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 확산 억제하지만 발생 원천차단 못해‥차단방역 강조

베링거·SVC 구제역 백신 세미나 개최..이상육 문제 개선 노력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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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과 ㈜SVC가 23일 대전 호텔 ICC에서 구제역 백신 세미나를 개최했다.

양돈업계의 민관학 관계자 2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구제역 백신의 기대효과와 차단방역, 이상육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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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세미나는 돼지에서 구제역 백신으로 기대할 수 있는 성과는 ‘비발생’이 아닌 ‘발생 시 확산 억제’에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검역본부 박종현 연구관은 세계동물보건기구(OIE)와 미국 농무성의 자료를 인용해, 돼지에서 백신접종이 바이러스 배출량과 전파, 감염 위험을 감소시키지만 바이러스 노출량이 많은 경우 발생을 완전히 억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종현 연구관은 “(백신의 효과 측면에서) 2017년 이후 발생한 구제역이 나쁜 상황은 아니다”라며 “(구제역 바이러스에 노출된) 농장 안에서도 일부 개체만 구제역 증상을 보였고, 백신이 전파력을 떨어뜨려 주변으로 확산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원형 엑스피바이오 대표도 “‘백신만 하면 구제역을 다 막을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물백신 논란으로 이어졌다”며 “구제역 백신접종이 전파를 더디게 만들고 임상증상도 완화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완벽한 방어를 만들어주는 백신은 없다”고 말했다.

구제역 발생을 완전히 억제하는 해답은 차단방역에서 찾았다.

이날 특강에 나선 베링거인겔하임의 글로벌 테크니컬매니저 세드릭 박사는 “구제역을 포함한 모든 전염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차단방역”이라며 “한국도 농장별 차단방역·위생에 개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형 대표도 태국 CP그룹 농장의 구조를 상세히 소개하면서 청정-준청정-오염지역을 명확히 구분한 차단방역 설계를 강조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대비와 연계해 해외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점도 지목했다.

세미나 발제에 나선 세드릭 베링거인겔하임 글로벌테크니컬매니저(왼쪽)와 이원형 엑스피바이오 대표(오른쪽)
세미나 발제에 나선 세드릭 베링거인겔하임 글로벌테크니컬매니저(왼쪽)와 이원형 엑스피바이오 대표(오른쪽)

이상육 문제 개선 위한 시도는 계속된다

이상육 문제도 거듭 조명됐다.

구제역 백신은 방어력을 장기간 지속시키기 위해 오일백신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접종부위에 발생한 농양이나 육아종성 조직이 출하 때까지 남으면 해당 지육을 폐기할 수밖에 없다.

이상육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목살을 못쓰게 되고, 농가의 경제적 피해가 백신 기피현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구제역 백신 국산화 연구를 이끌고 있는 박종현 연구관은 향후 출시될 국산 구제역 백신의 접종량을 기존의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원형 대표는 “이상육을 줄이기 위해 백신접종횟수를 줄이는 등 방어 측면에서 타협해선 안된다”면서도 “구제역을 방어한다는 전제 하에 이상육을 어떻게 줄일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돼지 70마리를 대상으로 접종시기와 접종량에 변화를 주면서 이상육 발생양상을 실험한 결과를 소개했다.

특히 2회접종분량(4ml)을 한 번에 과량접종하는 방안은 면역력에 문제가 없다면 적어도 한 쪽 측면의 목살은 이상육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국내 유통 중인 3개사 제품 모두에서 이상육은 발생한다”면서도 “주사액 주입부나 백신제품, 개체반응에 따른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피내접종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형 대표는 “면역학적으로 (피내접종이) 이론적인 가능성은 있지만, 균일한 면역이 형성된다는 데이터를 만들 수 있을지가 과제”라며 “현실적으로 의약품은 부표에서 지시한대로 사용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을 확실히 정리한 후 권장할 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제역 백신, 확산 억제하지만 발생 원천차단 못해‥차단방역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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