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서울동물원 실습 후기-경상대학교 문지영

등록 : 2013.07.25 12:09:21   수정 : 2013.09.09 19:57:29 데일리벳 관리자

수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예비수의사들에게는 방학을 이용해 여러 수의계 현장으로 실습을 나가는 것이 장차 진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익한 경험입니다.

대표적인 실습 장소 중 하나가 바로 서울동물원 동물병원입니다.

2013년 여름방학을 이용해 서울동물원 동물병원 현장실습을 다녀 온 경상대학교 수의학과 문지영 학생의 후기를 소개합니다. 서울동물원 실습을 원하는 다른 수의대생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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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실습이 끝난지도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습니다. 다음 실습까지 잠시 쉬는 중간에 서울동물원 실습에 관심이 있는 여러 수의과대학 학생들을 위해 실습 후기를 작성합니다. 

여러 수의과대학 재학생들이 더욱 알찬 방학을 보낼 수 있도록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막상 후기를 쓰려고 컴퓨터를 켜니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약간 막막하기도 하지만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바탕으로 차근히 편하게 써내려가 보겠습니다. 🙂

Ⅰ. 실습공고/신청 :

대부분의 학생 방학 실습 모집 공고는 방학 한 달 전쯤 공고됩니다. 

마찬가지로 한 달 정도 전부터 학교 게시판을 주시합니다. 학교 당 신청할 수 있는 인원이 많지가 않기 때문에 선착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미리 과사무실 또는 행정실에 왔다갔다 하면서 수시로 공지가 내려왔는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좀 더 확실한 준비를 위해서는 다른 수의과대학 홈페이지 공지사항도 수시로 모니터링하면서 공고가 뜬 학교가 있다면 미리 그 내용을 확인하고 곧 우리학교도 공고를 하겠구나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비단 동물원 실습 뿐만이 아니라 다른 정기, 정규 실습들도 비슷한 시기에 공고되니 정말 이번 방학 때 이건 꼭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매일매일 모니터링으로 신속한 신청을 하도록 합니다. 🙂

 

서울대공원 동물원 실습은 크게 야생동물 진료파트와 사육관리 파트로 나뉩니다.

동물관련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실습 신청을 받는데 야생동물 진료 파트는 수의과대학 수의학과 3, 4학년이고 사육관리 파트는 농과대학, 전문대학의 축산/동물관련학과의 3, 4학년이 그 대상입니다.

안타깝게도 예과생 및 본과 1, 2학년은 지원 대상이 아닙니다. 

지원 대상 안에 본인의 요건이 충족된다면 이제 2명 이내의 지원 선착순 안에 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공고를 보자마자 과사무실로 달려가서 신청을 하라고 하는거에요. 

다만 서울대학교와 건국대학교는 4학년 실습 로테이션 때 서울대공원 동물원이 포함되어있는 관계로 두 학교 재학생은 굳이 신청해서 실습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2▲ 실질적으로 동물병원은 동물원 밖에 있습니다. 정문 바깥쪽으로 있으니까 동물원 밖이겠지요. 그래서 대공원 지하철역에서 걸어갈만 합니다. 🙂

Ⅱ. 실습 전 :

서울대공원 동물원 실습이 그저 막연해서 지난 차수에 실습을 해 본 친구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봤습니다. 뭘 미리 공부해가면 좋을지, 대공원 지하철역에서 동물병원은 어떻게 가는지, 밥은 어떻게 해결하는지 정말 사소한 걸 하나하나 다 물어봤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는 정말 막연하기 그지없으므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실습을 해도 마찬가지지만 아는만큼 보인다고 이왕이면 더 알고 갈 수 있는 4학년 때 실습을 해 보는 게 좋지만 임상과목을 일찍 배우는 학교라면 굳이 신경을 안 써도 될 것 같아요.

3학년이라고 해도 못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알고 보는 것 만큼 재미가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이건 정말 무슨 실습을 해도 마찬가지이므로 패스합니다(!) 동물원에서는 워낙 광범위한 동물에 대해 처치를 하기 때문에 특정 과목을 미리 보고 가는 방법보단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떠올릴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면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러기에 우리의 역량은 다소(?) 모자라므로 평소 학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그저 신나는 마음만 품고가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실습일이 가까워지면 대공원으로부터 안내 문자가 와요.

첫날 9시부터 오리엔테이션을 할테니 동물원의 어디로 오라는 내용입니다. 실습은 오전 9시부터 시작이라 동물병원에 9시 전까지 도착해야 됩니다. 실습생은 아침 출근길에 서울대공원 직원버스를 탈 수 있어요. 대공원역에서 동물원 입구까지 데려다 주는 버스인데 이 버스는 대공원역 4번 출구에서 8시 30분부터 사람들을 태우기 시작해서 35분에 출발합니다.

