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물원 출신 멸종위기종 `삵` 자연으로 돌아가다

등록 : 2014.03.21 16:41:04   수정 : 2014.03.21 16:41:04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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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추적기를 달고 방사를 기다리고 있는 삵 (사진 : 서울동물원)

국내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 삵..동물원서 태어나 시화호로 최초 방사

우리나라 최초로 멸종위기종 ‘삵’이 방사된다.

서울동물원은 21일 경기도 시화호 상류지역습지에서 삵 방사행사를 개최하고 5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동물원에 따르면, 삵을 생태계로 방사하는 것은 전국 최초. 동물원에서 태어난 삵을 돌려보내는 것도 첫 시도다.

이번에 방사된 삵 5마리(암컷 3마리, 수컷 2마리)는 모두 2012년 서울동물원에서 태어난 개체다.특히 1994년 경북과 2009년 전북에서 구조된 삵의 자손이 포함돼 대를 이어 자연에 돌아가게 됐다.

흔히 ‘살쾡이’로 알려진 삵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유일한 토종 고양이과 야생동물로 국내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다.

과거 한반도에 서식하던 고양이과 동물은 호랑이, 표범, 스라소니, 삵 등 4개종. 하지만 삵을 제외한 나머지 3종은 이미 남한에서는 사실상 멸종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삵도 개체수가 크게 줄어 현재 환경부로부터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 외에도 중국, 인도, 동남아 등지에 서식하는 삵은 고양이와 비슷하지만 몸집이 더 크고 황색에서 황갈색에 이르는 다양한 털 색에 온몸의 검은 반점이 특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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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사냥훈련, 위치추적기 적응훈련, 건강검진 등 방사대비

야생방사 연구 동시 진행..’동행동물원’ 야생동물 종 복원 기능 강화

서울동물원은 현장조사를 거쳐 삵의 먹잇감이 풍부한 시화호 갈대숲 지역을 방사장소로 결정, 지난해 11월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방사허가를 받았다.

또한 방사에 앞서 6개월여 동안 야생적응 훈련과 건강검진을 진행했다. 살아있는 쥐나 미꾸라지 등을 주며 야생먹이 사냥을 익히게 했다.

어경언 서울대공원 동물연구실장은 “삵의 이동거리와 이동형태, 선호서식장소 등 야생적응을 예측하여 현장을 답사한 결과 안산 시화호가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사냥기술습득 등 야생적응 훈련도 성공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방사된 삵에는 위치추적기를 부착, 향후 활동 및 이동경로와 야생적응 상태 등을 체크할 방침이다. 이를 삵 및 다른 포유류 야생적응에 관한 연구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1,800만원 상당의 위치추적기 10대는 서울반려동물입양센터에 사료를 무상공급하고 있는 한국마즈에서 후원했다.

서울동물원은 삵뿐만 아니라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소백산 여우 방사(2013년 9월) 등 다양한 야생복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동행동물원’을 모토로 국내 야생동물 종 보전 기능 강화와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노정래 서울동물원장은 “동물의 가둬 전시하기만 하던 과거 역할에서 벗어나, 멸종되어가는 동물을 보전하고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