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오염된 사료로 돼지집단폐사, 사료회사 책임”

등록 : 2013.05.18 14:15:31   수정 : 2013.11.26 10:53:39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사료교체 후 집단폐사의 원인 중 사료오염 있다면, 사료제조자 제조물책임에 따른 손해배상 의무 있어

오염사료가 집단폐사의 원인을 제공하였을 경우, 사료회사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 2005년 충주에 있는 정 모씨의 양돈농장에서 카길애그리퓨리나로 사료를 교체한 후부터 돼지 폐사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20일동안 60마리 넘게 폐사한 후, 충북 축산위생연구소로부터 돼지열병을 진단 받고 1,500여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당시 충북 축산위생연구소의 검사 결과, 카길 사로부터 공급받은 사료에서 돼지 써코바이러스2형(PCV-2)와 급성흉막폐렴균이 검출됐다.

축산위생연구소는 "단시간 내 대규모 집단폐사가 일어난 점으로 볼 때, 미리 감염된 돼지열병 바이러스를 1차접종 백신 항체가 막고 있다가, 오염된 사료로 인한 써코바이러스 감염이 돼지 면역력을 저하시켜, 돼지 열병이 발병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농장주 정씨는 돼지열병 발병이 카길 사의 사료 때문이라며, 카길사를 상대로 2005년 10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피고(카길애그리퓨리나)의 책임이 인정되지만, 정씨가 농림축산식품부가 고시한 백신접종 스케쥴을 지키지 않은 점을 고려해 50%의 배상책임만 인정한다"며 1억 3천여만원을 지급할 것을 판결했다.

카길 사는 "원고 농장과 같은 시기에 사료를 받은 다른 농장에서는 집단 폐사가 없었다"고 주장했고, 2심 서울고등법원은 1심판결을 뒤집고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지난 5월 13일 대법원 3부는 "사료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 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재판부는 "원고 농장에서 피고 사료로 바꾸기 전에는 집단 폐사가 발병한 적이 없고, 당시 축산위생연구소의 정밀 검사 및 의견으로 볼 때 사료에 병원성 세균이 오염돼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덧붙여 "집단폐사 진행속도가 일반적인 돼지열병 발병에 비해 느렸고, 당시 부검한 돼지 모두에게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되지는 않은 점 등을 볼 때, 피고의 사료가 안전성 상의 결함으로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밝히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해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