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좌담회] Jörg Steiner ACVIM 전임 회장과 국내 전문가들의 ‘췌장염 진단’ 논의

University Distinguished Professor이자 Regents Professor이며, 미국수의내과학회 (ACVIM)의 이사회장을 역임한 요르크 M. 슈타이너(Jörg M. Steiner) 교수가 한국을 방문했다. 텍사스 A&M 대학교의 소화기 연구소(GI Lab)를 이끄는 슈타이너 교수는 미국수의내과전문의(DACVIM) 및 유럽수의내과전문의(DECVIM)로서 반려동물 소화기 질환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Jörg Steiner 교수는 수의학 진단 분야의 글로벌 리더 아이덱스(IDEXX)의 초청으로 대만, 싱가포르에서 강의를 진행한 뒤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아이덱스 코리아(IDEXX Korea)는 Jörg M. Steiner 교수의 내한을 기념해 국내 주요 전문가들과 함께 좌담회를 개최했다(KOL Round Table Discussion).

이날 좌담회에는 Jörg Steiner 교수와 서경원 서울대 수의대 교수, 송우진 제주대 수의대 교수, 유도현 경상국립대 수의대 교수, 김학현 충북대 수의대 교수, 김성수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한성국 청담 장튼튼내과동물병원 원장이 참석했다.

Jörg Steiner 교수의 ‘개, 고양이 췌장염 진단의 최신 지견 및 관리’에 대한 강의에 이어 질의응답, 의견 게재가 이어졌다. 췌장염 진단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부터 췌장염과 동반하는 질환, 췌장염 관리 및 모니터링 방법, 치료법 등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좌담회 내용을 정리해 본다.

Jörg Steiner 교수

췌장염은 과거 인식과 달리 흔한 질병이다.

Jörg Steiner 교수에 따르면, 사람의 경우 매년 전 세계 인구 100명 중 1명이 췌장염에 걸리고, 급성 췌장염 환자 중 4%가 췌장염으로 사망한다. 미국에서만 매년 수만 명이 췌장염으로 목숨을 잃는 셈이다. 적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사람과 달리 반려동물의 췌장염은 과거에 과소평가됐었다.

Jörg Steiner 교수는 “개, 고양이 췌장염이 과거에는 흔하지 않다고 여겨졌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흔하다”고 말했다. 개뿐만 아니라 고양이에서도 췌장염이 발생한다. 특히, 예전에는 내과 교과서에서조차 고양이의 만성 췌장염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지만, 개와 고양이 모두 만성 췌장염이 급성 췌장염보다 더 흔하다. 개의 췌장염 중 약 2/3가 이상이 만성, 고양이 췌장염 중 약 3/4 정도 이상이 만성 췌장염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만성 췌장염보다는 급성 췌장염 진단이 많이 이루어진다. 개·고양이의 만성 췌장염이 과소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무증상 췌장염 케이스도 있다.

일부 수의사들은 무증상(subclinical) 췌장염을 신경 쓰지 말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만성신장질환(CKD)이 다른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IDEXX의 SDMA 검사 등으로 조기 진단하는 것처럼, 만성 췌장염도 진단 및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 사람에서는 현재 당뇨병의 상당수가 적절히 진단되지 않는 무증상 췌장염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추세이다.

Jörg Steiner 교수는 “내 의견은 간단하다. 무증상 췌장염을 무시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 고양에서 췌장염 사례의 95%는 원인을 알 수 없다(idiopathic). 그런데, 사람의 췌장염도 과거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95%였다고 한다. 지금은 5%이다. 사람에서 급성 췌장염의 가장 많은 원인은 담석이고, 만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술(알코올)이다. 반려동물도 추후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면 원인을 밝혀낼 확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 고양이 췌장염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Jörg Steiner 교수는 사람 음식을 먹는 것, 고중성지방혈증(Hypertriglyceridemia), 호발품종, 교통사고 등 외상, 고칼슘혈증, 주혈흡충증(Schistosomiasis) 등의 감염, 뱀 교상 또는 약물 독성 등 췌장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경우를 여러 가지 소개했다. 하지만 이러한 각 원인에 따른 병태생리학이나 병변의 양상은 서로 다른 것으로 보이며 그 메커니즘이 다 밝혀진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명절 이후 췌장염 환자가 많기 때문에 사람 음식을 먹는 것이 췌장염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과학적인 증명은 부족하다. 고중성지방혈증은 사람에서 심각한 췌장염을 일으키고, 개에서도 췌장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양이는 그렇지 않다. 미니어처 슈나우저는 췌장염 호발품종으로 알려졌지만, 유럽의 미니어처 슈나우저는 췌장염이 많지 않다. 사람에서는 교통사고로 복부에 에어백의 충격을 받거나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철봉에 부딪힌 뒤 외상성 췌장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동물도 외상성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여겨지지만 보고 케이스가 흔하지는 않다. 환자가 췌장염이 있더라도 골절이나 심근염, 통증 같은 환자의 ‘더 심각한 다른 문제’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개, 고양이 췌장염 진단 방법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개, 고양이 췌장염 진단에 복부초음파 검사가 유용하다. 단,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질병이 얼마나 심각한지, 지속적인지 일시적인지, 초음파 검사를 하는 타이밍이 언제인지, 초음파 장비의 질이 어떤지, 초음파 검사를 하는 수의사의 숙련도는 어느 정도 되는지, 검사자가 췌장염을 얼마나 의심하는지 등이 초음파를 통한 췌장염 진단에 영향을 미친다.

우선, 초음파상 변화가 나타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증상이 발현하는 즉시 초음파 검사를 받아도 정상으로 판단될 수 있다. 초기 24시간만 이상 병변을 보이는 초단기 췌장염 환자도 있다. 초음파 장비의 질도 중요한데, 해상도가 낮은 장비를 사용해도 진단이 어려울 수 있지만, 무조건 고성능의 장비가 진단에 더 좋다고만 할 수도 없다. 노령성 변화인 hyperplastic nodules(과형성 결절)와 췌장염에서의 췌장 변화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저성능 장비가 췌장염을 과소진단한다면, 고성능 장비는 과잉진단할 가능성이 있다. 초음파 검사를 하는 수의사의 실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더 얘기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요소가 췌장염에 대한 의심 수준이다. 영상의학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결과, 사전에 췌장염 관련 환자인지를 의식하고 있었던 경우 췌장염으로 오진(과잉 해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영증강 초음파 검사, CT, MRI 검사도 췌장염 진단에 활용할 수 있으나 고려 사항이 있다. 사람은 췌장염 진단을 하기 위해 CT 촬영이 표준검사지만,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민감도는 매우 낮았다. Jörg Steiner 교수 역시 췌장염 진단을 위해 CT 촬영을 한 적은 없다고 한다. MRI가 췌장염 진단에 유용하다는 논문이 있지만,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췌장염 진단을 위해 고가의 영상 진단을 할 것인지,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에 비용을 집중할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다.

병발질병이나 감별진단 원인을 배제하기 위한 기본 검사로 CBC와 혈청화학검사는 필요하지만, 췌장염 진단에 특이적이지 않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현재 반려동물의 췌장염 진단을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복부초음파 검사와 바이오마커 검사다. 바이오마커로는 췌장 특이적인 Pancreatic lipase(이하 PL)가 사용된다. Lipase는 췌장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장기에서도 분비되기 때문에 췌장염 진단을 위해서는 PL을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

PL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Enzymatic Assays(효소분석)와 Immunological Assays(면역분석)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Lipase와 기질이 반응하여 생성된 산물의 양을 측정하여 활성도(Activity)를 평가하는 방법이고, 두 번째 방법은 항체를 이용하여 면역반응력(Immunoreactivity)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Jörg Steiner 교수는 각각의 검사 방법의 종류와 원리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면역분석법으로는 아이덱스의 Spec cPL&fPL 검사와 SNAP cPL&fPL 검사가 대표적이다. Spec PL 검사는 랩으로 의뢰해야 하고, SNAP은 키트 검사 방법이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여러 가지 PL 검사 방법 중 Spec cPL 검사가 가장 특이적인 검사로 나타났다. 실제 아이덱스(IDEXX) 랩에 의뢰하는 PLI(Pancreatic Lipase Immunoreactivity) 검사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개·고양이 췌장염 진단의 골드스탠다드로 여겨지고 있다(개 Spec cPL, 고양이 Spec fPL).

Lipase 활성도 검사는 1,2-diglyceride(1,2 Dig), Triolein(triglyceride), DGGR(synthetic) 등의 기질 반응을 이용하여 측정될 수 있다. 1,2-diglyceride(1,2 Dig), Triolein(triglyceride) 방식은 기존의 원내 분석기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었으나 췌장 특이적인 Lipase 활성도 측정에 있어 한계가 있었다.

가장 최근에 등장한 기질은 DGGR이라는 합성 기질로서 Lipase가 결합하여 분해될 때 발색하는 방식이 기존의 기질과 완전히 다르며 까다롭게 이루어진다. 이런 기질 반응 및 발색이 정밀하게 이루어지게 하는 보조인자와 반응 조건 (pH, 온도, 분석기 등) 등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최근까지 습식 생화학 분석기에서 이용해 왔던 DGGR 활성도 검사가 전통적인 기질 기반 검사 대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단, IDEXX가 곧 국내에 출시하는 DGGR 기반의 Catalyst Pancreatic Lipase (이하 Catalyst PL) 테스트의 경우, 개·고양이 췌장염 진단의 골드스탠다드로 여겨지는 IDEXX Spec PL과 거의 비슷한 검사 결과를 나타냈다. 이 검사가 정식 출시되면, 아이덱스 Catalyst 분석기를 보유한 동물병원이 원내에서 더 빠르고 정확하게 개·고양이의 췌장염을 진단할 수 있는 길이 곧 열리게 된다. 실제 Catalyst PL이 출시된 여러 국가에서 IDEXX SNAP cPL&fPL 검사 대신 Catalyst PL 검사를 대부분 사용한다고 한다. SNAP 검사의 경우 정확한 수치가 아닌 색깔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정량적으로 정확한 판단에 한계가 있다.

간혹, 사람의 분석법을 동물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임상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Jörg Steiner 교수는 “분자 구조가 다르다”며 “인간과 개에 대한 분석법이 다른데, 일부 회사들은 (동물에게) 전혀 유효하지 않은 사람의 분석법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Jörg Steiner 교수의 강연에 이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질의응답과 토론이 이어졌다(편집자 주 – 중복되는 질문과 같은 질문에 추가적인 의견제시가 이뤄진 경우가 많아서, Jörg Steiner 교수는 S로 표기하고, 다른 참가자들은 일괄적으로 A로 표시합니다. I는 IDEXX 관계자입니다).

A : 여러 가지 검사 방법을 소개해 주셨고, 여기 있는 모두도 종합적으로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CBC, Chemistry 검사와 CRP, PLI 검사, 그리고 초음파 검사를 주로 하는데, 임상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이중 어떤 검사가 가장 중요하다(critical)고 생각하시나요?

