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다양한 ASF 대응 정책..양돈 피해 줄이려면?

ASF 정책의 글로벌 비교분석과 디지털 가축 방역체계 필요성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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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의대 수의과학연구소 태주호 연구교수팀은 대한수의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KJVR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정책을 국내외로 비교분석했다.

연구진은 ASF로 인한 양돈산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살처분보상금 감액 경감, 발생농장의 부분살처분 등으로 농장의 방역노력에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CCTV 판독이나 전화예찰 응답 등 농장 직원의 관찰에 의존해야 하는 기존 방역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질병·감염병 예방형 정밀축산(Disease-Preventing PLF)을 도입해야 한다는 점도 제언했다.

2019년 반경 10km 이상에 적용됐던 예방적 살처분은 이후 크게 줄었다.
(Jun-Young Park, Joo Ho Tai. Global comparative analysis of livestock infectious disease policies in Korea for African swine fever and the need for digital precision livestock farming systems. Korean J Vet Res. 2024;64(4):e33)

돼지에서 치사율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은 2019년부터 국내 멧돼지와 사육돼지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24년 2월 기준으로 40개 돼지농장에서 발생한 ASF로 사육돼지 521,435두가 살처분됐다. 이중 134,286두(26%)는 발생농장에서 살처분됐지만, 나머지 387,149두(74%)는 예방적 살처분으로 인한 피해다. 이들 대부분이 2019년 강화·김포·파주·연천의 모든 돼지를 살처분할 때 발생했다.

연구진은 “단기적인 전염병 확산 억제에는 기여했지만, 광범위한 예방적 살처분으로 인하여, 어떠한 ASF 진단 과정도 거치지 않고, 수많은 가축 돼지가 살처분됐다”면서 동물복지, 환경오염, 농가의 직·간접적 피해 등 큰 부작용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강화·김포·파주·연천의 면적을 환산하면 발생농장 주변에 설정되는 방역대보다도 큰 반경 12.5km의 지역을 모두 살처분한 셈이라는 점도 꼬집었다.

이후에는 방역정책이 단계적으로 완화되면서 예방적 살처분 적용은 크게 줄었다. 2021년 발생농장 반경 500m 이내로 제한한데 이어 2023년부터는 발생농장만 살처분할 수 있도록 축소 기조를 유지했다.

CCTV 분석 결과 방역수칙을 잘 준수했거나 전화예찰에 성실히 응하는 등 협조한 농가에 대해서는 살처분보상금 감액을 경감할 수 있도록 했다.

주요 국가의 ASF 방역정책 비교.
C, cleaning; D, disinfection; +, positive; -, negative; CAD, Canadian Dollar; VND, Vietnamese Dong.
Jun-Young Park, Joo Ho Tai. Global comparative analysis of livestock infectious disease policies in Korea for African swine fever and the need for digital precision livestock farming systems. Korean J Vet Res. 2024;64(4):e33

2024년 11월 기준 해외의 ASF 발생국은 73개국에 달한다. 그만큼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다. 아메리카에서도 2021년 도미니카 공화국과 아이티에서 ASF가 보고돼 양돈산업 규모가 큰 미국과 캐나다가 유입을 우려하고 있다.

연구진은 미국, 캐나다, EU, 호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해외의 ASF 방역정책도 비교 분석했다.

이들 주요국은 대체로 한국과 동일한 3~10km 방역대를 설정한다. 다만 러시아는 최대 150km까지, 중국은 멧돼지 활동지역의 경우 50km까지로 더 크다.

보상체계에도 차이가 있다. 일본·호주는 시가의 100%를 보상한다. EU도 100%까지 보상할 수 있도록 했지만, 미국은 50%만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ASF 살처분 전략 비교
Costard S, Perez AM, Zagmutt FJ, Pouzou JG and Groenendaal H (2022) Partitioning, a Novel Approach to Mitigate the Risk and Impact of African Swine Fever in Affected Areas. Front. Vet. Sci. 8:812876. doi: 10.3389/fvets.2021.812876

미국의 대비책에도 주목했다.

미국에서의 ASF 발생 시나리오를 예측한 2020년 아이오와주립대 농업개발센터의 연구에서, 10년간 ASF를 퇴치하지 못할 경우 양돈 피해액은 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2년 내에 ASF를 박멸한다면 손실액을 21조원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성공적인 박멸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조기 발견과 공공-민간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부분살처분 전략을 제시한 미네소타대학 수의과대학 동물보건식품안전센터의 2022년 연구를 인용했다.

조기 감지로 감염 돈방만 들어냄으로써 농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면 농장의 방역노력과 투명한 신고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신뢰도 있는 조기 감지가 가능할 수 있도록 비용효율적인 질병감시체계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연구진은 국내 방역도 결국 양돈 농장 관리자의 육안 관찰이나 직감 등 비과학적 평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점을 지목하면서 ‘질병·감염병 예방형 정밀축산(Disease-Preventing PLF)’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수의사 전문인력이 깊이 관여하면서 농장 현장의 감염병 빅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을 조기에 감지해내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ASF 대응 정책..양돈 피해 줄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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