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야생 너구리 3마리 중 1마리 심장사상충 감염..반려견 전파 위험
서울대 수의대·서울보건연 공동연구..야생동물-모기-반려동물 연결 고리
서울 도심에서 발견된 야생 너구리 3마리 중 1마리가 개심장사상충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 속 모기를 매개로 반려동물에 전파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예방관리가 요구된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서울시야생동물센터, 서울대학교와 협력해 서울에서 발견된 야생 너구리 51마리를 대상으로 감염병 조사를 실시한 결과 17마리(33%)에서 개심장사상충이 확인됐다. 이들 중 13마리가 부검상 폐동맥·우심실에서 성충이 발견됐다.
서울대 수의대 연성찬·유원기 교수팀은 이번 조사 연구 결과를 기생충 분야 국제학술지 Parasitology에 최근 발표했다(Epidemiological survey of Dirofilaria immitis and its Wolbachia endosymbiont in wild raccoon dogs in Seoul, Korea, with emphasis on lung tissue-based detection).

서울 도심 너구리 51마리 조사해보니..33% 심장사상충 검출
모기 매개로 반려견 전파 위험
정기 예방 중요성 강조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심장사상충은 반려동물에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요한 기생충 질환이다.
연구진은 야생동물이면서 도심 환경에도 잘 적응하는 너구리가 기생충 순환 감염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2024년 10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서울야생동물센터를 통해 수습된 야생 너구리 사체 51구를 대상으로 부검을 벌여 폐동맥·우심실 내의 심장사상충 성충을 확인하고 폐 병변과 혈액에 대한 정밀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13마리(25.5%)에서 2~9마리의 심장사상충 성충이 육안으로 확인됐다. 폐조직 검체 대상 PCR 검사로 4마리의 불현성 감염을 추가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야생 너구리의 심장사상충 감염률(33.3%)이 과거 국내 전국 조사치(17.8%)나 일본 도쿄에서의 선행 연구(6%)에 비해 높다는 점을 지목했다. 도심 인근의 너구리가 보유 숙주로서 모기를 매개로 반려견에 심장사상충을 전파할 위험성을 지닌 셈이다.
공원, 하천 등 서울의 도심 녹지 공간이 확대되면서 야생 너구리와 반려동물의 생활권이 가까워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개심장사상충의 공생세균인 울바키아(Wolbachia)도 함께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울바키아는 개심장사상충과 연관된 계통으로 확인됐다. PCR 검사에서 울바키아 양성을 보인 개체에서는 모두 심장사상충도 검출됐다.
연구진은 도심 야생동물도 반려동물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심장사상충 공생 체계와 생물학적 특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야생동물에서 높은 감염률이 확인됐다는 것은 해당 지역에서 모기를 통한 전파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목했다.
박주성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심장사상충 예방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기적인 심장사상충 예방약 투여 ▲산책 전후 기피제 사용 ▲생활환경 위생 관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