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학교육 제대로 안되면 수의사 영역도 위협받는다

가축 인공수정 할 줄 모르는 수의대 졸업생..인공수정사가 임신진단·약품사용권 요구

등록 : 2019.11.07 12:18:43   수정 : 2019.11.11 10:07:59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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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 역량중심 수의학교육 논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역량을 길러내지 못하는 수의학교육이 수의사 권익을 위협하고 있다.

5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수의학교육 공청회에서는 현장에서 수의사에게 요구하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듭됐다.

이날 패널토론에 나선 대한수의사회 사무처 김동완 차장은 “수의사법은 수의사의 직무로 동물의 진료와 보건, 축산물 위생검사를 규정하고 있지만, 수의사로서 갖춰야 할 역량이 부족한 채로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공수정사 문제를 예로 들었다.

김동완 차장은 “인공수정은 수의사라면 할 수 있는 동물진료에 속하지만, (가축의) 인공수정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졸업하는 수의사는 거의 없다. 반면 인공수정사는 필기시험 외에도 실기시험을 거쳐 능력을 검증하고 있다”면서 “인공수정사 분야에서는 인공수정과 관련된 임신 진단이나 약품 사용 권한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의과대학에서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수의사들의 활동이 적어지는 악순환에 빠진 분야는 타 직역으로부터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목한 것이다.

수산질병관리사 제도화를 막지 못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수의사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축종별 채혈능력도 문제가 있긴 매한가지다. 대학에서 충분한 술기를 익힐 기회가 없다 보니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김동완 차장은 “새로 임관한 공중방역수의사는 현장에서 수의사가 아닌 가축방역사보다도 채혈을 못한다는 평을 받곤 한다”며 “현장에서 드러나는 수의사의 역량부족은 사회가 수의사를 바라보는 척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조규완 경상대 학장도 “수의과대학에서 동물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교과과정이 미흡하다”며 “실제 현장을 얼마나 경험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여러 수의과대학이 본과 학제 말미에 임상로테이션을 도입하면서 늘어난 외부실습 문제도 지적됐다.

대부분의 대학 부속 동물병원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원하는 외부실습처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외부실습 운영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이 실제로 업무를 수행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단순히 현장을 보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류판동 서울대 교수는 “외부실습기관이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학습성과와 평가기준을 알고 적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부 약국이 약대생들에게 약무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약학교육평가원이 해당 실습처를 실무실습 교육기관으로 인증관리하는 모델도 제시됐다.

박인철 강원대 교수는 “학생들을 받아줄 동물병원 등 외부실습처를 섭외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도 “그럼에도 학생들이 역량을 쌓을 수 있는 외부실습은 권장해나가고, 그 과정에서 도출되는 문제점은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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