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실습후기 공모전 우수상] 옵티팜/제주대 정승기

기간 2016년 7월 25일 ~ 8월 23일 / 지원자격 본과 2학년 이상

등록 : 2016.09.30 15:14:22   수정 : 2016.09.30 15:14:22 데일리벳 관리자

제주대 노현욱, 정승기 학생이 동일한 실습경험으로 우수상을 공동수상했습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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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옵티판 박철세 대표, 정승기 실습생, 노현욱 실습생
김현일 대표, 신성호 동물임상평가센터 사업부장

지원 동기

작년부터 검역본부 제주검역검사소 계류장에서 보름의 계류 기간 동안 돼지를 관리하는 일과 몇 번의 돼지 보정을 한 적이 있었다. 일을 하면서 양돈수의사를 처음 알게 되고 흔히 생각했던 소동물 임상수의사와는 일하는 장소부터 하는 일이 많이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학교 수업은 대부분 소동물 임상에 맞춰 있어서 양돈을 경험해 볼 길이 거의 없었다. 때문에 양돈에 관한 외부 실습을 알아보던 중 학교에서 경제동물 실습에 관심있는 학생을 모집하길래 지원했다.

 

옵티팜(Optipham)은

2006년 설립된 옵티팜은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부터 민간병성감정기관으로 지정을 받은 동물임상평가센터(animal clinical evaluation)를 비롯하여 이종장기 개발용 미니돼지를 보유하고 관련 실험을 진행하는 메디피그 사업부, 질병에 대한 분자진단키트를 개발·상용화 하는 진단사업부, 형질전환동물을 연구하는 형질전환동물개발센터, 생물학적 자원을 연구하여 질병 치료나 예방을 연구하는 생물제제사업부, 동물용 의약품을 취급하는 동물약품사업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실습을 진행한 동물임상평가센터는 국내 민간병성감정기관 중 가장 큰 기관 중 하나로 매년 약 5천 건 이상의 가검물이 의뢰된다. 센터 소속 연구원들은 매년 약 10만 개의 혈액 시료와 5만여개의 항원검사시료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사하고 있다.

 

실습 내용

실습은 한 달간 동물임상평가센터 내 4개의 팀(혈청팀, 세균팀, 바이러스팀, 병리조직팀)을 1주일씩 돌아가며 실습했다. 각 팀 업무에 필요한 실험의 이론적 원리와 실험 과정, 판정 방법을 배우고 팀원들과 함께 직접 실험에 임했다.

2주에 한 번씩 양돈 농가를 찾아가 보정과 채혈과 대해서 배우고, 회사 내에서 양돈질병관리 교육이 있을 때는 함께 들으며 양돈에 대한 이론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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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한 ELISA plate 판독 과정

첫 실습은 혈청팀에서 시작했다. 혈청팀의 주 업무는 혈액에서 혈청을 분리한 후 혈청 속에 있는 항체를 이용하여 질병의 감염여부를 간접적으로 평가하는 ELISA와 HA&HI test를 수행하는 일이다.

ELISA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이 곳에서는 항원-항체 결합 후 결합한 항체에 발색물질이 부착된 2차 항체를 결합시켜 정량하는 간접(indirect) ELISA를 주로 사용했다.

전달된 가검물의 혈청 분리를 시작으로 양돈 가검물은 ELISA를, 양계 가검물은 HI&HA TEST를 진행해 보았다. 첫 날은 관련 이론교육을 받고 직원 분들의 실험을 참관하며 과정을 반복적으로 배웠다. 이후 닭 채혈, 혈구 분리 등 실험에 필요한 시약준비에도 참여했다.

실험은 항상 담당 연구원 선생님과 같은 혈액으로 동시에 실험하여 결과를 비교해 보았다. 실험 온도 변화에 따른 ELISA 결과를 비교하거나, 같은 검체에 서로 다른 키트를 사용해 비교해보기도 했다.

실험은 이론 교육을 바탕으로 다음 과정에 필요한 시약과 반응시간을 내가 직접 준비하고 설정하여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같은 결과를 예상했지만 피펫 사용을 거의 해보지 않은 나는 시료 오염, 피펫 조작 미숙 등의 실수를 하면서 몇 가지 항목의 결과가 담당 선생님의 결과와 달랐다.

학교에서 이미 실험 원리 위주로 관련 내용을 배웠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실험 과정임을 느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내가 실험을 할 때 담당 선생님께서 이론 교육 내용을 물어보시면서 ‘이거 다음에 어떤 것을 해야 해요?’ ‘어떤 시약을 써야 해요?’ ‘이 시약은 어떤 역할을 하죠?’ 하면서 반복적으로 물었다는 점이다.

나중에 실험을 하면서 알았지만 ELISA와 HI&HA test는 반응 시간이 다르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에 동일한 조건으로 실험을 해야 한다. 때문에 실험할 때 반응 시간을 일정하게 하기 위해서는 다음 실험과정이 어떤 것인지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계속 질문하면서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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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 배양을 위한 가검물의 도말 모습

세균팀의 주 업무는 세균 분리와 동정이었다. 부검 시 세균감염이 의심되는 병변을 swab 등으로 채취하여 세균을 배양한 후, API 키트 및 중합효소연쇄반응(PCR) 등을 이용하여 세균을 동정하였다. 도축, 가공 과정 중 잔존해 있는 병원균을 검사하는 일도 같이 하고 있었다.

