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태국 인터벤션 트레이닝코스 주최·참가 후기 : 김영범

본동물의료센터·INFINITI, 방콕에서 중재적시술 트레이닝코스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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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적시술(인터벤션 시술)이란 모든 수술이 필요한 치료를 비수술적으로 해결하는 치료법을 광범위하게 일컫는 용어다.

중재적시술은 부위에 따라 크게 혈관/비혈관 파트로 분류된다. 혈관 쪽 시술은 심장사상충 제거수술부터 PDA, PSS, PS와 같은 혈관 기형을 치료하는 스텐트시술, 벌루닝시술, 혈관에 박힌 혈전을 제거하는 혈전제거술, 간종양, 전립선종양 등의 환자에게 적용하는 동맥화학색전술(TACE), 부정맥 환자에게 적용하는 페이스메이커장착술 등이 있다. 비혈관 쪽은 기관 및 기관지 스텐트, 요관 스텐트, 요도 스텐트, 담관 스텐트 등등 협착 부위를 해소해주는 스텐트시술 등이 있다.

사람은 부분마취와 수면마취 등을 이용해 많은 수술·시술을 받지만, 동물은 사람처럼 협조가 되지 않아 대부분의 치료를 전신마취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

필자의 동물병원은 이런 상황에서 수술로 인한 위험성을 낮추고, 수술로 해결 못 하던 질환까지 해결하기 위해 2020년부터 중재적시술과 최소침습수술을 도입해 많은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현재 영국의 동물스텐트 전문 제조회사 인피니티(INFINITI) 사와 협력을 통해 혈관 및 비혈관 분야 모든 사이즈의 스텐트를 구비하고, 필립스사의 최고사양 투시기를 이용하여, 보다 안전하게 시술 중이다.

2020년 당시만 해도 중재적시술·최소침습수술이 수의계에서 생소했고, 대부분의 동물병원이 경험이 없었던 터라 인의 쪽 서적과 논문에 의존해 세팅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은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주변 병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지난해 인피니티 사와 협력하여 인피니티 중재적 시술 교육 과정(INFINITI Medical Intervention Procedure Training Course)을 우리나라에서 주최하여 많은 수의사 선생님들과 정보를 공유한 바 있다.

코스를 이수한 수의사 선생님들은 매우 만족해하면서도 생체 모델에도 적용해보고 싶다는 의견을 주셨다.

그래서 이번에 살아있는 동물(돼지)과 기증받은 카데바(개, 고양이) 이용한 중재적시술 트레이닝코스를 기획했는데,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며칠 만에 신청이 마감될 정도였다.

Dr. Brian Maran(DACVIM, Cardiology)
본동물의료센터 김용선 원장

코스는 2월 11일~2월 12일 이틀간 태국 방콕에 있는 출라롱콘대학(Chulalongkorn University(CU)) 수의대에서 진행됐다.

미국수의내과전문의(DACVIM, 심장)인 Brian Maran과 본동물의료센터 김용선 원장이 강사로 참여했다.

첫째 날은 비혈관 중재적시술에 대한 트레이닝이 진행됐다.

오전에는 비뇨기(요관, 요도, 신우), 호흡기(기관, 기관지) 스텐트 장착에 대한 이론수업이 진행됐는데, 다양한 질문과 답변을 오가며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여기까지 왔는데 궁금한 점을 남길 수는 없다는 생각 때문인지 한국과 달리 영어로도 질문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수업 중간에는 음료와 간식들이 준비되어 있어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태국 간식도 접할 수 있었다.

이론수업이 끝나고 난 뒤 디바이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Dry-lab이 간단하게 진행됐다. 고가의 스텐트 장비를 수술실이 아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다뤄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었다. 어떤 스텐트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스텐트가 펴지는 방식과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Dry-lab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점심 식사 후 진행된 Wet-lab에서는 2마리의 카데바(개, 고양이)를 이용한 교육이 진행됐다.

먼저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사람씩 기관 스텐트 장착 트레이닝을 했다. 환자에게 장착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 상황이 나타났는데, 이러한 경험으로 트러블슈팅을 할 수 있었다.

호흡기 스텐트 장착이 끝난 뒤 개를 이용한 요관 및 요도 스텐트를 장착하는 교육이 이어졌다. 생체보다 단단한 카데바를 이용했기 때문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으나 수강생 모두 훌륭히 장착했다.

요관 스텐트는 개복된 상태로 진행했으며, 정방향과 역방향으로 진입하는 과정을 직접 해볼 수 있었다.

