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깃·꽁지깃 잘린 비둘기 연이어 발견‥연쇄 동물학대 경찰수사 의뢰

대전 서구 아파트단지서 동일 수법 학대 연이어 확인

등록 : 2021.10.13 05:16:41   수정 : 2021.10.12 17:16:57 박성은 기자 stareunss@naver.com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날개깃, 꽁지깃이 인위적으로 절단된 비둘기가 연이어 발견됐다.

다친 비둘기를 발견한 제보자와 대전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수법의 동물학대가 연쇄적으로 발생했다고 보고 경찰수사를 의뢰했다.

날개깃, 꽁지깃이 잘린 채 구조된 비둘기
(사진 : 대전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센터에 따르면, 제보자가 다친 비둘기를 처음 발견한 것은 지난 7월 15일이다. 양쪽 날개깃과 꽁지깃이 잘린 비둘기 한 마리가 아파트 화단에 있는 것을 목격했다.

9월 3일에는 1마리가 주차장에서, 추석 연휴가 끝난 9월 23일엔 세 마리가 잇따라 발견되었다.

모두 5마리의 비둘기가 모두 날개깃과 꽁지깃이 절단된 채로 같은 아파트 단지의 화단과 주차장에서 발견된 것이다.

센터 측은 “대전 서구의 아파트 단지에서 7월부터 9월까지 동일한 장소와 수법으로 학대받은 비둘기를 연이어 구조했다”며 “윙컷이나 시술과 관련한 연습이 아닌, 비둘기와 관련된 혐오 범죄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고자는 이를 동일범이 악의를 가지고 동물을 학대한 사건으로 대전 둔산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CCTV를 통해 인상착의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다음 깃갈이를 위해 꼬리깃을 제거한 비둘기

학대받은 비둘기는 사망하지 않았지만, 비행에 필수적인 날개깃이 인위적으로 잘리면 도심 속 고양이와 같은 포식자의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깃 갈이가 완료될 때까지 자연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센터에 구조된 비둘기들 역시 마취해 단계적으로 깃을 뽑아주면서,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오랜 기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동물학대는 사람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점차 학대 행위가 증가한 범죄양상도 심각하다.

비둘기가 동물학대의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는 서울 경의선 숲길에서 참새·비둘기 등 100여 마리의 새를 농약으로 죽인 60대 남성이 야생동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협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집비둘기는 2009년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됐다. 일부 지역에 서식밀도가 너무 높아 분변 및 털 날림 등으로 문화재 훼손이나 건물 부식 등 재산상 피해나 생활에 피해를 주는 경우에 한해서다.

하지만 일반 개인이 비둘기를 포획하거나 개체수를 줄이는 행위는 불법이다. 포획자는 관련 법에 따라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 포획 결과를 보고해야 하며, 포획도구도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는 도구로 제한된다.

박성은 기자 stareun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