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가 쉬워진다’ 심장완성반, 복부완성반으로 개편된 오르바이오 소수정예 초음파교육

소수정예 교육으로 수의사들에게 만족도가 높은 ‘오르바이오(주) 수의영상 아카데미’가 2026년부터 새롭게 개편된다.

기존 심장초음파(기초반), 복부초음파(기초반)가 심장초음파(완성반), 복부초음파(완성반) 프로그램으로 개편되면서, 교육 기간이 각각 3개월, 2개월로 늘었다.

오르바이오 측은 “‘시간이 곧 실력이다’라는 구호로 1개월 교육과정의 단점을 극복하고 반복, 숙달 교육을 통해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이라며 “누구나 임상에서 초음파로 쉽고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설명했다.

‘중급반(경력자용)’과 ‘고양이 종합반’은 기존처럼 1개월 코스로 운영된다.

심장완성반은 심장초음파의 4대 기본 원칙, 4 Windows 및 Views, M-mode 기법, Doppler 기법, 심장기능평가(수축이완), LA/Ao Ratio, PA/Ao Ratio, RPAD 측정, MR 정성/정량적 평가를 배울 수 있으며, 케이스 리포트 작성과 심화 실습 및 Q&A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복부완성반은 기초 복부 초음파, 장기별 기본 스캔법, 임상 현장초음파(POCUS, VET BLUE), 복부 정밀 초음파, MDP(Major Duodenal Papilla), 복부 장기 심화 기능 검사를 배우며, 케이스 스터디 세션도 진행된다.

초음파를 조금 더 심도 있게 배우고자 하는 수의사들을 위한 중급반의 경우, 심장기능평가(FS, LA/Ao), PA/Ao Ratio, RPAD 측정, EPSS 및 ICCJ 측정, PD Junction 확인, Lymph node 및 MDP 스캔을 다룬다.

고양이종합반은 고양이 주요 복부 스캔, 고양이 특화 심장초음파, 심근비대증(HCM) 평가, 신장/방광/췌장 정밀 스캔을 배운다.

이외에도 1:1 맞춤형 강의 및 실습을 하는 ‘프리미엄 과외반’도 운영된다(일정 협의).

심장완성반은 월요일, 복부완성반은 화요일, 중급반은 수요일, 고양이종합반은 목요일에 진행된다.

한편, 오르바이오 초음파교육은 30년 경력의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영상의학 최민철 명예교수(한국수의영상의학전문의)가 직접 지도한다. 이론 교육과 실습 교육이 포함된 과정으로 초음파를 제대로 배워보고자 하는 수의사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소수정예 교육으로 만족도가 높다.

참가 대상은 수의사이며, 선착순 마감된다. 과정을 수료하면 ‘이수증’이 증정된다. 자세한 내용 확인 및 참가 신청은 구글폼을 통해 할 수 있다.

“코로나 때와 다르네” 민생회복 소비쿠폰, 동물병원 매출에 별 도움 안 돼

정부가 소비 활성화와 내수 진작을 위한 특단의 조치로 지급한 1·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기한이 11월 30일 자로 만료됐다.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지난 7월 21일 지급이 시작됐다.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원(차상위계층 30만원, 기초생활수급자 40만원)이 지급됐고, 비수도권지역은 3만원,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은 5만원이 추가 지급됐다.

2차 지급액은 10만원으로,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전 국민의 90%에게 지급됐다.

동물병원(연 매출 30억원 이하)에서도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원가에서 “소비쿠폰이 동물병원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매출 증진을 체감하지 못한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벳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동물병원 매출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답변(36%)보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잘 모르겠다’는 답변(64%)이 약 2배 가까이 많았다.

한 동물병원 수의사는 “코로나19 시절,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동물병원 매출이 올랐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코로나 때와 상황이 달랐다. 그때는 외부 활동을 못 하니까 반려동물에 더 신경을 썼지만, 이번에는 외식이나 쇼핑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직접적인 진료 매출 증진에는 별 도움이 안 됐는데, 사료 매출 증진에는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소비쿠폰 지급 직후 (상대적으로 비싼) 처방식 사료를 대량으로 주문하는 비율이 늘었다”고 말한 원장도 있었다.

‘반려견 심장병도 알약 하나로’ 센터필 시리즈 개발한 케어사이드 유영국 대표

동물용의약품 전문기업 ㈜케어사이드가 복합제 동물용 심장약 ‘센터필®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지난달 대구 FASAVA 2025 콩그레스를 찾은 수의사들에게 처음 소개된 센터필 시리즈는 곧 정식 시판을 앞두고 있는데요,

인체용의약품을 갈아 먹이는 데서 오는 약동학적 한계를 극복하면서 수의사, 환자, 보호자의 삶의 질을 함께 높이기 위해 장기간의 개발과정을 이겨낸 케어사이드 유영국 대표(사진)를 데일리벳이 만났습니다.

국내 반려동물에 흔한 심장질환에 쓰이는 약물에는 대표적으로 피모벤단 제제가 있습니다. 심장질환이 진행되면서 강심제, ACE(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이뇨제 등을 함께 처방하게 되는데, 피모벤단을 제외하면 다 인체용의약품을 쓰고 있죠.

개보다 훨씬 큰 성인을 위해 만들어진 제제이다 보니, 적정 용량을 먹이려면 갈아야 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기죠.

약의 정제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개발됩니다. 가령 BID로 투약해야 한다면 12시간 동안 목표하는 혈중농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죠. 이를 위해 정제의 붕해·용해 속도와 약물의 흡수, 대사 등 여러 방면을 연구합니다.

사람에 맞춰 정제로 된 심장약을 갈아서 동물에 급여하다 보니 흡수도 빨라지고 소실도 빨라집니다. 혈중농도가 과도하게 변하면서 악영향이 만들어질 수 있죠.

게다가 심장약은 30일씩 장기 처방하는 경우가 많은데, 갈아서 소분하다 보면 완전히 정확하게 나누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장기 처방을 위해 병원내 조제에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병원 운영의 효율성을 더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정제를 갈 필요 없이 환자 상태에 따라 약품 성분 1종부터 4종까지 심장약 성분을 알약으로 한 번에 정량 투약할 수 있도록 센터필 시리즈를 개발했습니다.

해외에는 피모벤단과 ACE 억제제의 2종 합제까지 있는데요, ‘센터필 포르테 골드’와 같은 4종 합제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센터필 시리즈 정제는 안정적으로 붕해·용해되도록 개발했습니다. 약동학적 안정성을 확보한 거죠.

혈중 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투약 편의성도 좋다면 이보다 좋은 약은 없습니다. 또한 장기 처방을 위해 병원내 조제에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병원 운영의 효율성을 더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4종 약물의 대사과정을 인체용의약품과 비교분석했고, 2종·3종·4종 합제를 다 따로 분석해서 각각의 제조법을 확립했습니다.

성분 각각은 이미 수의사 분들이 많이 활용하셔서 친숙하시겠지만, 합제로 개발된 ‘신약’입니다. 임상시험에 앞서 국가독성평가연구소에서 독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현창백박사를 통해 심장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국내 동물병원에서 임상시험을 벌였습니다.

