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 개발 슈퍼위크, 공통 과제는 생물안전등급

코미팜·케어사이드 모두 BL2 연구·생산 원한다..당국 객관적 검증이 과제


0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국내에서 ASF 백신을 개발 중인 두 기업 모두가 지난주 개발 경과를 공개했다. 코미팜이 4일 대전에서, 케어사이드가 8일 서울에서 각각 자사 백신후보주의 공격접종 시험 결과를 소개했다. 두 행사 모두 100명 이상의 관계자들이 운집해 관심을 드러냈다.

이에 따르면, 양사의 백신후보주 모두 안전성과 방어능이 확인됐다. 기대감 속에서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엿보였다.

대표적으로는 약독화 백신주의 생물안전등급 문제다. 코미팜과 케어사이드 모두 BL3보다 낮은 BL2 등급에서 백신후보주를 연구·생산하길 원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성철 코미팜 대표, 유영국 케어사이드 대표

BL3 연구시설 병목현상, BL3 생산은 현실적 불가능

약독화 백신후보주 BL2 취급 허가가 관건

코미팜은 미국 USDA가 개발한 후보주를 도입했다. 케어사이드는 스페인 CSIC와 공동개발에 나서고 있다. 둘 다 ASF 바이러스에서 일부 유전자를 제거하여 병원성을 줄인 약독화 생독백신 방식이다.

1종 가축전염병인 ASF 바이러스는 고위험병원체로 생물안전3등급(BL3) 시설에서 다뤄야 한다. 특히 공격접종시험에는 국내에서 실제로 발생한 야외분리주 바이러스를 사용하는만큼 BL3 시설이 필수적이다. 양사 모두 BL3·ABL3 시설을 갖춘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에서 초기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병원성을 제거한 백신후보주만 다룰 때는 굳이 BL3까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양측의 공통된 주장이다.

코미팜 김성기 상무는 4일 “자사 백신후보주(ΔI177LΔLVR)은 BL2 시설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 USDA 방침”이라며 “정부에 백신후보주에 대한 생물안전등급 기준 조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케어사이드와 ASF백신을 공동개발하고 있는 스페인 CSIC의 요란다 레비야 박사도 8일 “ASF 약독화 백신주는 BL2 이하 시설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유럽 쪽 견해”라면서 “특히 한국처럼 이미 ASF가 발생한 지역에서라면 (백신후보주는) BL2 이하에서 다뤄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BL2 허용문제는 상용화 가능성과도 직결되어 있다. 만약 ASF 백신을 BL3 등급의 생산시설에서만 사용하도록 규정한다면, 현실적으로는 국내 생산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상용화에 속도를 내기에도 BL2가 더 유리하다. 민간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BL3 실험시설은 전북대 연구소가 거의 유일하다 보니, 병목현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유영국 케어사이드 대표는 “백신주에 대한 생물안전등급이 정해져야, 그에 맞춰 기업의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학계 관계자는 “어차피 현재 개발중인 ASF 백신후보주가 야생멧돼지용 미끼백신으로 만들어진다면, 사실상 국내 환경에 백신바이러스를 뿌리게 된다”면서 BL2에서 다룰 수 있는 안전성이 백신 상용화와 핵심적으로 연계되어 있다는 점을 지목하기도 했다.

 

허들은 안전성..객관적 검증기준 제시돼야

허들은 안전성이다. BL2 시설에서는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백신후보주가 유출된 경우 백신주가 돼지에서 병원성을 회복하거나, 야외주와 만나 돌연변이를 일으켜 병원성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

코미팜은 USDA 측 실험결과를 인용, 당사 백신후보주(ΔI177LΔLVR)를 30세대까지 계대해도 유전적으로 안정적이었다고 전했다. 레비야 박사는 백신주를 개발하면서 유전자 2~3개를 삭제해 재변형 위험성을 크게 줄였다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검역본부가 나서 실마리를 풀어주어야 한다”면서 “ASF 백신을 개발 중인 양사 모두 BL2를 원하고 있는만큼, 당국이 객관적으로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 이에 필요한 검토자료 구성과 관련 협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물안전등급 문제와 더불어 품목허가에 필요한 안전성 평가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점도 지목됐다.

유영국 대표는 “기존 동물용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 기준을 따르면 되는 것인지, ASF 백신에 별도의 기준이 마련될 지 명확히 결정되어야 한다”며 “후자라면 안전성 평가 기준, 생산시설 기준 등을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상용화시점을 전망하기 어려운 것도 규제기준이 명확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 개발 슈퍼위크, 공통 과제는 생물안전등급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