S : 다른 질병을 감별하기 위해서 일반적인 CBC와 혈청화학검사(Chemisty)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PL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외부 랩으로 검사를 의뢰하든, SNAP 키트로 검사하든, Catalyst PL 검사를 하든 유효한 PL 검사를 해야 합니다. 자기가 어떤 검사를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에 의해 유효한 검사가 이뤄져야 환자에 대한 판단이 정확해집니다. 이 모든 요소가 중요하죠. CRP 검사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해석하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CRP 수치가 높다고 개가 반드시 죽는다는 뜻은 아니니까요. CRP 수치는 하나의 정보일 뿐, (췌장염을 진단, 평가하는데) 아주 결정적인 정보는 아닙니다. 많은 사람이 CRP 수치 상승을 췌장염 진단에 있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데, 제 경험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A : IRIS stage 2 정도의 CKD 환자가 지속적으로 cPLI 수치가 상승되어 있다고 하면, 만성췌장염으로 생각되시나요? 아니면 검사 결과가 잘못됐다고 보시나요?

S : 답은 매우 쉽습니다. 확실히 거짓이 아닙니다. PL(Pancreatic lipase)을 생각해 볼까요? PL의 분자량은 60,000정도 됩니다. 그리고 음전하를 띄고 있죠. 따라서, 사구체를 통과하지 못합니다. 결국, 신장 기능은 PL 측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겁니다. Spec cPL은 신장 기능과 무관하게 췌장 유래 Lipase 분비가 증가할 때만 측정합니다. 20년 전에 실험적으로 신부전을 유발한 개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습니다.1)

사람에서는 신장질환이 췌장염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지만, 반려동물에서는 정확한 기전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CKD가 췌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CKD가 몸의 염증 상태를 기하니까 췌장염을 일으킬까요? 췌장으로의 혈액 관류에 영향을 주는 게 원인일까요? 요독소가 췌장에 영향을 미칠까요? 알 수 없습니다. 아무도 이에 대한 연구를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우리가 아는 것은 신장질환 환자 상당수가 PL 수치가 올라가는데, 이는 분명 췌장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PL의 반감기가 매우 짧다는 겁니다. 약 90분밖에 되질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몸에 영향을 미는 상태와는 다르다는 겁니다. PL이 계속 높다면 최근 24시간 안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A. 비슷한 질문입니다. 쿠싱 환자에서도 PL 상승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거짓 증가일까요, 이차성 췌장염일까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S : 좋은 질문입니다. 이와 관련된 논문이 있습니다. 그런데 결과 해석이 잘못된 측면이 있습니다. 쿠싱이 있는 개 환자와 쿠싱이 없는 개 환자를 비교한 연구였는데, 쿠싱 환자에서 PL 수치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췌장염 진단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초음파 검사도 하지 않았죠. 그들은 PL이 잘못됐다고 (거짓증가) 해석했지만, 저는 만성 췌장염도 하나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에서 쿠싱 환자가 종종 경증의 만성 췌장염을 겪는다고 보고됐기 때문입니다.

또한 쿠싱이 있는 개를 대상으로 초음파 검사를 수행한 연구도 있었습니다. 초음파 검사에서 만성 췌장염의 증거가 나왔습니다.2)

두 가지 연구에서 해석은 달랐지만, 쿠싱과 췌장염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생각합니다. 췌장에 뭔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정확히 어떻게 췌장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말해줄 수는 없습니다. 아마 췌장 선방세포(acinar cell)에 염증 등의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A : 많은 쿠싱 환자가 복잡한 병발질환(comorbidity)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에 췌장염도 있습니다. PL 수치가 높아진 경우도 많죠. 개인적으로 쿠싱 환자 중에 정말 췌장염이 있는 환자 비율이 당뇨 등 다른 내분비 질환에 비해서 적은 것 같습니다.

S :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거짓 수치 상승이 있다는 논문도 있습니다. 해당 논문을 보면, PL 수치만 살짝만 높았을 뿐입니다. 따라서, (쿠싱 환자에게) PL 수치가 450 정도로 약간 만 높다면 췌장에 염증이 있다는 뜻이지만, 당장 걱정해야 할 수준은 아닐 수 있습니다. 부신피질기능항진증(쿠싱)을 먼저 걱정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쿠싱이 잘 관리되면 PL 수치도 정상화될 거라고 봅니다.

A: 급성 췌장염을 배제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SNAP 테스트를 이용하고 있는데 지난 2년간 데이터를 보니 SNAP 비정상 결과가 30% 미만 정도였습니다. 대학에서의 표준 진료 프로토콜 상 이렇게 나왔는데, 제 동료 중 한 명이 비정상 비율이 낮은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합니다. 수의사마다 접근 방식이 다를 수 있는데 서양 쪽의 상황이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S: 30%라는 수치는 적절한 수의 환자에게 테스트를 시행하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만약 그 수치가 훨씬 높다면, 오히려 충분한 수의 환자에게 테스트하지 않고 있다는 뜻일 수 있어요. 이건 마치 탐색적 수술과 비슷합니다. 탐색 수술을 할 때마다 매번 이물질을 발견하고 있다면 아마도 많은 이물 케이스를 놓치고 있다는 뜻일 수 있어요. 충분히 자주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반대로, 50%의 확률로 탐색적 수술에서 뭔가를 발견한다면, 아마도 충분히 많이 시도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나는 80%의 확률로 양성을 발견한다”고 말하는 건 비교가 안 되는 거예요.

그건 충분히 많은 케이스를 다루지 않았다는 뜻일 수 있으니까요. 30% 정도가 평균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A : 췌장염 진단을 위해서 FNA를 일상적으로 하시나요?

S : 솔직히 말해서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모든 췌장염 케이스에서 FNA를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FNA는 영상전문의가 (복부초음파를 하면서) 수행하죠. 그래서 영상전문의의 성향에 따라 FNA 시행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FNA는 췌장염을 확인하는 데 매우 유용한 검사입니다. FNA를 하면 오히려 염증이 생긴다는 얘기도 있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FNA는 안전한 검사입니다. 그러나 췌장은 작은 장기이기 때문에 FNA를 하는 것이 쉽지 않고, 고양이는 더더욱 어렵죠. 그래서 FNA를 하는 수의사가 매우 능숙해야 합니다. 미국의 일부 수의과대학에서 영상의학 전공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췌장 FNA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FNA의 안전성에 대한 재미난 얘기를 하나 더 해드릴게요. 제가 아는 고양이 수의사가 있습니다. 그는 고양이가 소화기 증상(GI Signs)을 보일 때마다 장, 간, 췌장 생검을 합니다. FNA가 아닌 진짜 생검(biopsy)이요. 저도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무서웠지만, 그가 진료한 100마리 고양이를 평가해 봤는데, 단 2마리만 fPL이 이틀간 상승한 게 전부였어요. 생검을 해도 췌장염이 생기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럼, 바늘만 찌르는 FNA는 얼마나 안전한지 아시겠죠?

S : 한국에서 CT, MRI, 조영증강 초음파 등을 췌장염 진단 및 모니터링에 많이 사용하시나요?

A : 그렇지 않습니다.

S : 제가 알기로 여기 참석한 분들 대부분이 병원에 CT, MRI를 갖고 계실 텐데요,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 마취를 해야 하니까요(웃음). 연구 결과에 따르면, CT를 통한 진단 결과가 그렇게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S : 아직 Catalyst PL이 한국에 출시되지 않았죠? 조만간 Catalyst PL이 출시되면, SNAP은 키트를 대신해서 PL 검사를 하실 건가요? 아니면 SNAP 키트 검사가 너무 익숙하고 편안해서 바꾸지 않을 것 같은가요?

A : Catalyst PL이 먼저 출시된 나라에서 반응은 어떤가요?

S : 미국에서는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요. 동시에 SNAP 키트 이용 비율이 감소했습니다. 사용한 수의사들과 얘기해 보면 전부 좋아합니다. 아는 것처럼 몇 분 안에 매우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지난주에 이미 출시한 대만을 다녀왔는데요, 대만에서도 같은 반응입니다. PL 검사에 대한 수용률(acceptance rate)이 매우 높습니다. 아마 한국도 Catalyst PL 검사가 출시되면 비슷한 반응이지 않을까 싶어요.

A : 임상적으로 CRP를 췌장염 모니터링에 사용하고 있어서 의견을 여쭙고 싶어요. 우리는 CRP가 염증에 대해 특이도는 낮지만, 민감도는 높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일회성 CRP의 절대수치가 췌장염의 예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겠지만, CRP 수치 변화(delta 값)를 통해서 질병이 어떻게 진행되고 호전되는지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궁금한데 혹시 Spec PL과 관련하여 참고할 수 있는 논문이 있을까요?

S : 하나의 논문이 있긴 합니다. CRP와 Spec cPL을 비교한 연구였는데요, 그 논문에 따르면 CRP는 췌장염의 임상적인 상태와 연관성이 낮았지만, spec cPL은 있었죠.3) 고양이에 대한 논문도 있습니다. 물론, 고양이에서 CRP는 사용하지 못하지만요. 어쨌든 그 논문에서도 Spec fPL이 질병의 진행 상황을 판단하는데 유효한 마커라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저도 CRP와 관련된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습니다. 정말 CRP가 췌장염 평가에 도움이 된다면, 왜 이러한 불일치 결과가 나왔는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발표해 주시길 바랍니다. 일본에서도 췌장염 모니터링을 위해 CRP를 항상 사용한다고 하더군요. 우리도 연구를 해봤어요. 하지만, 효과적이라고 볼 수 없었죠. 10년 전이라면 다른 연구와 우리 연구 모두 충분히 민감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수많은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우리의 결과가 타당하다고 생각해요. 아시아에서 CRP가 췌장염 모니터링에 유효하다는 연구 결과를 이용하고 있지만 통계에 기반한 유효한 검증이 좀 더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저희 연구가 정확하고 유효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 연구에서 무엇을 측정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저희는 위장관 환자의 심각도를 평가하고 모니터링하는데 CRP를 사용하고, 이때는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췌장염의 경우에는 효과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는 어떤 결과가 발표됐을 때 통계적으로 유효한지 꼭 확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A : 췌장염 환자의 임상 중증도 평가 지표(Clinical Severity Scoring System)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Spec PL 수치 등을 포괄하는 논문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S : 논문이 많지는 않고 몇 개 있습니다. Fuzapladib 연구에서 Modified Clinical Activity Index 7 (MCAI 7)과 Spec cPL을 비교하였고,4) 다음 연구에서는 MCAI 5와 Spec cPL을 비교할 예정이에요. 저희는 CRP도 살펴봤고, 사이토카인도 확인했었는데, 어떤 것도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주지 않았어요.

I : 한국 수의사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췌장염을 모니터링하는데 CRP를 많이 활용하시나요? 그리고 Catalyst PL이 출시되면 CRP와 함께 모니터링에 사용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A : 네 CRP를 많이 활용하고 있고, Catalyst PL도 함께 사용할 의향이 있습니다.

A : 개인적으로는 CRP와 함께 Band cell count도 같이 모니터링에 활용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진단의 특이도를 높이기 위해서 Spec PL도 활용합니다. 그런데 췌장염 환자의 시간에 따른 Spec PL의 변화(delta 값)를 통계화하고 새로운 공식을 도출하여, 예후나 중증도를 말해줄 수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S :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저는 25년 동안 Spec PL을 췌장염 환자 모니터링을 위해 사용해 왔다는 점입니다. 제 연구실이 병원 바로 아래층에 있어서 (IDEXX 외부랩에 의뢰할 필요 없이) 바로 검사를 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백 마리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틀에 한 번씩 검사해 본 결과 임상 경과를 매우 잘 반영합니다. 물론, 저는 연구실이 병원과 같이 있어서 이렇게 해볼 수 있었던 것이고, 일선 동물병원의 상황은 다를 겁니다.

