열린 세계수생동물의학회(IAAAM)에서는 AQUAVET® 40주년 기념행사가 함께 열렸다. 그만큼 수생동물 임상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이 AQUAVET® 강연을 듣고 성장했던 것이다.

AQUAVET®을 이미 거쳐 간 이들과 직접 토론하고 실습하며 배워가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인간관계는 학생들에게 그 자체로 또 다른 기회가 된다.

다수의 학생들이 이를 통해 자신의 관심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인턴, 익스턴쉽 기회 또는 이와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필자도 AQUAVET®의 인연을 통해 미국 국립수족관(Baltimore National Aquarium)의 단기 익스턴쉽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AQUAVET® 코스 지원

2016년 AQUAVET®에는 미국, 한국, 이탈리아, 캐나다, 프랑스, 일본, 푸에르토리코 등 다양한 국가 학생들이 참여했다.

40년간 진행된 AQUAVET® 코스 중 한국인 지원자는 올해 참여했던 필자가 최초라고 한다. 그동안 수의과대학 학생들의 관심이 적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았던 이유도 있을 것이다.

AQUAVET®은 수생동물 수의학을 공부하고 싶으나 첫 발을 내딛을 방법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한 번쯤 고려해 보아야 할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전문 종사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두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뿐더러, 코스에서 얻게 되는 자료들은 어딜 가도 쉽게 구하기 힘든 것이 많기 때문이다.

동고동락 하며 강한 동기애로 엮인 24명의 친구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것 또한 AQUAVET®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값어치 있는 선물 중 하나다. 이렇게 만들어진 AQUAVET® 한 기수는 해당 세대가 세계 각지에서 수생동물 분야를 이끌어 나갈 때 서로 도움을 주며 큰 줄기를 형성 해 나갈 것이다.

코스 지원을 위해서는 대학과정 전 학년 성적증명서 및 AQUAVET® 공식 지원 서류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한다.

매년 9~10월경 다음년도 지원에 대한 공고가 올라오며 다음해 1월 중순에 지원 서류 제출을 마감한다. 예를 들어 2017년 여름 프로그램 지원 관련 공고는 2016년 9월~10월경 게시되며, 2017년 1월 중순에 지원을 마감한다.

구체적인 정보는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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