임상시험 결과는 올해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에 발표했고요, 해당 논문을 FASAVA 콩그레스에서 수의사분들께 선보였습니다.

수의사 분들이 더 잘 알고 계시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과 정기적인 모니터링입니다. 환자 상태를 제대로 파악해야 막연한 처방을 피할 수 있고 정확한 용량의 약을 먹일 수 있습니다.

일선 수의사 분들이 참고하실 수 있도록 환자 유형에 따른 센터필 시리즈의 처방 프로토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피모벤단 단독의 센터필은 출시되어 있고요, 향후 실데나필이나 토르세마이드, 베나제프릴 등 관련 약물의 단독 제제도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케어사이드는 대구 FASAVA 콩그레스에서 센터필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이미 생산에는 돌입했고요, 제품 공급은 이르면 12월에 개시할 예정입니다. 본격적으로는 내년이 되겠네요.

개발 과정 등에서 센터필 시리즈를 알게 된 수의사 분들은 빨리 출시해달라고 연락을 주시기도 하셔서, 서두르고 있습니다.

케어사이드가 오랫동안 공급해온 심장 영양제 헤파카디오, 헤파카디오 포르테부터 센터필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국내 반려견에서 다발하는 심장질환에 대한 포트폴리오의 뼈대를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살을 붙이기 위한 단독 성분 제제 출시 준비에도 매진할 생각입니다.

수의사 분들께 센터필 시리즈 활용을 상세히 설명드릴 수 있도록 학술 세미나 등을 곧 개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수의학교육 국회토론회②] 임상교육 개선 핵심 열쇠, 대학병원에 있다

수의학교육 역량강화 국회토론회가 12월 1일(월)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수의학교육에만 초점을 맞춰 국회에서 공론의 장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삼석·조경태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수의과대학협회가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무너지는 공공수의학에 대응하지도, 반려동물 임상 발전을 선도하지도 못하고 있는 수의대 교육 인프라의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수의학교육 인증과 국가시험 개편, 대학동물병원 개선, 수의사과학자 양성 등을 폭넓게 다뤘다.

주요 사안별로 이날 거론된 지견을 나누어 전한다<편집자주>.

이날 토론회에서 임상교육 개선의 주요 과제로 ‘대학동물병원’이 도마에 올랐다. 졸업생이 곧장 동물을 진료할 수 있을만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수의대생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교육병원(teaching hospital)’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김소현 이사장은 “해마루는 지속적으로 학부생 실습과정과 초년차 수의사 임상기본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수의대생들은 기본적인 임상술기조차 충분히 훈련받지 못한 채 현장에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갓 졸업한 수의사를 진료에 투입할 수 없다 보니 1년 이상의 수련의 과정을 두고 교육한다. 해마루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병원들이 마찬가지로 겪고 있는 문제다.

김소현 이사장은 “매년 새로운 신입 수의사를 교육하기 위해 상당한 인력과 자원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며 사설 병원이 수의대가 해야 할 역할을 메꾸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수의사들로서도 초봉 상승에 필연적인 한계에 봉착하고, 외부교육까지 쫓아다니며 들어야 하는 부담에 시달린다.

학부생들도 이 같은 문제를 실감하고 있다.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수대협)가 최근 수의대생 2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현행 수의학 교육이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실무역량(day 1 skill)을 키우기에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65.8%에 달했다.

김 이사장은 2002년 연구원으로 방문한 워싱턴주립대 부속 동물병원에서 ‘교육병원’으로서의 대학병원을 제대로 접했다고 전했다. 이미 20년도 더 전에 미국의 수의대생은 로테이션 과정을 통해 대학병원의 진료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단순 참관이 아닌 ‘준 임상의’로서 교수진의 감독하에 직접적으로 술기를 수행하거나 의사결정 과정을 경험하는 방식이다.

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김소현 이사장

한국임상수의학회장을 맡고 있는 서강문 서울대 교수는 “임상 로테이션 실습을 1년간 실시하는 서울대도 과목별로 보면 1~2주에 그친다. 그 시간 안에 익숙해지길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대학원에 와야 핸즈온(Hands-on) 교육이 시작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원으로 미뤄져 있는 교육을 학부 과정으로 내리려면 교원 확충과 재원·기자재 등 여러 조건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수의과대학 6년 학제 구성이 유연화된 데서 개선의 실마리를 찾았다. 과거 예2+본4 학제를 1+5나 통합 6년제 등으로 개편하면서 임상교육 비중을 늘리고, 이론 강의를 줄이되 핵심 실습 위주로 개편한다면 지금보다 나은 역량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강문 교수가 로테이션 과정에 도입한 학생 모의환자 실습 영상.
로테이션에서 접한 실제 증례를 바탕으로 학생이 수의사 역할을, 대학원생이 보호자 역할을 만나 모의 진료를 진행한다.
(사진은 2024년 7월 수의기본진료수행 지침 개발 연구 회의 중 촬영)

핸즈온 실습 교육을 강화한다며 실험동물 사용량을 늘릴 순 없다. 모형으로 충분히 연습하고,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학병원의 진료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 박인철 원장도 대학병원의 인프라 개선 과제에서 시뮬레이션 교육 시스템과 임상교육 기록용을 포함한 병원관리 시스템 개편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김소현 이사장은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문제다. 법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단순한 기자재뿐만 아니라 교원 확충, 증례 기반 교육 인프라 강화, 교육을 담당하는 (대학병원) 수의사에 대한 인건비 지원 등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지금의 대학동물병원에서는 과목별 대학원생들이 저마다 수련하기도 바쁘다. 몇 안 되는 교수들은 더 바쁘다. 학부생 실습에까지 많은 시간을 들이기 어려운 구조다.

이를 개선하려면 대학병원에 전문진료인력이 많아져야 한다. 임상교원뿐만 아니라 전문의 제도 하의 전공의들도 자신의 수련에 더해 학부생 교육에서도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그러자면 정부의 예산 지원과 대학병원의 자구책이 모두 필요하다. 전자에는 법적 근거가, 후자에는 대학병원 운영체계의 개편이 요구된다는 것이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지적이다.

조제열 서울대 수의대 학장은 “현재의 대학병원은 교육병원이 아니다. 대학 산하의 사업체”라며 “동물병원에 부과하는 간접비가 매출액의 15~2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구조다 보니 임상교원을 확충하거나 새로운 장비나 교육에 투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제열 학장은 “국가가 대학병원을 ‘교육·공공·연구 기반의 공공재’로 재정의해야 한다”면서 가칭 ‘대학동물병원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행 수의사법·고등교육법 어디에도 법적 근거가 없는 대학병원의 위상을 정립하자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간접비 부과를 금지해 대학병원의 수익이 진료·교육 개선으로 재투자될 수 있도록 하고, 응급·재난형 질병 대응 등 공공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오히려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이다.