Dr. Brian은 항상 C-arm에 시술자의 손이 조사되지 않도록 주의를 시켰다. 계속해서 납복을 입고 있어야 해서 불편함도 느꼈지만, 끝까지 힘든 내색 없이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노력한 Dr. Brian에게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한다.

Dr. Brian은 시애틀에 미국수의심장전문의 5명으로 이루어진 심장전문동물병원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서로의 병원에 방문하기로 약속했다.


트레이닝코스를 마친 뒤 강사와 수강생들이 함께 참석한 저녁 식사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인피니티 사에서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길래 간단한 로컬음식점일 줄 알았는데, 예상 밖으로 크루즈 뷔페를 준비해 주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해제되는 시점이어서 그런지 많은 인파가 붐비었고, 방콕의 야경을 즐기며 즐거운 식사시간을 가졌다.

둘째 날은 동물병원 투어 일정부터 시작했다.

출라롱콘 수의과대학은 태국 최초의 수의대로 1935년에 설립됐다. 전문적인 진료와 많은 케이스로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수의대였다.

1층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뭔가를 열심히 외우고 있었는데, 태국의 수의대 학생들이었다(태국의 대학생들은 교복을 입는다고 한다). 분명 토요일 아침이었는데 아침부터 나와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예전에 시험 보던 시절이 생각났다. 이 학생들도 시험 때문에 나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다.


CU 동물병원(Chulalongkorn University).

이름만 들으면 뭔가 편의점 느낌도 나고, 큰 동물병원이 아닐 것 같았지만, 실제로 방문해보니 모두가 병원 규모에 놀랐다. 이른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많은 보호자가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전체 대기실인 줄 알았던 이곳은 내과 대기실이었고, 외과, 중환자, 종양, 고양이, 심장, 영상 등 각 과목별 파트가 다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되어 진료항목에 따라 이동하여 진료를 받는 시스템이었다.

각 과목별 섹터를 둘러볼 수 있었는데, 그중 혈액기증센터와 사체기증센터가 눈에 띄었다.

최근 우리나라 수의과대학 동물병원도 동물헌혈센터를 만들었지만, 사체기증은 다소 생소한 개념이었다. 교육을 함께 하는 대학병원이다 보니 보호자가 동의하여 사체를 교육용으로 기증받는다고 했다.

또한, 임신이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주고 복제연구까지 하는 난임복제센터도 있었다.

병원투어를 마치고 중재적시술 트레이닝코스 2일차가 시작됐다.

우선 혈관 관련 시술에 대한 이론수업을 들었는데, Dr. Brian의 주전공분야가 심장이다 보니 더욱 신나게 강의했다.

이론수업이 끝난 뒤에는 Dry-lab이 진행됐는데, 혈관 쪽 Dry-lab은 카메라를 이용해 ACDO를 펼쳐보고, 분리해보고, 벌룬을 부풀려봤다. Dry-lab은 교육 과정 동안 언제든지 할 수 있게 세팅되어 있었다.

다음으로 살아있는 마취된 실험용 돼지를 이용한 혈관인터벤션 Wet-lab 코스가 진행됐다. 이 코스를 주최한 가장 큰 이유였고, 수강생들에게도 의미가 컸을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카데바 교육보다 다소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코스가 진행됐는데, 심장박동과 혈류의 흐름을 느끼고, 원하는 부위로 접근해 볼 수 있었다. 모든 수강생이 직접 벌루닝(PS)과 ACDO(PDA)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인피니티 사의 새로운 ACDO2도 사용해볼 수 있었다.

ACDO(PDA)

ACDO2는 3단으로 펼쳐지며 더 작은 가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작은 아이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교육이 끝나고 고생한 강사분들과 인피니티사 매니저인 George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단체 사진을 찍으며 2일간의 중재적시술 트레이닝코스를 마무리했다.

트레이닝코스 후 설문조사에서 ‘살아있는 돼지를 대상으로 실습을 할 수 있어서 실제 감각을 익힐 수 있었다’는 수강생들의 피드백을 받았다.

2일간의 코스를 마치며 비록 실험동물일지라도 소중한 생명의 희생을 기리며 더 많은 생명을 살릴 것을 다짐하게 됐다. 참가자들 같은 생각을 가졌을 거라 생각한다.

수의계에서 중재적시술이 아이들을 잘 치료하기 위한 수단으로 올바르게 성장하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마친다.

김영범 본동물의료센터 외과원장

[기고] 태국 인터벤션 트레이닝코스 주최·참가 후기 : 김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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