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카페 단골 `라쿤` 생태계위해우려 생물로 첫 지정

국내 200여마리 수입돼 애완·전시..생태계 유출 시 토종 위협 우려

등록 : 2020.06.01 12:23:51   수정 : 2020.06.01 12:23:54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야생동물카페나 체험형 유사동물원의 단골 전시동물인 ‘라쿤’이 생태계위해우려 생물로 지정됐다.

지난해 10월 생물다양성법 개정으로 신설된 유입주의 생물 관리제도에서 생태계위해우려 생물이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는 6월 1일부터 ’라쿤(Procyon lotor)‘을 ’생태계위해우려 생물‘로 지정하여 관리한다고 1일 밝혔다.

라쿤 (사진 : 환경부)

생태계위해우려 생물은 생태계위해성 평가 결과, 생태계에 유출될 경우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어 관리가 필요한 생물이다. 라쿤은 최근 국립생태원이 실시한 평가에서 2급 판정을 받았다.

너구리와 비슷하게 생긴 라쿤은 북중미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이지만, 국내의 야생동물카페나 체험형 유사동물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동물이다.

환경부는 지금까지 약 200마리가 국내에 수입돼 애완용이나 전시·관람용으로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수년간 야생동물 카페 등 체험형 유사동물원이 생겨나며 인수공통감염병을 매개할 수 있는 라쿤이 어린이 등에게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확인된 야생동물카페는 55개소로 이들 동물원이 보유한 라쿤 개체수도 160마리까지 늘어났다.

이중 일부가 사육장에서 탈출하거나 유기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2018년에는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와 이용득 의원실이 서울 시내 한 복판에서 돌아다니는 라쿤의 영상을 포착해 공개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아직 라쿤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면서도 “유기돼 생태계에 유출되면 생존능력이 우수한 라쿤이 국내 고유종인 삵, 오소리, 너구리 등과 다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에서는 유출된 라쿤이 토종 개구리나 물고기 등을 섭식하고, 주택이나 축사에 침입하는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야생동물카페 등에서 접촉에 무방비로 노출된 라쿤
(사진 :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2019 전국 야생동물카페 실태조사 보고서)

아울러 사람과 접촉하는 경우가 많은 라쿤이 광견병을 포함한 인수공통감염병을 전파시킬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광견병, 렙토스피라를 포함한 20여종의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이 라쿤을 통해 사람으로 전파될 수 있다.

생태계위해우려 생물로 지정된 라쿤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수입하거나 반입하려면 지방(유역)환경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상업적 목적이 아닐 경우에도 신고해야 한다.

또한 라쿤을 생태계로 방출하거나 유기해선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환경부는 “지속적인 실태조사 등으로 모니터링을 병행할 예정”이라며 “향후 생태계 위해 우려가 있는 생물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