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ASF, 전날 검사에선 음성‥현장 수의사 중심 예찰 강화해야

대한수의사회 재난형감염병특위, 감염 의심축 중심 검사대상 선정·농가 실효적 지원 촉구

등록 : 2020.10.12 14:46:14   수정 : 2020.10.12 14:46:16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대한수의사회 재난형동물감염병특별위원회(위원장 조호성)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모니터링 검사 방식의 개편을 촉구했다. 현장 수의사 중심으로 감염 의심축을 검사 대상에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천 ASF, 농장 아닌 도축장서 뒤늦게 발견..출하 전 검사 허점 지적

지난해 10월 9일 연천소재 양돈농가(제14차)를 끝으로 사육돼지에서 추가 발생이 없었던 ASF가 올해 10월 9일 재발했다.

하지만 1년 만에 사육돼지에서 ASF가 재확인된 곳은 농장이 아닌 도축장이었다. 8일 화천군 상서면 농장(제15차)에서 철원의 도축장으로 출하된 모돈 8마리 중 3마리가 폐사 등 ASF 의심증상을 보였고, 정밀검사 결과 9일 새벽 ASF로 확진된 것이다.

현재 방역당국은 경기·강원 북부의 ASF 양성 멧돼지 발견지점 인근의 양돈농장을 대상으로 출하 전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도축장 출하 직전 농가당 돼지 10마리의 혈액검사를 실시하여 이상이 없으면 출하를 승인하는 방식이다.

15차 농장도 출하 전날인 10월 7일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다음날 아침 출하 가축이 폐사했지만, 모니터링이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깜깜이 모니터링의 예상된 허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SF에 감염된 농장이라 하더라도 의심축 위주로 검사하지 않으면 위음성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양돈수의사회 연례세미나에서 ASF 역학조사 참여 경험을 소개한 박경훈·최종영 원장은 ASF가 직접 접촉에 의해서만 전염되며, 농장 안에서도 전파속도가 매우 느렸다는 점을 지목했다.

발생농장에서 대규모 혈청검사를 실시했지만 감염개체가 속한 돈방을 제외하면, 같은 농장의 동거축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검출된 돼지는 대부분 발열 등 의심증상을 보였고, 증상이 없던 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최종영 원장은 당시 본지 인터뷰에서 “발생농장의 동거축을 채혈해 검사해보니, 식불 등 의심증상이 있는 개체를 제외하면 모두 음성이었다. 임상증상을 보이지 않는 개체에 대한 채혈검사는 무의미하다”면서 “발생지역에서 일제 채혈검사로 ASF를 먼저 찾아낸 경우는 2개뿐이다. 발생농장 마저도 며칠 전 모니터링에서는 음성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감염의심축을 골라내지 않고 기계적으로 할당된 두수만 채우는 식의 모니터링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한 의심개체 포착 (박경훈 원장 발표자료)

대수 감염병 특위, 수의사가 검사대상 감염의심축 선정해 실효성 높여야

현장 수의사가 교육·방역점검해야..양돈수의사회 ‘한돈케어’ 구상과 비슷

대수 감염병 특위도 이 같은 문제를 다시 지적했다.

특위는 “수의사의 임상진단을 통해 감염 의심축 중심으로 검사대상을 선정해야 한다”며 “도축장에 들어오기 전 검사에서 양성 확진이 될 수 있도록 진단 검사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수의사가 농장에 ASF 의심증상을 보이는 돼지가 있는지 직접 살피고,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 여부를 체크하는 방법으로 검사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양돈농장의 차단방역 관리도 현장 수의사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위는 “지난해 ASF 발생 이후 농장의 방역시설에 대한 기준은 강화됐지만, 해당 조치가 실효성 있게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농장 관리자에 대한 방역교육과 방역이행사항점검이 현장 수의사에 의해 이뤄지는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양돈수의사회가 구상하고 있는 ‘한돈케어’ 시스템과 궤를 같이 한다.

양돈수의사가 지역 농장의 주치의로 활동하면서 생산성 향상 컨설팅뿐만 아니라 가축전염병 모니터링, 차단방역 실태점검, 동물용의약품 처방 등을 담당하자는 것이다.

특위는 “ASF는 구제역과 달라 바이러스 진단 검사 절차도 차별화되어야 한다”며 “ASF 조기 종식을 위해 방역 대책 보완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천두 이하의 소규모 농장들이 ASF 유입 방지를 위한 방역의 절대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방역지원대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