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재활치료 저변 확대‥소형·중대형 동물병원 `동상이몽`

근골격계 수술에 연계하는 전통적 접근..각종 질환에의 보조요법으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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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재활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근골격계 질환의 수술과 연계하는 전통적인 접근 외에도 일선 동물병원의 차별화된 진료과목 중 하나로 자리를 넓히고 있다.

한국동물재활학회가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제4회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80여명의 참석자가 모인 가운데 다양한 재활치료 옵션을 소개하고 적용법을 시연하는 강연이 이어졌다.

관절 보호대, 운동치료용 패드 등 재활치료 기구를 생산하는 덴마크 크루제(KRUUSE)社의 미칼라 할드 수의사와 론 한센 매니저가 방한해 눈길을 끌었다.

레이저나 침치료, 슬개골탈구나 IVDD 환자용 재활 프로토콜 등 일선 동물병원의 증례 발표도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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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전침·운동치료 등 다양한 옵션..재활 수요 늘어나

크루제社에 입사하기 전 반려견과 말에 대한 재활치료 클리닉을 운영했던 미칼라 할드 수의사는 “운동기계 질환이 많은 말수의사들이 먼저 도입한 재활치료에 대해 NSAID 외의 옵션을 찾던 반려동물 임상수의사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재활치료가 각광받고 있다”며 “운동량이 많은 사역견 뿐만 아니라 각종 수술을 받았거나 노령성 관절·척추 질환이 있는 반려견도 재활치료의 대상”이라고 지목했다.

올해 컨퍼런스에 처음 참가한 한 A 동물병원장은 “최근 들어 보호자들 쪽에서부터 재활치료에 대한 문의나 수요가 굉장히 늘었다”며 “재활치료를 본격적으로 시도하기 위해 학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동물병원에서 시도되는 재활치료는 다양하다. 레이저 테라피나 침 치료, 전침부터 수의사나 테크니션이 직접 처방하는 운동치료, 수중트레드밀 등 사람에서 떠올리는 기본적인 재활옵션들이 이미 존재한다.

A 원장은 “슬개골 탈구나 IVDD 등 골격계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진통과 회복을 도와주는 재활치료가 도움이 된다”며 “입원이나 후처치 과정에서 적용해보자고 설득하면 보호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가자들에 따르면, 재활치료 단가는 치료 종류나 병원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회당 10만원 내외 이하로 책정되어 있다. 기존 치료의 부가적인 옵션인 데다가, 수차례에 걸쳐 받아야 하는 특성 상 보호자의 부담을 낮추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재활치료를 시작하면서 수의사와 충분히 상담해야 하고 트레드밀 등 운동치료는 전담 직원이 계속 붙어있어야 하기 때문에, 투입시간에 비례해 치료비용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동물재활학회 초창기부터 참여하며 재활치료를 활발하게 시도하고 있는 B 원장은 “VIP 고객들만 따라올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오히려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VIP 고객이 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15~30분 정도 걸리는 재활치료를 위해 반복적으로 내원하면서 병원과 접점이 늘어나고, 재활 효과에 만족해 꾸준히 이어가거나 다른 질병문제가 발생할 때 먼저 요구하는 경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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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많은 중대형 병원만의 얘기 아니다..일선 병원에는 `차별점` 역할

재활치료에 대한 관심은 수의사 1~2명으로 운영되는 일선 동물병원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B 원장은 “학회 초기에는 수술이 많은 중대형 병원들의 관심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일선 병원의 참여도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1인 원장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C 원장은 지난해부터 레이저 테라피 위주로 재활치료 과목을 시도하고 있다. C 원장은 “1인 병원으로서는 별도의 공간이 전담 직원이 필요한 본격적인 운동치료를 하긴 어렵지만, 레이저나 전침 치료는 충분히 시도해볼만 하다”고 설명했다.

꼭 수술환자의 후처치 개념이 아니더라도 재활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케이스는 많다.

근골격계 질환이 있지만 수술을 피하는 환자나, 아예 근골격계 외의 질환으로 통증을 겪는 환자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성질환의 말기에 이른 노령환자에서 삶의 질을 올려주는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C 원장은 “사람 이비인후과에 가면 일상적으로 받는 네뷸라이저를 떠올려 보라”며 “중성화 수술, 예방의학, 피부과, 기본적인 내과진료를 담당하는 전형적인 일선 동물병원으로서는 재활치료 한 과목만 늘어나도 경영에 꽤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호자가 부담을 갖지 않는 수준에서 제안하면 따라오는 경우가 많고, 이들 중 10~20%는 다시 요구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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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물재활학회 서범석 회장(사진)은 “기대보다 많은 수의사분들이 재활학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고 있다”며 “재활치료 수요가 늘어나는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매년 반기별로 재활 관련 세미나를 주최해온 재활학회는 올해 하반기 에블린 오렌버크 미국수의스포츠재활의학전문의를 다시 초청해 실전 강좌를 개설할 예정이다.

학회 관계자는 “재활치료는 병원과 보호자의 상황에 맞게 생활밀착형 솔루션을 제공하면서도, 부작용 없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관심 있는 수의사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학회 홈페이지 : 클릭)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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