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가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동물을 위해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어요˝

장재혁 교수, KSFM 컨퍼런스에서 우울증 특강

등록 : 2021.03.30 15:50:43   수정 : 2021.03.30 15:50:48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장재혁 임상조교수가 웨비나로 열린 제10회 한국고양이수의사회 컨퍼런스(2021 KSFM Conference)에서 ‘우울증’을 주제로 강의했다.

수의사의 낮은 삶의 질, 심각한 우울증·자살

이미 여러 번 알려진 것처럼, 수의사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큰 직업이다. 한 해외 연구에 따르면, 수의사의 자살률은 의사보다 2배 이상 높고 치과의사보다 2배 가까이 높으며, 일반 국민보다는 약 4배 높았다.

2만 명의 미국수의사를 대상으로 무작위 실시된 Merck Animal Health의 2020년 조사(Veterinary Wellbeing Study 2020)에 따르면, 수의사는 근무시간이 더 적음에도 불구하고 내과 의사보다 더 심한 번아웃 수준을 나타냈으며, 일반인보다 2.7배 더 많이 자살을 시도했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젊은 수의사들이 더 심하게 받고 있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수의사 중 52%는 수의사 직업을 주변에 추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려동물 진료, 소통 힘들도 공감·인정 욕구 높아서 더 힘들 것”

“학업 수준 높은 전문직일수록 우울증 간과”

장재혁 교수는 반려동물 진료의 특성상 수의사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반려동물 보호자는 공감과 인정에 대한 욕구가 높고, 반려동물은 말을 하지 못하므로 의사결정에 더 많은 스트레스와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반려동물의 죽음(안락사 포함)을 경험하는 등 지속적인 슬픔에 대한 노출이 수의사에게 우울한 감정을 전이할 수도 있다.

따라서, 수의사로서 우울증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장 교수에 따르면, 학업적인 수준이 높은 전문직일수록 ‘우울증과 정신과 진료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우울증은 6명 중 한 명이 걸릴 정도로 흔하지만, 그중 25%만 효과적인 치료를 받는다. 우울증은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이 잦고 만성화되기 때문에 치료가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게 장 교수의 설명이었다. 우울증을 간과하는 전문직이면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은 수의사의 경우, 더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장 교수는 ‘건강한 취미활동’, ‘좋은 친구&지지세력’, ‘운동’, ‘약물치료’ 등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들을 소개하며, 수의사들에게 “우울증이 꼭 없더라고 고민이 있을 때 정신과에 가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진료 시 좋은 결정 내릴 수 있어”

장재혁 교수는 “불안도가 크면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수의사가 정신적으로 건강해져야지 반려동물을 위해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고, 더 열정적으로 진료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의사의 워라벨에 대해 토론하고 고민해보면서 수의사 전체 집단이 더 행복해질 수 있길 바란다”며 강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