조 학장은 “수의사 면허를 주관하는 농식품부가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면서 전문의 제도 도입 시 대학병원이 담당해야 할 수련병원 기능에 대한 지원을 포함해 대학병원에 대한 국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인철 원장)

대학 병원의 편차 개선도 과제다. 박인철 원장은 10개 대학동물병원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고가의 전문진료용 장비나 임상교육용 인프라에서 편차가 컸다는 점을 지목했다.

일선 대형 사설병원보다도 뒤쳐지는 규모와 진료 숫자로는 학생들까지 실습할 수 있을 정도의 교육 체계를 갖추기 어렵다.

박인철 원장은 중장기적으로 500억원을 투입해 10개 대학 동물병원과 권역별로 첨단 영상장비와 방사선 치료, 핵의학, 중재시술 등의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 연구진, 개 면역매개성 혈소판감소증에서 엘트롬보팍 효과 및 안전성 최초 보고

국내 연구진이 엘트롬보팍(Eltrombopag)을 일차성 면역매개성 혈소판감소증(pITP) 반려견 환자 치료에 적용한 후향적 임상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게재해 관심을 받고 있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KAMC)와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 의료진이 함께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수의사회(AVMA)가 발간하는 저널인 JAVMA(Journal of the 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에 발표됐다(Eltrombopag is well tolerated but provides no additional benefit in the treatment of canine primary immune-mediated thrombocytopenia).

엘트롬보팍은 사람의 혈소판감소증, 재생불량성빈혈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수의학 분야에서는 특발성 재생불량성 범혈구감소증(Idiopathic aplastic pancytopenia) 등에 적용했다는 케이스 리포트는 있었으나, 다수의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면역매개성 혈소판감소증(ITP, Immune-mediated thrombocytopenia)은 혈소판 수가 급격히 감소해 자발적 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자가면역 질환이다. 반려견에서 비교적 흔하게 진단되며, 대부분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지만 상태가 진행되면 점상출혈, 코피, 혈변, 혈뇨, 혈토, 흑색변 등 다양한 출혈 증상을 보인다.

특히 혈소판 수가 3–5만/μL 이하로 떨어지면 출혈 위험이 급격히 증가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현재는 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에 의존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반응이 미약하거나 회복이 늦어 지속되는 출혈 위험과 약물 부작용이 문제가 되어 왔다.

연구진은 2018년 1월부터 2024년 3월까지 고려동물메디컬센터에 내원한 일차성 면역매개성 혈소판감소증(pITP) 반려견 환자를 회고적으로 분석했다.

병원에 내원한 pITP 개 50마리 중 기준을 만족하는 18마리(대조군 13마리 : Corticosteroid + Mycophenolate Mofetil + Vincristine + hIVIG, 실험군 5마리 : Corticosteroid + Mycophenolate Mofetil + Vincristine + hIVIG + Eltrombopag)를 비교·분석하였다. 치료 후 혈소판 수가 3만/μL 이상으로 개선되는 일부 반응 소요시간(Partial response)과 10만/μL 이상으로 개선되는 완전 반응 소요 시간(Complete response), 입원 기간, 입원 후 회복하여 퇴원하는 환자의 비율에서 두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보고했다.

구토나 설사와 같은 위장관 부작용이 주로 관찰됐으며, 대부분 보조적 치료를 통해 개선됐다. 부작용 발생 비율은 대조군에서 약 84.6%, 실험군에서 60%로 오히려 엘트롬보팍 사용군에서 더 적었다. 이번 연구에서 ITP 환자의 전체 생존율은 94.4%로 기존 문헌에서 보고된 70–90%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결국, 엘트롬보팍(Eltrombopag)은 반려견에게 안전하게 투여될 수 있으나 혈소판 회복, 수혈 필요정도, 입원기간, 사망률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이점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연구의 신뢰도와 임상적 해석을 높이기 위해 엘트롬보팍 개발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다국적 제약사 GSK의 Connie Erickson-Miller 박사와 논의를 진행했다.

Erickson-Miller 박사는 TPO 수용체 작용제 연구 및 개발을 이끌어 온 전문가로 엘트롬보팍의 약물 기전, 적정 용량, 반려동물에서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 상세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사람과 달리 개에서는 약동학적 특성이 크게 달라 치료 반응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조언하며,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조언은 연구팀이 결과를 더욱 현실적이고 균형 있게 평가하는 데 큰 도움이 됐고, 반려동물 ITP 치료에 있어 엘트롬보팍의 실제 임상적 의미를 조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재 수의학에서 면역매개성 혈소판감소증의 치료는 주로 2024년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에서 발표된 ITP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본 연구는 ACVIM 2024 가이드라인에 따른 기존 표준치료와 비교했을 때 엘트롬보팍이 어떤 임상적 위치를 가질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표준치료에는 스테로이드, Vincristine, Human IVIG, Romiplostim 등이 포함되며, 반응이 미흡한 중증 환자에서는 2차 면역억제제나 비장적출수술과 같은 치료가 병행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난치성 ITP 환자에서 추가적인 치료 전략 선택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고려동물메디컬센터 혈액 종양 내과팀은 “면역매개성 혈소판감소증(ITP)과 면역매개성 용혈성빈혈(IMHA) 등 혈액·면역 질환의 치료에서 대부분의 환자는 표준치료에 잘 반응하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들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이들을 위해 최선의 치료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분야 수의사들이 함께 논의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ITP뿐 아니라 IMHA 등 다양한 면역·혈액 질환에서 면역억제제와 항암제의 임상 적용을 더욱 체계적으로 확립하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며, 표준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환자에서는 치료적 혈장교환술(Therapeutic Plasma Exchange, TPE)을 환자별로 최적화해 적용함으로써 더 나은 임상 결과를 도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충남대 수의대, 본과 4학년 캡스톤디자인 연구 성과 공유 및 시상

1등 수상팀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학장 정주영)이 지난 11월 27일(목) 충남대 동물병원 대강당에서 ‘2025학년도 수의학연구소 개소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이후 캡스톤디자인 우수 연구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했다.

충남대 캡스톤디자인 우수 연구 시상식은 졸업을 앞둔 본과 4학년 학생들이 학부 과정 동안 수행한 캡스톤디자인 연구 성과를 기리고 격려하는 행사다. 충남대 수의대는 학생들이 제출한 캡스톤디자인 포스터를 심사하여, 각 전공 분야(기초, 예방, 임상)별로 우수한 학술적 성취를 보인 3개 팀을 선정해 시상했다.

분야별 우수 포스터 수상팀은 다음과 같다.

기초수의학 분야에서는 수의생화학 홍의주 교수의 지도를 받은 성정현·최문정 학생팀이 상을 받았다. 이들은 ‘Loss of Muscle TXNIP Drives NAFLD Progression Through Systemic Metabolic Reprogramming’을 주제로, 근육 내 TXNIP 결실이 전신 대사 재프로그래밍을 통해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 진행에 미치는 기전을 연구했다.

