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의 한계

[동변과 함께하는 동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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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변과 함께하는 동물법] 소유권의 한계 최용범(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소유권의 한계가 어디인지 고민할 때가 있다. 몇 년 전 일부 퇴역 경주마가 도축되어 말고기로 판매된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는 특히 심했다. 자신의 물건을 값을 받고 파는 데 현행법상 하등의 문제가 없다. 그러나 “열심히 달린 당신, 떠나(버려)라”로 요약되는 이 사태에는, “법이 그래”라는 말로 침묵당하기 찝찝한 무엇인가 있다.

2011년 초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에서 집단 매장된 개 오십여 마리가 발견되었다. 이들은 개썰매 관광업을 하는 지역 회사의 ‘재산’이었다. 이들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의 열기만큼 뜨겁게 달리며 관광객과 회사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러나 올림픽이 끝난 직후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잔인한 폐막식이었다. 주범은 법정에서 죄를 인정하며, 한데 모인 개들을 총으로 쏘고 목을 따서 매장한 사실을 실토했다. 대중들은 사업상 어쩔 수 없었다는 그의 말과 법원이 선고한 ‘보호관찰과 벌금형’에 분노했다. 형이 가벼운 이유는 무엇보다도 당시 B.C주 동물보호법상 동물을 죽이는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주범은 조사결과 즉사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진 9마리의 개에게 동물보호법이 금지하는 ‘불필요한 고통을 가하는 행위’를 한 혐의로만 기소되었던 것이다.

완벽한 법은 어느 나라에도 없다. 그러나 법에 대한 태도는 나라마다 천차만별이다. 자신들의 법에는 고칠 것이 없다고 믿는 나라, 불완전한 것은 알지만 개선에는 소극적인 나라, 흠결을 발견하면 곧잘 개정 작업에 착수하는 나라.

B.C주 정부와 의회는 이 사건 직후 동물보호법의 법정형을 높였고 동시에 썰매개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령을 제정하였다(Sled Dog Standards of Care Regulation). 이 법령의 핵심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믿을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거나, 합리적인 노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분양에 실패한 경우 이외에는 개주가 썰매개를 죽일 수 없게 한 것이다. 법령은 이외에도 썰매개의 사회화, 운동, 근로조건은 물론 그루밍과 네일케어 등 복지에 관한 사항도 상세하게 규율하고 있다.

‘개가 상전’이요, 물건을 자유롭게 이용·처분할 수 있는 신성한 소유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는 푸념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소유권을 열렬히 옹호한 저명 철학자조차 “칼을 가졌다고 해서 그 칼을 남의 등에 꽂을 자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칼같이 선을 그었다. 개는(동물은) 인간의 상전이 아니다. 반대로 물건도 아니다. 법적으로 인간이 동물을 가질 수 있다고 해서 칼로 해를 가할 자유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국정 감사에서 퇴역 경주마 문제가 이슈화되자 법이 곧 개정될 것만 같았던 분위기도 잠시. 변화가 없는 것보다 더 슬픈 것은 이 문제가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법무부는 최근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발표했다. 이제 자신의 ‘물건’에 마음대로 칼을 대는 사람에게, “법이 안 그래”라고 대답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또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문제는 늘 디테일이다.

※ 철학자 노직은 채식주의자였다. 그는 “동물에게는 내재적 가치가 있으므로 누구든 마음대로 다루어선 안 된다.”면서도 “그래도 인간만은 못하다”고 역시 칼같이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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