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료 서비스 고객 90%가 만족·신뢰한다..진료비 부담 불만과는 별개

진료비 문제, 비용부담보단 청구과정이 관건..서울대 천명선 교수팀, 동물병원 고객 설문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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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서비스에 대한 주요 불만사항 중 하나로 진료비가 꼽힌다. 진료비 부담이 크다거나, 예측하기 어렵다는 식이다. 진료비 문제로 유기동물이 늘어난다는 오해도 여전하다.

서울대 수의대 수의인문사회학 천명선 교수팀은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동물의료 서비스 만족도와 불만 경험을 보다 심층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진료비 부담은 동물의료에 대한 신뢰도와 만족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비 부담 자체보다는 예상되는 비용을 어떻게 안내하여 보호자의 이해를 구할 지가 더 중요했다.

천 교수팀의 최유진 연구원은 1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수의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 한국수의인문사회학회 세션에서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동물의료 서비스 만족도·신뢰도, 불만 사항 관련 설문 연구 결과를 발표한 최유진 연구원

연구진은 지난 8월 설문조사 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반려동물 보호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최근 1년 이내에 동물진료 의뢰 경험이 있는 성인 500명을 성별, 연령별로 구성해 대표성을 확보했다.

설문 참여자에게는 최근 1년간 동물병원 방문횟수와 지출 진료비, 전반적인 만족도와 신뢰도, 불만 경험을 물었다.

이중 불만 경험은 ▲비의료적 요인 ▲의료적(수의학적) 요인 ▲진료비 요인으로 분류했다. 동물병원의 물리적인 인프라나 직원 서비스 등은 제외하고 수의사 관련 문제에만 집중했다.

검사·처치과정이나 치료 결과 등 의료적 요인뿐만 아니라 수의사가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방식, 태도(공감·배려·존중), 치료방법 결정을 위한 의사소통과정 등 비의료적 요인도 구체화했다.

진료비 관련 불만도 ‘진료비를 청구하는 과정’에 불만이 있는지, 아니면 ‘받은 의료서비스 대비 청구된 진료비가 적절한지’로 나누어 조사했다.

설문 결과 동물의료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대체로 높게 나타났다.
불만사항이 있다고 응답한 보호자들도 75%는 만족했다.
(@ 최유진 연구원)

국내 동물의료 서비스 만족도·신뢰도 높아

불만 사항 있었던 보호자의 신뢰도도 80% 넘겨

그 결과 동물의료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와 신뢰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한다는 응답이 86.4%, 신뢰한다는 응답이 90.8%를 기록했다.

최유진 연구원은 “국내 동물의료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신뢰도는 전반적으로 높았다”면서 “동물의료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다룰 때에는 이러한 만족도·신뢰도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물의료 서비스로 인한 불만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절반가량(51.8%)을 기록했다. 불만 경험 여부에 따라 동물의료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는 차이를 보였지만, 드라마틱한 차이는 아니었다. 불만 경험이 있는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여전히 동물의료 서비스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불만 경험 요인별로는 진료비 관련 문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다. 진료비로 인한 불만을 겪은 응답자 비율이 35% 내외로 의료적·비의료적 요인으로 인한 불만 경험(25%내외)에 비해 높았다. 수의사의 태도나 치료 결과 등에 비해 진료비에 대한 불만이 많은 편이긴 한 셈이다.

불만 경험의 요인을 복수로 응답한 결과, 불만 경험자의 60%가 의료적·비의료적 불만과 진료비 관련 불만을 동시에 드러냈다.

 

예상되는 진료비에 대한 설명 못 들었다면 개선 여지 있지만..

사람 의료비에 비해 비쌌다? 개별 병원이 해소 어려워

진료비 관련 불만은 청구 과정과 서비스 대비 청구비용 적절성으로 분류했다.

청구 과정 불만에 대한 상세내용(중복선택)에서는 ‘예상되는 총 진료비에 대한 설명을 미리 듣지 못해서’라는 응답이 53%로 가장 많았다. ‘청구된 진료비의 상세 항목을 알 수 없었다’는 불만도 48%로 비슷했다.

진료비를 얼마나 내야할 지 알기 어려운 불확실성에 대한 불만이 주를 이룬 셈이다.

반면 서비스 대비 청구비용 적절성의 상세내용에서는 ‘사람에게 청구되는 의료비에 비해 비싸다’는 응답이 50%로 가장 많았다.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동물병원에 비해 비싸다’는 응답이 42%로 뒤를 이었다.

최유진 연구원은 “받은 서비스의 질에 대한 평가와는 무관한 불만이 주로 확인됐다”면서 “서비스의 질과 무관한 진료비 관련 불만사항은 개별 병원으로선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목했다.

설문 결과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 검사치료 논의 방식이나 치료 결과, 진료비 청구과정은 신뢰도나 만족도에 영향을 미쳤지만, 진료비의 적절성(부담, 비쌈) 항목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 최유진 연구원)

진료비 청구과정 문제는 만족도 낮추지만..

진료비 부담은 신뢰도·만족도와 무관

연구진은 이러한 불만경험이 동물의료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신뢰도에 영향을 주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검사·치료 논의 방법이나 치료결과, 진료비 청구과정에 대한 불만은 신뢰도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반면 서비스 대비 청구비용 적절성 항목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병원비가 비싸다’는 불만 여부는 동물의료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만족도와 별개인 셈이다.

최유진 연구원은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불만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단순히 비싸다는 인식 외에도 수의사와의 소통이나 진료결과 등의 요인이 내재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진료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목표는 보호자의 기대를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란 지적이다.

대신 보호자의 이해를 높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료비 청구과정이나 검사·치료 논의방법에 대한 불만이 만족도·신뢰도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최유진 연구원은 “보호자는 동물의 상태가 어떠한지, 어떤 치료를 받을지, 비용이 얼마나 예상되는지, 자신의 재정상태에 맞는 치료법인지를 알고 싶어한다”며 “수의사는 이러한 보호자의 기대에 맞춰 소통해야 한다. (동물병원) 현장에서도 이미 그렇게 노력하고 계실 것”이라고 전했다.

진료 단계별로 보호자가 비용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상태에 놓이지 않도록 진료비 청구 과정이나 수납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비용 부담 문제를 두고서는 높은 진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별개의 사회적 시스템이 요구된다는 점을 덧붙였다.

동물의료 서비스 고객 90%가 만족·신뢰한다..진료비 부담 불만과는 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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