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전역의 야생동물 구조·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경남야생동물센터는 경상국립대 동물의료원 옆에 위치하고 있다. 진료동, 입원동, 수술실, 포유류 적응 훈련장, 조류 비행 훈련장 등의 시설을 갖췄다.
양측은 이번 협약 이전에도 야생동물의 보전활동에 협력해왔다. 진양호동물원에서 구조·보호하고 있던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멸종위기종 II급)를 야생 적응 훈련을 거쳐 자연으로 방사한 바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경남야생동물센터에서 구조된 야생동물의 서식공간 제공을 통해 재활·보호 분야의 인력·시설을 교류할 계획이다.
경남야생동물센터가 구조한 야생동물은 치료 후 적응 훈련을 거쳐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여러 이유로 방사가 어렵다고 판단된 동물은 센터 내 방사장에 남게 된다. 하지만 해당 공간은 야생동물이 계속 지내기 위한 사육환경으로는 열악한데다, 그러한 야생동물을 모두 수용하기에도 부족하다.
진주시는 이번 협약에 따라 경남야생동물센터에서 치료를 마친 구조 야생동물을 진양호동물원으로 이송해 보호하고, 구조된 야생동물의 생태적 특성에 맞게끔 서식공간을 제공하여 재활 및 종 보전에 함께 힘쓸 예정이다.
이 밖에도 종 보전, 생물다양성 교육·연구를 위한 정보를 교류하고, 진양호동물원의 확대 이전을 위한 자문 등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유도현 경남야생동물센터장은 “진주시와 야생동물의 구조와 교육 그리고 보전 활동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하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 경남야생동물센터와 진양호동물원이 야생동물의 보호와 종 다양성 보전을 위해 추구해야 할 방향을 진주시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허현철 진주시 환경산림국장은 “진양호동물원을 현시대 사람들이 요구하는 동물원의 모습으로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업무협약처럼 야생동물의 구조와 보전 활동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동물종 재활과 번식을 통한 지속적인 연구와 보호정책을 개발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염증성장질환(IBD)을 비롯한 개·고양이의 만성장질환(CE)을 컨트롤하는 동물용의약품 신약 아나포유® 바울콘(AnaForYou® BowelCon)이 출시 이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아나포유® 바울콘은 국내 수의과대학에서 임상시험을 거친 동물용의약품 신약으로, 임상시험에서 염증성장질환(IBD), 만성설사 등 만성장질환(CE) 환자에서 장 염증 및 소화기계 질환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아나포유 바울콘은 지난 4월 말 우리엔팜을 통해 동물병원 판매를 시작했는데, 6월 중순 기준 전국 120여 개 동물병원에 입점했으며, 이달 말까지 약 180개 동물병원 입점이 예상된다고 한다.
우리엔팜 관계자는 “아나포유 바울콘이 수의사들로부터 높은 관심과 호응을 받는 이유는 만성장질환 개, 고양이에 처방 시 좋은 효과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세균성 만성 장질환 케이스에도 항생제와 병용 투여할 때 빠른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식이 반응성 장질환(Food-Responsive Enteropathy), 항생제 반응성 장질환(Antibiotic-Responsive Enteropathy), 면역억제제 반응성 장질환(Immunosuppressant-Responsive Enteropathy) 등 개, 고양이의 만성 설사 장질환에 효과적이고, 투여가 쉬운 점도 장점이다. 수의사는 물론, 보호자의 만족도도 높다.
우리엔팜은 9월까지 전국의 약 500개 동물병원 입점을 목표로 세웠는데,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재주문하는 동물병원이 늘고 있어서 매우 희망적이라는 게 우리엔팜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리엔팜 관계자는 “아나포유® 바울콘(AnaForYou® BowelCon)이 현재 동물병원으로부터 많은 관심과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품질 개선 및 R&D를 통해 더 나은 제품을 공급하는 데 주력하겠다”라며 “많은 관심과 문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반려동물 사료 보관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고온다습한 환경이 사료의 신선도를 저하시키고, 특히 지방이 함유된 사료는 산패되기 쉽다.
펫푸드 전문 기업 우리와주식회사는 25일(목) 장마철 반려동물 사료 변질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안내하고 올바른 보관법을 제시했다.
높은 기온과 습도는 사료 속 유분(지방)을 산패시킬 수 있다. 산패는 역한 냄새와 맛의 변화로 이어져 기호성을 떨어뜨린다. 단순히 먹지 않는 것을 넘어 다양한 소화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사료의 유통기한이 남아있더라도 평소와 달리 역한 냄새나 변색, 곰팡이가 확인된다면 즉시 폐기해야 한다. 변질된 사료는 반려동물의 식욕 부진뿐만 아니라 구토, 설사 등 소화기 문제 및 더 심각한 건강 이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사료의 보관은 가공 방식이나 보존제 사용 여부에 따라 다르다.
가장 많이 소비되는 ‘건사료’는 수분 함량이 낮아 상온 보관이 용이하도록 설계된다. 산패를 방지하기 위한 항산화제를 함유한 경우도 많다.
통조림이나 파우치 형태로 밀봉 유통되는 ‘습식사료’는 개봉 전에는 상온 보관이 가능하지만, 개봉 후에는 반드시 냉장보관해야 한다. 가능한 빨리 소진하는 것이 좋다.
‘생식·동결건조 사료’는 냉동이나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특히 생식은 사람의 신선육과 같이 매우 엄격하게 온도를 관리해야 한다.
소량 구매를 습관화하면 장마철 사료를 관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소량으로 구매할수록 신선도 유지에 유리하다. 소량씩 구매하기가 어렵다면 소포장으로 소분된 제품도 활용할 수 있다.
높은 습도는 기호성 저하나 곰팡이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만큼 사료 개봉 후에는 유리나 스테인레스 스틸 등 습기 차단에 유리한 밀폐용기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1주일이나 2주일분으로 소분하고, 이중 지퍼백이나 진공포장기로 밀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료는 직사광선이 닿지 않고 습기가 없는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주방이나 베란다 등 고온다습한 공간은 피하고, 온도를 25°C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한편, 우리와주식회사는 반려동물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사료 안전성 확보를 위해 원료 수급부터 생산, 포장,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까다로운 원료 선정, 첨단 생산 시설 및 위생 관리, 정기적인 품질 테스트, 그리고 최적화된 포장 기술을 통해 모든 제품의 안전성과 신선도를 보장한다.
우리와주식회사 관계자는 “장마철 고온다습한 날씨는 사료 보관에 있어 가장 큰 복병인 만큼, 보호자분들의 세심한 관리가 필수”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SNU반려동물검진센터(SNU검진센터)가 16일(월) 정식 오픈한 이후, 수의사단체의 반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관악구 서울대학교 본부 앞 릴레이 1인 시위가 2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23일(월)부터 광진구 SNU검진센터 앞에서도 철폐 촉구 1인 시위가 시작됐다.
검진센터 앞 1인 시위는 현재 광진구수의사회(회장 강진호)가 진행 중이다. 검진센터 운영 시작 시각인 오전 8시부터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매일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광진구에서 동물병원을 하는 회원들이 시위에 나서고 있으며, 강진호 광진구수의사회장도 매일 시위 현장을 찾고 있다.
