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후기] 코넬대 리더쉽 프로그램:서울대 수의대 허윤하

등록 : 2015.09.23 07:07:43   수정 : 2015.09.22 14:08:05 김소연 기자 suekimmy@dailyvet.co.kr

150922 cornell1

실습을 신청한 계기는..

기초 과학 분야 연구를 위해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고 있었고 진학에 앞서 학부생 신분으로서 연구 활동을 약간이나마 맛보고 싶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대학원생이 아닌 학부생으로서 실제 연구에 참여해볼 기회를 찾기 쉽지 않았고 그러한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더라도 학사 일정과 맞추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연구프로그램의 범위를 국내로 한정시키지 않고 찾아보니,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수의학도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Leadership Program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지원자로 하여금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 분야에 대하여 서술하기를 요구한다. 합격 시 자신의 관심 분야와 연관 있는 실험실에서 10주간의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는다.

어떻게 신청했는지..

리더십 프로그램은 구글 검색을 통해 접하게 됐다.

1991년부터 시작한 오래된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한국인 참가자는 2명뿐이었다. 더군다나 가장 최근 참가자가 10년 전의 참가자였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프로그램 지원에 대한 조언을 얻기는 어려웠다.

할 수 없이 혼자 힘으로 지원서를 작성하고 추천서를 받으러 다녔는데 지원 기간이 기말고사 기간과 겹쳐 꽤나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예전에 코넬 대학교에서 근무하시면서 Leadership Program에 관여하셨던 한국인 교수님과 연락이 닿게 되었다. 덕분에 교수님으로부터 프로그램의 구성 등에 대해 여러 가지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우려했던 점이 있었다면..

아무래도 가장 우려했던 점은 의사소통이었다. 연구 주제는 평소 관심이 있었던 부분이었고 만일 잘 모르는 부분이라고 할지라도 논문을 찾아 읽고 공부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외국인과 영어로 소통해 본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내 영어를 외국인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가장 컸다.

특히나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워크샵 동안 꽤 여러 번의 발표 일정이 있었고 가장 중요한 일정 중 하나로서 최종 연구 발표가 있었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문제 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때문에 출국하기 전에 나름대로 영어 공부를 하면서 준비했고 다행히 생활하는 동안 언어 때문에 크게 문제되었던 점은 없었다.

 

인턴으로 참가한 코넬 대학 실습실

프로그램 동안 인턴으로서 참가한 연구실은 코넬 대학교 수의과대학 내 Dr. Richard A. Cerione의 연구실이었다.

미국인은 물론 중국인, 캐나다인, 인도인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일을 하고 있으며 실험실원이 20명이 넘는 큰 실험실이다. 때문에 실험실이 단일 주제에만 집중하여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팀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 내가 참여 했던 분야는 ‘microvesicle’에 대한 것이었고 새로운 신호 전달체계로 알려진 해당 구조물이 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할 수 있었다.

한국 대학원과의 차이점은?

연구라는 활동 하에서 가설을 세우고 실험 계획에 따라 실험을 한 뒤 결과 피드백을 통해 새로운 가설을 세운다는 점은 전 세계의 연구실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아직 학부생으로서 한국의 대학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내가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대신 대학원 입학 과정 자체의 차이점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자면, 한국 대학원의 경우 하나의 실험실을 선택하여 실험실에 직접 입학하는 제도인 반면, 미국의 대학원은 프로그램 단위로 모집하여 로테이션 기간을 가진 뒤 실험실을 선택하도록 되어 있다.

전자는 일찍부터 확실한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자는 여러 분야를 체험한 뒤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진다.

 150922 cornell2

실습기간 중 하루 일과는..

Leadership Program이 연구 활동에 방향성이 맞추어져 있고 스스로도 이에 가장 큰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계속 실험실 일과에 대하여만 서술하였지만 프로그램은 그 외에도 매우 다양한 워크샵을 포함하고 있다. 때문에 하루 일과를 한 마디로 요약하여 설명하기는 어렵다.

워크샵 일정은 대부분 저녁으로 맞추어져 있어 저녁 시간 이전까지는 실험실에서 각자 연구 활동을 하고 오후에 모이도록 되어 있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진행되는 모듈도 적지 않았다.

주말에는 필요에 따라 실험실로 출근하거나 여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여러 나라에서 모인 다양한 친구들이 한 집에 살고 있었던 만큼, 여가 시간에는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다.

 

실습을 하면서 느낀 점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사 일정 등의 이유로 국내 수의과대학 학생이 졸업 이전에 연구 활동 기회를 얻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본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가설 수립에서부터 실험 계획, 피드백, 연구 발표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체험해 볼 수 있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정말 큰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뿐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놓고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토론하는 시간을 갖고 서로의 문제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등 프로그램 참가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좋은 경험들까지 얻을 수 있었다.

지원할 당시에는 사실 프로그램 합격 자체를 크게 기대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가서 노력한 결과, 연구 결과 및 발표에서 좋은 평가를 얻어 Cell Biology Prize까지 수상할 수 있었다. 덕분에 평생 잊지 못할 여름을 보낼 수 있었다.

 150922 cornell3

준비하고 싶은 수의학도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당부의 말이나 조언은..

10주의 시간을 투자하여야 하고 국내가 아닌 외국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인 만큼 지원하기 전에 자신이 정말 원하는 활동인지 확실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외국에서 여가 활동을 즐기는 것이라 생각하고 참가하기에는 프로그램 동안 해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또한 연구 활동에 크게 관심이 없다면 10주간의 시간이 지루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어렵겠지만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 분야를 보다 세분화 한다면 더욱 흥미로운 10주를 보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정말 지원하고 싶다면, 영어는 어느 정도 편안하게 의사소통 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할 것을 추천한다. 사실상 추천이라기보다는 필수 사항이다. 몇 개의 프로그램만이 영어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자체가 영어 외의 언어를 접하기는 어려운 환경에서 이루어진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열심히 준비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표현할 수 없다면 노력이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

언어에 크게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한다면 좋은 성과 아니라 전 세계에서 온 멋진 친구들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다.

 

김소연 기자 suekimmy@dailyv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