A : 제주도에서는 Spec PL 검사를 맡기면 결과를 받아보는데 3~4일 정도 소요됩니다. 그래서 SNAP 키트를 이용하거나, 모니터링을 위해 다른 회사 분석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S : Catalyst PL의 장점이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Spec PL과 동일한 결과를 원내 검사로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요. 분명히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미국의 경우 Catalyst PL과 췌장염 치료제 fuzapladib 출시가 거의 동시에 이뤄졌습니다. 치료제가 출시되니 환자를 더 철저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생겼어요. 동시에 2가지의 조합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입니다(치료제+Catalyst PL 검사). 한국에서 fuzapladib을 사용할 수 있나요?

(*편집자 주 : 세바(CEVA)의 반려동물 췌장염 치료제 PANOQUELL®-CA1(fuzapladib)이 지난 2023년 미국 FDA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이 의약품을 췌장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그보다 앞선 약 5년 전부터 ISK Animal Health의 fuzapladib 성분 의약품이 허가되어 사용 중이다).

A :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I : 동반질환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죠. 아까 CKD와 쿠싱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긴 했는데, 췌장염과 함께 가장 많이 생기는 동반질환 3가지는 무엇인가요?

S : 질문을 조금 구체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개와 고양이, 그리고 급성 췌장염, 만성 췌장염을 구분해야 합니다. 답이 다를 것 같으니까요. 개의 급성 췌장염부터 얘기해 볼까요?

A : 저는 저혈압과 빈혈인 것 같습니다. 또한 MRI 촬영을 위해 길게 마취를 한 다음이요. 저관류(hypoperfusion) 때문일 수 있겠죠. MMVD 환자에서 furosemide 투여 중인 경우도 있습니다.

S : 그런데 그런 것들은 병발(concurrent)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냥 각각이 췌장염의 원인인 것이죠. 예를 들어, 마취를 길게 해서 환자에게 저관류가 발생하면 췌장염을 유발할 수 있죠. 이건 췌장염의 원인이지 서로 다른 두 질병이 아닙니다.

A : 만약 MMVD 환자가 있고, furosemide 투약이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환자의 cPLI가 이미 상승되어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시나요? 이런 케이스가 어려운 것 같아요.

S : 그런데 furosemide는 약물 자체가 췌장염을 유발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뇨 기전이 신장 기능에 영향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약물 자체가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어쩌면 다른 약을 써야 할 수도 있고, 저용량 도파민 등 다른 약물과 함께 사용하는 방법도 있을 텐데 아직 연구가 되지는 않은 것 같아요.

A : 오래전에 저칼슘혈증이 있는 개 환자가 있었어요. 세뇨관 문제였나 수혈이었나 잘 기억은 안 납니다. 그 환자에게 염화칼슘을 주입했는데 다음 날 구토를 하고 그러더라고요. 췌장염이었습니다.

S : 모든 종에서 칼슘이 췌장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나와야 하는 질문은 마그네슘입니다. 마그네슘을 동시에 투여해서 상쇄시킬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쥐 대상의 연구에서 마그네슘이 칼슘과 기본적으로 반대로 작용한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저도 실제로 만성 췌장염 환자에 이 방법을 한 번 사용해 봤었는데요, 충분한 마그네슘을 주지 못해서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어쨌든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접근법입니다. 저희가 음식도 췌장염의 한 가지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칼슘 : 마그네슘 비율 때문입니다.

A : 그럼 마그네슘이 칼슘 수치를 낮추는 것인가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S : 마그네슘이 췌장 선방세포(Acinar Cell)의 자극을 낮춥니다. 반대로 칼슘은 올리죠. 따라서 마그네슘을 주면 재조정(rebalance)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개에게 칼슘을 줘야만 할 때 동시에 마그네슘을 같이 줘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보는 것은 흥미로운 연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A : 저는 종종 췌장염과 간담도질환을 동반한 개 환자들을 봅니다. 심각한 황달이 있는데, EHBO나 담관폐색도 없고, 초음파상 담관 확장도 안 보입니다. 아마 췌장염과 함께 간내 문제가 있거나 담관 주변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췌장염 치료와 함께 항생제 및 저용량 스테로이드를 처방하면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고양이의 세동이염(triaditis)에서 이런 현상이 잘 설명되는데, 병태생리학적으로 개에서도 유사한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S :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에서도 보고된 적이 있죠. 단순히 고양이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닙니다. 개에서도 여려 유형의 환자군이 있을 수 있어서, 만성 간염과 췌장염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고 이것은 고양이에서 만성 담관염과 췌장염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과 비슷합니다. 다른 유형의 개에서는 췌장염이 먼저 발생하고 담관염이 이차성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어요. 사람도 그렇고 고양이도 그러한데, 개라고 같지 않을까요?

A : 그런 경우 간담도 질환으로 추정하고 치료하기는 하는데, 문제는 초음파나 다른 검사로는 정확히 구분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점이 있어요.

S : 맞아요. 그렇지만 만성 간염과 만성 췌장염이 동반한 경우라면 치료를 통합해서 진행하기 수월하다는 점은 좋습니다. 만성 신장질환과 동반한 췌장염은 관리가 어려운 반면, 만성 간염과 만성 췌장염이라면, 저지방 식이는 간에 해롭지 않고, 항생제와 UDCA는 췌장염에 해롭지 않고 SAMe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항염증제나 면역억제제도 두 장기에 모두 효과적일 수 있죠. 결국, 치료법이 서로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A : 어떤 타입의 담관염이 췌장염과 동반하는지 궁금합니다(lymphocytic or neutrophilic).

S : 좋은 질문입니다. 저도 모든 고양이에 대해 답을 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대부분 림프구성-형질세포성(Lymphocytic-plasmacytic cholangitis)이 많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한 논문에서는 이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Triaditis가 얼마나 흔한지에 대해서도 연구에 따라 의견의 차이가 있어요. 다만, 저희 연구실(Texas A&M 대학교 수의과대학 GI Lab)에서 최근에 위장간 조직만을 다루는 병리학자팀이 구성되어 데이터를 구축하기 시작했는데 아직 답을 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A : 만성 췌장염이 그 자체로 급성 췌장염의 위험요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Acute-on-Chronic pancreatitis라는 용어를 사용하시나요?

S : 흔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진단명은 개나 고양이가 죽었을 때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임상적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흔히 증상이 경미하고 지속되면 만성이고, 증상이 심각하면 급성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지만,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 복잡해져요. 증상이 경미할수도 있고, 심각할 수도 있거든요. 사람의 췌장염 환자의 90%가 진단되지 않는 이유가 급성 췌장염 환자의 증상이 만성처럼 경미하기 때문입니다. 급성인데 증상이 경미하면 놓치기 쉽습니다. 개, 고양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반려동물도 급성 췌장염이 상당수가 경미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죠. 개가 몸이 조금 안 좋았다가 다시 좋아지는 거니까요. 사람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컨디션이 조금 좋지 않았는데 오후가 되면서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죠? 사실은 이런 경우가 경미한 급성 췌장염일 수도 있는데, 진단이 안 되는 거죠. 정리를 하면, 이런 조합(Acute-on-Chronic pancreatitis)이 매우 흔하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런 조합을 설명할 만한 검사는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더 나은 진단 검사를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거예요.

A : 췌장염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질문은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얼마나 많은 보호자가 부검을 받아들이는지 궁금합니다.

S : 중요한 문제인데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수의사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의사가 보호자에게 부검의 필요성을 잘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호자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부검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없죠.

A : 치료에 대해서도 얘기를 좀 더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까 fuzapladib 얘기도 잠깐 나왔었는데, 아직 한국에 정식 출시되지 않았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S : 그런데 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상대적인 표현입니다. 사람의 경우, 아직 췌장염 치료제가 없습니다. 중증 췌장염 환자가 50% 정도까지도 사망한다고 합니다. 이런 환자가 입원해 있는 동안 집중치료를 받으면 얼마의 비용이 들까요? 만약 이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저희 동물병원에서 환자가 집중치료를 받으면 하루에 약 1천달러가 소요되고, 일반적인 개인동물병원에서 500달러가 소요된다고 한다면, 치료제 비용은 비싼 게 아닙니다. 치료제를 통해 입원 기간이 줄고, 안락사도 막을 수 있다면 말이죠.

A : fuzapladib을 췌장염 초기부터 사용하시나요?

S :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현재 심각해질 우려가 있는 개에서 이 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간단하게 설명해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환자가 심각해질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방법은 없기에 모든 환자에게 초기부터 적용합니다. 미국에서는 (조건부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은 일단 fuzapladib 치료를 시작하면 중간에 멈출 수 없습니다. 만약 이 약이 FDA 정식 승인을 받으면, 2일 정도 환자에게 투약하고 환자의 상태가 좋아지고 Spec cPL 수치가 급격히 감소한다면, 3일 차부터 약을 주지 않을 수도 있겠죠. 더 유연한 처방이 가능해질 겁니다.

A: 이 치료제에 대해서 CDC 패널이 새로운 권고나 지침을 낼 것으로 보이나요?

S: 지금까지는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약은 전신적인(global) 효과를 가지지 않기 때문이죠. 기본적인 약물 기전이 혈액 내 증가한 호중구가 모세혈관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호중구 증가증이 심해지는 수준은 아니고, 단지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는 호중구 수가 줄어드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골수에서 혈관 내로 유입되는 호중구 수도 줄어드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CBC에서 백혈구 수치가 올라가는 건 아니고,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합니다. 일관되게 변화하는 건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A : 한국에서는 가벡세이트(Gabexate)도 많이 사용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S : 가벡세이트가 효소억제제(enzyme inhibitor) 맞죠? 매우 좋은 질문입니다. 과거 췌장염 치료제로 주목을 받았으나 현재는 자연발생 췌장염이나 인간 대상 연구에서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췌장염이 일단 진행되면 염증 상태가 되고 그 시점에는 효소억제제의 영향이 거의 없습니다. 현재 모든 국제 치료 지침에서는 사용을 권장하지 않으며, 개인적으로는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A : 급성 및 만성 췌장염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S : 너무 좋은 질문입니다. 일본에서 스테로이드가 효과가 있었다는 논문이 있습니다. 후향적으로 의료기록을 살펴보고 분석한 논문이었습니다. 사람에서 스테로이드가 효과를 보이는 경우는 자가면역성 췌장염입니다. 개인적으로 개, 고양이도 자가면역성인 경우에는 유일하게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테로이드는 다양한 다른 역할을 하는데 원하는 일부 작용만 골라서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만성 췌장염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고, 수년간 경미한 만성 췌장염에서 사용했었습니다. 실제 호전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고양이 대상의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고양이를 3개 그룹으로 나누고, 스테로이드(prednisolone) 투여, 사이클로스포린 투여,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에서 비교했죠. 그 결과 프레드니솔론은 효과가 없었고, 사이클로스포린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이클로스포린 투여 횟수를 비교한 연구도 했었는데, 하루 한 번 5mg/kg 투여보다 두 번 5m/kg 투여한 고양이에서 반응이 더 좋았습니다. 사이클로스포린은 분명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스테로이드는 만성 췌장염에서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걸 증명하지는 못했습니다. 스테로이드 투여 전후 Spec fPL 농도 변화도 그다지 없는 것 같습니다.