26일(목) SNU반려동물검진센터 앞 1인 시위 현장을 방문했다. 광진구에서 동물병원을 운영 중인 한 회원이 오전 8시부터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검진센터 입구에서 “SNU동물검진센터가 지역 동물병원을 몰살하고,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의 판넬을 들고 있었다.
해당 회원은 SNU검진센터가 주변 동물병원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고 토로했다. 이 회원은 “반려동물이 노령화되면서 정기 건강검진이 일상화되고 있다”며 “1인 동물병원에서도 반려동물의 건강검진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흔히 1인 동물병원의 주요 진료 과목으로 손꼽히는 중성화수술 등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고, 건강검진이 주를 이룬다는 설명이었다. SNU검진센터가 “치료는 하지 않고, 건강검진만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건강검진 자체만으로도 주변 동물병원 케이스 감소가 발생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SNU검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이상이 발견되면, 주변 동물병원으로 치료를 받으러 가게 될 테니 케이스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럴 확률은 적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대 간판을 단 전문검진센터에서 반려동물 건강검진을 받은 만큼, 이상이 발견되어도 서울대학교동물병원이나 대형동물병원에서 치료받을 확률이 크다는 판단이다.
즉, SNU검진센터가 주변 동물병원의 건강검진 케이스를 뺏어가고, 치료 케이스 연결은 이뤄지지 않으면서 피해만 입힌다는 것이다.
강진호 광진구수의사회장
강진호 광진구수의사회장은 SNU검진센터 앞 1인 시위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주까지 광진구수의사회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그 뒤 서울시수의사회와 다른 분회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강진호 회장은 “1인 시위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서울시수의사회와 논의해 2차, 3차 집회도 준비할 것”이라며 SNU검진센터의 문제점을 알리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밝혔다.
참고로, 서울시수의사회는 지난 6월 16일(월) SNU검진센터 개소일에 검진센터 앞에서 ‘SNU반려동물검진센터 철폐 촉구 긴급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서울대 본부 1인 시위는 서울시수의사회 긴급 집회 다음날인 17일(화)부터 시작됐다. 경상북도수의사회와 대구광역시수의사회가 첫 스타트를 끊었고, 대한수의사회(6/18), 서울시수의사회(6/19), 한국동물병원협회(6/20)가 바톤을 이어받았다.
이번 주에도 매일 시위가 진행 중이다.
23일(월) 대한수의사회 우연철 사무총장이 시위를 했고, 24일(화)에는 홍연정 대한수의사회 학술홍보위원장이 나섰다. 25일(수)에는 경기도수의사회 광주시분회(광주시수의사회) 손성일 회장과 최형락 총무가 시위를 펼쳤고, 26일(목)에는 대한수의사회 김동완 부장, 김홍석 차장이 시위를 진행했다.
본부 앞 시위도 계속된다. 다음 주까지 참가 단체가 확정된 상황이다. 대한수의사회 중앙회 사무처를 비롯해 서울특별시수의사회, 대전광역시수의사회, 한국동물병원협회 등이 참여한다.
<2024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801명의 동물보호관(구 동물보호감시원, 동물보호복지 담당 공무원)이 총 1,293건의 동물보호법 위반 행위를 적발했다. 이중 상당수가 펫티켓 미준수와 관련있었다.
1,293건 중 인식표 미부착·목줄 미착용·배설물 미처리 등 동물 관리 미흡 건이 826건(63.9%)으로 가장 많았고, 동물 미등록이 164건(12.7%)이었다.
기본적인 펫티켓인 동물 관리 미흡과 동물 미등록에 대한 적발 건수가 모두 전년 대비 늘었다. 2023년 적발 건수는 각각 732건, 81건이었다. 특히, 동물미등록 적발 건수는 2배 이상 증가했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2개월령 이상의 반려견은 반드시 동물등록을 해야 하며, 외출 시 목줄/하네스를 착용해야 한다. 맹견의 경우에는 입마개도 필수다. 또한, 동물등록을 했다 하더라도 반려견과 동반 외출을 할 때는 보호자의 연락처와 동물등록번호가 적힌 인식표(목걸이)를 착용해야 한다. 배설물 처리의 경우, 대변은 반드시 치워야 하고, 소변은 특정 장소(엘리베이터·계단, 평상·의자 등)에 한 경우 치워야 한다.
반려견 등록을 하지 않으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1차 위반 20만원, 2차 위반 40만원, 3차 위반 60만원)가 부과되고, 목줄(안전조치) 미착용, 인식표 미부착, 배설물 미처리는 적발 시 5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목줄 미착용 20-30-50, 인식표 미부착 5-10-20, 배설물 미처리 5-7-10).
이외에도 반려동물 관련 영업장의 미등록·무허가·미신고 영업이 33건(2.6%), 동물학대·유기 행위가 55건(4.3%), 영업자 준수사항 미준수 등이 200건(15.5%) 적발됐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반려견을 유기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동물생산업·동물판매업·동물수입업·동물장묘업은 허가 후 영업을, 동물미용업·동물위탁관리업·동물운송업·동물전시업은 등록 후 영업해야 한다.
명예동물보호관은 총 743명이었다. 전년 대비 무려 99명 늘었다.
명예동물보호관(구 동물보호명예감시원)은 동물학대 등 동물보호를 위한 지도·계몽 활동을 위해 지자체장이 위촉한 사람을 뜻한다. 동물보호관은 공무원이지만, 명예동물보호관은 일반 시민이다.
지난해 명예동물보호관은 전년 대비 3,472건 증가한 총 7,540건의 활동을 했다. 교육·상담·홍보·지도가 4,908건으로 가장 많았고, 동물보호관 업무 지원이 1,623건, 피학대 동물구조·보호가 764건, 동물학대 행위 신고·정보 제공이 245건이었다.
동물보호관은 경기도가 198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180명), 경남(50명)이 그 뒤를 이었다. 명예동물보호관 수는 경기도가 232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107명), 부산(79명)이 2~3위를 차지했다.
*2024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반려동물 영업장 현황에 관한 기사가 이어집니다.
경기도의회가 오는 27일(금) 경기도내 공공동물병원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연다. 토론회 개최 소식을 접했을 무렵은 군견 관리 실태 문제에 대한 제보를 받아 취재를 하던 중이었다.
관련 기사는 은퇴견 문제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제보와 취재 내용은 상당 부분 현역 군견에 걸쳐 있었다.
공군 군견관리병 출신인 제보자는 현역 군견의 건강 관리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아픈 군견은 애물단지가 되고, 애초에 연1회 원칙인 건강검진마저 제대로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개농장 단속하고 동물복지 권장하는 나라에서 국방부가 이래도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군 동물병원에서 군견들을 진료하고 있는 박경국 수의관도 답답함을 넘어 분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군 동물병원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진료나 건강검진 수요를 다 받아내기 어렵다는 애로사항은 차라리 양반이다.
