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HIV 등 난치질환 치료할 유전자교정, 연구지원책·규제개혁 절실

한국유전자교정학회 창립..미래 의생명과학 연구방향 모색

등록 : 2016.12.16 11:51:04   수정 : 2016.12.16 11:51:04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한국유전자교정학회가 14일 창립총회와 기념 심포지움을 열고 정식 출범했다. 첨단 유전자가위 기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회는 일본게놈교정학회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다.

한국은 유전자교정 기술분야에 일부 원천기술을 보유하는 등 세계 선도그룹에 함께하고 있지만 연구지원이나 규제개혁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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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 난치성 질환
·육종개발 등 생명과학 연구 패러다임 바꿔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이 14일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공동주최한 심포지움은 유전자가위 기술의 발전상부터 최신 연구동향, 이를 둘러싼 윤리적 논란과 정책적 과제를 함께 조명했다.

원하는 유전자부위를 쉽고 정교하게 잘라 편집할 수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 기술이 2012년부터 보급되면서 유전자교정(Gene Editing)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희귀 유전병, 암 등 난치성 질환의 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한 의생명과학 연구가 활발하다. 또한 특정 질병에 걸리지 않는 동식물 육종을 개발하거나, 해충을 유전적으로 불임시켜 박멸하는 등 생명과학 연구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한림원에 따르면 유전자교정 기술을 활용한 생명과학 연구논문 발행은 2011년에 비해 2배 가량 폭증했다. 2015년 사이언스 저널이 올해의 혁신기술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선정하기도 했다.

IBS 유전체교정연구단 김진수 단장은 “차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은 개발된 지 3년여 만에 과학계를 너머 일반대중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크리스퍼 레볼루션이라 불릴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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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자 전 환경부장관


해외 선진국 첨단연구 적극 지원하는데..지원책 없고 규제에 손발 묶인 한국

이날 심포지움을 방문한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은 “한국 과학자들이 유전자가위 관련 연구의 세계적 선도그룹이지만 지원 인프라가 부족해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유전자교정 분야의 산업적 가치가 막대함에도 불구하고 연구활성화를 위한 국가정책도 없고, 오히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등 관련 규제가 기초 연구마저 막고 있다는 것이다.

유전자교정 치료제 연구 관련 규제는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유럽보다도 훨씬 강력하다. 연구 대상 질병을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등 일부로 제한하는 한편 배아 관련 유전자치료 연구는 아예 금지되어 있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은 유전자치료 연구대상 질환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다. 미국은 인간 배아의 유전자 교정 연구도 법으로 금지하지는 않는다. 일본도 기초연구에 한해서는 인간의 수정란 조작 연구를 허용하고 있다. 중국은 불임치료 과정에서 폐기된 배아를 크리스퍼 연구에 활용, 지난해 관련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이와 비교하면 국내 규제는 상용화 전 기초연구부터 막는 측면이 강해 연구경쟁력을 심각히 저해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한림원이 발간한 [글로벌 유전자교정 기술동향 보고서]도 “생명윤리법을 포함한 기존 규제는 유전자교정 기술이 활발해지기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시대착오적이며 논리적이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김 전 장관은 “기초 연구 환경은 개방적으로 조성하되, 상용화 단계에서는 여러 측면을 고려한 규제를 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진단했다.


유전자교정, 안전성
·윤리성 논란 예고..과학계·인문사회학계 함께 고민해야

이날 심포지움은 유전자교정 기술의 발전이 내포하는 윤리적 논란점을 함께 조명했다.

먼저 유전자교정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아직도 불완전하다는 측면이 지적된다.

여전히 유전자가위가 목표지점이 아닌 곳에서 작동하여(Off-Target) 예측하지 못한 돌연변이나 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목표지점에서 의도대로 교정했다 하더라도 예기치 못한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 개별 유전자의 기능이나 유전자 간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유전자교정 기술을 인간 배아에 적용하는데 대한 우려도 높다. 생식세포의 유전자 교정은 영구적이므로 부작용이 생길 경우 자손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송기원 연세대 교수는 “지난해 중국에서 사람 배아에 대한 유전자교정 연구 논문을 발표하자 과학계가 발칵 뒤집혔다”며 “유전자교정 기술의 검증과 윤리적 고민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유전자교정학회는 김진수 단장을 초대 회장으로 추대하고 향후 매년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유전자교정 연구 관련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제안 활동도 함께 펼친다.

김 단장은 “기존 생명과학 관련 학회의 한 분과라기 보다는 의생명과학자와 인문사회학자가 만나 함께 논의하는 장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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