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산양·삵·박쥐 찾아 나설 원헬스 히어로를 기른다

2회차 맞이한 야생동물 실태조사 전문인력 양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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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로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과 생태계의 건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원헬스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

문제는 비교적 연구가 활발한 사람·동물 관련 연구에 비해 생태계의 건강은 연구인력은 물론 기초자료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야생동물의 개체수부터 밀도, 서식 동태 등 기초적인 정보마저 아직 미흡하다.

기초정보를 확보하려면 야생동물을 더 많이 찾아야 한다. 산과 숲을 헤치며 추적할 전문가가 필요하다. 야생동물 실태조사 전문인력 양성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이유다.

국립생물자연관(관장 서민환)과 서울대학교 야생동물 실태조사 전문인력양성 사업단(단장 민미숙)은 한반도의 야생동물 실태조사를 수행할 수 있는 준전문가 그룹 양성을 목표로 ‘야생동물 실태조사 전문인력 양성교육’을 벌이고 있다.

2021년 1기 교육에 이어 올해 4월부터 2기 교육이 진행됐다. 기본교육은 4월 26일부터 7월 16일까지 14주간 진행됐다. 96시간의 직무교육과 80여 시간의 현장교육으로 구성됐다. 선발된 교육생 36명 중 26명이 수료했다.

교육생들은 기본교육 과정을 통해 야생동물 생태의 이해도를 높이고 기본적인 실태조사를 수행할 능력을 길렀다.

제2기 야생동물 실태조사 전문인력 양성사업에 참가한 교육생들이 8월 19~20일 심화교육 첫 현장실습에서 미스트넷(Mist Net)을 활용한 포획조사법을 배우고 있다.
(사진 : 야생동물 실태조사 전문인력 양성사업단 제공)

기본교육이 마무리된 후 수료생 26명은 7월 29일부터 심화교육 과정에 돌입했다. 11월 25일까지 이어질 심화교육에서는 야생 포유류(너구리·멧돼지·산양·담비·삵 등)의 흔적조사와 포획조사, QGIS(Quantum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활용법, 유전자 분석을 위한 샘플링 등 보다 전문적인 조사기술을 배운다.

심화교육 첫 야외 현장실습은 지난달 19일과 20일 양일간 강원도 평창에서 진행됐다. 박쥐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포획조사와 에코미터(echo-meter) 활용법을 다뤘다.

박쥐는 코로나19와 같은 신종감염병 전파 위험이 높은 동물이다. 세계적으로도 모니터링 중요성이 강조되는 종이다. 하지만 박쥐를 조사하는 국내 연구자는 매우 드문 실정이다.

박쥐와 같은 익수류 조사는 관련 전공자라도 실습 기회가 제한적이다. 강원대에서 산림보호학을 전공한 심규영 교육생(23)은 “전공수업에서도 박쥐 모니터링을 실습해볼 기회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조사현장에 따라가 본 적은 있다”면서 “이번 교육생들 대부분 에코미터를 살면서 처음 봤다”고 전했다.

심 교육생은 “큰발윗수염박쥐, 문둥이박쥐 등 4여종의 박쥐를 에코미터로 관찰했다”면서 “박쥐를 조사해볼 기회가 많지 않은데, 실습이 1박 2일로 끝나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에코미터 활용법을 배우고 있는 교육생들(왼쪽)
에코미터로 포착한 문둥이박쥐의 초음파(오른쪽)
(사진 : 교육생 심규영 씨 제공)

이번 2기 교육은 약 10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국립생태원 김영준 동물관리연구실장, 박영철 강원대 교수 등 전문가들이 강사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2021년 시작됐던 1기 교육의 수료생 31명은 현재 다양한 야생동물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중 7명은 실제로 야생동물 실태조사 전문조사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박범조 기자 qkrqjaw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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