버스를 타면 동물병원으로 금방 걸어갈 수 있는 동물원 입구에 10분도 채 걸리지 않고 갈 수 있어요. 동물원 안내 문자에도 그렇고 4번 출구라고는 하지만 사실 4번 출구로 나오면 그 반대방향으로 돌아 길을 건넌 후 버스를 타야됩니다.

이것보다는 3번 출구로 나와서 오른쪽으로 돌기만 하는 루트를 추천합니다. 동물병원으로 가는 방법은 이 출근 버스를 타고 처음 내려주는 장소(동물원 정문)에 내려서 조금 걷거나 그 장소까지 처음부터 걸어가는 방법 이렇게 두 가지가 있어요.

선택은 본인 몫인데 날이 그렇게 습하거나 덥지만 않으면(겨울이라면 적당한 추위일 때) 걷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걸어서 가면 15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3Ⅲ. 실습기간 :

원래는 7월 첫째~둘째 주, 7월 셋째~넷째 주 이렇게 1, 2차가 있었는데 이번 방학에는 대공원 사정상 8월 첫째~둘째 주까지 3차가 추가됐습니다. 저는 방학 후반부에 다른 실습도 있어서 가장 일찍 시작하는 1차를 신청했어요.

실습은 월~금요일에만 진행되며 주말에는 나오지 않아요.

 

실습 첫날은 대공원의 현장 실습생 대상 오리엔테이션이 9시부터 10시까지 한 시간 정도 있어요.

이 때 해당 차수의 현장 실습생 모두가 모이는데 처음에 생각보다 현장 실습생이 굉장히 많아서 놀랬습니다. 대부분이 관리 사육파트를 신청한 동물 관련학과 학생들이에요.

이 때 출석을 부르면서 현장 실습생 명찰을 나눠주는데 실습 기간동안 목에 걸고 다니시면 됩니다. 간단하게 실습 기간 중 지켜야 할 몇몇 지시사항에 대해 듣고 실습생들끼리 모여 담당 선생님의 인솔 아래 동물병원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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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실습생에게 제공되는 목걸이형 명찰

실습생의 하루는 다음과 같습니다.

실습생은 9시까지 동물병원으로 출근합니다. 진료를 나가기 전까지 실습용 옷으로 갈아입고(진료를 따라다니다 보면 옷과 신발에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묻을 수 있기 때문에 편하면서 막 입을 수 있는 스크럽, 평소에 신지 않는 운동화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습니다. 진료 중 반바지, 슬리퍼 이런 종류는 안 됩니다) 실습생이 모여 있는 세미나실에서 대기를 하다가 수의사 선생님께서 부르시면 선생님들을 따라 진료에 필요한 짐을 카트에 실은 뒤 카트를 타고 진료를 나갑니다.

진료 전 선생님들께서 준비하신 그 날 진료가 필요한 동물들의 목록에 따라 진료를 갑니다.

보통 11시 반 정도까지 오전 진료를 돌고 병원에 돌아오면 약 두 시간 가량의 점심시간이 넉넉하게 있습니다. 구내 직원용 식당이나 그 날 구내식당 식단이 별로면 동물원 내 패스트푸드점에서 점심을 먹고 쉬다가 약 오후 2시부터 오후 진료를 돕니다. 그리고 5시에 퇴근을 합니다.

보통의 경우는 5시 전에 오후 진료가 끝나는데 다 큰 삵 십 수마리 채혈을 하고 칩을 장착하는 작업이나 지리산 반달가슴곰의 신체검사와 번식능을 확인하는 것 같은 일이 있으면 여섯시 넘어서까지 오후 진료에 매달리기도 합니다.

5▲ 동물원 관계자들만 탈 수 있는 카트. 동물병원에서도 두 개의 다인승 카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두 카트 중 한 카트에는 비밀(?)이 있는데 이건 직접 가서 확인해보세요! 😛

 

현장 실습생은 일주일에 두 번씩 2주 동안 네 번의 각각 한 시간짜리 교육을 받게 됩니다.

네 개의 교육 모두 심화 교육이라기보다는 간단한 소개 정도의 교육이라 부담없이 들을 수 있습니다.

제가 있을 때는 첫 시간은 동물원과 동물복지, 두 번째는 시간 야생동물 영양관리, 세 번째, 네 번째는 각각 야생동물 진료, 동물병리 및 방역 교육이었습니다. 세 번째, 네 번째 교육은 동물병원 수의사 선생님들께서 해 주십니다.

 

실습은 학생이 직접 뭔가를 한다기보다는 어깨너머로 보는 견학에 가까워요.

실습생이 한 차수에 10명 가까이 되서 뭔가를 해 볼 수 있는 환경은 못돼요.

