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 정국에 임하는 수의계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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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정국은 수의계 현안을 추진하는데 중요한 시기다. 국민보건과 동물의 생명권을 증진시키기 위한 공약을 이끌어내고, 다음 정권에서 추진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난 7일 김옥경 회장을 포함한 대한수의사회 임원들과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수의사들의 모임인 ‘문사수’가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을 방문해 지지를 선언했다.

‘수의계 더불어민주당 지지선언’이라는 표어를 걸고 대한수의사회를 대표하는 회장이 직접 나서자 당장 논란이 일었다.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회원들도 있는데다, 대표단체가 직접 나서는 방식도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행사 표제에 ‘대한수의사회’ 명칭을 쓰지 않고, 지지선언문의 주체도 ‘문재인을 지지하는 수의사 일동’으로 하는 등 톤다운을 위한 노력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회장이 직접 참석한 이상 ‘바깥에서 보기엔 별 차이 없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대선후보를 지지하는지는 수의사 회원 각자에게 맡겨야 할 정치적 의사결정이다. ‘수의계’라는 한 터울로 묶을 수 없다.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수의사도 수의계의 일원이다.

게다가 대선 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어느 후보가 차기 정권을 이끌든지 수의계의 현안은 추진되어야 한다. 정치적 결단이었다 하더라도 도박 같은 행보는 불안하다.

이미 ‘문사수’라는 수의사 네트워크가 활발히 활동 중이다. 민주당 전국직능대표자회의에도 김재영 위원장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수의사 OOO명이 문재인을 지지한다’는 형식이 더 적절했다.

의료계의 다른 전문직능단체도 일부 특정 단체나 회원 일동이 지지를 표명하는 일은 많지만, 대표단체가 직접 나서 특정 후보의 지지를 표명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물밑작업이야 있겠지만, 외부적으로는 ‘회원들 각자에 판단에 맡기되, 후보자에게 공약을 제안하거나 후보자별 관련 공약을 비교분석해 회원 판단을 돕는다’는 것으로 선을 긋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관점에서 전국수의학도협의회는 이번주부터 각 후보자별 캠프에 5대 정책제안서를 보내고 있다. 더 적합한 행보다.

수의사들도 각 후보자의 수의계 관련 공약을 유심히 살펴 선택해야 한다. 아울러 다음 정권에서 수의계 현안을 추진할 계기를 만드는데 참여해야 한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대한수의사회 중앙회보단 지역구 분회 수의사회를 더 반긴다는 점을 명심하고 지역 정치인과의 유대관계를 쌓아 나가야 한다. 그러기에 대선은 좋은 기회다. 대선 이후에도 정치는 계속된다. 

[사설] 대선 정국에 임하는 수의계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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