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벨기에 연방식품안전청 Philippe Houdart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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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는 강지아, 김은기, 이종봉, 정명수 등 경상대학교 수의과대학 본과 2학년 학생 4명으로 구성된 EXO-D 팀이 직접 벨기에를 방문하여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인터뷰를 데일리벳에 기고해준 EXO-D 팀에게 감사드립니다.

gnuvet_Philippe Houdart
가운데 Philippe Houdart씨를 중심으로 왼쪽에서부터 경상대 이종봉, 강지아, 김은기, 주진아 학생

저는 경상대학교 동계 해외탐방(Global Pioneer Program)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선발된 EXO-D팀의 강지아입니다. EXO-D라는 팀명은 방역의 전문가가 되자는 의미인 ‘Experts of Decontamination’의 약자이며 경상대 수의학과 본과 2학년으로 구성된 4명(강지아, 김은지, 이종봉, 정명수)이 뜻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유럽의 4개국을 다니며 선진화 된 악성가축전염병 방역 시스템을 조사하고자 했습니다. 그 중 벨기에의 FASFC(연방 식품안전청)를 방문한 내용을 써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OIE가 정한 구제역 백신 접종국이자 구제역 발생 국가입니다. 2010년 구제역 발생으로 3조원의 피해를 입은 후 국가적 차원의 노력 끝에 2014년 5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획득하였지만, 몇 달 뒤 또다시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이러한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고병원성 AI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벨기에에는 FASFC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Federal Agency for the Safety of the Food Chain’의 약자인데요, 자국내에서는 불어로 표기, AFSCA로 불립니다.

이 기관은 벨기에 전역의 식품 안전, 가축의 건강 그리고 작물의 보호와 관련된 조치를 시행하는 기관입니다. 저희는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FASFC를 방문하여 위험요소 예방·관리부서(crisis prevention and management unit)의 디렉터인 Philippe Houdart씨를 인터뷰 하였습니다.

다음은 Philippe Houdart를 인터뷰 한 내용입니다.

gnuvet_Philippe Houdart_FASFC

 Q. FASFC 기관에  대해 소개해달라.

1999년 일어난 다이옥신 파동 발생이 직접적인 설립 계기가 되었다.

식품안전 기관을 통합하자는 결단 아래 FASFC가 출범하게 되었다. 정부 산하 기관이었지만 2001년 독립된 권한을 가진 기관으로 출범되어 1년 예산의 60%는 정부가 40%는 기업들의 지원을 받아 운영된다.

FASFC는 벨기에의 food chain을 관리한다. 즉, 사육단계 가축의 건강부터 식탁 위에 오르는 음식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다. 총 직원은 1,300명이 넘고 이중 450여명이 수의사다. 수의사들은 주로 가축의 건강을 책임지고 축산물을 관리한다.

Q. 벨기에에서 구제역 상황이 궁금하다. 백신접종도 하는가?

구제역의 경우 1976년 즈음에 발생한 후로 일어난 적이 없다. 1980년에서 1990년대 초까지는 백신 접종을 많이 하였으나 경제적인 문제와 수출에 지장을 주어서 중단하였다. 그 후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더 이상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지 않기로 했다.

Q. 가축전염병 발생 시 살처분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가?

벨기에에서는 동물을 살처분하려면 렌더링 시스템(Rendering system)을 거쳐야 한다.

벨기에는 유럽의 다른 주변 국가들과 달리 렌더링 시스템이 충분하게 갖추어져 있다. 또한 렌더링 후 부산물은 시멘트 공장에서 재활용함으로써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이 공장들은 수도에서 대략 25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ENDEC’이라는 자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국가에서도 지원이 많다.

이 곳에서도 수의사의 역할이 중요하며, 위생과 생물학적인 보안(biological security)에 수의사들이 관여하고 있다.

렌더링 시에는 가축들을 이산화탄소 가스로 먼저 살처분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공동기금으로 피해를 입은 가축들에 대해 50% 까지 지원하며 나머지 50%는 유럽의 각 국가에 맡긴다.

Q. 벨기에에서는 가축전염병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우리는 독자적인 생물보안(biosecurity)을 통해 구제역을 포함한 가축전염병을 예방한다.

첫 번째로, 수입국에서 가축전염병이 발생했다면 그 후 4일동안 오염된 가축과 접촉한 모든 관계자는 입국할 수 없다. 그 기간동안 검역을 철처히 하고 바이러스의 영향력에 대한 검사도 한다.

두 번째로 운송단계에 대한 관리이다. 수입국에서 오는 축산물과 가축들은 FASFC에 의해 소독(disinfection)단계를 거친다.

세 번째는 농장에서 소독을 할 수 있는 생물보안장치(biosecurity measure)가 있고, 농장의 사람들은 깨끗한 옷을 입고 일해야 하며, 이를 엄격히 수행한다.

