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사육·웅담 채취 금지됐지만..곰들은 아직 농장에 남았다

보호시설 건립, 잔여 사육곰 매입 모두 늦어져..잔여 사육곰 199마리 조치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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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담 채취를 위한 곰 산업이 오늘(12/31)을 끝으로 공식 종료된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6년 1월 1일부터 농가의 곰 사육 및 웅담 채취가 금지된다.

하지만 199마리의 곰은 아직 농장에 남았다. 정부는 6개월의 계도기간을 둘 방침이지만, 6개월 안에 해결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곰 사육 및 웅담 채취 금지에 따른 사육곰 보호 방안을 시행한다고 30일(화) 밝혔다.

2025년 9월 연천에서 구조된 사육곰 (사진 : 동물자유연대)

1980년대 농가 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허가됐던 곰 수입은 시대 변화에 따라 사양 산업이 됐다. 지난 2022년 정부와 시민단체, 농가와 지자체가 ‘곰 사육 종식 협약’을 맺고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

정부와 지자체는 곰 사육 종식을 법제화하는 한편 남은 사육곰이 여생을 보낼 보호시설을 만들고, 시민단체는 농가로부터 사육곰이 보호시설로 구조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다.

이에 따라 구례와 서천에 각각 49마리, 70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보호시설 건립을 추진했다. 구례 보호시설은 지난 9월 완공됐다. 동물보호단체가 농가와의 협상 끝에 매입한 사육곰 21마리가 구례 보호시설로 이송됐다.

앞서 곰보금자리프로젝트가 화천에서 보호 중인 13마리를 더해도 구조된 사육곰은 34마리에 그친다. 아직 11개 농가에 199마리의 곰이 남아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잔여 사육곰에 대한 매입 협상이 지연됨에 따라, 남은 곰이 최대한 매입될 수 있도록 농가 사육 금지에 대한 벌칙 및 몰수 규정에 6개월의 계도기간을 둘 계획이다.

매입된 사육곰은 단계적으로 확보된 구례 사육곰 보호시설, 공영·민영 동물원 등지로 순차 이송해 보호한다.

하지만 6개월의 계도기간 동안 완전한 해결을 기대하긴 어렵다. 서천 보호시설은 건립 과정 중에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어 완공시점이 2027년 이후로 지연됐다.

서천 시설이 만들어진다 한들 구례와 더불어 최대 119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동물자유연대는 “사육곰의 합사 가능 여부 등 사육곰 개체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로, 실제 보호시설에서 관리할 수 있는 규모는 훨씬 더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100여마리의 곰은 매입된다 한들 당장 갈 곳이 마땅치 않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번 곰 사육 종식 이행 방안은 우리나라가 야생동물 복지 향상과 국제적 책임을 동시에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의 실천”이라며, “마지막 한 마리의 곰까지 보호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는 “곰 매입을 시민단체에 맡긴 채 내놓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대책안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곰 사육·웅담 채취 금지됐지만..곰들은 아직 농장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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