A : 췌장효소보충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를 포함하여 한국 수의사는 효소보충제를 처방하는 편입니다.

S : 저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예전부터 관련 연구가 있었어요. 췌장염 환자들이 효소가 부족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시작된 연구였죠. 연구를 많이 했지만, 기본적으로 효소가 췌장염 자체에는 효과가 없고, 단지 매우 고용량을 투여했을 때 통증 완화 효과가 일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연구진들도 이젠 이 모든 가설이 잘못되었다는 것에 동의하게 되었어요. 효과적인 기전도, 임상적 효과도 없다는 결론이었죠. 저희도 15년 전에 이 연구를 해본 적이 있지만,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고 논문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얼마 전에 소아청소년(pediatric) 환자 대상 연구에서 췌장염 재발률이 감소했다는 보고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논문 한 편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현상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A : 그렇다면, 보호자들이 뭐라도 더 해주고 싶어 할 때는 무엇을 추천할 수 있을까요?

S : 글쎄요. 뭔가 더 해주면서도 안전한 거라면 항산화제가 있겠네요. 물론, 아직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항산화제의 기전을 생각할 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안전하게 쓸 수 있습니다. SAMe도 괜찮겠네요. 효과가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사람에서 췌장염 환자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급여했을 때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아마 장내 장벽 기능 손상과 관련이 있었을 거예요. 좋은 균이든 나쁜 균이든 혈류로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죠.

A : 저는 프로바이오틱스 유래 세균에 의한 세균성 심내막염 케이스를 보고한 적이 있어요. 혹시 혈장수혈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S : 좋은 질문입니다. 어떤 개에게 혈장을 투여해야 할까요? 경증의 췌장염일까요? 절대 아니죠. 개에서 관련 논문이 몇 개 있고 사람에서도 관련 논문이 있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부정적인 영향은 없다고 생각하지만요. 그래서 저는 혈장을 루틴하게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만, 심각한 저알부민혈증이 있거나 명백한 DIC의 증거가 있을 때 사용합니다.

A : 줄기세포나 엑소좀 치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S : 저는 그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의견도 없습니다. 아직 관련 논문을 본 적이 없습니다.

A : 수의학 분야에서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고 근거가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저희 병원에서 줄기세포, 엑소좀 치료를 해보면 만성 신장병, 초기 MVD에 대한 좋은 데이터가 있고, 최근 급성 췌장염 및 만성 난치성 췌장염 환자에게 적용했을 때 호전되는 경우를 경험했습니다. cPL이나 CRP도 급격히 감소하고요. 그래서 이런 경험이 좀 더 쌓이고 구조화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S : 그렇군요. 저도 장 질환에 대해 줄기세포 치료를 조금 해본 경험이 있는데, 결과는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치료법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단지, 우리는 최소한 증례 보고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논문 발표입니다. 대조군 연구를 통해서 효과를 입증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A: 만성 췌장염 고양이에서 최선의 치료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마침 저희 병원에 만성 췌장염 고양이가 와 있어서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S: 네, 이건 정말 유효한 질문이에요. 왜냐하면 고양이의 경우는 개보다 훨씬 더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죠. 개의 경우에는 중성지방(TG)이나 칼슘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고양이에서는 TG가 별로 중요한 요인이 아닌 것 같아요. 개의 경우 지방 식이 제한 기준이 있지만 고양이에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기에, 지방이 특별히 높은 사료는 피하는 정도로 접근해요. 고양이에서는 동반 질환이 더 잘 기술되긴 하지만, 모든 고양이에서 cobalamine/folate를 검사해야 할지, 어떤 사료가 좋은지, 스테로이드 아니면 사이클로스포린이 필요한지 등의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게 개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관련 연구도 훨씬 적고, 저희가 진행한 사이클로스포린 연구도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A: 저는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저희 대학병원이 고양이 친화 병원이 아니라 고양이 환자가 많지는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심각한 케이스들은 저희 대학으로 의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본적으로 수액, 항구토제, 식이요법, 진통제를 중심으로 치료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도 환자가 악화된다면, 항생제나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고려하게 되고, 요즘은 사이클로스포린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혈전이나 혈소판 감소증, DIC 같은 상황이 동반된다면 신선동결혈장을 사용합니다.

A : 가능한 한 빨리 위장관 식이요법을 시작하고 통증 관리를 하는 게 매우 중요하고, 입원 환경을 스트레스 없이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태가 악화되면 스테로이드, 항생제 등도 항상 고려합니다.

A: 이쯤 되니 정부 규제로 부프레노르핀(buprenorphine)을 사용하지 못하는 게 많이 아쉽게 느껴지네요.

S: 저희는 복합 진통제 조합을 많이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FLK라고 부르는데, 펜타닐(fentanyl), 리도카인(lidocaine), 케타민(ketamine)을 조합한 겁니다. 지난주였다면 이것이 제 유일한 답이었을 거예요. 왜냐하면 새로운 진통제가 곧 출시될 예정인데, 제가 그 논문을 리뷰해달라는 요청을 받아서 보고 있습니다. 약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는 놀라운 아이디어라서 개에서의 효과가 기대됩니다.

1. Serum canine pancreatic lipase immunoreactivity (cPLI) concentrations in dogs with experimentally induced chronic renal failure. Steiner JM et al. Vet Clin Path, 2003; 32(4):138–142.

2. Variability in the Ultrasonographic Appearance of the Pancreas in Healthy Dogs Compared to Dogs with Hyperadrenocorticism. Luke Granger et al. Vet Radiology Ultrasound 2015 DOI: 10.1111/vru.12261

3. Serum concentrations of canine pancreatic lipase immunoreactivity and C-reactive protein for monitoring disease progression in dogs with acute pancreatitis. Kirstin M. Keany. J Vet Intern Med. 2021;35:2187–2195.

4. Fuzapladib in a randomized controlled multicenter masked study in dogs with presumptive acute onset pancreatitis. Joerg M. Steiner et al. J Vet Intern Med. 2023;37:2084–2092.

다음은 Jörg Steiner 교수님의 소감입니다.

“I very much enjoyed my visit to Asia and more specifically Korea – this was my forth visit to Korea and I was very excited to have an open exchange with my Korean colleagues about exocrine pancreatic disease of dogs and cats in Korea. My visit of Seoul National University was a special treat to interact with future vets of Korea – the students and vets asked many good questions far more than I had answers to. I am excited to come back in the future.”

(“아시아, 특히 한국을 방문하게 되어 정말 즐거웠습니다. 이번이 네 번째 한국 방문이었고, 한국의 수의학 동료들과 개와 고양이의 외분비 췌장 질환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어 매우 뜻깊었습니다. 서울대학교를 방문해 한국의 미래 수의사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학생들과 수의사들이 제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훌륭한 질문을 해주었고, 제가 다 답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앞으로 다시 한국을 방문할 날이 벌써 기대됩니다.”)

소 결핵병 진단키트 개발 현장 찾은 전남 동물방역 전문가들

왼쪽부터) 이경란 과장, 정복기 교수, 최상규 연구사, 이승주 팀장

더 정확하고 현장 적용성이 높은 소 결핵병 진단 기술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라남도의 동물 방역 및 연구 전문가들이 진단키트 개발 현장을 방문했다.

전라남도동물위생시험소와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정복기 교수팀은 지난 6월 30일(화) 경기도 화성에 있는 바이오노트를 찾아 새로운 진단법 연구 과정을 살펴보고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의견을 전달했다.

전남의 동물방역 실무를 총괄하는 전남동물위생시험소 이경란 과장은 시료의 안정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과장은 “현행 소결핵병 진단은 전혈 시료를 기반으로 하는데, 농가에서 채혈 후 검사실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시간 지연이나 온도 변화 같은 전처리 변수가 진단 결과의 정확성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며, “검사방법의 현장 적용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수의전염병학 전문가인 전남대 수의대 정복기 교수는 진단법 자체의 내재적 한계에 관해 설명했다. 정 교수는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는 감마인터페론(IFN-γ) 측정법은 동물의 면역 상태에 따라 결과가 크게 좌우된다”며 “특히 임신이나 다른 질병 감염으로 인한 면역 억제 상태에서는 사이토카인 분비 반응 저하로 인해 감염 개체를 놓치는 위음성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단순히 현장의 어려움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검사방법의 안전성’과 ‘개체의 면역 변수’라는 현재의 진단 방법의 한계를 명확히 짚어줌으로써, 새로운 진단 기술 개발 시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 분명한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편, 인수공통감염병인 소결핵병은 과거 PPD 튜버큐린 검사만 진행했었으나, 지난 2013년부터 농림축산검역본부와 바이오노트가 공동 개발한 ‘감마인터페론 진단키트’가 검사방법에 추가됐다.

박연우 기자 pyw2196@naver.com

해군-서울대 수의대, 덕적도서 합동 의료봉사..2015년부터 이어진 동행

해군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이 학(學)·군(軍)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7월 9~10일(수~목) 인천시 옹진군 덕적도 일대에서 합동 의료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봉사활동은 해군과 서울대 수의대가 지난 2015년 체결한 공중보건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도서지역 주민과 군 장병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그간 학·군 합동 의료봉사활동은 ▲2015년 흑산도 ▲2016년 울릉도 ▲2017년 덕적도 ▲2018년 교동도 ▲2019년 제주도 ▲2023년 흑산도 등지에서 진행됐으며, 올해는 다시 덕적도를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도서 지역을 순회하며 꾸준히 의료사각지대 해소에 힘쓰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 학·군 합동 의료지원팀은 해군본부 감염병대응과 정보라 중령, 해군 2함대 의무대장 이찬양 소령 등 해군 의료진과 서울대 수의대 이인형 교수, 조종기 교수, 대학원생 및 학부생 등 총 27명으로 구성됐다.

해군 의료진은 도서지역 주민과 부대 장병을 대상으로 일반 진료 및 건강관리 교육을 진행했으며, 서울대 수의대 팀은 지역 내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예방접종과 중성화수술 등 수의학적 처치를 제공했다. 수의대 의료팀은 활동에 앞서 백신접종과 중성화수술에 대한 사전교육을 받고, 역할을 분담해 체계적으로 봉사에 참여했다. 현장에서 각 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봉사활동을 마칠 수 있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동창회(회장 신창섭)가 활동을 지원했다.

