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획·좌초로 죽는 상괭이 연 800마리‥폐사 원인 밝힌다

해양환경공단·WWF·충북대·제주대, 상괭이 폐사체 부검 시범연구 착수


0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토종 돌고래 상괭이의 혼획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폐사원인을 밝히기 위한 민관 합동 부검연구가 진행된다. 혼획·좌초·표류된 상괭이 부검을 늘려 주요 사망원인을 알아내고 보호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해양환경공단, 세계자연보전기금(WWF) 한국지부, 충북대, 제주대 등과 함께 상괭이 부검 시범연구를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웃는 돌고래로 불리는 상괭이는 한국과 일본, 홍콩 등 아시아 동부 연안에 사는 소형 돌고래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취약종(VU)으로 분류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서해·남해안과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는데, 2004년 3만6천여마리로 추산됐던 상괭이 개체수는 2016년 1만7천여마리로 크게 줄었다. 정부가 2017년부터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괭이는 여전히 위험한 바다를 살고 있다. 가장 큰 위협은 고기잡이배들이 친 그물망이다.

그물에 걸린 상괭이는 숨을 쉬기 위해 바다 위로 떠오르지 못한 채 질식사한다. 원래 잡으려던 물고기가 아닌 다른 종(상괭이)이 우연히 잡히는 ‘혼획’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우리 바다에서 혼획·좌초·표류한 상괭이는 4천여마리다. 발견된 사망사례만 연평균 800마리에 달하는 셈이다.

혼획 외에도 다양한 사망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그동안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현장 부검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10여마리를 부검하는 것 외에는 대부분 소각·매립됐다.

해수부가 해양환경공단, 세계자연보전기금 등과 올해 말까지 추진할 시범연구은 상괭이 부검을 확대해 폐사 원인을 규명하고, 기초 생리·생태를 파악할 방침이다.

올해 말까지 우선 16마리의 부검을 추가 실시하고, 연구 결과에 따라 정식 사업으로 전환해 부검 개체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부검 과정에서 주요 먹이자원이나 연령에 따른 생리학적 특성, 사망원인 등을 파악해 상괭이 보호정책까지 모색한다.

이와 함께 수의대생, 해양동물 구조·치료기관 담당자, 환경단체 등을 대상으로 부검시범교육을 실시하고 청소년 생태교실을 운영하는 등 해양포유류 생태 전문가 양성에 기여할 계획이다.

혼획 저감활동도 함께 펼친다. 해수부는 상괭이가 가장 많이 혼획되는 안강망 어업에 상괭이 탈출장치를 설치하기 위한 지원사업을 올해 4월부터 추진해 어선 63척에 우선 보급하고 있다.

이재영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상괭이 부검 연구는 상괭이 보호대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해양환경변화가 해양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혼획·좌초로 죽는 상괭이 연 800마리‥폐사 원인 밝힌다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