혈변이 철철 나는 군견의 사진을 확인하고 응급진료를 오라고 해도, 해당 부대에서 배차를 내주지 않아 며칠을 허비할 판이라고 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전화해서 따지고, 지휘관에게 호소해도 그 때뿐이란다.
박 수의관은 공공동물병원의 필요성도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 토론회에서 다룰 김포나 성남의 공공동물병원과는 전혀 달랐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한 현역·은퇴 특수목적견을 위한 전문진료기관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자연스레 공감이 갔다.
그리고 있는 모습도 꽤나 구체적이었다. 봉사동물을 위한 공공동물병원을 만든다면 인천이나 경기 서남부가 좋겠다고 했다. 인근의 공군 비행단 군견은 물론 인천공항에 검역본부, 관세청의 탐지견도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효율적인 입지라는 것이다. 일단 가까워야 제대로, 자주 진료할 수 있다. 1년에 한 번 큰 맘먹고 멀리 떠나야 하는 검진만으로는 봉사동물의 건강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
이런 공공동물병원을 만들면 여러 역할을 한꺼번에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정부가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는 ‘은퇴견 센터’와 연계하면 은퇴 봉사동물에 대한 보훈병원의 성격도 가질 수 있고, 현역으로 활동하는 봉사동물의 건강 관리에도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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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공공병원이라고 하면 우선 시도별로 설립한 지방의료원이나 근로복지공단병원, 보훈병원이 떠오른다. 국립암센터나 원자력병원,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립대병원들도 공공의료기관이다. 지자체가 설립한 요양병원도 공공의료기관에 해당된다.
공공의료기관은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공공보건의료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공공보건의료법은 지역·계층·분야에 관계없이 국민의 보편적인 의료 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모든 활동을 ‘공공보건의료’로 정의하고 있다.
굳이 어려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미용·성형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료는 공공성을 가지고 있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운영하며 준조세적 성격으로 건강보험료를 거두는 한국에선 민간의료기관도 공공보건의료 서비스를 어느 정도 담당한다고 봐야 한다. 우리 국민은 어디서든 공공보건의료 서비스를 받는 셈이다.
다만 공공보건의료법은 그 중에서도 보건의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지역·계층·분야에 의료를 공급하거나, 심각한 재난형 감염병에 대응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큰 공공의료기관들이 음압병상을 주로 운영했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다.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에 분만산부인과 설치·운영을 지원하는 ‘분만취약지 지원 사업’도 공공의료 정책의 한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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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동물에서는 공공의료가 무엇인지도 명확치 않은 채 ‘공공동물병원’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저 막연히 유기동물이나 취약계층이 키우는 반려동물을 공짜로 혹은 저렴하게 진료해주는 지자체 동물병원을 일컫게 됐다. 심지어 김포는 일반시민들에게도 개방했다.
그러니 수의사들의 시선도 고울 수가 없다. 세금을 들여 할 만큼 정말 우선적으로 필요한 일인지 공감하지 못한 것이다.
김포시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김포시 반려동물 공공진료센터가 지난 1년간 1,626건의 개·고양이 진료건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 반려복지 정책’이라고 자평했다. 그게 세금을 잘 썼다고 자랑할 일인지 모르겠다.
차라리 김포시가 주변에 공항이 많다는 특색을 살려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공항에서 일했던 탐지견의 은퇴 후 입양을 장려하고, 그들을 진료해주는데 세금을 들였다면 이렇게 한심해 보이진 않았을 것 같다.
‘공공동물병원’이 퍼주기 식 환심 정책의 대명사로 오염되지 않도록 이제라도 기준과 우선순위를 제대로 세워야 한다.
공공동물의료가 무엇인지, 그 중에서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가르마를 타야 한다. 당연히 일반시민의 반려동물을 진료해주는 서비스가 먼저일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한 동물들을 위한 진료가 우선한다고 생각한다. 재난형 인수공통감염병 출현에 대비한 격리형 동물진료 인프라도 필요하다. 코로나19 동물감염은 다행히 사람으로의 전파 위험이 크지 않아 유야무야 넘어갔지만, 다음 번 팬데믹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다.
세계 최고 권위의 수의내과학 학술대회인 2025년 미국수의내과학회 포럼(2025 ACVIM forum)이 18일(수)부터 21일(토)까지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개최됐다. 한국 수의사들도 연자로 나서 주목을 받았다.
우선, 김도윤 수의사(본동물의료센터 종양내과장, 제주대학교 수의내과학 박사)가 종양 세션에 연자로 정식 초청을 받아 ‘Clinical Efficacy and Tolerability of Lapatinib in Metastatic Canine Mammary Carcinomas: A Multi-Center Pilot Study’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도윤 수의사는 2023년 미국 네바다주에서 열린 2023년 수의종양학회 컨퍼런스(2023 Veterinary Cancer Society Annual Conference)에서 Lapatinib(라파티닙)의 악성종양 치료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포스터 발표를 했었고, 2024년 세계수의종양학회(WVCC 2024, World Veterinary Cancer Congress)에서 비강종양에서 수술 및 광역동 치료의 결과에 대해 포스터발표를 했다. 또한, 지난해 미국수의내과학회 포럼(2024 ACVIM forum)에서 개 암종 환자에 소라페닙(Sorafenib)을 적용한 결과를 구두 발표해 주목받은 바 있다.
올해는 특히 ACVIM으로부터 정식 연자로 초청을 받아 30분간 강의했다.
김도윤 수의사는 이번 발표에서 기존 전이성 개 유선종양에 대한 항암치료의 한계와 불량한 예후를 언급하고, HER2 및 EGFR을 표적으로 한 항암제 ‘라파티닙(Lapatinib)’을 적용한 최신 다기관 파일럿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김도윤 수의사는 “전이성 유선종양은 대부분 안락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번 연구를 통해 보다 나은 치료 결과를 찾고 이를 공유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국내 3개 동물병원이 참여한 소규모 다기관 임상연구였다. HER2 표적 수용체 발현 평가를 두 개의 서로 다른 항체를 사용해 이중 검증한 것이 특징이다. 검사는 IDEXX(미국)와 그린벳(한국) 두 병리검사 기관에서 각각 진행됐다.
총 10마리의 전이성 개 유선종양 환자가 연구에 포함됐는데, HER2 양성이 3마리, HER2 음성이 3마리, 염증성 유선암(IMC)이 4마리였다.
조직학적 등급은 9마리가 고등급, 1마리가 중등급이었고, 전이 범위는 폐 전이 7마리, 림프절 전이 3마리였다. HER2 양성군의 중앙 생존 기간은 227일, HER2 음성군은 139일, 염증성 유선암(IMC) 그룹은 32일로 나타났다.
HER2 양성군 중 2마리는 연구 종료 시점까지 생존 중이었으며, 이 중 1마리는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에 도달했다. 모든 개체가 높은 전이 단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치료 중에 발생한 부작용은 대부분 경미했으며, 항암치료 중단 사례는 없었다.
이번 연구는 개의 전이성 유선종양에서 HER2와 EGFR을 표적으로 한 라파티닙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한 초기 임상 결과 중 하나로, 발표 이후 수의 종양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미 있는 연구로 주목을 받았다.
