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방역관 업무 축소하고 비(非)수의사에 점검 업무 맡긴다’
임호선 의원, 가축전염병예방법 대표발의..거래·출입기록, 소독 등 단순 점검에서 ‘가축방역관’ 삭제

올 초 농림축산식품부가 예고했던 가축방역관 업무 범위 축소 조정을 위한 법 개정안이 나왔다.
축산관계시설의 소독, 출입기록, 방역기준 준수 등을 확인하는 주체에서 가축방역관을 삭제한다. 침습적이지 않은 시료채취는 비(非)수의사 공무원에게 맡길 수 있는 근거 조항도 마련한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전국 발생의 원인으로 돼지 혈장단백질 유래 사료의 오염이 지적된 것과 관련해 가축방역관이 점검하는 대상으로 ‘사료제조시설’을 추가한다.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국회의원(충북 증평군진천군음성군)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6월 30일(화) 대표발의했다.
단순 점검 업무 주체에서 ‘가축방역관’ 삭제
침습적 시료채취, 병성감정 판단은 수의사인 가축방역관 역할로 구체화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은 가축방역을 위한 법적 활동의 핵심 주체로 가축방역관을 두고 있다. 가축에 대한 검사, 예찰, 시료채취, 살처분은 물론 농장 등 축산관계시설이 소독·출입기록·방역기준 준수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것도 가축방역관의 역할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3월 가축방역관 업무 범위를 축소 조정하는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방향에 대한 관계기관 의견을 수렴했다. 수의사 공무원 기피·이탈이 지속됨에 따라 수의사 공무원, 일반직 공무원, 공수의 등 민간의 업무를 나눠 효율화하자는 취지다.
당시 농식품부가 제시한 개정 방향과 임호선 의원안은 대체로 비슷하다. 현재 공무원·가축방역관·가축방역사가 수행하도록 한 ▲가축·알 거래 기록 점검 ▲소독 점검 ▲출입기록 점검 ▲방역기준 준수 여부 확인 등의 업무에서 ‘가축방역관’을 삭제한다.
이 같은 단순 점검 업무는 비(非)수의사 공무원도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수의사 공무원이나 가축방역관은 가축을 직접 다뤄야 할 검사, 예찰, 시료채취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임호선 의원은 “현행법은 출입확인, 기록 점검, 소독·방역기준 확인, 시료채취 등 다양한 현장업무가 가축방역관 중심으로 규정되어 있어, 한정된 수의인력이 전문성이 요구되는 핵심 방역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반복적인 확인·점검 업무의 수행 주체를 정비하되, 전문적인 수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사항은 가축방역관이 수행하도록 했다”고 개정안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임호선 의원안은 채혈 등 침습적 행위를 수반하지 않는 시료채취에 한해 가축방역관이 아닌 공무원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방역기준 중 죽거나 병든 가축에 대한 사항은 수의사인 가축방역관이 반드시 수행하도록 단서를 달았다. 병성감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주체도 수의사인 가축방역관으로 구체화했다.

법이 개정되면 수의사 공무원은 ‘공무원’에 해당하는 만큼 현재와 마찬가지로 필요하면 방역점검 업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공수의로서 가축방역관에 위촉된 민간 수의사에게는 해당 권한이 사라지게 된다.
이에 대해 대한수의사회는 지난 3월에 열린 이사회에서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수의사 공무원이 외면받는 근본 원인인 급여·승진 등 처우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핵심인데, 오히려 법적으로 요구되는 업무 범위를 줄이는 방향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일선 시군의 수의직은 업무 범위 조정을 통한 효율화를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붕괴했고, 가뜩이나 승진 적체가 심한 방역조직에 일반직 공무원 비중이 커지면 처우 문제가 더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임호선 의원안은 7월 1일(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회부됐다. 농식품부가 직접 발의하는 정부입법보다 빠른 의원입법을 택했고, 정부 입장을 반영한 개정안인 만큼 국회 심의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