예방수의학 분야에서는 수의기생충학 박배근 교수의 지도를 받은 조예원·김용주 학생팀이 수상했다. ‘A case of Plagiorchis muris infection in Oriental Magpie(Pica serica) in Korea’를 주제로, 국내 서식 까치에서의 Plagiorchis muris 감염 증례를 보고하며 야생조류 질병에 대한 기초 자료를 제시했다.

임상수의학 분야에서는 수의영상의학 이영원·최호정 교수의 지도를 받은 강민성·서다빈·정민혁·정혜주 학생팀이 선정됐다. 이들은 ‘Imaging Characteristics of Foreign Bodies: A Phantom Study Using Radiography, Ultrasound, and Computed Tomography’ 연구를 통해, 이물 섭취 상황을 가정한 팬텀(Phantom) 모델에서 방사선, 초음파, CT 영상 진단 기법별 특징을 비교 분석했다.

정주영 충남대 수의대 학장은 “캡스톤디자인은 예비 수의사들이 스스로 연구 주제를 설정하고 탐구하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학생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앞으로도 수의학 발전을 위한 연구 역량 함양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김민지 기자 jenny030705@naver.com

리브렐라 출시 3개월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이 달라졌다”

조에티스(Zoetis)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골관절염 통증 완화 의약품인 리브렐라(Librela)가 국내에 정식 출시된 지 약 3개월이 지났다.

리브렐라(bedinvetmab)는 NSAIDs와 함께 반려견 골관절염(OA) 통증관리 ‘첫 번째 선택 약물(First Line Therapy)’로 꼽힌다. NSAID와 달리 위장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특히, 한 달에 한 번만 피하주사하면 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통증관리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실제 리브렐라를 사용 중인 동물병원 수의사들의 반응은 어떨까?

A 원장은 “기존 진통제(NSAIDs) 사용 시 신장이나 위장 문제를 걱정하던 보호자들이 많았는데, 리브렐라는 부작용 부담이 적고 장기 관리가 훨씬 안정적”이라며 “매달 한 번 주사만으로 통증을 컨트롤할 수 있어 노령견이나 만성 질환 환자에게 특히 유용하다”고 말했다.

발생한 부작용도 없어 안전성에 대한 확신도 생겼다고 한다.

B 원장은 “리브렐라를 맞은 환자들은 투여 후 1~2주 안에 움직임이 부드러워지고, 스스로 계단 오르기나 산책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눈에 띄게 좋아지는 행동 변화와 개선된 삶의 질이 리브렐라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전했다.

반려견 환자의 삶의 질이 상승하면서 보호자의 삶의 질도 높아졌다. 한 달에 한 번만 병원에 방문하면 되는 것도 보호자에게는 큰 이점이다.

조에티스 관계자는 “리브렐라는 출시 약 3개월 만에 현장에서 높은 신뢰와 만족도를 얻고 있다. 현재 약 1,000개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40%에 이르는 재구매율은 보호자와 수의사 모두가 실제 개선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는 강력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더 많은 반려동물이 골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에서 벗어나 건강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리브렐라의 고양이 버전 의약품도 곧 국내에 출시된다. 고양이의 OA 통증을 조절하는 mAb 의약품인 솔렌시아(frunevetmab)가 내년 2분기 국내에 정식 런칭될 예정이다. 리브렐라에 이어 솔렌시아까지 출시되면, 국내 반려동물 통증관리에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리브렐라 부표에 ‘체중 5kg 미만’ 용법 및 용량이 새롭게 추가됐다. 기존에는 체중 5~60kg, 체중 60kg 이상 용법·용량만 있었으나, 체중 5kg 미만 반려견에 “5㎎/ml 바이알에서 0.1㎖/kg bw의 용량을 멸균주사기로 뽑아 1회 피하투여한다”는 내용이 삽입됐다.

[수의학교육 국회토론회①] 수의대 교수, 미국은 160명 한국은 30명

수의학교육 역량강화 국회토론회가 12월 1일(월)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수의학교육에만 초점을 맞춰 국회에서 공론의 장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삼석·조경태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수의과대학협회가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무너지는 공공수의학에 대응하지도, 반려동물 임상 발전을 선도하지도 못하고 있는 수의대 교육 인프라의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수의학교육 인증과 국가시험 개편, 대학동물병원 개선, 수의사과학자 양성 등을 폭넓게 다뤘다.

주요 사안별로 이날 거론된 지견을 나누어 전한다<편집자주>.

이날 토론회 첫 발제에 나선 조제열 서울대 수의대 학장

이날 발제에 나선 조제열 서울대 수의대 학장은 “한국 수의과대학의 인프라는 미국의 50분의 1에 불과하다”며 “수의대에 들어오는 우수한 인재들에게 부끄러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의과대학협회(한수협) 조사에 따르면 국내 수의대 교원은 평균 32명으로 미국 수의대 평균(160명)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조 학장은 “30명으로 어떻게 기초·예방·임상수의학을 다루면서 다양한 동물 축종별, 진료과목별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겠나”면서 교원 확충을 위한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수협 회장을 맡고 있는 주홍구 제주대 수의대 학장은 “필수적인 수의학 교육도 하기 힘든 현재의 교원 구성으로는 다가올 인공지능(AI) 시대에 대한 대비는 꿈도 못 꾼다”면서 “한 학기에 1~2명 받거나 운 나쁘면 한 명도 충원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학에만 맡겨선 답이 없다”고 토로했다.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성을 갖춘 수의사를 양성하고, 다음 팬데믹에 대비할 수 있는 연구 역량을 갖추려면 교원 확보를 법적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제열 교수)

그 실질적인 방안으로 오랫동안 거론된 것이 수의학교육 인증과 수의사 국가시험 응시자격의 법적 연계다. 수의학교육 인증을 획득한 수의대의 졸업생만 국가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원 확충이나 실기 교육 등의 교육 개선 노력을 인증기준에 반영해 동력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는 의사, 치과의사를 비롯한 보건의료계 전문직 양성 대학에는 이미 법제화되어 정착된 방식이다. 심지어 수의사는 아직인데 동물보건사 양성기관의 인증평가는 제도 도입 시부터 법제화됐다.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 박인철 원장은 “수의대 자체의 노력 만으로 시설·재정을 확보할 수 없다”며 이원택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인증-국가시험 연계 수의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왼쪽부터) 박인철 수의학교육인증원장, 남상섭 수의교육학회장

한국수의교육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남상섭 건국대 교수는 “의학교육에서는 ‘평가가 학습을 촉진한다’는 명제가 널리 통용된다. 대입전형에 따라 고등학교 교육이 바뀌는 것만 봐도 ‘평가’는 큰 능력을 발휘한다”면서 국가시험의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령 실무 역량을 갖춘 수의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대학의 변화를 강제하려면, 국가시험 실기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의 구조로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주무관 1명이 담당하고, 대학·전공·양성 비율에 묶여 ‘신임 여성 교수면 국가시험위원회에 무조건 불려갈 판’인 현행 수의사국가시험위원회에는 ‘현상 유지’ 이상의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 교수는 “제가 1991년에 봤던 국가시험이나, 내년 1월에 치러질 국가시험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50년째 거의 유사한 제도”라며 “이미 2020년과 2022년에 수행한 국가시험 관련 연구에서 현행 시험이 ‘출제 내용과 방식 면에서 국가시험 표준운영방식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꼬집었다.

