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방역 도운 가금수의사, 처우는 천차만별

주말에도 농장 검사, 발생농장 잡아내면 이동제한..생업 타격에도 보상은 중구난방

등록 : 2021.06.23 15:38:29   수정 : 2021.06.23 15:38:41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고병원성 AI 방역을 도운 일선 가금수의사 공수의의 업무와 처우가 천차만별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말까지 지역 농장을 돌고, 감염농장을 잡아내면 오히려 이동제한을 받는 등 생업에 타격을 입었지만 보상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4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 올 겨울 다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금수의사 공수의 업무지침과 수당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소노벨 천안에서 열린 한국가금수의사회 정기총회에서 고병원성 AI 관련 공수의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출하 전 검사·정기 예찰 업무 가중, 발생농장 잡아내면 이동제한..생업 타격

공수의 기본 수당외 예찰업무 비용 지급 없는 곳 다수..있어도 천차만별

이날 현장에 참여한 수의사들 상당수가 지역에서 공수의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겨울 H5N8형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방역당국의 예찰이 대폭 강화되면서 가금 공수의의 업무도 가중됐다.

경기도 화성시 공수의로 활동한 윤종웅 가금수의사회장은 “이번 AI는 감염 초기에 폐사가 좀처럼 늘지 않았다. (결국 양성으로 확진된 농장을) 신고하면서도 오진을 걱정했을 정도”라며 이 같은 현장 예찰이 전문가의 역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타 축종 수의사가 소방수로 투입되는 것보다, 농장의 전반적인 상황을 살필 수 있는 가금수의사가 담당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업무가 가중되고, 생업에 타격을 받지만, 그에 따른 보상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점이다.

AI 발생기간 동안 가금의 출하에 앞서 예찰검사 실시가 의무화됐다. 초기에는 간이키트검사를 우선 실시했다가 전면적인 정밀검사로 강화되기도 했다.

윤종웅 회장은 “육계농장 출하 전 검사의 유효기간이 24시간으로 단축되면, 월요일에 출하할 농장을 위해 일요일에도 나가서 검사를 해야 한다”며 “업무도 지역별로 간단한 보고만 하는 곳부터 이동승인서를 내어주는 곳까지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

가금농장에 대한 현장 예찰은 주 2회까지 실시됐다. 지역의 농장과 담당 수의사 숫자에 따라 다르지만, 상당한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용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금수의사회의 지적이다.

그나마 농장에 방문한 김에 하면 되는 간이키트검사와 달리, 정밀검사의 경우 시료를 지역 시험소까지 배송해야 해서 업무부담이 훨씬 큰데도 비용에는 반영되지 못했다.

가금수의사회가 회원 공수의들을 대상으로 자체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한 25명 중 이동승인서나 간이키트검사 업무에 별도의 비용을 지급받는 경우는 6건에 그쳤다.

나머지는 기본 공수의 수당 외에 예찰비용은 지급받지 못했다. 지급을 받는 경우도 건당 5천원에서 6만원까지 지자체별로 차이를 보였다.

공수의 활동 과정에서 AI 의심농가를 포착해 감염을 잡아내면, 오히려 1주일 이동제한에 걸려 피해를 입는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한 일선 가금수의사도 “공수의로 예찰, 출하 전 검사 등을 실시하다 담당 농장에서 AI를 발견해 조치했다. 그때마다 1주일씩 이동제한에 걸려 생업에 피해를 입었지만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윤종웅 회장은 “일은 많고 비용은 제대로 주지 않으니 기피하는 수의사들도 많다”면서 “업무·비용 관련 문제를 정부에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한 실적·근거 취합에 회원들이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