유럽에서 악성가축전염병이 발생했을 경우, 나라간의 수출을 금지하고 안전하다 판단이 되어도 당분간 유럽이외의 국가에는 수출을 하지 않는다. 수출 국가에도 제한을 두어 주변 몇몇 국가로만 수출할 수 있다.

또 항상 유럽의 각 국가들이 정기적인 회의를 갖는다.

유럽에서는 FAO, OIE 등의 국제 기관들이 모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기본 원칙을 정해 해결하려고 한다. 질병 발생 국가와 그 나라의 상황이 어떤지 회의에서 설명한다. 회원국의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을 진행하고, 필요하다면 상황에 맞게 조치방안을 수정하기도 한다.

유럽 국가들은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적용하는 기본적인 원칙은 같다. 그러나 AI나 다른 질병에 관한 기본 원칙은 조금 미흡한 실정이다.

그리고 질병이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정기적인 회의를 진행하여 악성가축전염병을 사전에 예방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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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pe Houdart씨는 우리를 매우 환영해 주셨으며, 인터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Q. 최근 유럽 전역에 AI가 발생했는데, 혈청형이 이전까지 발견된 것과는 다르다고 들었다.

원래 유럽에서 유행했던 혈청형은 H7N7인데 이번에는 H5N8형이 발생하였다. 우리는 이것이 한국에서 유래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감염경로는 한국의 철새가 시베리아로 날아가서 활동하고 유럽의 철새 또한 시베리아로 날아가서 활동하기 때문에 접촉하여 유럽철새들에게 감염된 것이다.

감염된 유럽의 철새들은 유럽으로 돌아와서 유럽 내 새들에게 감염을 일으키며 유럽의 온 국가에게 AI를 전파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Q. AI가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현재 네덜란드, 영국, 이탈리아에 AI가 퍼지고 있지만 다행히 벨기에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벨기에와 네덜란드 사이의 상업적인 교류가 많기 때문에 이 상황을 결코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벨기에의 경우, 네덜란드로 도축한 동물들을 많이 수출하고 있고, 네덜란드에서 병아리나 달걀 등을 많이 수입한다.

AI가 벨기에에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앞서 언급한 국내법을 시행한다. 그리고 FASFC 직원들의 감독 아래 이 과정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한다.

또한 철새가 AI를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철새 이동경로 가까이에 있는 조류 농장의 조류들은 철새가 근접하면 절대 농장 밖으로 나갈 수 없다. AI는 위장관계에서 나온 물질에 의해 감염되므로 실외활동을 금지할 뿐 아니라 철새들과 농장 가금류의 식수 시스템(water system)을 제한한다.

식수를 살균처리하여 농장 가금류에게 주거나 사람이 먹는 식수를 제공한다.

Q. 한국에서도 최근 가축전염병 발생시 Standstill을 실시한다. 벨기에는 어떠한가?

AI가 발생 시 규모가 클 경우 Standstill법을 시행한다.

유럽 모든 국가에서 Standstill을 시행하지는 않고 오직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에서만 시행한다. 그 이유는 이 세 나라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가축사육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Standstill법이란 2-3일간 가축 및 관계자들의 모든 이동을 정지시키고 격리시켜 질병발생 원인 virus에 대한 집중검사를 실시하는 방법이다. 격리기간 동안 이 virus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어떤 경로로 퍼지는지, 얼마나 넓게 퍼질 수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해 알 수 있다.

Q. Closed System도 시행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시스템인가?

Closed system은 두 가지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시스템은 한 농장에서 생산(produce), 키우기(fattening), 도축(slaughtering)까지의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는 동물의 이동 제한을 통해 주변 농장과의 교류를 제한함으로써 질병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두 번째 시스템은 농장들이 마을을 이루듯이 가까이 위치하며 생산, 키우기 도축 과정을 나누어 진행하는 것이다. 농장들이 작게는 2-3 km에서부터 멀게는 150 km까지 붙어 있어 이 공간 안에서만 가축들이 이동을 하여 질병을 퍼트리지 않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돼지나 조류에만 해당되고 방목하여 키우는 소는 해당되지 않는다.

Q. 현재 브루셀라가 북유럽에서 유행 중이라고 들었다. 이를 포함한 다른 전염병(epidemic disease)에 대한 대응사항이 있는가?

유럽 북쪽과 지중해 지역에 발생하고 있는 아프리카 블루텅(Blue Tongue)을 현재 OIE에서도 주의 깊게 다루고 있다. 이것은 4~5가지 혈청형을 갖고 있으며 serotype BTV4가 가장 크게 발생 중이다. 매개체는 culicoides schulzei라는 무는 모기과에 의해 전파된다.

벨기에는 이 질병이 2016년에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고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예방법으로는 백신을 활용할 것이다. 최근 백신의 품질이 아주 좋다.

*인터뷰는 특별히 경상대학교 수의과대학 본과2학년 주진아 학생이 도움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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