강연 말미에는 현재 진행 중인 고양이 전이성 유선종양에 대한 HER2 표적치료제 ‘라파티닙’ 연구의 중간 결과도 일부 공개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수의내과학회지(JVIM, Journal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에 투고될 예정이다.
국제 학회에서 수의종양 분야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공개한 김도윤 수의사는 최근 미국 IDEXX 본사의 Oncology Advisory Board에 합류했다.
서울대 수의대 김민수 교수는 심장(Cardiology) 세션에서 구두 발표를 진행했다.
김민수 교수는 ‘Development of a Second-generation Vascular Occluder for Patent Ductus Arteriosus Occlusion in Dogs’ 주제의 발표를 통해 자신이 직접 개발에 참여한 동맥관개존증(PDA) 치료를 위한 혈관폐쇄기구의 원리와 효과, 2세대 장비 개발 과정, 실제 케이스 등을 소개했다. 해당 발표는 전 세계 수의심장학 전문가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과거부터 다양한 인터벤션 시술을 시행 중인 김민수 교수는 PDA Plug(PDA 플러그)와 Heartworm Basket(하트웜바스켓) 등의 시술 기구 개발에 직접 참여했다.
PDA 중재적 치료를 위한 PDA plug의 경우, 지난 2021년 처음 개발됐는데, 김 교수는 2023년 미국수의내과학회(2023 ACVIM forum)에서 이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장치는 시술의 편리함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었지만, 3년간의 시술 환자 평가 분석 결과, 약 30%에서 residual flow가 발생했다. 이를 확인한 김민수 교수는 PDA를 CT로 분석하여 PDA ampulla와 minimal duct의 형태학적 연구를 진행했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기능이 현저하게 개선된 2세대 장치를 개발했다.
2세대 PDA 장치는 지난해 7월부터 국내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100케이스 이상 시술이 진행됐는데, 시술 후 residual flow가 전혀 발생하지 않고 모든 환자가 정상적으로 회복했다.
최근 인터벤션 시술용 해외 의료기기의 국내 수입에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김민수 교수가 국내 기업과 함께 개발한 2세대 PDA 시술 장치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경북을 강타한 대형 산불은 동물도 위협했다. 갈 곳 없는 반려동물과 가축들이 화마에 휩싸였다. 시민단체와 정부가 동물들도 긴급 구호에 나섰지만 제도적 뒷받침이 없어 곤욕을 치렀다.
국회입법조사처는 6월 24일(화) ‘2025년 영남지역 대형산불 사례를 통해 본 동물구호체계 현황과 입법·정책적 개선과제’를 주제로 [이슈와 논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입법조사처 산불대응연구TF는 재난상황에서 반려동물과 가축이 구호 사각지대에 놓였음을 지적하며 관련 법령 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동 산불로 700여마리의 개들이 폐사한 개농장 (사진 : 휴메인월드포애니멀즈)산불 피해를 입은 축산농장
반려동물도 가축도 대피할 곳이 없다
시민단체 구호 노력 빛났지만..구호체계 정비 시급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영남 산불로 인한 반려동물 사상 규모는 1,994마리로 집계됐다. 이중 1,662마리는 식용 목적의 개가 사망한 사례로 파악됐다.
가축도 피해를 입었다. 국가재난안전관리시스템 데이터를 기준으로 소·돼지·가금 등 주요 가축만 2만 마리가 넘게 피해를 입었다.
산불 피해 현장의 반려동물 구조는 동물보호단체들이 이끌었다. 대구·경북수의사회, 국경없는수의사회, 경북대 수의대를 비롯한 수의사 단체와 개인들이 화상 입은 동물의 진료봉사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안동에 현장 상황실을 꾸렸고, 경기도 반려마루 여주는 구조된 동물의 보호를 맡는 등 구호활동을 뒷받침했다.
의성군 보호소 동물 대피를 지원한 동물자유연대 (사진 : 동물자유연대)
이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비상시 임시 대응 성격을 넘어서지 못한다”면서 “동물 구조 인력·물자 부족과 제도적 기반 미비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해구호법이 대표적이다. 재해구호법은 아예 구호 대상을 ‘사람’으로만 한정하고 있다. 동물은 명시적인 보호대상에서 빠져 있다.
동물보호법은 재난 발생 시 동물의 소유자가 동물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농식품부의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도 동반 대피할 수 있는 시설을 사전에 파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같이 대피할 곳을 찾기는 어렵다. 국민재난안전포털의 ‘재난 대피소 지침’은 대피소 내 반려동물의 출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봉사동물만 예외다.
화마 속에서 갈 곳이 없기는 가축도 마찬가지다. 입법조사처는 “재난 발생 시 가축의 대규모 폐사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사전 대피 매뉴얼이나 보호시설, 대응 절차가 없다”고 지적했다. 2019년 이후 발생한 주요 산불에서 가축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 이유다.
입법조사처는 “재난 속 동물도 보호의 대상이고, 제도적 기반 없이 지속되는 피해는 구조적 한계의 반복”이라며 “현장 대응의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해 동물구호를 체계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美·日은 반려동물 함께 대피 제도화
반려동물 대피 인프라 구축해야
가축은 대피도 비현실적..농장 화재 위험 낮출 예방 인프라 필요
그러면서 미국과 일본의 동물구호제도를 선례로 제시했다. 재난관리체계 내에 동물구호를 통합하여 제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계기로 재난 상황에서의 반려동물 구호 문제에 주목했다. 이듬해 ‘반려동물 대피 및 수송법(PETS Act)’를 제정하면서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주·지방정부의 재난 대비 운영계획을 검토·승인할 때 반려동물 대피계획을 필수적으로 포함하도록 규정했다.
해당 지역의 반려동물 가구 수요를 재난 대비 운영계획에 반영하고, 반려동물 대피계획이 없으면 재난구호 기금 지원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계기가 됐다. 재난 시 반려동물은 보호자와 함께 이동하도록 하는 ‘동행피난’을 기본 원칙으로 명문화했다. 2018년 제정한 ‘사람과 반려동물의 재해대책 가이드라인’을 통해 대피소 내 공간 분리, 케이지 수용 등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구축을 권고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동물보호법 상 구조 대상에 ‘재난 시 구조·보호가 필요한 동물’을 신설해 지자체에 재난상황에서의 동물 구조·이송·임시보호에 대한 법적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바탕으로 재난대응 매뉴얼에 동물 대피·구호 절차를 포함시키고, 지자체 및 현장 대응 인력의 실행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반려동물과 함께 들어갈 수 있는 대피시설을 마련하고, 이동형 켄넬이나 사료, 위생용품 등 대피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지목했다. 민관 협력체계를 활용한 임시보호시설과 전담인력 배치를 통해 일반 대피자와 분리된 대피공간을 마련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가축에 대해서도 축산농가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방목지를 확보하는 등 임시 대피체계를 마련하고, 지역재난관리계획에 가축 대피 절차를 포함하는 입법적 검토를 요구했다. 재난 상황에서의 응급 사료·약품 지원, 재난 후 폐사축 처리나 복구 자재 등 피해농가 지원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목했다.
