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학 핫 키워드 `마이크로바이옴`

균형잡힌 마이크로바이옴, 장 건강은 물론 전신에 긍정적 영향 미쳐

등록 : 2019.08.19 09:34:27   수정 : 2019.08.20 10:57:14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요즘 수의학의 핫 키워드는 ‘마이크로바이옴’이다.

7월 14~15일 ‘마이크로바이옴의 활용’을 주제로 글로벌 심포지엄이 개최됐고, 7월 17~20일에 열린 한국실험동물학회의 기조 강연 주제도 ‘마이크로바이옴’이었다. 8월 10~11일 한국동물병원협회 국제학술대회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을 주제로 해외 연자 초청 강연이 열렸으며, 18일(일) 서울시수의사회 3차 연수교육의 주제 역시 마이크로바이옴과 장내 세균 불균형(dysbiosis)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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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관 내 존재하는 다양한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

마이크로바이옴 균형이 깨지며 발생하는 dysbiosis, 만성장질환 대부분에서 dysbiosis 만연

이날 첫번째 강의를 맡은 미국수의영양학전문의 대나 허친슨(Dana Hutchinson) 수의사는 ‘개와 고양이의 위장관 마이크로바이옴의 영양적 조절’을 주제로 마이크로바이옴의 개념과 중요성, 그리고 수의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인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장내미생물)은 사람과 동물의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다양한 미생물을 말한다. 박테리아, 진균, 원생동물, 바이러스 등이 포함된다.

반려견의 장내에도 수많은 마이크로바이옴이 있다. 반려견 분변에 10⁹ CFU/g 이상의 마이크로바이옴이 존재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유전의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태어난 이후 주변 모든 것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음식을 먹는지, 어떤 운동을 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며, 심지어 동거견이나, 제왕절개 여부도 영향을 미친다. 도시에서 사는 동물과 시골에서 사는 동물의 마이크로바이옴이 다르고, 모유를 먹이느냐 분유를 먹이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서울대 수의대 조성범 교수팀이 반려견이 무엇을 먹는지에 따라 핵심 장내미생물총(core gut microbiota)의 구성에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 건강의 열쇠 ‘장내미생물’, 반려견에서도 무얼 먹이는지에 따라 다르다(클릭)

대니 허친슨 강의자료 중 발췌

대니 허친슨 강의자료 중 발췌

반려견 행동문제에도 도움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데, 크게 3가지 기능을 한다.

우선, 단쇄지방산(SCFA), 비타민 B군, 비타민 K 등 우리 몸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물질을 생산하거나 생산에 도움을 준다(Produce). 여기에 병원균을 제외함으로써 장 점막을 튼튼하게 하고 면역 시스템을 조절해주는 보호 역할도 한다(Protect). 마지막으로는 폴리페놀 등 다양한 성분을 활성화해서 유용하게 사용되도록 돕는다(Activate).

그런데 이런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에 불균형이 발생하면, 사람이나 동물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이를 dysbiosis(장내 세균 불균형)이라고 부른다.

음식반응성, 항생제반응성, 특발성 IBD 등 만성장질환이나, 변비, 원인을 찾기 힘든 구토 등 다양한 소화기 증상 환자에서 dysbiosis가 확인된다. 유익균과 유해균이 역동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며 존재하는데, 이 균형이 깨지고 유해균이 늘어나면서, 소화기 증상을 포함해 전신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dysbiosis가 만성장질환을 일으키는 것인지, 아니면 장질환 때문에 dysbiosis 상태가 되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두 상태의 상관관계는 확실하다.

dysbiosis가 해결되고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이 균형을 찾게 되면, 다양한 장질환 해결은 물론, 피부질환이나 반려견의 행동문제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전이 다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불안 등 행동학적 문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행동학적 문제, 반려견 불안에 프로바이오틱스를 얼마나 처방하시나요?”

<The Gut-Brain Axis>를 주제로 힐스 글로벌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캐롤라인 맨즈필즈(Caroline Mansfield) 멜버른 수의과대학 교수가 강의 전 던진 질문이었다.

힐스 글로벌 심포지엄 ‘The Gut-Brain Axis’ 강의 다시 보기(클릭)

그렇다면, dysbiosis 상태를 해결하고,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까. 프리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 등의 활용이 중요하다.

대니 허친슨 강의자료 중 발췌

대니 허친슨 강의자료 중 발췌

프리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 활용 중요

힐스 ‘GI바이옴’ 처방식 출시되며 더욱 관심 

프리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균의 식량이다. 마이크로바이옴들이 프리바이오틱스를 소화하며 장에 영양을 공급하고, 항산화 및 항염증성 폴리페놀을 생성하고 활성화시킨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익균 그 자체를 말한다. 유익균을 넣어줌으로써 경쟁적인 배제 작용을 통해 유해균의 비율을 낮추고 장점막이 튼튼해지며, 항균작용을 해주는 물질을 분비한다.

프로바이오틱스가 프리바이오틱스를 대사·발효시켜 생산한 최종 물질이 포스트바이오틱스다. 항산화 및 항염증성 폴리페놀이 대표적이다.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를 합친 ‘신바이오틱스’ 제품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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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최근 힐스에서 자체 연구를 통해 개발한 ‘액티브 바이옴+’ 기술을 적용한 처방식 ‘GI바이옴’을 출시하며, 수의사가 활용할 수 있는 제품 범위가 넓어졌다.

미국의 힐스펫뉴트리션 센터(PNC)는 액티브 바이옴+ 기술을 통해 다양한 프리바이오틱스 섬유소 성분을 혼합했고, GI바이옴 사료가 반려동물의 장내에서 마이크로바이옴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섬유소 반응성 장질환, 항생제 반응성 설사, 설사, 변비, 대장염, 거대결장증(섬유소반응성)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힐스 측 설명이다.

대나 허친슨 수의사는 “대부분의 장질환이 dysbiosis를 동반하는데, 이를 영양학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여지가 수의사에게 생겼다”고 평가했다.

개와 고양이의 위장관 마이크로바이옴 웨비나(8월 19일 오후 8시) 신청페이지(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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