수의대생들이 2022년부터 국가시험 문항공개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남 교수는 “문제를 공개하지조차 못한 수준인 건 창피한 일”이라며 “행정소송도 문제 공개 자체보다는 국가시험의 권위와 효용성을 더 높여달라는 요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의학교육인증원을 ‘수의학교육평가원’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의 수의학교육 인증과 동물보건사 양성기관 인증평가에 더해 국가시험 관리를 맡기고, 향후 인증-국가시험 연계가 법제화되면 요구되는 기초수의학종합평가나 국외 수의대 졸업 수의사 대상 예비시험까지 맡겨 통합적인 인증평가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양보전 3년, 플랜오션이 걸어온 길

해양보전 시민단체 플랜오션(대표 이영란)이 11월 29일(토)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플랜오션 2025 감사의 밤’을 개최했다.

플랜오션은 해양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 가능한 수산업 확산을 목표로 활동하는 단체로, 올해 창립 3주년을 맞았다. 후원자들을 초청한 이번 행사에서 지난 한 해의 활동을 공유하고 내년 계획을 소개했다.

행사에 앞서 진행된 해양보전교육에서는 이영란 대표와 류정환 대리가 각각 ‘해양동물 고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주제로 강연을 펼치며 해양보전의 중요성과 현장의 과제를 공유했다.

단순한 보호사업을 넘어 협력·정책 제안·연구·교육을 아우르는 입체적 전략을 세운 플랜오션은 올해 해양동물 보전을 위한 국내 전문가 회의, 아시아 보전의학회 FPCN(상괭이) 국제회의, 아워오션 컨퍼런스, 동북아시아 해양포유류 협력 논의 등 다양한 국제·국내 무대에서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전곡선사박물관과의 MOU를 기반으로 바다의 날 기념 ‘고래와 함께 살아가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시민 참여 확대에도 힘썼다.

이처럼 국제 컨퍼런스 참여와 국내 현장 활동을 병행하며 ‘글로벌과 로컬을 연결하는 실천형 해양보전 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플랜오션은 내년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곧 출범할 ‘동물과 미래포럼’에서 한국 해역의 해양포유류 좌초 실태 파악과 질병 연구를 담당하게 됐다.

올해에 이어 카카오 같이가치 플랫폼에서 ‘고래야 금방 갈게(ㄱㄱㄱ)’ 프로젝트 모금도 진행한다. ‘ㄱㄱㄱ’ 프로젝트는 좌초·표류한 해양동물에 즉시 대응하기 위해 현장 출동, 구조·치료, 부검을 수행하는 신속 대응 프로그램이다.

대한수의사회에서 고래질병특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이영란 대표는 “지난 1년은 버겁기도 했지만 그만큼 보람과 배움이 가득한 시간이었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조급함을 내려놓고 제 속도를 지키는 법을 배우며, 해양보전에 대한 열정을 끝까지 놓지 않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한희 기자 hansoncall911@gmail.com

당진 아프리카돼지열병 조기 포착 실패, 발생 후 47일 이상 걸렸다

당진 돼지농장에서 충남 최초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2023년 럼피스킨 최초 발생과 비슷하다. 일선 임상수의사가 의심 증상을 포착한 것이 초동 대응의 출발점이 됐다.

한국돼지수의사회(회장 최종영)는 27일(목) 대전 KW컨벤션에서 개최한 2025년 컨퍼런스를 시작하며 ASF를 포착한 윤성훈 원장을 원격으로 연결했다. 윤 원장은 “공무원 분들이 워낙 바쁘셔서..혼자 (ASF) SOP를 보고 스스로 격리하고 있다”며 웃었다.

방역당국 역학조사 결과 당진 발생농장은 이미 10월초에 ASF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민간기관에 여러 번 검사를 의뢰했지만, ASF 검사를 할 수 없는 곳이다 보니 PRRS 등 다른 질병만 의심됐다. 민간병성감정과 결합된 자가진료로 예견됐던 방역 실패가 현실화된 셈이다.

최종영 회장은 ASF를 조기에 포착하기 위해 수의사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의사 진료 후에 병성감정을 의뢰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해 수의사가 ASF 감염 의심 현장을 확인하는 시점을 가능한 앞당겨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돼지수의사회는 당진 ASF를 최초 신고한 윤성훈 원장을 원격으로 연결해 경험을 공유했다

윤 원장은 “최근 입식한 후보돈들이 이틀 사이에 4마리가 폐사했다며 농장으로부터 원인을 확인해달라는 왕진 요청을 받았다”면서 “현장 부검 과정에서 전에는 보지 못했던 비장 종대, 림프절의 충·출혈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ASF가 의심되는 만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당진시에 신고해 관할 충남동물위생시험소의 정밀 검사가 진행됐다.

진료 과정에서 의심 증상을 확인해 신고를 접수한 농장이 ASF로 확진된만큼 해당 수의사도 이동제한 대상이다.

최종영 회장은 “조기 신고에 공로가 있는 수의사에 휴업이 강제되는데 대한 보상책이 필요하다”며 “돼지수의사회도 추후 위로금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SF 발생을 조기에 포착해 억제하기 위해 신고·예찰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회장은 “비장 종대의 정도는 ASF 감염축보다 덜하겠지만 현장에서 유행하고 있는 고병원성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도 비슷한 소견을 보일 수 있다”며 “후보돈이 농장에 도입되어 순치되는 과정 중에 일부가 폐사하는 경우가 드문 것도 아니다. 폐사 자체만으로 ASF 의심신고를 접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이번 당진 농장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역학조사 과정에서 해당 농장이 10월초부터 폐사가 증가하면서 민간검사기관에 4차례 검사를 의뢰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검사에서는 PRRS 등이 진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에 민간검사기관은 ASF를 검사할 수 없다. 검역본부와 검역본부로부터 지정받은 시도 동물방역기관(동물위생시험소)만 ASF를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민간검사기관에 병성감정을 의뢰한 시점에 이미 ASF가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검역본부가 청주에 위치한 해당 민간검사기관 협조 하에 보관 중이었던 병성감정 시료를 정밀검사한 결과 ASF 양성이 확인된 것이다. 10월 9일(2건 중 2건), 11월 3일(1건 중 1건), 11월 7일(23건 중 1건) 시료에서 양성이 확인됐다.

농장은 ASF를 의심하지 않았고, 민간검사기관은 ASF를 검사할 수도 없다. 부검 소견이 비슷한 PRRS는 대부분의 농장에 상재한다. 방역당국에 알리지 않고 자체적으로 진행되는 민간 병성감정 과정에서는 ASF가 있어도 확인되기 어렵다.

수의사 진료를 거쳐 ASF를 의심했다면 10월 9일의 시료가 정부기관으로 와서 ASF 발생을 빠르게 잡아낼 수도 있었다. 현장 수의사가 의심증상을 포착하기까지 최소 47일이 걸렸다.

