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동물 절반 이상이 최고 고통등급 동물실험에 쓰인다
2024년 국내 연간 실험동물 사용량 459만마리..‘피할 수 없는 고통’ 실험 비중 최고치 경신

지난해 국내에서 사용된 실험동물이 459만마리로 집계됐다.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실험동물 사용량은 2022년 최고치를 기록한 후 다소 줄어든 반면 큰 고통을 유발하는 실험의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 최고 고통등급인 ‘E등급’에 사용된 실험동물의 비중은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6월 3일(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4년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운영실적 및 실험동물 사용실태를 공개했다.
검역본부는 동물보호법에 따라 매년 국공립기관과 대학, 의료기관, 일반기업에서 운영하는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실태와 실험동물 사용량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국내에서 동물실험을 벌이는 기관은 소폭 늘고 있다. 한 해 동안 실험동물 사용실적이 있는 기관의 숫자는 2024년 496개소로 전년대비 4개소 늘었다. 설치된 동물실험윤리위원회(IACUC)의 숫자도 전년대비 6개소 늘어난 556개소로 집계됐다.

전체 실험동물 중 88.6% 설치류…마우스 1위, 랫드 2위
51.5%는 최고 고통등급 동물실험에 이용
2024년 연간 실험동물 사용량은 459만 2,958마리로 전년(4,581,798마리)보다 11,160마리 증가했다.
매년 증가하던 실험동물 사용량은 2022년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23년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2024년에는 다시 소폭 반등했다.
동물종별로는 원숭이류와 기타포유류, 설치류를 제외하면 모두 전년대비 사용량이 줄었다. 그러나, 실험동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설치류의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총 459만 2,958마리의 실험동물 중 설치류가 88.6%(406만 7,518마리)였는데, 마우스가 3,744,411마리, 랫드가 268,600마리, 기니피그가 52,340마리, 햄스터류가 1,452마리 이용됐다.
이는 고통등급이 높은 동물실험의 비중이 증가하는데도 영향을 미쳤다. 설치류 실험동물의 85%가 고통등급이 높은 D등급, E등급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E등급은 척추동물에서 고통이나 억압을 동반하지만, 마취제나 진통제 등을 사용하지 못하는 실험으로 분류된다. 피할 수 없는 고통을 유발하는 실험인 셈이다.
E등급 실험의 비중은 매년 증가를 거듭하고 있다. 2024년에는 51.5%를 기록해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
실험목적별로는 법적 규제시험과 기초연구, 중개 및 응용연구에 집중된 경향이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2022년 113만마리에 달했던 중개 및 응용연구 목적 실험동물 사용량은 계속 줄어들어 지난해 54만마리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