서울대 수의대 총괄 책임자로 참여한 박채림 대위는 “현장에 함께한 교수님, 대학원생, 학부생 여러분의 조언과 실질적인 도움 덕분에 모두에게 뜻깊은 경험이 됐다”며 “학교에서 배운 이론이 실제로 사람과 동물 모두를 위해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위탁교육생으로서 앞으로도 군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수의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덕적도 학·군 합동 의료봉사는 단발성 봉사활동을 넘어 군과 대학이 함께 공공의료의 공백을 메운 실질적 협력의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수의학과 의학이 함께 참여해 섬 지역 주민과 장병, 반려동물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의료지원을 제공함으로써 향후 지속 가능한 공공의료 지원 방식으로서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해군과 서울대 수의대는 앞으로도 의료 접근성이 낮은 현장을 중심으로 봉사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박나린 기자 022182@snu.ac.kr

웨스턴동물의료센터, 개 패니바실루스균 감염성 심내막염 최초 보고

웨스턴동물의료센터와 경북대 수의대 채형규 교수팀이 Paenibacillus lautus 균에 의한 개의 감염성 심내막염 증례를 최초로 보고했다.

해당 증례 보고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BMC Veterinary Research에 발표됐다(Diagnosis and treatment of infectious endocarditis caused by Paenibacillus lautus in a small-breed dog: a case report, 교신저자 홍연정).

(오른쪽 위부터) 채형규 경북대 교수, 홍연정 웨스턴동물의료센터 대표원장

개에서 감염성 심내막염은 흔하지 않은 질병이다. 주로 대형견에서 보고되는 감염성 심내막염은 판막 손상으로 이어져, 심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개에서 감염성 심내막염을 유발하는 세균으로 포도알균(Staphylococcus spp), 사슬알균(Streptococcus spp.), 대장균(Escherichia coli) 등이 알려져 있지만, 이번 증례에서는 Paenibacillus lautus 균에 의한 심내막염이 최초로 확인됐다.

증례 보고에 따르면 5세령 중성화 수컷 말티즈는 고열과 무기력증, 식욕부진, 빈혈과 함께 심잡음을 주증으로 내원했다. 항생제를 포함한 초기 치료에 반응했다가 항생제 중단 후 증상이 재발했고, 심인성 폐부종까지 보였다.

진료진은 심장초음파에서 대동맥판막의 증식성 병변과 역류를 확인하면서 감염성 심내막염 가능성에 주목했다. 결국 환자의 혈액배양검사에서 Paenibacillus lautus 균이 확인되며 감염성 심내막염으로 확진됐다.

환자는 감수성 검사를 거친 항생제 치료와 심부전 관리, 급사 위험을 고려한 항혈전제 투여 등으로 치료됐다. 특히 심인성 폐부종 개선을 위해 이뇨제는 물론 하이드랄라진을 활용한 것이 주요했다. 이후 재입원 없이 외래 진료로 성공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연구진은 “진단기술이 발전하면서 수의학에서도 감염성 심내막염의 발생률과 생존율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번 증례는 감염성 심내막염으로 대동맥 판막이 심각하게 손상된 개들의 치료적 관리에 활용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웨스턴동물의료센터는 이번 증례 보고를 비롯해 각종 난치성 질환에 대한 임상 연구 결과를 학계에 적극적으로 공유해 나갈 방침이다.

[위클리이슈] KAHA 17대 집행부 출범+K-고양이섬 조성 추진 등

지난주 수의계 이슈를 빠르게 돌아보는 ‘위클리이슈’입니다. 2025년 7월 둘째주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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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억 투입 ‘꿀벌보호 다부처사업’ 어디까지 왔나, 예방수의학회서 특별 심포지엄

7월 10~11일(목~금) 이틀간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년 한국예방수의학회에서 ‘기상이변 대응 새로운 밀원수종 개발로 꿀벌 보호 및 생태계 보전’을 주제로 다부처 공동연구사업 성과관리 워크숍이 진행됐다(성과공유회 심포지엄).

정부는 꿀벌의 개체수가 급감하는 꿀벌소실 사태(일명 꿀벌대량실종)가 발생하자 꿀벌보호를 위한 다부처공동기획연구과제를 발주했다. 기후변화에 적합한 밀원숲 조성으로 꿀벌을 포함한 화분 매개자 보호, 생태계 보전 및 식량 안보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기상이변 꿀벌 다부처사업(꿀벌보호 다부처사업)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8년간 수행된다. 총 484억원이 투입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산림과학원, 국립생물자원관, 국립기상과학원 5개 부처가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전 세계 농작물 생산량의 약 35%가 수분 매개체에 의존하고 있고, 그중 꿀벌은 핵심 수분 매개체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살충제 사용, 서식지 파괴, 꿀벌 응애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꿀벌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꿀벌 서식지와 개체수 감소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꿀벌 보호와 생태계 보전을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다부처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가장 많은 예산을 사용하는 기관은 주관부처인 농촌진흥청(농업과학원)이다. 16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꿀벌 종합관리를 위한 꿀벌 강건성 증진 사업’을 수행한다. 올해 31.2억원을 투입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85억원을 사용해 ‘이상기온에 따른 신종 꿀벌질병 진단 및 제어 기술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14억원을 사용한다.

산림청(산림과학원)은 160억원을 투입해 ‘기후변화 대응 신밀원수, 밀원단지 조성·관리 기술 개발 사업’을 펼친다. 올해 10.7억원을 투입한다.

환경부(국립생물자원관)는 78.4억원의 예산으로 ‘외래해충 관리 기술 및 화분매개 생태계 서비스’ 사업을 하는데, 올해 5억원을 사용한다.

기상청(기상과학원)은 자체예산으로 ‘밀원수 개화기 예측 기술’을 개발 중이다.

검역본부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1단계 사업을 수행한다. 41.5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상기온에 따른 꿀벌질병 변화 조사 및 긴급 대응기술 개발’을 목표로 ▲응애, 바이러스성 및 진균성 꿀벌 질병 발생 영향 분석 ▲이상기온에 따른 날개불구바이러스 유행형과 변이 감시 ▲주요 꿀벌 바이러스성 질병 수동면역제제 개발을 추진 중이다.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진행될 2단계 사업에는 43.5억원이 투입되며 ‘이상기온에 따른 신종 꿀벌질병 예찰·진단 및 방제기술 개발’을 목표로 ▲꿀벌 세균성 및 원충성 질병 발생 영향 분석 ▲이상기온에 따른 이스라엘급성마비바이러스 유행형과 변이 감시 ▲신종 꿀벌 세균성 및 바이러스성 병원체 검사법 개발 ▲주요 꿀벌 바이러스성 질병 예방 및 치료제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검역본부는 꿀벌과 관련된 12개 과제를 추진 중인데, 8개 과제가 ‘기상이변 꿀벌 다부처사업’ 과제로 수행되고 있다.

이중에서 꿀벌 스트레스 지표 발굴 및 관리기술 과제의 ‘빅데이터 구축을 위한 특이 대사체 분석(국가독성과학연구소, 구 안전성평가연구소)’, ‘이상기온에 따른 신종 꿀벌질병 진단 및 제어기술 개발’ 과제의 ‘행동이상 증상 꿀벌 현장감별 유전자진단법 개발(검역본부/옵토레인)’, ‘꿀벌 봉군소실 및 행동이상에 대한 꿀벌 응애 및 관련 바이러스 영향 조사(포스트바이오)’ 등의 발표가 이날 진행됐다.

꿀벌의 행동이상증상 유발 주요 병원체로는 ABPV(급성꿀벌마비증바이러스), CBPV(만성꿀벌마비증바이러스), IAPV(이스라엘급성마비증바이러스), 날개불구바이러스(DWV) 4가지 바이러스에 진균인 노제마(Nosema ceranae)까지 5가지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유전자진단법을 개발 중이다.

기후변화 및 중독물질 노출에 따른 꿀벌대사체 비교 분석 연구는 국가독성과학연구소(주관부서)와 서울대·경북대가 함께 수행 중이며, 행동변화+유전자발현+대사체분석의 통합적 접근을 통해 기후변화(온도 스트레스)와 농약(12종)의 개별적인 생리적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2개 발표를 한 포스트바이오 천두성 대표에 따르면, 꿀벌 주요 감염병 현장진단기술의 경우, 2024년 기준 낭충봉아부패병(SBV), 부저병(AFB/EFB) 등 일부 질병을 진단하던 기술을 2026년까지 노제마, 이스라엘급성마비병 등 다양한 병원체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꿀벌응애와 관련 바이러스 영향에 대한 연구의 경우, 꿀벌 응애검출법, 응애 및 바이러스에 대한 특이적 유전자검출법 확립 및 상대정량법, 꿀벌 건강지표인자(Vitelllogenin 등) 발현에 대한 정량법 등 임상시험을 위한 표준시험법 확립 및 검증을 진행 중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검역본부가 꿀벌과 관련하여 시행 중인 사업과 달성한 연구 성과도 공유됐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양봉농가 질병관리 지원 사업을 수행 중이다. 꿀벌수의사 양봉농가 컨설팅과 꿀벌 질병검사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검역본부는 자문단 및 지자체 꿀벌병성감정 담당자 교육을 주로 수행한다.

꿀벌 유전자치료제 개발 및 보급 성과도 있다.

긴급방역용 유전자치료제를 보급함으로써 낭충봉아부패병의 감소를 이끌었다. KAHIS 등록 기준, 2018년 758건 발생한 낭충봉아부패병은 2019년 570건→2020년 194건→2021년 152건→2022년 113건→2023년 70건→2024년 29건으로 발생 건수가 6년 만에 96.2%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꿀벌에 먹이는 낭충봉아부패병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품목허가받았으며, 천연물을 활용한 꿀벌 면역강화제(동물용의약품)도 개발했다.

강환구 한국예방수의학회장

한편, 한국예방수의학회(KSPVM, 회장 강환구) 창립 50주년 기념 2025년 정기학술대회는 ‘예방수의학 50년 : 원헬스와 미래건강’을 주제로 열렸다.

한국예방수의학회는 1975년 한국수의보건학회로 출범한 뒤 50년간 인수공통감염병, 식품위생 등 수의공중보건 분야에 대한 정기 학술대회 개최를 통해 공중보건과 관련된 연구자들과 산업체 종사자들 간의 상호교류의 장을 마련해 왔다.

이번 5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는 기상이변 꿀벌 다부처사업(꿀벌보호 다부처사업) 세션 이외에도 식품안전과 동물복지, 항생제내성, 인수공통감염병 세션이 진행됐다.

강환구 한국예방수의학회장은 “예방수의학회가 지속적인 학술 발전과 공중보건학적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마당이 될 수 있도록 산학연의 연구자 및 종사자 여러분들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영양제에 기능성원료 검출 안 된 이유 묻자 “분명히 넣었는데..”

홍준배 한국소비자원 안전감시국장

한국예방수의학회(KSPVM, 회장 강환구)가 10~11일(목~금) 이틀간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2025년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예방수의학 50년 : 원헬스와 미래건강’을 주제로 열린 이번 학회에서는 ‘식품안전과 동물복지’ 세션에서 반려동물 사료와 영양제 안전성에 대한 발표가 진행되어 눈길을 끌었다.

발표는 한국소비자원 홍준배 국장(안전감시국)이 맡았다. 수의미생물학 박사인 홍 국장은 ‘반려동물 사료 및 영양제 안전성 등 반려동물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예방적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준정부기관인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피해구제, 사전예방, 소비자교육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1년에 약 80만 건의 소비자 상담이 접수되는데, 최근 5년간 반려동물 사료 관련 상담 건수가 1,475건에 달했다. 매년 약 300건의 펫푸드 상담이 소비자원에 들어오는 셈이다. 이물 발견·변질 관련 상담이 15.9%로 가장 많았고, 급여 후 반려동물이 이상 증상을 보였다는 상담이 10.0%로 그 뒤를 이었다. 배송 지연 등 유통 문제에 대한 민원도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사료를 포함한 반려동물용품 안전성 우려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반려동물 사료·용품 문제는 반려동물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소비자원도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조사를 시행한다.