동물원에서 일하시는 팀장님 말씀으로는 실습생이 2~3명 있었던 시절에는 이것저것 많이 해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실습생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도 수의사선생님들께 궁금한 점을 여쭤보면 대답도 척척 해주시고 진료를 돌면서 평소에는 접해볼 수 없었던 희귀한 동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살짝 보정도 해보기도 하고 가끔은 피하주사도 해볼 수 있어요.

처치를 하는 내내 그 동물 담당의 사육사분들이 곁에 계시는데 동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으셔서 그런지 실습생이 어설프게 뭔가를 해보려 하면 못 미더운 나머지 째릿째릿한 눈총을 따스히(?) 건내주십니다 😛

 

동물원에서는 소동물 지역병원 실습 때보다 다소 거친 처치를 하시는 걸 볼 수 있는데 야생동물은 자가 치유력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치료를 하신다고 합니다. 이런 면도 생소하지만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실습생이 직접 할 수 있는건 많지 않지만 세 분의 동물병원 수의사 선생님들께서 이 동물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어디가 아픈지, 왜 아픈지, 어떤 방식으로 치료 중인지 잘 설명해주셔서 진료를 따라다니는 내내 재밌습니다.

다만 제가 있었던 기간이 장마철이라 폭우가 쏟아지면 진료를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때에 비해 다소 한가해서 비는 시간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시기를 선택하는 것도 나름대로 중요한 요소인 듯 해요.

겨울에는 상당히 추우므로 방한에 대한 대비도 충분히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6▲ 진료는 관람객 관람장소의 뒷부분인 내실 쪽에서 진행됩니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서 그런지 가끔 몇몇 동물들은 사람들이 근처에 오면 가까이 와서 호기심에 사람들을 쳐다봅니다. 이런 때 동물원 실습의 짜릿함이 느껴져요. 원숭이의 경우는 서열이 높은 원숭이가 내실 철창에 매달려서 망을 보며 낯선 사람들을 감시(?)합니다. 그런데 이럴 때 철창 안으로 손을 넣게 되면 그 손이 어떻게 될지 몰라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기 때문에 무모한 짓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시기에 실습을 했던 한 친구의 말마따나 평생 망진 수의사만 하고싶은 게 아니라면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

 

Ⅳ. 실습 후 :

저는 수의대에 진학한 목적이 동물원 수의사가 되기 위해서였어요. 막연하게 하얀 가운을 입고 목에는 청진기를 두르고 병원에서 아기 호랑이이나 원숭이를 안고 주사를 놔주는 그림을 그리며 입학했었지요.

하지만 진학해서 막상 이런 저런 경험을 하며 정한 진로가 동물원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동물원에 대한 로망은 계속 있어서 IVSA(세계 수의과대학 학생 협의회)를 통해 정보를 얻어 남아프리카에서 전세계 수의과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야생동물 캠프인 SYMCO에 가보고 싶었지만 상당한 금전적 지출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가지 못했어요.

그 대신 국내 동물원을 꼭 한번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방학 때는 선착순 마감에 들지 못해서 실습을 놓쳤어요. 그래서 이번 방학에는 꼭 신청하리라 마음먹고 공고가 나자마자 빠르게 신청을 했고 결국 실습도 했습니다.

(학교마다 관심도가 다르긴 한데 저희 학교에서는 이번 서울대공원 동물원 실습 신청이 공고한지 30분만에 마감됐습니다.)

 

이번 방학은 제가 수의사 국가고시를 보기 전 마지막 방학입니다.

저는 제 마지막 방학 실습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동물원인 서울동물원을 선택한 건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주로 좋은 점 위주로 적었는데 동물원에서도 바깥과 마찬가지로 수의사와 수의사의 업무, 동물병원에 대한 관계자들의 인식에 있어서 안타까운 상황들이 꽤 있습니다. 수의사가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으려면 그만큼 열심히 수의계 내/외부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단 생각을 해 볼 수 있었어요.

울대공원 동물원 실습은 동물원 수의사가 꿈이신 분은 말할 것도 없고 동물원을 잠시나마 꿈 꾸셨던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실습생들은 서울대공원 동물원 실습을 재밌어하고 좋아했고 추천도 합니다. 🙂

(+ 병원 전용 카트도 타볼 수 있습니다! 오전 진료 때 카트를 타고 사람이 별로 없는 동물원을 돌면 정말 상쾌하고 좋아요! 학교 졸업하면 이런 기회가 있을 수 없어요. 망설일 바에는 지르시는걸 추천합니다.)

7Ⅴ. 마무리 :

수의대 입학 직전에 마지막으로 방문했다가 이번 실습으로 다시 찾게 된 서울대공원 동물원. 약 5년 반 만에 찾아갔던 동물원은 예전과 비교했을 때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동물 행동 풍부화에 신경을 더 쓰고 있는 모습이었고 동물쇼 대신 동물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점점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동물원에서 실습을 할 수 있는 기회에 많은 수의대생이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