다만 가축은 대피 장소를 마련한다 한들 대규모 사육하는 가축들을 위기상황 속에서 일시에 이동시키기란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농장으로 화재가 번질 위험을 줄이기 위한 예방책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영남 산불 피해현장에서 활동한 한 대동물수의사는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곤포 사일리지를 꼽았다. 사실상 불쏘시개로 쓰일 수 있는 짚을 대량으로 모아 놓은 것이라 주변에 불씨만 날려도 화재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이 수의사는 “농장의 화재 위험을 줄이려면 조사료·건초 보관시설을 축사로부터 거리를 두거나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시설·장비를 두도록 하는 조치부터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코미팜이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 강소기업 1000+’ 프로젝트의 강소+기업으로 선정됐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벌 강소기업 1,000+ 프로젝트 사업은 혁신성과 성장잠재력을 갖춘 수출 중소기업을 발굴하여, 수출선도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선정절차, 일정, 기준 등이 제각각이었던 글로벌 강소기업, 수출유망 중소기업, 수출 두드림기업 지정제도를 하나로 통합했다.
코미팜은 2024년도에 1000만불 이상의 수출액을 달성해 전국 102개 ‘글로벌 강소+기업’ 중 하나로 선정됐다.
코미팜은 5일(목)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경기중기청)에서 열린 경기지역 2025년 글로벌강소기업 1000+ 프로젝트 지정기업 지정서 수여식에서 ‘강소+’기업 지정서를 받았다.
지정된 기업은 지정일로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지정이 유효하다. 지원 내용은 중기부 수출바우처 자동선정(4.5천만~1억원) 및 해외규격인증사업 우대, 정책금융·시중은행의 금리·보증료 인하 등이다. 특히, 강소 및 강소+기업은 R&D 및 지자체 지원사업 우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강소+기업 지정은 코미팜의 그동안의 성과와 성장잠재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으며, 앞으로의 수출 역량 강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중기청 조희수 청장은 “우리 수출 중소기업이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통상정책, 고환율 및 고금리 등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 속에서 어려움이 많지만, 중기부 지원사업을 통한 수출국 다변화로 현재의 난관을 극복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코미팜은 지난 2017년 12월 제54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국내 동물용의약품 업체 중 사상 최초로 1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으며, 이후로도 매년 꾸준한 수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해외 60여 개 국가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올해는 2천만불 이상의 수출을 목표로 하는 등 국내 동물약품 수출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국내 소호(소상공인, 개인사업자, 자영업자) 세부업종을 분석한 ‘소비 환경 변화에 따른 소호 업종 점검’ 보고서를 6월 23일(월) 발표했다. 2019년부터 2025년가지 하나카드의 결제 데이터(승인 금액, 가맹점 수 등)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소는 소호 업종에 영향을 끼치는 최근 변화 중 하나로 ‘돌봄경제’를 꼽았다. 저출산, 1인가구 증가 등 사회인구구조 변화와 개인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가 돌봄경제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노인·아동에 대한 돌봄 서비스 업종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돌보는 동물병원, 애완용품점이 포함된다. 저출산, 고령화, 소득수준 증가 등으로 반려동물과의 유대감이 중시되면서 긍정적인 소비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인용한 국세청 생활업종 통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동물병원 사업체는 17.5% 증가했다. 행정안전부 동물병원 데이터를 기준으로 해도 2019년초 4,520개소였던 동물병원은 2024년말 5,259개소까지 꾸준히 늘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카드 승인 금액을 기반으로 매출액 지수를 산출한 결과, 동물병원의 매출액 지수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9.6%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2024년의 소호 동물병원 매출액 지수는 2019년에 비해 57.8% 상승했다.
애완용품점도 같은 기간 연평균 6.8%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2022년 이후로는 성장세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동물병원과 애완용품점 모두 매출은 늘었지만, 점포 수와 함께 비교 분석하면 다른 양상을 보였다.
동물병원은 점포수 증가는 크지 않은 반면 매출액은 증가하는 ‘확장업종’에 해당됐다. 시장 성장은 양호하면서 업소 증가는 크지 않아 점당매출액이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하나금융연구소가 2022년과 2024년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동물병원의 매출액은 9% 증가한 반면 가맹점수 증가율은 0.1%에 그쳤다.
같은 기간 애완용품점은 총 매출액은 1.4% 증가했지만 가맹점수도 4.2% 늘면서 점당매출액은 오히려 2.7% 감소했다.
연구진은 “반려동물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성이 기대되나, 성장성을 상회하는 점포 증가, 사료·의료를 제외한 시장의 협소함, 온라인 채널과의 경쟁 등으로 인해 개별 점포의 실적은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예전에는 고양이도 ‘특수동물(exotic pet)’이었습니다. 이제는 고양이만 보는 동물병원이 이상하지 않은 것처럼, 특수동물만 진료하는 동물병원도 곧 생길 겁니다”
김종일 울산 리틀쥬동물병원장은 6월 22일(일) 서울대 수의대에서 열린 대한특수동물의학회 학술대회의 토크콘서트 세션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 마지막을 장식한 토크콘서트에서는 김종일 원장을 비롯해 김미혜 에코동물병원장, 김동후 고강동물병원장, 서울대 동물병원 야생동물/특수동물과 이도나·안승윤 수의사가 패널로 나섰다.
특수동물 임상수의사에 관심 있는 학생들로부터 받은 사전질문을 두고 특수동물 진료의 특징과 소회, 향후 전망을 진솔하게 전했다.
특수동물 임상에 관심 있는데..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김종일 원장은 “제가 처음 임상을 시작할 때만 해도 고양이를 특수동물로 보고 있었다. 고양이 임상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면 ‘일단 길러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면서 “아직 학생이라면 관심 있는 특수동물을 길러 보고, 습성이 어떤 지 파악한 후 공부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의사가 되어 서울대 야생동물의학교실 대학원으로 진학한 안승윤 수의사는 “새를 너무 좋아해서 새를 진료하려고 왔다”면서 특수동물 포유류, 조류, 파충류를 공부할 때 주로 보는 원서를 소개했다.
“특수동물은 사양관리가 특별히 중요하니 보호자를 위한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 여유가 된다면 사랑을 담아 키워보는 것도 좋다”고도 조언했다.
김동후 원장은 개·고양이를 진료하는 1인 원장 동물병원을 오래 운영해오다 특수동물 진료로도 저변을 넓혔다. 김동후 원장은 “학부생이라면 열심히 놀고, 수의대 밖의 많은 사람들을 접해야 한다”면서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면 진료도 좋아질 수 없다”고 말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을 진료하려면 보호자와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만큼 사람을 잘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고양이와는 달리 특수동물은 아직 학생실습 저변이 자리잡지 못했다. 김미혜 원장은 “특화병원들은 굉장히 바쁘고 폐쇄적이다 보니 실습생을 많이 받기 힘들다. 외국도 마찬가지더라”면서도 “해외 유명 수의과대학 학생들도 저희 병원에 실습 문의를 한다. 그만큼 학생들이 특수동물 임상에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2023년 미국 코넬대 동물병원 특수동물과의 실습후기로 당해 본지 실습후기 공모전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던 안승윤 수의사는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의 실습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특수동물의학회 차원의 실습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제안에 대해 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미혜 원장도 “학회가 구성됐으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해외 실습을 두고서는 특수동물 임상 실습에 참여하는데 수백만원 대의 참가비가 요구될만큼 아직 비싼 편이라는 현황도 공유했다.