대표적으로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반려동물 영양제 20개의 기능성 원료를 검사하고, 온라인 광고 100건의 과장·허위 광고 여부를 대대적으로 조사해 지난 4월 공개했다.

제품명, 제조원/판매원 등 세부 정보까지 모두 공개해 화제가 됐는데,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업체명과 제품명도 공개하게 되어있다고 한다.

반려동물 영양제 20개 제품의 기능성 원료 함량을 조사한 결과, 관절영양제 1개 제품은 기능성 원료인 글루코사민이 아예 불검출됐고, 7개 제품은 기능성 원료 함량이 표시된 양의 1~38% 수준에 그쳤다. 또 다른 1개 제품은 오히려 2ppm 이하로 함량이 제한되는 성분인 셀레늄이 6ppm 함유되어 문제였다.

반려동물 영양제의 과장광고 문제도 심각했다.

한국소비자원이 반려동물 영양제 온라인 판매페이지 광고 100건을 조사한 결과, 67건이 과학적 근거 없이 질병의 예방 및 치료 효과를 강조해 동물용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었다.

항암, 골다공증 치료, 신장질환 개선, 시력 개선, 백내장 억제, 기관지 협착·기침·염증 케어, 방광염 및 결석 전문, 치석형성 억제, 슬개골탈구·고관절탈구·대퇴골탈구 등 동물용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광고가 넘쳐났다. 질병의 예방·치료가 가능한 것처럼 속이거나, 불법 효능을 주장한 광고들이 상당수 적발됐다.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

홍준배 국장은 “반려동물 영양제 기능성 원료 함량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 사업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했는데, (불검출 또는 적게 검출) 결과를 보여주고 이유를 물었을 때 ‘분명 원재료를 받아서 넣었다’는 답이 돌아온다”고 밝혔다. 증빙자료도 제출한다고 한다.

결국 기능성 원료를 넣었지만, 최종 완제품에는 해당 원료가 불검출되거나 적게 검출되는 일이 많은 것이다.

이에 대해 홍 국장은 “제품 제조 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원료를 넣었어도 제조 과정에서 원료가 소실, 파괴될 수 있기 때문에 완성된 제품에서 기능성 원료 함량을 검사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사람의 건강기능식품은 완제품에 대한 기능성 원료 함량 검사를 시행 중이다. 표시된 함량과 실제 함량의 일치 여부를 검증하는 체계적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홍준배 국장은 “건기식은 최종 제품에서 원료의 양을 확인하는 시험 방법도 있고 절차도 있지만 반려동물 영양제는 그렇지 않다”며 농식품부에 관련 제도 도입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반려동물 영양제 최종 제품에 대한 시험방법을 설정하는 용역과제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반려동물 용품의 안전성에 대한 이슈 제기를 꾸준히 해왔다. 지난 2019년, 반려동물 수제 간식의 위생문제 및 ‘방부제 무첨가’, ‘無방부제’ 등으로 표시한 제품 중 절반가량(46.7%)에서 보존제가 검출된 사례를 지적했고, 2024년에는 일부 해외직구 반려동물용품이 국내 안전 기준에 적합하지 않아 위험하다는 점을 밝혀낸 바 있다.

한국소비자원 홍준배 국장은 ‘반려동물 제품의 지속 가능한 안전체계 마련’을 위해 “정부, 학계, 산업계, 소비자가 참여하는 민관학 협력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골관절염 통증 최신 관리 전략 무료 웨비나 7월 31일, 8월 7일 방영

한국조에티스(Zoetis)가 글로벌 블록버스터 골관절염 통증 완화 의약품인 리브렐라(Librela)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반려동물 골관절염을 주제로 무료 웨비나를 개최한다.

‘골관절염 통증의 최신 이해와 관리 전략’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웨비나는 7월 31일(목)과 8월 7일(목) 2회차에 걸쳐 아이해듀를 통해 무료 방영된다. 하루 종일 원하는 시간에 시청할 수 있다.

연자는 Duncan X. Lascelles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소동물외과 및 통증관리)다. 던컨 라셀스 교수는 미국수의외과전문의(DACVS)이자 유럽수의외과전문의(DECVS)이며, 특히, 통증관리 분야 전문가다.

비교통증연구교육센터(CPREC) 소장으로서 TriP(Translation Research in Pain)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국제통증연구회(IASP) 비인간통증그룹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무엇보다,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 통증위원회(구 GPC, Global Pain Council) 위원장을 역임하며 다양한 통증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7월 31일(목) 파트1 웨비나에서 ‘골관절염(OA), 통증(Pain)과 NGF의 역할’을 주제로 ▲골관절염 통증의 유병률 및 현황 ▲골관절염 통증이 전신에 미치는 영향 ▲골관절염 통증의 메커니즘 ▲신경성장인자(NGF)의 주요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강의한다.

8월 7일(목) 파트2 웨비나에서는 ‘골관절염 통증(OA Pain)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골관절염 통증의 전신 영향과 삶의 질 저하 ▲골관절염 통증의 진단 및 평가 도구 ▲기존 치료옵션과 그 한계(NSAIDs, 운동, 보조진통제 등) ▲NGF의 역할과 통증 기전 이해 ▲단클론항체(mAb)의 과학적 근거와 임상효과에 대해 소개한다.

웨비나는 아이해듀를 통해 0시부터 23시 59분까지 방영되며, 수의사나 수의대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한국조에티스 측은 “골관절염은 개·고양이에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관절 질환 중 하나”라며 “이번 강의는 수의근골격계 건강 및 통증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Duncan X. Lascelles 교수의 웨비나를 기반으로 골관절염에 대한 최신 이해와 관리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심층적으로 다룬다”고 밝혔다.

한국조에티스 골관절염 통증의 최신 이해와 관리 전략 무료 웨비나에 대한 자세한 정보 확인 및 신청은 아이해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인터뷰] ‘연구실에서 동물원으로’ 서울대공원 여정민 수의사

동물원은 이제 단순히 신기한 동물을 전시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멸종위기종, 토종 야생동물의 보전 공간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서울동물원에서 동물들을 진료하는 여정민 수의사의 여정도 기업에서 공직사회로, 동물원으로 변화해왔습니다. “동물원 동물들을 더 많이 살리는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여정민 수의사(사진)를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는 여러 수의사 선생님들이 다양한 직무를 맡고 계십니다. 제가 소속된 종보전연구실에는 진료, 생태연구, 분석연구, 병리, 방역 이렇게 다섯 개의 팀이 있어요. 각 팀마다 수의사들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동물원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저는 진료보다 종보전 연구 쪽 업무를 맡게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실제로 일을 해보니, 어떤 업무를 하던 각 동물사와 동물들, 사육사까지 동물원의 다양한 사정을 잘 알아야 업무가 수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그러던 중 모든 동물사를 돌며 다양한 동물들을 직접 대면하고 공부하는 진료팀의 업무가 점점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진료팀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고, 마침 우연히 자리가 나게 되어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줄곧 연구직으로 일하다가 이제는 동물원 진료수의사의 삶을 살고 있는데요, 둘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예측가능성’입니다. 연구원 시절에는 각 연구과제별로 단기, 중기, 장기 계획을 세우고,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 안에서 하루 일과가 비교적 일정하게 진행됐어요.

반면 동물원 진료 수의사의 일상은 훨씬 더 유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합니다. 사람의 질병이나 외상이 언제 어떤 순간에 발생할지 알 수 없듯이, 동물원의 진료 요청 역시 대부분 갑작스럽게 발생합니다. 특히 야생동물의 응급 상황에서는 각기 다른 조건과 상황에 맞춰 위기 대응 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체감하는 큰 차이점은 ‘협업의 중요성’입니다. 동물원 수의사는 다양한 종의 동물들을 진료하게 되므로 팀워크가 필수적입니다.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진료의 범위와 수준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여러 수의사가 함께 협력하여 진료에 임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대공원은 2019년 세계 최고 수준의 동물원 인증 기준인 AZA 인증을 아시아 최초로 획득했습니다. 올해는 5년마다 돌아오는 갱신 심사 기간인데요, 이를 대비해 전 직원이 다시 한번 긴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 원 진료팀 수의사들은 AZA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진료 업무를 수행할 뿐만 아니라, 동물원 내 모든 동물을 대상으로 복지 심화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처치를 진행합니다.

또한, 서울대공원 자체의 업무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거나, 동물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 및 직무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서울대공원은 작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토종동물 번식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저어새, 양비둘기, 삵, 여우 등 멸종위기 토종동물 4종 12마리의 번식에 성공했는데요, 이는 생태연구팀 소속 수의팀장님과 담당 사육사들의 꾸준한 노력 덕분입니다.

이 과정에서 진료 수의사는 임신 개체를 진단하고, 각 개체에 필요한 영양 성분을 평가하여 제공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출산 시 필요에 따라 의료적 개입을 하기도 하죠.

출산 이후에는 어미 개체의 회복을 위한 후처치, 그리고 새끼 개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을 담당합니다.

동물원 사육사분들은 소동물 임상에 비유하자면 ‘보호자’와 같은 존재입니다. 대부분 담당 동물에 대한 애착이 매우 깊고, 요즘은 다양한 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공부도 많이 하시기 때문에 지식 수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수의사로서 먼저 해야 할 일은 다양한 동물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서로를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믿거든요.

이러한 기반 위에 성실한 자세로 임한다면, 대부분의 사육사분들과는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소통도 훨씬 수월해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출근하면 그날의 이환 개체(질병이 있는 동물들)를 먼저 체크합니다. 특히 전날이 휴무였던 경우에는 차트를 더욱 꼼꼼히 살펴보며 상태를 파악합니다.

이후에는 팀원들이 함께 모여 회의를 진행하고, 그날의 업무를 분장합니다. 어려운 케이스가 있을 경우에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도 합니다.

회의가 끝나면 각자 흩어져 본인의 구역을 중심으로 원내 진료를 다녀요. 수의사마다 내과, 외과, 영상 진단 등 선호하는 분야가 다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특정 분과에만 집중해서 진료하기는 어렵습니다.

5명의 수의사가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동물원 진료를 담당하다 보니 휴일 근무도 돌아가며 당번제로 운영되고, 이로 인해 모든 수의사가 동시에 출근하는 날이 거의 없거든요.

