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의 결정장애가 편의점 동물등록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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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결정장애 때문에 이런 일까지 생긴다.

이마트 편의점 이마트24가 동물등록 대행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마트24 매장에서 반려견 등록 서비스를 신청하면 고객이 남긴 연락처로 등록 링크가 발송되고, 링크를 눌러 반려견 정보를 입력하면 등록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동물등록이 되는 방식이다.

언뜻 보면 동물등록의 편의성을 높이고 동물등록률 향상에 기여할 것처럼 보이지만, 큰 문제가 있다. 바로 실효성이 없는 ‘외장형 태그’ 방식으로만 등록이 된다는 점이다. 이마트24에 따르면,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외장칩이 배송된다고 한다.

동물등록제는 잃어버린 동물을 쉽게 찾고, 유기동물 발생을 막기 위해 시행됐다. 그런데 외장형은 떨어질 우려도 있고, 일부러 떼어낼 수도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 ‘내장형’ 등록만 동물등록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 그런데 이제 편의점까지 나서 실효성 없는 ‘외장형 등록’을 권하니 황당할 따름이다.

물론,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건 정부다.

동물등록제는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 2014년 전국으로 확대 시행됐다. 그때도 ‘외장형’ 등록이 실효성 없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정부는 ‘내장형 칩’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감을 핑계로 3가지 방법을 도입하는 우를 범했다(내장형 칩, 외장형 태그, 외장형 인식표).

정부도 ‘외장형 방식’이 효과가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결국, 뒤늦게 지난 2020년 등록방법에서 ‘인식표’를 제외했다. 당시 농식품부는 “인식표는 훼손되거나 떨어질 위험이 커 등록동물을 잃어버리는 경우 소유자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등록방식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는데, 똑같은 외장형인 ‘외장형 태그’ 방식은 그대로 유지해 비판을 받았다. 훼손되거나 떨어질 위험은 인식표나 외장형 태그나 매한가지 아닌가?

동물등록제를 처음 시행할 때 결정장애를 보이며 3가지 방법을 허용했던 정부가 또 한 번 확실한 결정을 하지 못하고 ‘인식표만 제외하는 애매한 결정’을 해버린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큰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온라인 동물등록’, ‘구청시청 방문 없이 1분 만에 등록’이라고 광고하는 ‘동물등록 서비스 업체’가 여럿 등장하고 말았다. 이번에 이마트24와 손 잡은 업체도 이 중 하나다.

이마트24는 이번 서비스에 대해 “간편하게 반려동물 등록을 진행할 수 있고, 전국 매장이 반려동물 등록을 장려하고 알릴 수 있는 오프라인 홍보 채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마트24 측에 바란다. 진정으로 동물등록의 중요성을 이해한다면, 외장형 등록 서비스를 할 게 아니라, 내장형 등록을 할 수 있는 동물등록대행업체를 홍보하는 게 맞다.

외장형 동물등록 서비스를 수행하는 업체들도 부디 자신들의 행동이 올바른 반려동물 양육문화 정착에 도움이 되는지 돌아보길 당부한다.

마지막으로 정부에 요청한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데 언제까지 결정장애 상태를 유지할 것인가? 하루빨리 내장형으로 동물등록 방법을 일원화해야 한다.

[사설] 정부의 결정장애가 편의점 동물등록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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