특수동물이 워낙 다양한데..잘 모르는 동물이 진료 받으러 올 때도 있나요?
김미혜 원장은 “그럴 때가 너무 많다. 병원에서 진료하는 종도 워낙 다양하고, 아주 미세한 차이로 종이나 성별을 구별해야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있다”면서도 “수의사는 아픈 아이들을 치료하는 사람이지 종 감별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어차피 모든 동물을 다 키워보거나 세세히 알 수는 없고, 그래야만 치료적 접근이 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김미혜 원장은 “(모든 특수동물을 알아야 한다는) 그런 스트레스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크게 종을 분류해도 진료에는 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김종일 원장은 “마냥 특수동물이라고 칭하면 범위가 너무 넓다”면서 대략적인 분류를 나누고, 각 분류마다 대표적인 동물이나 유사한 반려동물로부터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종일 원장은 “파충류와 조류는 별개지만 포유류는 초식·육식·잡식동물로 분류할 수 있다. 육식동물이라면 고양이에 준해 페렛 등을 커버하고, 초식동물이라면 토끼로 출발하는 식”이라며 “비교해부학적 특징만 고려하면 나머지는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김종일, 김미혜, 김동후, 안승윤, 이도나 수의사
특수동물 진료의 특징이 있다면?
전문수의사(전문의) 제도화가 논의될만큼 개·고양이는 진료과목별 깊이를 더하고 있다. 첨단 중재시술이나 최소침습의학도 각광받고 있다.
반면 특수동물 진료는 넓이가 특징이다. 포유류부터 양서류까지 수많은 동물종을 접하고 치료해야 한다.
김종일 원장은 “특수동물 수의사는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산과 등을 모두 잘해야 한다. 여러 진료과목에 두루 관심이 많고, 또 그런 것을 좋아하는 수의사에게 더 어울린다”고 조언했다.
김미혜, 김동후 원장도 기본적인 임상역량이 필수임을 강조했다. 개·고양이를 어느 정도 진료할 수 있는 수의사여야 특수동물도 진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후 원장은 작은 것에 집중할 수 있는 꼼꼼함도 강조했다. 50g도 채 나가지 않는 소형 포유류, 소형 파충류 동물이 국내 특수동물 임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작은 도마뱀에서, 더 작은 눈을 두고, 그 중 일부인 안검을 봉합하는 식으로 세밀한 처치가 요구되는 식이다.
김미혜 원장은 ‘조용함’을 특징으로 꼽았다. 소리가 큰 환자는 앵무새 정도이지만 개에 비할 바는 못 되고, 대부분의 동물이 입원해도 조용히 케이지에 있는 형태라는 것이다. 개·고양이에게 물리거나 할퀴어 난 상처가 많을 수밖에 없는 일반 임상수의사와 달리 비교적 안전한 편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다른 동물종에 비해 죽음에 가까이 있다는 점도 지목됐다. 사람이 다루면서 받는 스트레스에 취약한 특수동물이 많은데다, 진료 저변이나 자가진료 등의 문제로 크게 악화된 뒤에야 내원하는 경우도 많다 보니 진료 과정에서 폐사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는 것이다.
김동후 원장은 “특수동물 수의사는 죽음이 옆에 있다고 항상 말한다”면서 “그로 인한 스트레스에도 강해야 하고, 보호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전망은 어떤가요?
이날 패널로 나선 김종일·김미혜·김동후 원장은 모두 특수동물을 진료하는 병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전체 진료의 50~80%가 특수동물 진료라고 전했다.
김미혜 원장은 “에코동물병원에서 ‘에코특수동물병원’으로 이름을 바꿨을 때가 6년여전인데 그때도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다. 개·고양이 손님이 다 떠나서 동물병원 운영이 안 되면 어떡하나 걱정하기도 했다”면서도 “이제는 점점 특수동물 진료비중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파충류 수출 규모도 크고 새도 많이 키운다면서 “특수동물 저변과 매니아층은 더 넓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종일 원장은 “한참 전에는 고양이만 진료하는 동물병원을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흔하게 볼 수 있다”면서 “수년 안에 특수동물만 전문으로 진료하는 동물병원이 곧 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에 더해 새, 파충류 등 특수동물 중에서도 일부에 초점을 맞춘 동물병원까지 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고양이가 특수동물 분류에서 독립했듯 토끼나 앵무새도 그러지 못하리란 법이 없다는 얘기다.
김동후 원장도 최근 특수동물 진료 비중이 점점 늘어난다고 전했다. “주말에는 멀리서도 특수동물 진료로 찾아와 주시다 보니 토요일엔 개·고양이 환자 아예 없다”면서 “저는 개·고양이도 진료하고 싶은데 특수동물만 오냐는 고민을 할 정도”라고 말했다.
임상연구가 더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안승윤, 이도나 수의사는 “특수동물 진료에 필요한 연구를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왔다”고 입을 모았다. 개·고양이에선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약물도 아직 특수동물에서는 권장용량이 수립되지 않은 경우가 흔할 정도인만큼 앞으로 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김미혜 원장은 “특수동물 수의사는 소수인만큼 특별하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처우도 좋다”면서 “특수동물 임상에도 다음 세대가 나와 주어야 한다. 개·고양이에 치중된 임상 분야가 넓어지고 경쟁을 덜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회차 맞이한 특수동물의학회 성료
이날 열린 대한특수동물의학회(회장 연성찬)는 ‘진료의 외연을 넓히다:특수동물과 함께 하는 미래’를 주제로 특강과 증례발표를 진행했다.
안동춘·박진봉·김남수 교수가 특수동물의 해부와 약리, 조류 수술에 대한 강연에 나섰다. 연성찬 회장은 내시경을 활용한 최소침습수술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학회장에는 일선 동물병원뿐만 아니라 동물원, 국립공원 등에서 다양한 동물을 진료하는 수의사들이 모였다. 증례발표에서는 이종수혈이나, 생약, 레이저를 활용한 재활치료 등 더 나은 특수동물 진료를 위한 도전들을 조명하기도 했다.
생명 존중 사회를 위한 동물의료 활동을 펼치며 동물보호 및 복지 정책을 제안하는 비영리 민간단체 (사)국경없는수의사회(VWB, 대표 김재영)가 22일(일) 경북 안동에서 올해 상반기 마지막 정기 동물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날 봉사활동은 경북 산불 피해지역의 시골 마당개들을 위한 환경개선 프로젝트 ‘해방 1미터’ 활동을 진행 중인 ‘루시의 친구들’과 함께 진행됐다.