   

중수본은 강화된 ASF 신고 기준을 제시했다. 모돈·비육돈에서 폐사가 발생하면서 아래 증상 중 하나 이상이 병행되는 경우 관할 가축방역기관에 의심 신고를 접수해야 한다. 농장은 물론 수의사, 동물약품·사료 판매자 등도 이행 대상에 포함된다.

① 3일간 발열(39.5℃ 이상) 증상

② 40.5℃ 이상 고열 및 식욕부진

③ 전 연령군에서 일일 폐사율이 최근 10일간 평균보다 증가

④ 구토, 귀나 복부 및 뒷다리 청색증을 보일 경우

당진 농장 사례와 같이 민간검사기관에만 병성감정을 의뢰할 경우 ASF 포착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최종영 회장은 “수의사 진료 없이 농장에서 바로 (민간검사기관에) 병성감정 가검물이 임의로 반출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ASF 발생농장에서 발생을 의심하지 못한 채로 가검물이 돌아다니면, 골든타임만 허비한 채 확산의 위험만 커진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어차피 민간기관은 ASF 검사를 할 수 없으니 PRRS나 흉막폐렴 등 다른 질병만 의심하게 된다”며 “반면 평소에도 수의사의 진료를 받고, 문제 상황에 대한 현장 진료를 빠르게 요구한다면 다른 징후를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밀검사 의뢰에 해당하는 병성감정 가검물 반출을 수의사 진료 후에 진행하도록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사람의료는 물론 반려동물 진료에서도 이미 자리잡은 형태다.

수의사가 현장에서 조기 포착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이동제한, 휴업 보상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동제한 기간이 너무 길고, 강제적 휴업으로 인해 경제적 피해를 받다 보니 발생농장을 잡아내는 일은 ‘성과’가 아닌 ‘손해’가 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수의사가 농장을 적극적으로 진료해 조기에 악성 가축전염병을 잡아낼 수 있도록 발병으로 인한 이동제한 기간은 48시간 정도로 줄이고, 보상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종영 회장은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번 당진 ASF는 최소 10월 초에는 이미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윤성훈 원장의 신고가 없었다면 충남을 넘어 전국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었다”면서 “정부는 일선 임상수의사를 국가 재난형 가축전염병의 예방과 확산 차단을 위한 상시 파트너로 인정하고, 함께 일할 수 있는 제도적·환경적 여건을 조성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컨퍼런스 현장을 찾은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미래정책부회장도 “코로나19 당시 의사들은 굉장히 바빠졌다. 방역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동물 질병이 발생하면 수의사들은 가만히 있어야 한다”며 “제도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수의사의 전문성에 비추어서도 이상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중수본은 28일(금) 당진 발생농장의 기존 방역대 농가(30호)와 역학 관련 농장(농장역학 55호, 도축장 역학 564호)에 대한 임상·정밀검사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당진 농장의 발생 추정일이 10월초로 앞당겨짐에 따라 역학 관련 농장 437호(농장역학 28호, 도축장 역학 409호)를 확대하고, 이들에 대한 임상·정밀검사도 실시할 방침이다. 충남 전체 돼지농장(1,051호)에 대해서도 3일(수)까지 임상검사를 추진한다.

이에 대해 최종영 회장은 “발생 시의 대응도 문제”라며 방역대·역학 농장에 대한 능동예찰을 효율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트남국립농업대학 르반판 교수(prof. Le Van Phan)는 지난해 FAVA 2024 초청강연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발열 증상을 보이지 않는 돼지에서는 채혈해봤자 PCR 검사를 실시해도 ASF 바이러스가 포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증상 오리에 대규모 능동예찰을 실시하면 종종 바이러스 항원을 포착할 수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는 다르다.

최종영 회장은 “이동제한을 철저히 적용하되, 평소와 다른 증상이 의심되는 농장만 찾아내 선택적으로 예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며 “방역대 농장을 무조건 돌아다니면 더 위험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생약과 노화 연구의 최신 흐름을 한 자리에’ 한국동물생약연구협회 학술대회 성료

한국동물생약연구협회(KAAHM, 회장 한종현)가 지난 11월 30일(일) 익산 전북대학교 특성화캠퍼스 도서관에서 제3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나이 들수록 더 건강하게, 반려동물 웰에이징 시대’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학술대회에서 노화, 특수동물, 재생의학, 바이오뱅크 등 관련 분야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연단에 선 보성통증동물병원 김정환 원장은 ‘노화’를 앞으로의 임상에서 하나의 언어로 다뤄야 한다고 지목했다. “노화를 외형적 노쇠로 단순화해서는 안 되며, 세포에서 개체에 이르는 다층적·누적적 변화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노화를 이해하려면 항상성(homeostasis)만으로는 부족하고, 신항상성(allostasis) 개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생물학적 나이를 결정하는 요소로 회복력(robustness)과 예비력 고갈,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나타나는 노쇠(frailty)를 제시했다. 진료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 중인 feline frailty checklist와 MCS(muscle condition score) 사례도 소개하며 “나이가 들수록 체구보다 근육량 변화가 훨씬 중요한 지표가 된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에서 간헐적 단식이 평균 수명을 늘린 연구 사례도 언급하며 노화의 속도는 충분히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노화를 조절하는 생약으로는 인삼·황기·호장근·강황·작약 등이 소개됐다. 인삼의 경우 백호가인삼탕 등을 통해 안정성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연자로 나선 김미혜 에코특수동물병원장은 특수동물의 노화와 생약 치료를 다뤘다. 빠른 생체 시계를 가진 특수동물은 개·고양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노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생리적 특성을 반영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특수동물은 약물 용량 조절이 까다롭고 간·신장 부담이 커 생약이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임상 증례도 소개했다. PBFD(Psittacine Beak and Feather Disease)로 인한 중증 탈모를 겪는 앵무새 환자에게 소시호탕, 삼칠, 그리고 외용 재생젤을 병행해 털 재생을 유도한 사례를 소개했다. 화이트트리 프록의 난치성 피부 궤양을 보증익기탕, 삼칠, 니치단백질 등을 이용해 합병증 없이 치료한 사례는 양서류 피부과학에서 생약과 재생의학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전북대 수의대 태현진 교수는 고압산소 치료 연구 동향을 전했다. 이어 비쓰리이앤에스 홍성재 이사가 고압산소 치료 장비의 구조와 임상 적용 시 고려해야 할 실무적 사항을 소개했다.

학술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전북대 수의대 박병용 교수는 국내 동물 헬스케어 분야에 공공 바이오뱅크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의 급성장, 고령화·만성질환·유전질환 증가, 그리고 인수공통감염병 위협까지 동물 생체자원 확보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동물헬스케어 바이오뱅크를 “동물 생체자원과 병원체를 표준화해 수집·보존·분석하고, 관련 기관 및 연구자가 공동 활용할 수 있는 One-Health 기반 공공 플랫폼”이라고 정의하며 전국 단위 표준 시료 라이브러리 구축, 병원체 유전체 데이터 허브화, 신약·진단법 개발을 위한 고부가가치 자원 공급 등을 통해 연구·산업·정책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유진 기자 pinkberryh122@gmail.com

건국대 수의대 제27대 학생회 ‘물결’ 당선, 회장 배정민·부회장 최준호

(왼쪽부터) 건국대 수의대 학생회 ‘물결’ 회장 배정민, 부회장 최준호 당선인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제27대 학생회 선거에서 ‘물결’(회장 배정민, 부회장 최준호)이 당선됐다.

