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하영 원장 “후배들이 봉사에 많은 재미 느끼길”

양하영 노아동물메디컬센터 원장에게 NEO 캄보디아 해외동물의료봉사 소감을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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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해외봉사단 NEO(단장 서국현 교수, 학생대표 배유미)가 1월 21일부터 28일까지 캄보디아에서 창단 첫 해외 동물의료봉사를 마쳤습니다.

이번 해외봉사단은 전남대 서국현 교수(NEO 단장), 전남대 노웅빈 교수(NEO 인솔교수), 양하영·정하진·주재범·최창현 수의사와 전남대 수의대생 12명으로 구성됐고, 서울대 이인형 교수, 캄보디아 왕립 농업대학 수의사 Chhoey Saran도 함께 했습니다.

전남대 수의대 출신으로 이번 봉사에 참여해 내과팀에서 활동하고, 대외협력 업무를 도운 수의사도 있습니다. 바로 24시노아동물메디컬센터 양하영 대표원장(사진)인데요,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양하영 원장을 만나 봉사활동 참가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배유미 학생 대표가 주도해서 전남대 수의대에서 처음으로 해외 봉사를 가겠다는 취지가 매우 좋았습니다. 그렇게 진취적으로 후배들이 무엇을 새롭게 해본다는 것에 선배로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선배가 해야 할 일이 ‘후배들이 더 큰 꿈을 꾸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좋은 봉사 취지에 공감도 했고, 학생들의 성장에도 도움을 주고자 흔쾌히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캄보디아로 출발하기 전에는 대외협력과 후원 관련 업무를 맡았습니다. 캄보디아에서 봉사를 할 때는 내과팀에 소속되어 환자의 신체검사와 문진, 내과 치료, 전염병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을 진행했습니다.

법정 전염병이자 인수공통감염병인 광견병의 예방이 특히 중요했습니다. 원헬스(One Health) 차원에서, 개의 광견병을 예방함으로써 개를 통한 사람으로의 광견병 전파를 막는 것이 개발도상국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외과팀이 중성화수술을 할 때 마취 전까지 보살피는 역할도 했습니다.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곳의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보니, 외부 기생충에 의한 피부병 케이스가 대다수였습니다. 그 외에도 외상 치료와 유선종양과 같이 외부적으로 드러난 질환을 진단하고, 외과팀에 전달해 처치하도록 했습니다. 자궁축농증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주로 예방의 측면보다는 치료 측면에 목적을 두고 진행했습니다.

봉사를 하다 보니 인상적인 것이 있었는데, 캄보디아 분들의 동물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걸 느꼈습니다. 환자들도 매우 착했던 것 같습니다(웃음). 대부분 중대형견인데도 순해서 백신을 접종할 때 어려움이 없었고, 고양이까지도 대부분 순했습니다. 키우는 분들의 성품이 좋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침 5시 30분에 조식을 일찍 먹고, 버스를 타고 10~15분 거리 이동해 사원에서 천막을 치고 봉사활동을 했는데요, 아침 6시 반부터 백여 명의 현지인들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접수는 11시에 끝났지만, 진행되는 진료가 너무 많다 보니까, 이틀 연속 밤 11~12시까지 라이트를 켜고 진료를 봤습니다.

첫날에는 라이트도 없어서, 스마트폰 라이트를 켜고 어렵게 진료와 수술을 진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럼에도 봉사를 하면 할수록 힘이 더 나는 것 같더라고요. 밥을 거의 못 먹고 점심만 먹었음에도 오랜 시간을 버틸 원동력이 됐습니다. 봉사의 재미가 아드레날린을 더 뿜을 수 있게 하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다른 교수님들과 수의사, 수의대생분들도 굉장히 힘들었겠지만, 모두 잘 웃고 행복하게 봉사했습니다. 좋은 취지의 활동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흔히 수의대의 동물의료봉사활동이 유기견보호소나 시골 지역의 광견병 접종만으로 국한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캄보디아 해외봉사를 계기로 수의학적으로 굉장히 넓은 범위까지 이바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헬스 개념에서 해외동물의료봉사활동을 생각해 보면서, 광견병 등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해서도 새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또 현장에서 잊기 쉬운 항생제 남용 문제도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크게 생명은 하나이기에, 원헬스 개념에서 (동물에 대한) 항생제 오남용과 항생제 내성 문제도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업이 동물병원이다 보니 이런 부분들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NEO 인솔교수로 참여한 노웅빈 교수님께 꽤 느낀 바가 많습니다(웃음). 학생들이 해외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추진했을 때, 그것을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일 겁니다. 그런데, 노 교수님께서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도 열린 마음으로 참여하고 활동을 지원하여 봉사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을 보면서, 노웅빈 교수님이 핵심적인 키스톤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대표 학생인 배유미 학생은 물론, 활동을 지지해 주신 교수님들과 전 전남대 수의대 학장님이자 동물병원장이신 서국현 교수님의 도움도 컸습니다. 교수님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매우 큰 위기에 처했을 겁니다.

봉사 경험이 많은 서울대 수의대 이인형 교수님도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현장에서 맞닥뜨린 문제를 수월하게 해결하게 해주신 거 같습니다. 많은 분께서 지치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들이 학생들에게 큰 본보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도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본과 2~4학년 수의대생들인 만큼, 아직 임상 실습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도 많았을 텐데, 한 명도 빠짐없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열정적으로 봉사활동에 임해, 사고 없이 많은 동물이 혜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캄보디아 수도에 있는 왕립이라 지칭된 RUA 대학교(캄보디아 왕립농업대학, Royal University of Agriculture)를 봤는데, 학생들의 열정이 대단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소동물 병원은 우리나라의 로컬 1차 동물병원보다 낙후되어 있었습니다. 향후 발전을 위해 많은 도움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동물의료봉사뿐만 아니라 의료장비를 후원할 수 있다면 캄보디아 동물 의료 발전에 도움이 크게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물병원 및 장비 수준을 떠나 동물복지 차원에서만 본다면, 굉장히 좋은 측면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네. 대외협력팀에서 학생들과 같이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결과물이나 기사 작성 등은 학생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데 후원업체 컨택은 학생들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후원 쪽을 담당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임에도 지역병원 원장님들께서 고맙게도 십시일반 후원에 참여해 주셨고, 전남대 교수님들도 대학 본부를 많이 설득해서 많은 도움을 이끌어내셨습니다.

광주에 계신 수의사분들로 구성된 “루미너리”라는 봉사단(광주광역시수의사회 진료봉사단)이 있습니다. 이제 6년 넘게 봉사를 한 거 같네요. 유기견의 중성화수술을 가장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끼리 기부금을 모으고 다양한 기구를 활용해 봉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간 자체가 사회적동물인 만큼, 봉사는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봉사는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남에게 도움이 되고 사회에 이바지하는 의미를 담고 있죠. 하지만,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연스럽게 할 일을 찾고 도와주는 모든 것이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봉사라는 단어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 사회구성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돌고 도는 인생에서 당연하게 도움을 주고받는 게 아닐까요?

NEO가 첫 번째 해외동물의료봉사를 했습니다. 이를 기점으로써 앞으로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다른 대학에서 먼저 개척한 해외봉사를 우리 전남대도 이제 개척했기 때문에,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선후배분들의 성원이 필요합니다. 많은 관심과 도움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작게는 전남대 수의대 후배분들께서, 크게는 전국 수의대생분들께서 봉사활동에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김민규 mingyu040102@naver.com

[인터뷰] 양하영 원장 “후배들이 봉사에 많은 재미 느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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