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반려동물 방사선치료시설 ‘헬릭스동물종양센터’ 개원

반려동물도 보다 간편하게 방사선치료 받는다..수술 어려운 암환자도 치료 희망

등록 : 2019.09.30 00:40:32   수정 : 2019.10.01 10:53:50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반려동물 암환자를 위한 방사선치료시설이 국내 최초로 문을 열었다. 방사선치료와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함께 실시할 수 있는 시설이다.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대표원장 황정연)는 28일 서울 중구 을지로5가에 헬릭스동물종양심장센터를 개원했다.

헬릭스동물종양심장센터에서 도입한 방사선 치료기기

헬릭스동물종양심장센터에서 도입한 방사선 치료기기

세기조절 방사선치료 기능 적용..차폐시설에만 10억원 이상 투자

1, 2층 350평 규모로 들어선 헬릭스동물종양심장센터에는 방사선치료기기와 양전자방출전산화단층촬영장치(PET-CT), 64채널 CT,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시설을 갖췄다.

센터가 설치한 VARIAN社의 XI 모델 방사선치료기기는 양날개에 콘빔 CT를 장착된 모델로 세기조절 방사선치료(IMRT)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방사선치료기기는 기계가 360도로 회전하며 암조직에 방사선을 조사한다. 콘빔CT와 결합된 IMRT 기술은 암조직의 위치와 조사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깊이, 주변 정상조직의 방사선 취약성 등을 고려해 방사선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센터 관계자는 “사람 방사선치료에서도 IMRT 기술은 보편화되어 있다”며 “암 조직 사멸에 필요한 방사선을 조사하면서도 피폭에 의한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헬릭스동물종양심장센터는 국내 최초의 동물전용 방사선치료시설이다. 그만큼 조성과 허가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여름 방사선치료 도입을 결정한 헬릭스는 부지 선정과 방사선차폐시설 건축, 관계당국의 실사를 거쳐 9월초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허가를 받았다.

방사선치료기기와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용 격리입원실에 필요한 방사선 차폐시설을 만드는데만 10억원 이상이 소요됐다.

황정연 원장은 “1.5m의 콘크리트와 철판을 육면으로 감싸는 방사선치료기기 차폐시설(BUNKER)은 800톤 이상 나가기 때문에 2층 이상에는 설치할 수가 없다”며 “센터도 지하 암반층에 파일 고정을 실시하는 등 힘든 공사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방사선 치료기기가 위치한 차폐시설은 이달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

방사선 치료기기가 위치한 차폐시설은 이달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

마취 필요한 동물 방사선치료..조사횟수 줄이는 SRS 기술 타진

센터는 이달초 당국의 허가를 받은 직후 방사선치료를 이미 시작했다.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 조사 방법을 결정하는 계획단계와 실제 조사 치료단계로 구성된다.

CT 촬영을 통해 암종의 위치와 구조를 3D로 파악하고, 어느 각도에서 얼마나 방사선을 조사할 지 계획을 세우는데 1~2일이 소요된다.

방사선 조사는 1회 조사량을 감소시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 번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조사에 걸리는 시간은 30분 이내로 간편한 편이다.

다만 동물에서는 반드시 마취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사람에서는 방사선치료가 수십차례에 걸쳐 진행되는데, 동물에서도 15~20회 가량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황정연 원장은 “해외에서는 방사선 조사량을 상대적으로 높이면서 마취횟수를 줄이는 접근법이 트렌드”라며 “환자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정위적 방사선 수술(SRS) 기술을 활용하면 3회 정도의 조사로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선 치료는 비강이나 두개내, 척수 등 기존에 뾰족한 치료법이 없었던 종양에 적용할 수 있다. 흉·복강내 종양 중에서도 수술적 절제가 까다로운 부위일 경우 시도할 수 있다.

암조직이 너무 큰 경우 수술에 앞서 크기를 줄이는데 활용하거나, 기존의 암이 전이된 림프절에 방사선을 조사하는 등 활용범위도 넓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미 반려동물에 대한 방사선치료가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일본에만 10개소 이상, 태국에도 1개소의 반려동물 방사선치료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PET-CT(위), 방사선 차폐 격리입원실(아래) 등 동위원소 치료에 필요한 시설도 갖췄다.

PET-CT(위), 방사선 차폐 격리입원실(아래) 등 동위원소 치료에 필요한 시설도 갖췄다.

PET-CT 활용한 동위원소 치료, 심장수술도 추후 본격화

CT·MRI도 처음엔 생소..방사선치료 보편화, 수의사·보호자 인식 확대에달려

센터는 방사선치료기기 뿐만 아니라 PET-CT와 방사선 차폐 격리입원실을 갖췄다.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에 필요한 시설들이다.

동위원소 치료의 제1 타겟은 고양이 갑상샘기능항진증이다. 항갑상샘 제제를 매일 투약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는 고양이 갑상샘기능항진증에서 가장 치료효율이 높은 옵션이다.

PET-CT는 동위원소 치료뿐만 아니라 종양의 조기진단에도 활용할 수 있다.

황정연 원장은 “동위원소를 활용해 체내 세포분열이 활발한 암조직을 조기에 발견하거나, 암치료 후 전이여부를 점검할 수 있다”며 “PET-CT에서 암으로 의심되는 부위를 조기에 발견하면 64채널 CT촬영을 통해 위치와 구조를 특정하고 이후 방사선치료로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이르면 다음달 PET-CT와 격리입원실 활용에 대한 당국의 허가가 나올 것으로 보고,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곧 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 MRI를 신규 도입하고 개심수술을 포함한 심장환자 집중관리 기능도 신설할 예정이다.

황정연 원장은 “이제까지 국내 반려동물 암환자는 방사선치료를 받고 싶어도 사람의 시설을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아예 해외로 나가야 했다”며 “동물 전용 치료시설이 마련된 만큼 국내에서도 반려동물에 대한 방사선치료가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정연 원장은 “CT, MRI도 예전에 동물병원에 처음 도입될 때는 생소함이 있었지만 이제는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방사선치료의 보편화도 결국 보호자와 일선 임상수의사분들의 인식 확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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