단독후보로 출마한 ‘물결’ 학생회는 11월 25일부터 11월 27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투표에서 전체 유권자 470명 중 293명(62.3%)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96.6%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임기는 12월 20일(토)부터 시작된다.

‘물결’은 ‘서로의 물결이 모여 하나의 흐름을 만든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문화, 복지, 소통, 시설, 학업 5가지 분야의 공약을 제시하며 다가올 한 해를 새로운 물결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배정민 차기 학생회장은 “저희 ‘물결’을 믿고 응원해 주신 모든 학우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목소리를 소중히 듣고, 그 의견이 반영되는 투명하고 진심 어린 학생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도 학우 여러분의 흐름에 발맞춰 함께 나아가는 ‘물결’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최준호 차기 부학생회장은 “여러분이 매일 체감할 수 있는 변화들을 차근차근 만들어가며, 보다 가까운 자리에서 꾸준히 소통하겠다. 작은 의견도 흐름이 되어 반영될 수 있는 학생회를 만들며, 앞으로도 여러분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나아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심현정 기자 shj5387@naver.com

[위클리이슈] 반려견→의료진 SFTS 전파+수의마취통증의학회 창립 등

지난주 수의계 이슈를 빠르게 돌아보는 ‘위클리이슈’입니다. 2025년 11월 다섯째주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https://www.dailyvet.co.kr/v/264569

https://www.dailyvet.co.kr/v/264736

https://www.dailyvet.co.kr/v/264956

https://www.dailyvet.co.kr/v/264602

https://www.dailyvet.co.kr/v/264774

https://www.dailyvet.co.kr/v/264862

전남대 배춘식·안태호 교수 ‘당뇨성 간 손상 치료 연구 논문’ 인용도 1위 기록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배춘식(수의외과학교실)·안태호 교수(수의생화학교실)가 발표한 당뇨성 간 손상 치료 연구가 학문적 영향력을 입증했다.

전남대에 따르면, 수의과대학 배춘식·안태호 교수는 지난달 20일, 한국현미경학회(Korean Society of Microscopy)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Applied Microscopy(AM)로부터 ‘2025년도 피인용논문상’을 수상했다.

‘피인용논문상’은 AM 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중 피인용 횟수가 가장 높은 연구에 수여되는 상으로 학문적 기여도와 국제적 영향력이 큰 연구성과를 인증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이번에 선정된 논문(Therapeutic treatments for diabetes mellitus-induced liver injury by regulating oxidative stress and inflammation)은 2023년에 게재된 논문으로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기전을 조절하여 당뇨로 인한 간 조직 손상을 치료할 수 있는 후보 물질의 효과를 규명한 연구다.

안태호 교수는 “해당 연구는 당뇨로 인한 간 손상의 발생 기전을 보다 명확하게 밝히고, 이를 조절할 수 있는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난치성 대사질환의 병리 이해와 치료 전략 개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연우 기자 pyw2196@naver.com

고양이에게 물리지 않고 잘 지내는 방법

“이상적인 고양이와 사람의 관계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상호작용이어야 합니다. 이건 단순히 고양이의 행복을 위해서만 중요한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도 중요합니다”. – 로렌 핀카 박사

(Dr Lauren Finka : 로렌 핀카 박사님은 고양이행동 전문가 및 동물행동 및 복지 과학자(Animal Behavior & Welfare Scientist)이며, 동물복지 및 행동 컨설턴트로 일하고 계세요)

번역 감수: 호서대학교 동물보건복지학과 박수진 교수 DVM PhD

안녕하세요! 저는 FELIWAY Happy Cat Expert로렌핀카 박사입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 고양이를 몇 번이나 쓰다듬으셨나요? 냥이들을 키우는 분이시라면 일상 속에서 몇 번쯤은 몸을 비비고 쓰다듬는 시간이 있었을 텐데요.

우리는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을 무심코 쓰다듬고 안아줄 때가 정말 많답니다.

하지만 까칠한 고양이의 경우는 어떨까요?

예민한 고양이들의 경우, 우리가 친근함을 표현하려고 쓰다듬어 주는데도, 하악질을 하거나 물거나 할퀴려고 할 때가 있지요!

이런 경우, 단순히 ‘저 아이는 성질이 있구나!’ 혹은 ‘애가 정말 까칠하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냥이들은 “그렇게 만지는 건 싫어요”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랍니다.

저는 이러한 고양이-사람 간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최근에 실시한 연구에서 얻은 흥미로운 결과와 실제로 고양이를 키우시는데 적용할 수 있는 팁들을 함께 나눠보려고 해요.

고양이를 쓰다듬으면 심리적으로 안정되며, 고양이와 상호작용을 할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이 줄어들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낮아지는 등 다양한 건강상 이점이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잘 알려져 있어요.

또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로부터 위로를 받았고, 고양이가 “삶의 동반자이자 위안의 원천”이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우리에게는 이렇게 고양이가 중요한데… 과연 고양이도 마찬가지일까요?

사람에게 좋은 경험이라고 해서 고양이에게도 항상 좋은 경험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고양이를 사랑하는 만큼 그들이 편안하게 느끼는 방식으로 교감하는 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반려묘를 키우시는 분 중에서도 냥이의 공격성과 다양한 행동 문제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종종 만날 수 있는데요, 많은 경우, 이러한 문제는 고양이가 사람과의 교류를 스트레스나 불편함으로 느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고양이를 대하는 방식-예를 들어 “아이고! 이뻐 죽겠어!” 하면서 힘껏 껴안거나, 몸을 비비러 온 고양이가 사랑스러워서 내 방식대로 온몸을 마구마구 쓰다듬는 행동은 고양이가 진짜로 좋아하는 방식이 아닐 수도 있어요.

고양이가 하악질을 하거나 물거나 할퀴면 그제야 쓰다듬거나 만지는 동작을 끝내는데, 실은 그보다 훨씬 이전에 고양이가 보내는 미묘한 신호들이 많답니다.

게다가 많은 고양이들이 그다지 즐겁지 않은 상황도 꽤 잘 참고 견디는 편이에요. 이런 고양이들은 거의-혹은 아예-공격적인 행동을 보여주지 않아요.

즉, 고양이가 조용하다고 해서 꼭 기분이 좋은 건 아니라는 거예요!

고양이 입장에서는 ‘괜찮다’와 ‘참고 있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일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고양이가 좋아하는 접근법은 어떤 것일까요?

대부분의 고양이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이런 점들을 원한다고 해요.

