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서울대 수의대 미국수의사회(AVMA) 인증 과정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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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학교육실 뉴스레터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특집]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AVMA 인증 과정 보고

 

1. 세계 수준의 수의학 교육을 위한 개선의 노력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은 VISION 2020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수의학교육기관으로 거듭날 것을 선언한 바 있다.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개교 70주년을 맞이하는 2017년까지 교육과정의 내실화와 선진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

특히 교육프로그램의 선진화는 가장 큰 과제이자 목표이다. 이를 위해 200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미국수의사회(AVMA) 인증 작업은 지난 6월 공식적으로 자문심사(Consultative Site Visit)를 신청함으로써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이에 최근까지 진행 과정을 돌아보고, 학내외 구성원들에게 간략하게 보고할 수 있는 지면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표준화된 교육과정이란 것은 어쩌면 존재하지 않는 이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 현장을 돌아보고,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교육 환경과 우수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수의과대학의 존재 이유이다. 그동안 어려운 과정을 함께 해주신 수의과대학 구성원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 많은 지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2. 수의학 교육 현황 분석 및 인증에 대한 요구

2005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수의학 분야가 평가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서울대학교 수의학분야 자체평가연구위원회가 발족되었다. 수의과대학의 교육목표, 발전전략,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 교수, 학생, 교육요건과 지원체계, 교육성과 등 6개 부문에 걸쳐 평가가 이루어졌다. 당시 평가 결과 교육의 질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으며, 교육자원과 시설은 부족하지 않으나 부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에서의 문제점으로 임상 및 현장실습의 부족이 지적되었으며, 국제 교육 기준(세계수의사회, 미국수의사회, 유럽수의학교육협의회 등)을 벤치마킹 하는 것이 좋겠다는 권고가 있었다.

또한, 통합강의와 PBL(문제바탕학습)에 대한 요구도 감지되었다.

AVMA-logo

본격적인 인증에 대한 시도는 2008년 국제대학원의 문휘창 교수가 진행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및 BK21 수의과학 연구인력 양성사업단 경쟁력 강화 방안' 연구로 이루어졌다. 보고서에서는 AVMA 기준을 적용한 수의대 현황 분석이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교과과정에서 AVMA가 요구하는 비판적 사고와 의사결정에 관련된 교과목이 없으며 기초교양과 전공과목이 분리되어 있다는 점, 현장실습의 이수시간이나 실습내용이 해외수의과대학에 비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또한, 현재까지 미국수의사회로부터 공식 인증을 획득한 수의과대학이 40여 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AVMA 공식 인증획득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이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하는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거듭나는 도약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부여도 이루어졌다. 이런 사전조사와 평가를 바탕으로 수의과대학은 2009년부터 적극적으로 AVMA 인증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AVAM Council on Education 에서 주관하는 AVMA 인증 기준들은 십 수 년간 각 대학들이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발전시켜 온 것들이다.

수의학교육은 시대의 요구를 반영할 수 밖에 없다. 한국과 미국의 사회적 상황은 다르기 때문에 모든 기준을 반영할 수는 없을 것이나, 교육과정이 '성과에 바탕'을 두어야 하며 '학생 중심'이어야 한다는 것은 전 세계 수의과대학의 교육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실제로 AVMA의 인증 기준은 영국, 호주, 캐나다, 다양한 유럽 국가들의 교육 과정 개선에 모델이 되기도 했다. AVMA 인증 기준은 교육학의 최신 이론과 시스템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개선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하고 해외에서는 호주의 Sydney, Melbourne, Murdoch 수의과대학, 영국의 왕립수의학교, 더블린 수의과대학, 멕시코 대학, 네덜란드 유트레히트 대학까지 총 7개 대학만이 인증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3. 서울대 수의대 AVMA 인증추진위원회

AVMA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몇 단계의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공식적으로 인증을 신청하면 Self-Study Report를 제출해야 하며, 이 보고서에 대한 심사가 끝난 후에 실사평가단이 구성된다. 평가단은 서류심사에 대한 결과를 1차보고서로 작성한 후 현장실사(Site Visit Evaluation)를 진행한다. 이 때, 각 대학의 시설과 교육현장, 교수, 직원, 학생에 대한 면담도 이루어진다. 현장실사가 끝난 후 평가단은 회의를 거쳐 보고서를 작성하고 인증 등급을 결정한 후 이를 최종보고서와 함께 공시하게 된다.

avma인증인증등급은 인증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학교에 부여되는 Full Accreditation과 몇 가지 개선 사항이 요구되는 경우 2 년간의 개선기간을 두는 Limited Accreditation이 있다. 신설학교에는 Reasonable Assurance로 설립 계획을 검토하고 입학생을 받게 되면 Provisional Accreditation을 부여한다. 외국의 수의과대학에는 정식 인증 신청을 하기 전에 자문심사(Consultative Site Visit)를 통해 미리 예행 연습과 함께 컨설팅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대 수의과대학은 우선 자문심사를 신청하기로 했다.