지난 3월 경북 산불 피해 현장에서 동물 200여 마리를 구조한 루시의 친구들(참여단체: 동물권행동 카라, KK9레스큐, 코리안독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TBT레스큐)은 현장에서 짧은 목줄, 잔반 급여 등 고질적인 마당개 사육 문제를 확인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해방 1미터’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마당개 중성화 수술은 무분별한 번식을 막고, 유실·유기견 예방 및 들개화 방지 효과가 있다. 루시의 친구들은 ‘마당개 1마리의 중성화 수술이 10마리 유기견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판단 아래 지난 7일 버동수(버려진 동물을 위한 수의사회)와 경북 청송에서 57마리의 마당개를 대상으로 중성화수술 봉사를 했고, 이날 국경수와 함께 안동에서 중성화수술 봉사를 시행했다.
이날 70여 명이 참여했다. 전국에서 모인 수의사, 수의대생과 함께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권영삼, 장민 교수팀과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이성인 교수팀도 동참했다. 여기에 독일 및 호주 수의대 학생들까지 참여하며 국제적 협력의 의미를 더했다.
이들은 총 59마리의 마당개(암컷 39마리, 수컷 20마리)를 대상으로 중성화수술을 했다. 산불 피해지역에서 구조되어 임시 보호를 받는 개들이었다. 탈장 및 유선종양 제거 후 조직검사 등 필요한 외과적 치료도 함께 이뤄졌다. 수술 전·후에는 각 개체의 건강 상태에 맞춘 맞춤 케어가 제공됐다. 국경없는수의사회 의료팀은 마취 회복 관리에 집중했고, 카라동물병원 수의사 및 단체 활동가들은 회복 후 건강 관리를 맡았다.
루시의 친구들은 마당개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깨끗한 견사도 제공했다. 루시의 친구들은 현재까지 경북 산불 피해지역 마당개들에게 100채의 집을 선물했다.
바이오노트, 서울시수의사회, 위고인터네셔널코리아, 세아메디칼이 봉사활동을 후원했다. 위고인터네셔널코리아와 세아메디칼은 버동수, 서울대 팔라스(Pallas)에 이어 국경없는 수의사회에도 수술용 초음파 절삭기 ‘Sound Reach’를 후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국내 정기봉사활동을 마무리한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6월 25~27일 3일 일정으로 베트남 랑선성 지역에서 해외 동물의료봉사활동을 펼친다. 개·고양이 광견병 예방접종을 중심으로 중성화수술, 내외부 기생충 검사 및 치료, 기타 진료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삶은 크고 작은 모험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수의사라는 길을 선택한 우리는 때론 멈추기도, 달리기도, 누군가와 함께 걷기도 하며, 바른 방향을 찾아갑니다.
데일리벳 12기 학생기자단은 하루동안 수의사 선배님들(동료 수의대생)의 모험에 동행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하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온 수의사들(개척해 나갈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젝트 [어드벳(vet)쳐]에서 우리들의 특별했던 하루를 전합니다.
오전 10:00 에버랜드 동물병원 도착
에버랜드 동물병원에 도착해 에버랜드 수의사의 하루를 체험하기 전 동물병원장인 윤승희 수의사를 만나 동물원 수의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에버랜드 수의사의 하루① 보러가기).
이후 에버랜드 동물병원의 진료 수의사 선생님들의 하루 일과를 함께 하며 수술, 진료, 진단검사, 그 외의 업무(동물 복지, 영양, 연구 등)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전합니다.
호저 3차 농양 제거 수술
오전 11:10 호저(아프리카포큐파인, Africa Porcupine)의 농양제거술 3차 F/U
군집 생활을 하는 호저는 서로의 가시에 찔려 다치기도 하는데요, 합사 중 다른 개체의 가시에 찔려 볼 근육층의 감염에 의한 농양이 발생하였고 관을 통해 농을 제거해주는 3차 F/U 수술이 진행됐습니다.
수술 현장에서는 진료 수의사 3명과 주키퍼(사육사)가 함께 F/U과 관련한 치유 진행 및 관찰 사항, 사육사의 술후 관리에 대한 소통이 이어졌습니다. 수술 후 케이지에서 마취가 깰 때까지 기다린 뒤 11:57 격리실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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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에버랜드에는 5분의 수의사 선생님이 계신데, 치료가 필요한 개체의 수술 및 처치를 하실 때 어떤 기준으로 담당하여 진료를 하시나요?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초진자가 주술자가 됩니다. 보통 초진자가 치료 방향을 설정하고 쭉 관리를 하지만, 수의사 모두가 매일 출근을 하지 않기 때문에 협업이 필요합니다. 수술을 할 때는 마취도 필요하니 여러 명의 수의사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친구는 제가(신기용 수의사) 초진자였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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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10 에버랜드 내 직원 식당에서 점심식사
오전 업무를 마친 후 에버랜드 내 직원 식당으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했습니다. 이동하는 길에도 선생님들께서는 업무에 관한 소통을 이어가셨는데요, 신기용 수의사님과 종 보전 연구, 담당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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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에버랜드에서는 종 보전 역할을 하고 있는데, 늘 연구를 하고 계신가요?
일부 멸종위기종에 대한 번식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계절 번식을 하는 동물 중 지금 시즌에 발정이 오는 동물이 있어 호르몬 검사나 실험을 통해 합사 및 교미하기 위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장기적인 종 보전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그 기준에 따라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동물복지, 연구 등 진료 외 주요 업무들 중 선생님이 주력으로 하고 계신 분야는 무엇인가요?
전체적으로 다 함께 하고 있긴 하지만 회사에서 주어진 R&R을 기준으로 보면, 저는 질병 방역과 예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동물원 동물들은 질병에 걸린 후 처치는 어려운 점이 많아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미국수의사협회에서 제공하는 메뉴얼 등 여러 자료들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동물원마다 환경과 동물 종이 다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응용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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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0 당뇨병 증상(PU/PD)이 있는 금강앵무(scarlet macaw) 채혈
식사를 마친 후 오후 1차 진료가 이어졌습니다. 이전에 혈당이 높아서 관리를 하던 개체가 호전됐다가 다시 PU/PD의 임상증상이 나타나 혈당 체크를 위한 채혈이 이루어졌습니다.
검사 후 치료 방향이 다시 정해질 예정인데요, 예민한 성격의 금강앵무를 위해 정숙한 환경에서 채혈이 진행되었습니다.
이후 주키퍼 선생님과 검진 일정을 조정했습니다. 에버랜드에서는 수의사와 주키퍼 간의 일정을 조율하여 진료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오후 1:27 나무늘보 현장 X ray 촬영
노령 개체가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있어 경구약과 연무기(nebulizer) 처치를 해왔지만 증상이 장기화됐습니다. F/U를 위해 동물사에서 X-ray 촬영이 진행되었습니다.
동물사 뒤편에서 X ray 촬영을 하기 위해 이동 중인 나무늘보
오후 1:40 유인원사 오랑우탄 정기 메디컬 트레이닝 및 인슐린 주사 처치
유인원사의 오랑우탄 중 당뇨로 잠정 진단된 개체에게 약 2,000일에 걸쳐 매일 동일한 시간에 인슐린 처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도 인슐린 주사 처치가 진행되었습니다.