선택과 통제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느낌

– 쓰다듬기 전에, ‘좋아요’ 또는 ‘싫어요’라는 의사 표현을 할 기회

– 어디를, 얼마나, 얼마 동안 만져지는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

– 언제든지 “그만”하도록 하는 선택권, 그리고 원하면 다시 다가올 수 있는 여유

이런 원칙을 여러분이 기억하기 쉽도록 ‘C.A.T’라는 약자를 통해서 설명해 드릴게요.

– C : Choice & Control (선택과 통제):

고양이가 상황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다가오면 만지고, 멀어지면 그대로 두세요.

– A : Attention (관찰):

고양이의 행동과 몸짓 언어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꼬리, 귀, 몸의 긴장 상태는 고양이의 감정을 알려주는 신호예요.

– T : Touch (터치):

대부분의 고양이는 얼굴 부위-특히 볼, 귀밑, 턱 아래-를 만지는 걸 좋아합니다.

반대로, 몸이나 배는 예민한 경우가 많으니, 고양이가 원할 때만 만지는 것이 좋아요.

어떠세요? CAT 원칙이 기억하기 쉬우신가요? C – 고양이가 컨트롤 하도록, A – 행동과 신체 언어에 주의 집중해 주시고, T – 가급적 터치는 얼굴 쪽으로 제한하여 조심스럽게. 기억해 주세요!

CAT 원칙은 모든 고양이에 적용이 가능하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고양이에게 이 원칙을 적용했을 때, 고양이가 멀어지면 아예 만지지 않는 것이고, 다른 고양이가 계속 쓰다듬는 것을 좋아한다면 더 쓰다듬어 줄 수도 있다는 것이에요.

최근 제가 한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이 고양이와 상호작용할 때 이러한 CAT 원칙을 따르면, 고양이가 더 친절하게 대하고 편안함을 느낀다는 결과를 볼 수 있었어요. 또한, 공격적인 행동이나 스트레스, 불편함을 나타내는 행동도 훨씬 적었어요!

이 원칙을 적용하는 건 정말 간단해요. 집에서 직접 ‘실험’을 해 보실 수도 있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먼저, 평소처럼 고양이를 쓰다듬는 일상적인 교감 시간을 몇 분간 촬영해 보세요.

그다음 30분 이상 충분히 기다렸다가, 이번에는 ‘CAT 원칙’을 지키면서 두 번째 촬영을 해 보세요.

촬영이 끝나면 두 영상을 비교하면서, 고양이의 반응이 어떻게 달랐는지 살펴보시면 됩니다.

CAT 원칙을 따랐을 때 고양이 행동이 더 긍정적으로 바뀌는 걸 느낄 수 있으실 거예요!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다시 설명해드릴게요.

고양이가 상호작용에서 선택권과 통제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세요.

– 바닥에 편하게 앉은 상태에서, 고양이에게 천천히 손을 내밀어 고양이가 먼저 다가올지 말지 스스로 선택하도록 해주세요. 고양이가 다가와서 몸을 비빈다면, 그건 쓰다듬어 달라는 뜻이에요! 반대로 고양이가 다가오지 않는다면, 억지로 쓰다듬지 않는 것이 좋아요.

– 고양이가 멀어지고 싶어 하면 그대로 두고, 고양이를 따라가서 쓰다듬는 행동은 참아주세요.

– 또 고양이가 얼마나 쓰다듬을 받고 싶은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쓰다듬는 동안 3~5초마다 잠깐 멈춰서 ‘확인’을 해 보세요. 멈췄을 때 고양이가 다시 몸을 비비며 “계속해”라는 신호를 보이면 계속 쓰다듬어도 되고, 그렇지 않다면 고양이가 잠시 쉬고 싶다는 뜻일 수 있어요.

고양이의 행동과 몸짓 신호를 세심하게 관찰하세요.

– 꼬리 흔들기

꼬리가 위로 들린 상태에서 부드럽게 좌우로 흔들리는 모습

– 귀가 편안하게 중립 또는 앞으로 향함

긴장하거나 뒤로 눕혀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세워진 귀

– 몸과 얼굴 표정이 편안함

근육에 힘이 빠지고 표정이 부드러움

– 앞발로 ‘꾹꾹이’를 함

앞발을 번갈아 꾹꾹 누르는 행동

– 냄새 맡기와 비벼대기

보호자에게 다가와 냄새를 맡거나 몸을 문지름

– 골골송 또는 ‘챠륵’거리는 가벼운 소리

만족감과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

– 하악질 또는 으르렁거림

– 앞발로 치기·휘두르기, 깨물기 또는 물려고 하는 행동

– 앞발을 들고 ‘경고 자세’를 취함(곧 때릴 것 같은 포즈)

– 몸이 긴장되고 움츠러들거나, 등이 굽은 자세

– 갑작스러운 짧은 그루밍(몇 초 정도 빠르게 핥음)

– 머리나 몸을 갑자기 털어내듯 흔듦

– 등 쪽 털이 서고, 자극에 따라 살짝 일렁이거나 움직이는 모습

– 코 핥기, 하품

– 움찔·얼음처럼 멈춤, 웅크림(고양이가 가만히 굳어 있거나 반응이 둔하고, 보호자에게 몸을 비비지 않음)

– 고개를 갑자기 보호자의 얼굴이나 손 쪽으로 날카롭게 돌림

– 고개를 천천히 돌려 피함(하품과 함께 나타날 때도 있음)

– 걷거나 몸을 돌리며 보호자에게서 멀어짐

– 꼬리를 크게 휘두르기, 탁탁 튀기기, 바닥을 쿵쿵 치기(보통 꼬리가 아래로 향해 있을 때)

– 귀가 뒤로 젖혀지거나 납작해 짐

– 보호자 쪽으로 갔다가 다시 멀어지는 행동을 반복함

이런 행동이 관찰되면 바로 상호작용을 중단하고, 고양이가 언제 다시 다가올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세요.

고양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스트레스 감소와 관계 형성에 매우 중요합니다.

고양이의 ‘어디’를 만지고 있는지 항상 신경 써주세요.

대부분의 고양이는

– 귀밑(ear base)

– 볼 주변(cheeks)

– 턱 아래(chin)

이 세 부위를 쓰다듬는 것을 가장 편안하게 느껴요. 그래서 쓰다듬을 때는 우선 이 부위들을 중심으로 만져주는 게 좋아요.

만약 배, 등 쪽처럼 다른 부위도 좋아할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그 순간 고양이의 몸짓 신호를 아주 세심하게 관찰해야 해요.

그 부위를 만질 때 긍정적인 신호가 충분히 나타나고, 부정적인 신호가 전혀 없다면 계속 쓰다듬어도 괜찮습니다.

‘Happy Experts’는 세바코리아가 진행하는 반려동물의 행복지킴이 캠페인입니다. 고양이 시리즈 ‘Happy Cat Experts’와 개 시리즈 ‘Happy Dog Experts’로 구성됩니다.

20여 편에 걸쳐 동물행동 및 복지 전문가, 동물행동의학전문의, 고양이 전문 수의사 등 다양한 전문가가 환경에 따른 반려동물의 행동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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