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길고양이 급식소 운영 개시 `강풀·캣맘·구청 3인4각`

등록 : 2013.06.03 08:00:11   수정 : 2013.11.26 10:48:45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만화가 강풀 기부로 강동구 내 18개 동에 1개소씩 설치, 캣맘이 운영

강동구-미우캣보호협회(강동구 캣맘 단체) 업무협약서 교환

강동구청과 미우캣보호협회가 31일 업무협약식을 갖고, '강동구 길고양이 급식소' 운영에 돌입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공식적으로 길고양이들을 위한 먹이공급 장소를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급식소는 강동구 내 18개동 동주민센터 주변에 설치되며, 미우캣보호협회 소속 캣맘이 급식소마다 배정되어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앞으로 1년간 시범사업으로 운영되는 이 사업은, 만화가 강풀의 기부를 통해 성사될 수 있었다. 급식소 제작과 사료 모두 강풀 작가가 쾌척한 1,500만원 상당의 기부금으로 마련됐다.

앞으로도 급식소 운영은 구청의 예산지원 없이, 시민들의 참여와 후원을 통해 운영할 방침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축사에서 "이번 사업은 민·관이 뜻을 모아, 구민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구청이 지자체로서 보증을 하는 완벽한 민관 거버넌스 사례가 될 것"이라면서, "동물보호원칙을 지켜나가는 민주선진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라고 평했다.

강풀 작가는 "길고양이를 도와줄 체계적인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이번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며 "생명존중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인만큼, 길고양이 급식소가 여러 지자체로 확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반대민원 처리가 사업 성공 관건..동물보호 의식 확대되야

지난 25일 미우캣보호협회 창립총회와 이 날 업무협약식에서, 급식소 운영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언급한 것은 '반대민원 문제'였다. 

이번 급식소 설치로 강동구청이 '길고양이 먹이주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된만큼, 길고양이로 인해 생활에 불편을 겪는 동물비애호가들이 구청에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거나, 먹이를 주는 캣맘과 충돌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 걱정이라는 얘기다.

강동구청은 급식소 운영이 TNR의 효율성을 증가시켜 개체수 조절에 도움을 주고, 음식물 쓰레기 문제 등도 감소시킨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홍보할 방침이다.

동물보호 의식 확산을 수의사계가 이끌어갈 수 있어야

행사에 참석한 김재영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회장은 "이번 사업은 동물과 더불어사는 공존의식이 우리 사회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하면서도 수의사의 역할이 적은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동물보호활동·의료봉사 등 인도적인 활동을 수의사들이 주도해야, 수의사의 사회적 지위나 위상이 올라갈 수 있다"며 "이와 관련한 수의사단체가 아직 없는데, 강동구 급식소 설치가 그 필요성을 성찰하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