이 절차를 수행하기 위해 2010년 1월 15일 수의대는 첫 AVMA 인증추진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권오경 학장을 중심으로 기무라 준빼이 교수가 팀장으로 류판동, 이인형 교수가 참여했고, 박봉균 교수가 총괄 간사를 맡았다. 성제경, 류덕영, 이소영, 황인구 교수도 참여하여 Self-Study Report 작성을 시작했다. 재미 동문인 조정현 겸임교수가 영문 서류 집필을 도왔다.

교과과정을 인증 가능한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서 많은 해외 수의학교육 관련자들을 초청해 자문을 청하기도 했다. 2010년 5월 미국 웨스턴 수의과대학 학장인 Phillip Nelson과 12월 AVMA 소속 Marguerite Papaioannou 박사, 온타리오 수의과대학 Elizabeth Stone 학장 등이 수의대를 방문하여 교육 세미나를 개최하고 학내 교수진과 교육 개선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elizabeth stone
Elizabeth Stone 학장(왼쪽)과 Marguerite Papaioannou박사(오른쪽)

 

4. 교육 개선을 위한 노력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인증 작업은 단순한 서류 작업이 아니다. 따라서 교육과정의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외 전문가의 자문에 따라 수의대가 가장 먼저 시도한 개선 노력은 임상실습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임상 로테이션 기간을 확장하고 다양한 현장 실습이 가능하도록 교과과정을 조정했다. 따라서 현재 수의과대학 4학년 학생들은 22주의 부속 동물병원 실습과 12주의 현장실습, 그리고 12주의 심화실습을 거치게 된다. 졸업과 동시에 갖추어야 하는 임상역량을 Day 1 Skill로 규정하고, LOG BOOK과 임상실습 평가서 등을 바탕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병원 실습 내용을 개선하였다.

비판적 사고와 의사결정, 역량과 프로페셔널리즘을 키울 수 있는 교과목도 예과와 본과를 아울러 설치되었다. 가장 큰 수확은 학생들의 의견을 교육 개선에 반영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또한, 2012년 수의학교육실(실장 : 윤정희교수)을 설치하여 향후 수의학교육 개선의 노력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도록 하였다.

부족하다고 평가되었던 산업동물 임상, 말 임상 등은 새롭게 설립되는 평창 그린바이오 캠퍼스의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과 수원캠퍼스의 말 전문병원을 통해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AVMA의 인증 기준은 성과바탕 교육과정(Outcome-based education)을 요구한다. 따라서 각 성과 지표(역량) 설정과 지표 측정 방법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역량을 중심으로 교과과정을 구성할 때 반드시 필요한 통합교과목 운영을 위해서는 올해까지 역량중심으로 교육 내용을 재배치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이다. 각 성과지표 측정을 위해 강의평가를 강화했고, 졸업예정자, 졸업생, 고용주 설문 조사를 정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5. 앞으로의 과제

이런 개선의 노력으로 지난 6월 말, AVMA에 공식 레터를 통해 자문심사를 신청하였다. 이제 남은 절차는 학교 소개 동영상과 2012년 Self-Evaluation Report를 제작하여 심사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송부하는 일이다.

그러나 인증과정을 밟아나가는 것 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다. 이 과정이 수의학 교육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동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졸업생들이 사회에 진출해 역량 있는 수의사로서 역할을 다하고 관련된 사회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리더십을 지닐 수 있는 것이 우리 교육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성과바탕 교육과정 확립은 여전히 진행형이며 교과과정 개선 역시 이제 막 시작된 단계이다. 2012년부터 수의과대학으로 소속이 변경된 수의예과의 교과과정을 수의학과 과정과 연계하는 일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교과과정 개선을 위한 중장기 계획과 세부 수행방안이 곧 교과과정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현재 새로운 도약기를 맞고 있는 수의학이라는 학문과 마찬가지로 수의과대학은 지금 큰 변화의 흐름에 서 있다. 가장 중요한 일은 수의과대학 모든 구성원의 뜻과 힘을 모아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서울대수의과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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