이러한 구조 속에서 저희는 진료팀 단체 sns방과 각 동물사별 진료 상담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휴일이나 부재중에도 중요한 진료 이슈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토의와 검토를 통해 필요한 대응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당일 왕진하며 사육사와 소통 중인 여정민 수의사

서울대공원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이야기할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진료팀 활동에 한정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진료팀은 KAZA(한국동물원수족관협회) 활동을 통해 국내 다른 동물원의 수의사뿐만 아니라 사육사들과도 진료, 사육, 환경 전반에 걸쳐 다양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말 전문 수의사님과 건국대 안과 교수님을 초청해 강연과 실습을 진행했어요. 최근에는 청주동물원을 방문하여 사자 ‘구름이’의 복강경 중성화 수술에 직접 참여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서울대학교, 건국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마취, 진단, 병리학 분석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협진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동물원에 종사하는 누구나 공감하고 고민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국내 동물원들도 점차 전시 중심의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동물 복지와 생태 교육의 장, 그리고 멸종위기종의 마지막 피난처이자 보전 센터로 거듭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대공원 역시 매년 리모델링을 통해 동물복지 중심의 환경 개선을 추진하고 있어요. 멸종위기종 보전 및 번식 프로그램을 통해 보전 연구에도 꾸준히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해설사 운영, 체험형 프로그램 개발 등 시민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AZA와 같은 국제 인증을 통해 공공성과 윤리성 강화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원의 동물들을 더 많이 살리는 수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부족해서 놓치는 일이 없도록, 늘 배우고 노력해야겠죠.

그리고 시간이 더 흐르고 조금의 여유가 생긴다면, 야생동물의 질병 분야를 깊이 있게 연구해보고 싶다는 꿈도 가지고 있습니다.

수의대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야생동물 임상수의사를 꿈꿔봅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졸업이 가까워지면서, 수의사라는 직업이 다양한 분야로 진로가 나뉘는 것을 알게 되죠. 저는 그 즈음 사기업에 취업할 좋은 기회가 있어 입사했어요. 여러 부서를 순환하며 연구, 생산, 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외국 고객사와의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등 값진 경험들을 쌓았습니다.

그 후 공직사회로 들어와 지금은 동물원 수의사의 길을 걷고 있지만, 그때의 경험은 저에게 다시없을 귀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저희 진료팀 수의사 중엔 학생 시절부터 줄곧 야생동물 수의사를 꿈꾸며 준비해온 분들도 있습니다. 그분들은 여러 동물원과 야생동물 구조센터 등에서 실습하며 경험을 쌓았고요, 진료 실력도 뛰어나 저도 많이 배우고 있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꿈이 있다면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는 것입니다. 아직 시간이 많을 때, 작은 일이라도 좋으니 많이 도전하고 실패도 경험해 보세요. 그런 경험들이 쌓여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고,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강원정 기자 xormrrl6392@naver.com

한국반려동물행동의학협회 KABA 출범

한국 반려동물 행동의학 협회(KABA, 회장 나응식)가 13일(일) 유한양행 본사에서 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공식 발족했다.

반려동물행동의학협회(Korean Companion Animal Behavior Medicine Association)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동물행동의학 연구와 교육을 통해 반려동물과 사람이 조화롭고 행복한 공존을 이뤄간다’는 미션 아래 ▲동물행동의학 연구 활성화 ▲행동학 교육 ▲동물복지 정책 개발 및 자문 ▲동물학대 예방 노력 등의 역할을 할 예정이다.

개, 고양이 행동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온라인상에 널리 퍼져있는 가운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동물행동학 교육의 경우, 수의사를 대상으로 한 전문적인 동물행동의학 교육과 함께 반려동물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행동학 교육도 펼칠 계획이다. 반려동물 유기 원인 1위가 행동문제인 상황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많은 보호자가 반려동물과 오랫동안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런 의지를 담아 슬로건도 ‘동행’으로 정했다. 동물과 인간의 행복한 여정을 뜻한다. 로고 역시 수의사, 개·고양이, 동물을 보듬는 사람의 손까지 3가지를 형상화했다.

봉사활동도 펼친다. 러브테일(Love Tail)이라는 이름의 봉사단을 통해 수의사는 물론, 일반인까지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한국반려동물행동의학협회(KABA) 초대 회장은 나응식 원장(그레이스 고양이병원)이 맡았으며, 부회장에는 김미경 원장(김미경동물병원)이 선임됐다.

협회 위원회는 운영위원회, 대외협력위원회, 홍보위원회, 학술위원회, 봉사단으로 구성됐다.

설채현 원장(놀로동물행동클리닉)이 대외협력위원장으로 합류했고, 김명철 원장(VIP동물의료센터 청담점)도 홍보위원으로 활동한다. 방송을 통해 개·고양이 행동문제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인 수의사들이 KABA라는 지붕 아래 뭉쳤다.

운영위원장은 허찬 원장(울산에스동물메디컬센터), 홍보위원장은 김범석 원장(송파 마리동물병원), 학술위원장은 박자실 원장(UN동물의료센터 고양이친화센터)이 위촉됐다. 여기에 하이반려동물행동클리닉 이우장 원장, VIP동물의료센터 조윤주 기업부설연구소장 등이 위원으로 활동한다.

황철용 서울대 수의대 교수, 장민 경북대 수의대 교수, 송중현 충남대 수의대 교수, 수의사 출신 유도엽 변호사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강일웅 원장(강일웅동물메디컬센터), 조영일 원장(조앤박동물병원)은 지역위원으로 임명됐다.

각 위원들은 “동물행동의학에 대해 혼자 공부하고 개별적으로 목소리를 내어 아쉬웠었다”며 “이제 여러 전문가가 함께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나응식 한국 반려동물 행동의학 협회 회장

나응식 한국반려동물행동의학협회 회장은 “약 3년 전부터 협회를 준비해서 오늘 위원회 출범식을 하게 됐다”며 “작은 시작이지만 자유롭게 의견을 도출하면서 협회를 발전시켜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리, 소통, 과학, 혁신 4가지를 협회의 핵심가치로 꼽으며 “다른 협회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협회 운영과 활동이 혁신적이고 차별화되도록 노력하고, 다양한 의견을 한데 모아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위원회 출범식을 마무리한 한국반려동물행동의학협회는 본격적으로 회원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동물병원 수의사를 위한 모성보호제도의 핵심② :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배우자 출산휴가, 난임치료휴가

동물병원은 특성상 교대 근무나 장시간 진료가 빈번하여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직종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워라밸을 중시하는 근로문화가 확산되면서 동물병원 종사자들 역시 육아와 가정에 대한 법적 권리 보호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 배우자 출산휴가, 난임치료휴가와 같은 다양한 모성 보호제도는 실무적으로 적절히 설계하지 않으면 인력 공백이나 스케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회차에서는 이러한 제도들의 내용, 법적 기준, 실무 대응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동물병원 환경에 맞춘 효율적인 제도 운영 전략을 제시한다.

*   *   *   *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2에 따라 만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근로자는 1년 이내의 범위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다.

근로자가 육아휴직 기간 중 사용하지 않은 기간이 있으면 그 기간의 두 배를 가산한 기간 이내 사용 가능하며, 1주일에 15시간 이상 35시간 미만으로 근무시간을 줄여 신청할 수 있다.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으며 특히 이는 동물병원과 같은 비교적 소규모 사업장이라도 반드시 준수할 의무가 있는 제도이다. 근로자는 사업주가 지급하는 급여 외에 근로자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시작한 후 1개월부터 정부가 지원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를 받을 수 있다.

동물병원에서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신청자의 근무 시간대를 조정하여 예약 진료가 집중되지 않는 시간에 배치하거나, 파트타이머 또는 외부 수의사를 유연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이와 함께 단축 근무자의 업무 범위 재설계 및 역할 조정 등을 통해 조직 내 업무 누락이나 불균형을 방지해야 한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8조의2에 따라 배우자가 출산한 근로자는 최대 20일의 유급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출산일 부터 90일 이내에 신청 가능하다.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한 근로자에게 휴가 기간에 대하여 휴가를 시작한 날을 기준으로 산정한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상한액 약 160만원, 하한액 최저임금액)을 지급한다.

실제 동물병원에서는 소수의 수의사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갑작스러운 휴가 사용 시 병원 일정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사전에 출산 예정일 확인 및 휴가 희망 일정 수렴, 대체 인력 확보, 일정 조정 등 실무적 대비가 필요하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모성보호와 병행되는 부성보호 제도이자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보장하는 법정 권리다. 병원 내 짧은 공백일지라도 업무 연속성 유지 방안 마련이 병행되어야 하며 사전에 휴가 사용 계획을 수립하는 조직 문화가 정착되면 조직 내 갈등 없이 제도 정착이 가능하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8조의3에 따라 난임치료가 필요한 근로자에게는 연 6일의 난임치료휴가가 부여된다. 이 중 2일은 유급이며, 4일은 무급으로 운영할 수 있다.

근로자가 난임치료휴가를 신청하면 사용자는 이를 거부할 수 없다. 단, 진단서 등 확인 가능한 치료 증빙서류 제출이 필요하다.

동물병원처럼 일일 근무자가 제한되어 있는 환경에서는 난임치료휴가를 연속이 아닌 분산하여 사용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 예컨대 진료 스케줄이 적은 평일 오후 시간대에 휴가를 배치하거나 사전조율을 통해 접수 업무 등 간접 업무 위주로 재편하는 방식도 실무적으로 유용하다.

진료 일정이 고정적이고 업무 강도가 높은 수의사 등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제도인 만큼 병원장은 사전에 치료 일정과 병원 스케줄을 충분히 조율해 진료 공백이나 인력 부족으로 인한 혼선을 줄일 필요가 있다.

   

동물병원은 소규모 체계와 밀도 높은 진료 일정 속에서 인사 관리가 곧 병원 운영의 핵심이 되는 업종이다. 출산·육아와 관련된 다양한 보호제도가 증가하고 제도 사용률도 높아지고 있는 현재, 사업주는 근로자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는 동시에 병원 운영의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법적 제도의 핵심 요건과 신청 절차를 숙지하고, 제도 사용에 따른 업무 조정·대체 인력 운영 계획 등을 문서화해두면 불필요한 오해와 분쟁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수의사·동물병원 종사자와 같은 전문직 인력의 경우, 단절 없는 커리어 유지와 병원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모성보호제도의 실효적 운영이 조직 신뢰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제도를 단순히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가정 양립 제도의 활용 여부에 따라 근로자의 만족도와 이직률, 조직 내 갈등 발생 여부까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사용자는 상황에 맞는 탄력적 운영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최수환 노무사의 인사를 배우다] 다른 칼럼 보러 가기

산불피해 동물 치료 인연으로..대구24시바른동물의료센터, 동물자유연대에 1천만 원 기부

지난 3월 역대 최악의 대형 산불이 영남 지역을 덮쳤다. 대규모 산불은 산림과 주거지는 물론, 수많은 동물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 불길 속에서 구조된 반려동물은 심각한 화상과 탈수, 연기 흡입 등으로 중증 상태였으며, 생존조차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때 구조견 한 마리를 치료하게 된 대구24시바른동물의료센터(대표원장 이세원)가 2개월에 걸친 집중 치료 끝에 해당 환자의 회복을 이끌어냈다. 단순한 응급 처치를 넘어, 입원 치료·체계적인 감염 관리·통증 조절과 재활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치료였다.

해당 환자와의 인연은 동물자유연대를 통해 이뤄졌다. 이렇게 맺어진 인연은 기부로 이어졌다. 24시바른동물의료센터가 “산불 등 재난에서 구조된 동물들을 위한 치료비로 써 달라”며 동물자유연대에 1천만 원을 기부한 것이다. 해당 기부금은 구조동물의 치료비와 응급 대응 체계 구축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기부 전달식에는 24시바른동물의료센터 임창규, 이정석, 이세원 대표원장과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세원 원장은 “2개월간 함께 지낸 아이를 통해 생명을 살리는 일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됐다”며, “이번 기부가 단순한 후원을 넘어 동물의 생명을 지키는 연대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재난 구조에서 가장 절실한 것이 ‘즉각적인 치료’인데, 바른동물의료센터는 그 소명을 정확히 수행해 주셨다”며 “이번 기부는 향후 전국 재난 대응 체계 마련에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 전했다.