오랑우탄은 메디컬 트레이닝을 통해 몸에 심어놓은 마이크로칩으로 온도 센서에 의해 체온을 측정하며 관리 중입니다. 트레이닝 후에는 적절한 보상으로 맛있는 간식도 급여되고 있습니다.
유인원사의 오랑우탄 메디컬 트레이닝 장소
유인원사는 사람과의 질병 공유 우려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해 야외 동물사 왕진에 동행했습니다. 유인원사에서 호랑이사까지의 시진과 동시에 구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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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동물사 시진은 어떤 방식으로 하시나요?
왕진 시 기준을 정해 주로 보는 포인트들이 있어요. 종마다 다르지만 특정 시간에 있는 위치, 변의 위치, 군집생활 하는 동물의 경우 특정 개체와의 관계 등이 있습니다. 가령 조류 같은 경우에는 이상한 자세로 날개가 떨어져 있는지 등을 봐요.
호랑이는 임상증상이 명확히 드러나요. 고양이과이기 때문에 노령성으로 오는 신장 질환에 취약해서 음수량, 소변량 등을 잘 관찰해야 합니다. 맹수들은 마취나 혈액검사가 쉽지 않기 때문에 평소 기본 관찰을 잘 해줘야 하죠. 1차적으로 주키퍼분들이 잘 해줄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수의사의 역할입니다. 때문에 다양한 동물들의 생태, 생리 등 많이 공부해야 해요(웃음).
Q. 협진을 하다 보면 서로 의견이 다른 경우가 있을텐데 어떻게 풀어가시나요?
케이스마다 풀어가는 방식이 다르죠. 혈액검사나 X-ray 등 객관적인 지표에 대한 이견은 거의 없지만 history taking, 왕진, 시진 같이 주관적인 지표의 경우 각자의 의견을 공유하고 상대방의 관점에서도 바라보며 일원화를 시켜요.
특히 위급한 상황에서는 진단을 통한 치료보다는 대증처치를 해야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수의사의 의견을 조금 더 존중하게 되는 편입니다(웃음). 대신 그만큼 책임도 져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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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우탄의 인슐린 처치와 동물사 왕진이 끝난 후 로스트 밸리로 향했습니다. 이동길에 동물복지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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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업무들 중 동물복지와 관련하여 수의사와 주키퍼의 역할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
더 가까이서 기르면서 복지를 만족시켜 주는 건 주키퍼분들입니다. 수의사들은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동물복지’의 개념 속에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있기 때문에 수의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또한 wellbeing이 필요한 동물이 있을 때에도 조언을 줄 수가 있죠. 질병에 대해 취약해지는 부분 또는 정신적, 육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도움을 줄 수가 있습니다. 행동 풍부화 또한 회사에서 제도화하여 주기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사료도 기존의 포뮬러에서 추가나 변경이 있을 경우 수의사가 관여하고 있습니다.
환경적으로는 동물사 개선의 측면에서 수의사도 TF로 참여하는데요. 이 때 주키퍼와 수의사가 바라보는 시각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주키퍼는 위생과 청소 관리, 밥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지 등을 주로 본다면 수의사는 동물사 환경이 질병 발생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거죠. 동물복지를 위해서는 둘 다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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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20 로스트 밸리 바바리양(barbary sheep) 분변 채취와 시진
로스트 밸리에서는 바바리양이 무리를 이루어 지내고 있는데요. 분변 중 연변(묽은 변)이 발견되어 분변을 채취하고 증상 확인을 위해 주키퍼 분들과 소통이 이루어졌습니다.
우제류 사에서는 소화기계 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설사 외에도 반추 여부 관찰, 1위 청진 등의 진료를 진행합니다. 또한 사료 섭취 후 몇 시간 이내에 반추 활동을 시작하는지 등 체크합니다.
청진 시 전시장에서는 위험하기 때문에 동물사에서 진행되는데요. 이 날은 증상이 심하진 않아 격리 조치와 동물사 소독, 약처방이 이루어졌습니다.
오후 2:43 PM 1차 진료 후 동물병원에서 진단 검사 진행 (혈액, 분변 시료 검사, 영상 판독, 약처방)
시료 채취 후 동물병원으로 돌아와 검사 및 판독하며 진료를 정리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하루 일과 중 오전과 오후의 1차 진료를 마친 후 약 1시간 정도 진단 검사 일정을 가지신다고 하는데요, 이 날은 바바리양 분변 검사, 금강앵무의 혈액 검사 진행, 나무늘보의 X-ray 영상 판독이 진행되었습니다.
영상 판독 시 수의사 선생님들끼리 함께 리딩 및 디스커션을 하고, 필요 시 문헌 참고 및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는 시간을 갖거나 영상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하신답니다.
나무늘보 X-ray 판독
오후 3:35 체험 종료
오후 2차 진료는 응급한 상황이거나 1차 진료 후 재진이 필요한 동물들의 진료로 이루어집니다. 주로 주키퍼분들과 스케쥴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유동적으로 진료가 진행된다고 하는데요. 또는 오후 5시 이후 전시가 마감되면 동물사에서 진료를 하시기도 합니다. 이 날 오후에는 메디컬 트레이닝이 되어있는 호랑이 채혈 진료가 있었습니다.
업무 동안에도 틈틈이 주키퍼 분들과 메신저로 소통하며 처치와 상태에 대한 관리를 하셨는데요. 이날 학생기자 체험은 오후 진단 검사까지 동행한 후 종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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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을 마치며..
좁은 시멘트 바닥 햇빛 한줌 없는 유리창 너머로 존재하는 전시물이 아닌 동물이 본래 있어야 마땅할 생태를 갖춘 공간,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또는 어려운) 동물을 ‘보호’하는 곳. 내가 생각하는 동물원의 이상적인 방향성이었다.
이를 위해 동물원 수의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했다. 그 해답을 찾고자 했던 나의 실천은 선한 방향성을 가진 동물원들의 실습을 통해 가능성과 한계를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었다.
전국 곳곳의 동물원 수의사 선생님들께서는 동물들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하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계셨다. 특히,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역할을 넘어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안녕과 행복을 위하는 일, 동물들의 ‘복지’를 위해 힘쓰는 실천들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누군가는 동물복지가 수의사의 일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한 존재의 삶이 건강만으로 귀결되지 않듯 그들의 평안과 공존을 생각하는 것 또한 수의사의 역할이자 함께 책임져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치료하고 살리며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명감,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해 동반하는 애정과 연민의 마음, 한 공간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동물원 동물들의 일생을 ‘책임’지는 책임감까지. 이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더 해줄 수 있을지 한번 더 생각하는 행동과 실천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들에 보람을 느끼는 것이 동물원 수의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물원이 올바른 방향성으로 나아간다면 무궁무진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이를 위해 동물원 수의사로서의 역할과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한 생각을 넓힐 수 있었다.
‘아직까지 더 공부하고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겠지만 미래의 동물원이 나아가야 할 선한 방향성은 동물원과 생츄어리 사이 그 어디쯤이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