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의인물사전 115] 외국인 최초 산업훈장 ‘라이징거 로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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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의인물사전 115. 라이징거 로버트(Reisinger, Robert C. 1921~2003). 美오번대학교 수의과대학 졸업, UNKRA(유엔한국재건단) 수의축산분과 책임자, 돼지열병 가토화백신 사용 기여, 외국인 최초 산업훈장 수훈

1921년 9월 1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출생하였다.

1944년 앨라배마주 오번(Auburn)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1944년과 1945년에는 말 임상에 관심을 가졌다. 1945년 6월부터 1954년 4월까지 UN 경제협력단(ECA)과 육군의 계약직으로 그리스, 폴란드, 멕시코, 중국, 에티오피아, 대만, 일본, 한국에서 근무하였다. 도쿄에서는 SCAP(연합군 최고사령부) 보건후생부 수의국 부책임자(assistant chief)로 활동(1949. 7.~1950. 7.)하였다.

1951년 10월부터 1954년 4월까지는 UNKRA(유엔한국재건단) 수의축산분과 책임자로 근무하였는데, 주된 임무는 우역, 뉴캐슬병, 돼지열병 등의 백신을 개발하고 생산하여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는 당시군인이면서도 한국 문화에 친숙하려고 노력하였다. 전시에 농림부 수의과장인 김영한과 지방 출장을 갔었는데, 지방의 여관에서 잠을 자도 불편한 내색을 하지 않았고 한국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으려 노력하였다. 또한, 호주가여서 탁주, 약주, 정종, 맥주를 가리지 않았는데, 주량도 대단하여 지방의 도축정과장들이 손을 들 정도였다.

그는 자신이 “한국 축산업의 재건을 도와주기 위해 온 사람이니 무엇이든지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말해 달라.”며 “내가 무엇을 어떻게 도와주면 되느냐?”고 물을 정도로 한국을 이해하고 수의축산계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였다. 전쟁 중에 파괴된 축산시험장과 도립 종축장의 축사 수용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하여 미군의 야전용 퀀셋(Quonset hut, 가건물)을 제안하는 세심함도 보였다.

1950년대의 돼지열병은 우리나라 축산의 큰 고민거리였다. 당시 돼지열병 예방약은 돼지열병에 감염시킨 돼지의 간장과 비장을 이용하는 장기예방약으로 제조되었는데 생산 원가가 높고 예방 효과가 완벽하지 않은 것이 큰 문제였다. 김영한은 이러한 형편을 라이징거에게 하소연하였다. 그러자 라이징거는 일본(UNKRA 도쿄 사무소) 출장길에 일본생물과학연구소장 나카무라 준지[中村稕治]로부터 분양받은 가토화 돼지열병 독주 ROVAC(가토화 약독 바이러스 생백신)을 김영한에게 건네주며 경제적이고 예방 효과가 탁월함을 설명하며 사용을 권하였다.

이를 기초 실험과 야외 실험을 거쳐 사용하였는데, 가히 혁명적이라 할 정도로 돼지열병 방역의 전환점이 되었다. 당시에는 동결건조기가 없어 감염 토끼의 비장과 간장을 야외에서 유제하여 직접 사용하였다. 라이징거는 이를 안타깝게 여겨 UNKRA가 동결건조기를 지원해 주도록 발주를 하고 한국을 떠났다. 또한, UNKRA에 부탁해서 가축 방역 자재 및 가축 치료 약품을 지원받도록 노력하여 1954년 가을 부산항에 300,000달러의 물품이 도착하였다.

이것이 UN으로부터 한국 축산업 재건에 투입된 원조 사업의 시초였다. 또한, 한국전쟁 직후 달러(외환) 사정이 아주 어려울 때라 수의 전문가들이 해외에 갈 수 없음을 감안하여, 우리나라 수의 정책과 연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부산 가축위생연구소장인 이남신과 농림부 수의과장인 김영한)을 선정해 UNKRA 자금으로 선진국의 가축 위생사업과 축산업을 시찰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는 수의축산 분야 지원활동으로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았으며 1954년에는 외국인 최초로 산업훈장을 수훈했다.

미국으로 돌아가 고향인 마이애미에서 임상을 하다가 위스콘신대학교에서 「신생 송아지 전염성 하리의 병원성에 관한 연구」로 석사과정을 마쳤다(1957). 이 연구의 주제는 송아지의 독혈증(endotoxemia)에 관한 것이었으며, 그의 삶 후반의 초점이 된 SIDS(Sudden Infant Death Syndrome, 영아돌연사증후군) 연구의 고리가 되었다. 1957년부터 미 농무성과 국립암연구소(NCI)에서 근무하면서 DPT 백신 연구, SIDS 연구 등으로 많은 업적을 남겼다. 1994년 오번대학교 동문회로부터 수의학 부문 ‘우수 동문’으로 선정되었으며, 수의미생물학 디플로마(diploma)를 받았다.

2003년 5월 16일 메릴랜드주 버튼스빌에서 81세에 영면하였다. 그의 생전 업적을 기리는 재단인 RRMT(The Robert Reisinger Memorial Trust)가 2004년 뉴질랜드에 설립되었다. 글쓴이_양일석

*이 글은 한국 수의학 100여년 역사 속에서 수의학 발전에 기여를 한 인물들의 업적을 총망라한 ‘한국수의인물사전’에 담긴 내용입니다. 대한수의사회와 한국수의사학연구회(회장 신광순)가 2017년 12월 펴낸 ‘한국수의인물사전’은 국내 인사 100여명과 외국 인사 8명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요, 데일리벳에서 양일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를 비롯한 편찬위원들의 허락을 받고, 한국수의인물사전의 인물들을 한 명 씩 소개합니다. 

– 한국수의인물사전 인물 보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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