적어도 하루 이상 배양해야 하는 세균의 특성상 세균팀의 업무는 서로 다른 검사의 반복이었다. 그만큼 이론과 검사 과정을 완전히 숙지하고 있어야 했기에 처음에는 따라가기가 힘들었지만, 담당 선생님께 검사 과정이 무엇인지 여쭤보면 언제든지 친절하게 가르쳐 주셨다.

실습으로 배양과 배지 제작, 세균 PCR을 하였다. 실습 과정마다 배지별로 어떤 균을 분리하기 위한 배지인지 설명과 배양 방법을 듣고 PCR 실험과 검사를 위한 유제액 제작을 직접 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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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 thermal cycler 세팅

장기와 분변 가검물의 경우 의뢰정보와 검사항목에 따라 virus성 질병이 의심되면 바이러스팀으로, 세균성 질병은 세균팀으로 각각 전달하여 질병의 원인체를 찾기 위한 PCR을 실시한다.

바이러스는 특성상 직접 배양보다는 PCR 검사를 이용하는 편이 감염 여부를 신속히 알아낼 수 있다.

바이러스팀에서 실습하며 가장 많이 느낀 점은 연구원들 모두 오염을 최대한 없애려고 한다는 점이다. PCR 실험은 미량의 sample만으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오염에 민감하다.

때문에 바이러스팀 선생님들은 오염을 줄이기 위한 습관이 실험 과정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70% 에탄올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라텍스 장갑을 소독하고 장갑을 바꿔쓰고 tube를 잡을 때도 손이 아닌 포셉으로 잡거나 뚜껑을 열 때, sample이 옆 tube에 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매번 spin down하는 등의 습관들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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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슬라이드 제작 중 박절 과정

병리조직팀의 주업무는 부검을 통해 질병 검사 방향을 제시하고, 조직 슬라이드 검경을 통해 폐사 원인을 찾는 것이다.

하루에도 많은 케이스를 처리하는 병리조직팀에서 질병에 따른 병변 형성과 임상 증상의 관계를 직접 듣고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양돈 수의사가 된 후에도 직접 부검할 수 있을 만큼 부검과정을 배우는 걸 목표로 세웠기에 가장 흥미롭게 실습 할 수 있었던 팀이었다.

부검을 집도하는 담당수의사를 옆에서 보조하는 형태로 참여하면서, 실제 농가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병의 케이스와 병변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검 케이스는 학교에서도 자주 배웠던 위궤양(gastric ulcer)이었다. 실습기간 중에도 몇 번의 위궤양 케이스가 들어왔다. 출혈이 현저한 케이스도 있었다.

부검 후 병변 조직은 질병을 진단하기 위해 슬라이드로 제작한다. 고정-탈수-투명화-파라핀 침투-포매-박절-탈파라핀-함수-염색-탈수-투명화-봉입과정을 거친다. 이때 질병 종류에 따라 H&E 염색과 면역염색을 선택한다.

실습 기간 동안 두 종류의 염색을 이용하여 직접 병리 조직 슬라이드를 만들어 검경해볼 수 있었다. 이전에도 슬라이드 제작이 오래 걸린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해보니 그 시간을 체감할 수 있었다.

내가 만든 슬라이드는 인공산물이 많이 나왔지만, 제작 과정을 통해 단순히 부검으로 질병을 모두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병리학이 정말 이론적 지식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경험에 의한 학문임을 깨닫게 됐다.

실습 일정 중 이틀은 농가 방문이었다. 동행한 수의사 선생님은 채혈을 하시고 난 채혈을 위한 보정을 하였다. 돼지에게 백신을 주사하거나 질병 검사를 위해 채혈을 해야 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돼지 보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장에서 직접 여러 동물을 채혈할 수는 없었지만 보정을 하면서 주사기 잡는 법부터 채혈 위치, 채혈 방법, 주의사항 등을 배울 수 있었다. 

 

실습을 돌아보며..

처음 옵티팜의 이미지는 ‘신기함’ 그 자체였다. 수의대에 입학한 후에도 임상만을 꿈꿨기 때문에 회사에 취직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하물며 임상에 관련 있는 회사가 있는지도 몰랐다.

처음에는 단순히 ‘산업동물 수의사 관련 실습이니 농장에서 살다시피 하겠구나’ 생각했지만, 옵티팜은 연구소이자 회사였다. 이번 실습을 통해 수의사도 동물병원이 아닌 연구검사기관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 동안 나는 막연히 ‘양돈 수의사는 농장을 다니면서 진료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옵티팜에서 부검과 PCR, 세균검사, ELISA등 다양한 질병 검사를 실습해보면서 임상을 하는 양돈수의사도 실험실적 검사 과정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양돈수의사로 현장에서 일하게 되더라도 검사 기관에서 어떤 검사를 하는지, 그 검사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지, 검사 결과 양성과 음성의 해석·판독은 어떻게 하는지 등에 대한 어느 정도 지식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야 보다 나은 결과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검사 기관을 판단할 수 있고 그 기관과도 신뢰 있는 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