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의계 내부정화,학교부터 시작해야 한다

등록 : 2017.09.08 18:59:17   수정 : 2017.09.08 21:34:57 데일리벳 관리자

수의대 교수 구속, 일부 동물병원 수의사의 비윤리적 행위, 살충제 계란 사태에 관여된 수의사. 이러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수의사의 윤리의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수의사에 대한 비난이 거세며, 그 어느 때보다 내부 정화가 필요하다는 수의계의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경기도수의사회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자체 정화 계획을 수립하여 향후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한수의사회 역시 동물병원 일제점검에서 위법사항이 밝혀지는 수의사에 대해 중앙회 차원에서 일벌백계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내부 정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법률강의와 윤리교육을 수의사 연수교육에 의무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1년에 최소 10시간 이수해야 하는 연수교육 중 2시간은 법규와 윤리 강의를 들어야 하는 식이다.

그런데, 수의계 내부정화는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학교(수의과대학)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즉, 교수들부터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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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윤리 실종 집단으로 비춰지는 수의대

지난해 옥시 사태와 관련하여 서울대 수의대 독성학 교수가 구속 수사를 받은 사건이 큰 이슈가 됐다. 당시 한 일간지는 ‘서울대 수의대는 연구윤리 실종 집단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2005년 황우석 사태, 2012년 강수경 교수 논문 조작 사건에 이어 또 다시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한 서울대 수의대를 비난한 것이다. 독성학 교수는 2심 재판에서 보고서 조작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서울대 수의대의 이미지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최근 구속된 한 수의과대학 교수 A씨는 대학원생 제자들로부터 석·박사 논문 심사비와 실습비 명목으로 돈을 받고, 연구과제비를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게다가 제자들이 운영하는 동물병원에서 진료행위를 한 후 진료비를 챙기고, 업체로부터 과도한 스폰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교육공무원인 국립대 교수가 대학교가 아닌 다른 동물병원에서 영리적인 진료행위를 한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외부강의 얘기도 나왔다. 학교 수업이나 정식 학회가 아닌 소규모 비공식 세미나에 강사로 초청되어 강의를 하고 받은 강의비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소규모 세미나에서 강의비를 지급하며 원천징수하는 경우는 드물다. 즉, 탈세 혐의까지 적용될 여지가 있다.

문제는 A교수만 이러한 행동을 해온 것이 아니며, 검찰이 수의대 교수들에 대한 기획 수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다른 수의대 교수들의 문제를 대대적으로 수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입장에서는 수의대 교수들의 연이은 문제가 ‘적폐청산을 강조하는’ 새 정권 초기에 좋은 실적 건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이미 최소 2명 이상의 수의대 교수 실명이 검찰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한 교수는 동아리 지도교수로 활동하면서 술자리에서 동아리 여학생들을 추행했다는 정보가 있다. 관련 정보가 검찰 내부에 꽤 쌓여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 다른 교수는 외부 세미나·강연, 그리고 업체로부터 받은 스폰 규모가 A교수만큼 상당하다는 내용이다.

교수 개인 비리뿐만 아니라, 교수간 갈등도 심각
 
얼마 전 한 과목 전문의가 창립되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창립식에서 수의과대학 교수들 간의 갈등이 해외 초청 연자 앞에서 고스란히 공개된 것이다.

교수들 간의 갈등은 많은 수의과대학이 안고 있는 문제다. 그 중 한 수의과대학은 최근 동물병원장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내부 갈등을 겪었다. 지난해 한 교수가 다른 교수를 때린 사건이 발생한 그 수의과대학이다. 현재까지도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교수 채용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한 수의과대학은 교수 채용 공고를 수차례 내고도 결국 교수를 채용하지 못했다. 교수간의 갈등, 편 가르기, 그리고 지원자의 미흡한 연구실적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교수간의 갈등으로 인해 과(科)간 협진이 이뤄지지 않는 수의과대학 동물병원도 있다. 이런 불협화음의 피해는 대학원생과 해당 대학 동물병원을 방문한 보호자·동물환자가 입는다.

학회·연구회간 갈등도 상당하다. 유사한 학회·연구회가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해당 학회를 이끌어가는 교수들 간의 갈등 때문이다. 서로 협력하기보다 ‘네가 만들면, 나도 만든다’는 식으로 학회·연구회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는 학회·연구회가 늘어난다. 학회·연구회의 떨어지는 자생력은 업체에 대한 후원 요청으로 이어지고, 관계 때문에 후원 요청을 쉽게 거절할 수 없는 업체의 부담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훌륭한 스승 아래 훌륭한 제자가 나온다

수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은 ‘수의윤리학’을 배운다.

“학생들에게 수의윤리학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교수님들이 배워야 하는 것 아니냐”

일련의 사태들을 지켜본 한 수의대 학생의 말이다.
 

엄사출고도(嚴師出高徒)라는 말이 있다. 엄한 스승 밑에 훌륭한 제자가 나온다는 뜻이다. 

수의사의 윤리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또한 훌륭한 수의사를 길러내기 위해 수의과대학 교수들부터 먼저 스스로를 돌아봐야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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