한편, 동물자유연대는 이번 산불 발생 초기부터 ‘위기동물대응팀’을 현장에 파견해 동물구호 및 반려동물 쉼터 설치 활동을 펼쳤다. 동물자유연대는 ‘재난 시 동물구조 및 구호 협의체’(이하 재난동물구호협의체)와 함께 ‘재난 대응 체계’에 동물보호가 제도적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인식 변화 활동을 진행 중이다.

‘해양 생태 보전의 최전선에서’ 플랜오션·건국대 상괭이 부검

해양보전 시민단체 사단법인 플랜오션이 6월 26일(목) 건국대 수의대에서 상괭이 부검을 실시했다. 단순 부검을 넘어 해양 생태계 보전 교육의 기회로 삼았다.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는 서해와 남해에 주로 서식한다. 성체도 2m를 넘지 않지만, 우리나라 바다의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상위 포식자다.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 건강성을 평가하는 지표종이다.

하지만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어 2016년부터 해양보호생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멸종위기(Endangered) 등급으로 분류된다.

이날 부검된 상괭이 3마리는 전날인 25일 저녁 서해에서 어업 중 그물에 걸린 개체들이다. 매년 10마리 이상의 상괭이를 부검하는 플랜오션에서도 하루에 3마리를 한꺼번에 부검하며 교육으로 활용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부검은 외부 관찰부터 심화 검사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됐다. 안구와 체공의 상태를 살피고 분비물이나 외부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체 몸길이부터 이빨 개수, 배의 지방 두께까지 개체의 빅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한 ‘측정’이 이어졌다.

이후 외상을 살피며 기관, 식도, 폐, 심장, 횡격막의 위치와 색을 파악했다. 염증이나 종양 등이 의심되면 관련 림프절과 조직 검체를 확보했다.

소화기 부검에서는 소화효소가 없는 1위에 주목했다. 위 전체가 비워지는 4시간 이내에 뭘 먹었는지, 또 각 고래 종이 속한 먹이 사슬은 어떠한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검개체의 연령을 가늠하기 위해 손상이 적은 이빨 3~5개를 샘플링하고 잔류성 유기오염물질(POPs), 미세플라스틱 등 해양 오염물질 축적 검사를 위하여 주요 장기와 근육, 지방 검체를 확보하는 등 심화검사까지 완료됐다.

이 같은 부검 절차를 통해 상괭이의 먹이와 나이, 위험요소를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부검된 상괭이의 뼈는 경희대학교 자연사박물관과의 연구 협력을 통해 골격 표본으로 만들어져 해양 동물 생태 교육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날 부검 교육에 참여한 건국대 수의대 대학원 박세현 학생은 “상괭이 부검이라는 소중한 기회를 통해, 평소 관심이 많았던 해양 생태계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며 “부검 과정에서는 위 내용물에서 보리새우과(Penaeidae)가 가장 많은 개체 수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그 외에도 베도라치류 유어와 두족류의 흔적 등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해양생태계의 상위 포식자인 상괭이를 통해 국내 해양 생물 다양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플랜오션 이영란 대표는 “해양생물과 생태계를 보전하는 일이 별나고 특이한 몇몇 사람들의 이벤트가 아니라 수의사도, 생물학자도 학생들도 일반인도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되도록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심현정 기자 shj5387@naver.com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법 만든다..동물생산업·판매업과는 선 긋기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의 근간이 될 가칭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법 제정이 추진된다.

주요 연관산업으로 꼽히는 반려동물 사료(펫푸드)는 농장동물용 사료에서 분리해 별도의 분류체계와 영양기준을 마련한다.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법은 동물생산업·판매업과는 선을 긋는다. 반려동물 자체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보는 산업과 달리 반려동물의 복지에 도움이 되는 업종이어야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내 반려견이 이미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조사결과도 나오고 있는만큼 반려인구 증가를 위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팀 홍기옥 과장은 7월 11일(금) SETE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 토론회에서 관련 정책 방향을 전했다.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팀 홍기옥 과장

홍 과장은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가지 중점 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법 제정이다. 연관산업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적·재정적 지원책을 마련하는 법적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홍 과장은 “반려동물 연관산업에 주기적인 실태조사를 벌여 통계를 작성하고 벤처 및 창업기업 지원, 전문인력 양성, 판로 개척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지원 근거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 제정안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여당 의원인 문대림 의원(제주 제주시갑)이 대표발의했다.

문대림 의원안은 반려동물 식품·용품·서비스 품질 향상을 목표로 5년마다 육성계획을 수립·실시하도록 한다. 반려동물 연관산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산업 육성 지원을 위한 특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2027년을 목표로 홍성에 조성을 추진 중인 원-웰페어 밸리가 이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벤처창업, 연구개발,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홍 과장은 “단순히 개별사업의 나열이 아닌 민간의 혁신과 정부의 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 만들 것”이라며 국회에서도 육성법 제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립축산과학원 소경민 박사는 “제도 신설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가 관련 통계의 생산과 활용”이라며 통계 확보가 산업 육성의 핵심 조건이라고 지목했다. 데이터가 있어야 정책을 개발하고 사업체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과제는 펫푸드에 대한 별도 분류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반려동물 연관산업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펫푸드다. 홍 과장은 “반려동물 사료에 대한 과학적, 체계적 분류기준을 정비하고 있다”며 펫푸드의 분류체계와 영양 표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행정예고된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 고시 개정안은 펫푸드에 대한 별도 분류체계 도입안을 담고 있다. 미국사료관리자협회(AAFCO)나 유럽펫푸드산업연합(FEDIAF) 가이드와 같이 펫푸드를 ‘완전사료’와 ‘기타사료’로 분류한다.

홍 과장은 “현재는 가축용 사료에 대한 기준 안에서 펫푸드를 다루는 한계가 있다”며 “(고시 개정안이) 조만간 공포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펫푸드 분류체계를 도입하면서 ‘처방사료’가 제외된 것을 두고서는 “추후 반려동물 질환별 특수목적 사료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등 질적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의 패널로 참석한 사료업계 임원진도 처방사료에 대한 기준을 제도권에 편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법 제정안은 문대림 의원에 앞서 같은 당 이개호 의원이 발의하기도 했다.

이개호 의원안과 문대림 의원안은 비슷하다. 농식품부가 5개년 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실태조사, 창업·연구개발 지원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등 공통분모가 크다.

다만 이 의원안은 동물생산업, 동물판매업 등 현행 동물보호법이 규정하는 반려동물 관련 업종까지 육성법으로 가져왔다. 생산업과 판매업을 잇는 경매장을 반려동물전문중개업종으로 신설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를 두고 동물보호단체에서 ‘강아지 공장 육성 법안이냐’며 거세게 반발했고, 결국 법안은 철회됐다. 반면 문대림 의원안은 수의사법상 동물진료업,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 관련 영업은 법안에서 제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반려동물 분양 관련 내용은 발제에서 뒤늦게 제외될 정도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한국법제연구원 장은혜 박사는 “반려동물 연관산업은 궁극적으로 반려동물의 복지 향상에 도움이 되어야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반려동물 자체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삼는 생산업·수입업·판매업·전시업을 ‘반려동물 연관산업’과 분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동물학대적인 형태로 생산·판매업의 규모를 무작정 키우도록 정책적으로 장려할 순 없지만, 반려인구 추이에 대한 정책적 고민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려동물 자체가 늘어야 반려동물 연관산업의 성장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는 국내 반려견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조사 결과를 담기도 했다.

이날 토론 패널로 나선 로얄캐닌코리아 이수지 상무는 “반려동물이 탄생하는 윤리적인 브리딩으로부터 존엄한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반려동물 연관산업이 생태계를 이뤄야 한다”면서 “반려동물 연관산업의 밑바탕에는 반려동물이 환영 받는 사회와 책임있는 양육문화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연관산업, 새 정부 기조에 발맞춰야 ‘AI·K푸드·국가균형발전’ 강조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 K-푸드 수출확대, 국가균형발전 등 이재명 정부의 새 기조에 발맞춰야 정책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농식품법률제도연구소와 한국펫사료협회가 7월 11일(금) 서울 SETEC 컨벤션센터에서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 정책 성공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유도일 서울대 교수는 주요 국가의 반려동물 시장 관련 추계를 종합하며 반려동물 연관산업의 국내외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은 연평균 7.6% 성장해 2035년까지 8,869억 달러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시장은 2024년 85억 달러에서 2035년 197억 달러까지 연평균 8.6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농식품법률제도연구소 조성호 변호사는 “반려동물 연관산업 발전을 위해 동물보호법, 수의사법과 구분된 법제가 필요하다”면서 새 정부의 기조에서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령 이재명 대통령이 내세운 주요 국정방향 중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에 주목한다면, 펫테크 산업도 인공지능 활용에 초점을 맞춰야 지원정책에 올라탈 수 있다는 것이다.

K-푸드 수출 확대 전략에 발맞춰 K-펫푸드 수출을 늘리려면 국내 펫푸드 품질관리기준이 글로벌 수준에 올라서야 한다는 점도 지목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수도권 외 지역 투자 활성화도 새 정부의 주요 과제다. 조 변호사는 “(반려동물 연관산업의) 주관 부처가 농식품부인 만큼 (지방의) 농업·농촌 지원정책에 반려동물 연관산업을 접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정책결정권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농식품부 내에 마련한 반려동물 연관산업 주무부서가 유지·확대되어야 한다는 점을 덧붙였다.

로얄캐닌코리아 이수지 상무는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을 위한 법 제정 논의는 업계도 간절히 기다려왔다. 순수한 산업 정책으로 진일보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새 정부 기조와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을 결합하는 모델로 로얄캐닌 김제공장을 제시했다.

김제공장은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커버하는 수출 공장이다. 연간 1억불을 수출하며 지역에 직간접적인 고용 창출로도 기여하고 있다. 국가균형발전 기조와 K-(펫)푸드 수출에 맞는 셈이다. “2,500억원 이상 투자하면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증설 공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출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데도 인식을 같이 했다.

우리와주식회사 도성호 박사는 “AAFCO나 FEDIAF와 같은 기준을 국내에도 마련해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제도적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지 상무는 “이미 고도화되고 발전된 ‘처방사료’ 카테고리가 제도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영양·표시기준에 반영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공지능 기술 접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에이아이포펫 허은아 대표는 “앞으로는 (반려동물 연관산업의) 어느 분야든 펫테크(Pet-tech)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산업은 없게 된다”면서 “펫푸드도 개체의 건강상태에 맞춰 인공지능이 추천하고, 헬스케어에서도 인공지능이 건강상태를 확인하여 적절한 치료로 이어지는데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정부가 한국형 거대언어모델 개발 등 AI 혁신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는만큼 반려동물 분야에 최적화된 파생모델을 개발하는 등 농식품부 차원의 관련 지원책이 나오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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