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상화 강원대 신임 교수 ‘한국 수생생물의학 발전 기여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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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이 9월 1일자로 김상화 신임 수생생물의학 교수를 임용했습니다.

서울대 수의대를 졸업한 김상화 교수는 동 대학원 수생생물의학실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서울대 의대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강원대에 임용됐는데요,

연구·교육으로 수생생물의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김상화 신임 교수(사진)를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Q. 임용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강원대 수의대 수생생물의학실에 임용된 김상화입니다. 09학번 새내기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5년의 시간이 흘렀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학사 막바지에 수생생물 연구에 뜻을 굳히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뒤돌아보지 않고 걸어왔습니다.

서울대 박세창 교수님 실험실에서 석·박사과정을 거치며 수생생물의학의 근간을 배웠습니다. 또, 학위과정 중간에 코넬대학교가 주최한 AQUAVET I, II, III 코스를 수료하며 최신의 수생생물의학 지식들을 배울 수 있었죠.

이후 서울대 의대 석승혁 교수님 실험실에 박사후 연구원으로 합류해 오랜 시간 꿈꿔왔던 연구를 수행하다가, 이번 학기에 강원대 수의대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Q. 교수로 부임하신 소감은

교수가 되기를 꽤 오랫동안 소망해왔어요. 비주류적 연구 관심사라도 눈치보지 않고 모두 드러낼 수 있는 자리니까요. 멈추지 않고 끝까지 달려도 되는 자리를 얻게 되었다는 점에서, 교수로 임용된 것이 진심으로 행복합니다.

뚜벅뚜벅 학자의 길을 찾아가고 있던 저에게 임용 기회를 주신 강원대와 수의대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강사 신분으로 강의하던 시절에도 제 수업에 눈을 반짝이며 진심으로 참여해줬던 강원대 수의대 학생들에게도 너무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학자로 성장해 온 제 삶은, 중요한 순간마다 저를 알아보아주고 기회를 선뜻 내어 주신 선배 교수님들과 학자들의 아량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모든 귀인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

 

Q. 수생생물의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릴 적 생명의 기원에 대해 고민하면서 진화생물학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생명의 기원을 찾아 관심사가 이동하다 보니 점점 수생동물에 관심이 가게 되었어요. 제 연구의 주 관심사는 과거에도 지금도 ‘진화생물학’이라는 키워드로 일맥상통하고 있습니다.

정적인 진화의 양상을 직관하는 데에는 수생동물만한 대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격정적’이거든요.

물 속이라는 외계의 환경에서 생물이 얼마나 기상천외한 전략으로 진화해 나갈 수 있는지, 들춰볼수록 신기한 점들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이들만큼 흥미롭고 재밌는 대상이 또 없는 것 같아요.

이들을 연구하는 것이 직업인 만큼, 제 일터는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덕업일치를 이뤄낸 것 같아요.

 

Q. 특별히 더 관심 있는 분야나 연구 계획이 있다면

수의학은 임상에 가장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고 생각해요. 동물에게 침습적,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이해해 나갈 수 있는 것도 수의학이 임상의학을 근간으로 하는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초학문에 관심이 많지만, 수생생물의학 발전을 위해서는 (수생생물에 대한) 임상의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같은 맥락에서 국내 수의학도들이 수생생물의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기회를 만들고자 제주도의 해양동물 부검교육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강원대에 부임한 지금은 강원도에 특화된 어류수의학 교육과정을 수립해보려고 새로이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필드를 잃은 수의학은 본질을 놓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야생의 수생동물이나 아쿠아리움 수생동물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끊임없이 만들고 싶어요.

사실 관상어류를 대상으로 일선 동물병원 수의사들이 수행할 수 있는 형태의 수생생물의학은 양식어류를 다루는 경우와 차이점이 있어요. 간단한 형태의 수생동물 치료는 강원대 졸업생들이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더 나아가서는 강원대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수의대생들에게도요.

이처럼 임상 발전에 기여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어류의 면역학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수생동물들이 질병상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현상 관찰을 시작으로 이들의 면역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더해, 면역체계의 진화 방식에 대한 통찰을 얻고 싶다는 것이 제 꿈입니다. 이제 시작이니, 앞으로 30년은 더 해보고 싶어요.

Q. 수의대생이 수생생물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다른 축종에 비해서도 매우 적은 편입니다. 수생동물 수의사가 궁금한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활동이 있을까요?

제가 본격적으로 수생생물의학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던 계기는 고래연구소의 고래부검교육이었어요.

고래를 부검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는데, 비슷한 분야의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과 몇 안 되는 국내 관련 업계 종사자분들을 만나서 인연을 맺게 된 것이 너무나 소중한 계기였습니다.

아직까지도 매년 꾸준히 열리고 있는 고래연구소의 부검교육 행사에 이제는 교육자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매년 더 체계적으로 바뀌는 고래연구소의 부검 및 연구 시스템을 보면서 한국 수생생물수의학의 발전을 체감하게 되곤 합니다. 고래연구소의 부검교육 참여를 적극 추천합니다.

이외에 국내에서 수생생물 수의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부검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 다양한 수생동물 종의 부검교육을 가능케하고자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의 협업으로 제주도 해양생물 부검교육과정을 확립한 바 있습니다.

매년 여름마다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에는 미국 등 여러 국가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국제 행사로 확대되었을 만큼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습니다. 이 행사 또한 적극 추천합니다.

 

Q. 수생동물 관련 진로도 궁금합니다

기본적으로 수생생물의학도 수의학입니다. 수생생물의학 안에서 임상과 비임상이 갈라지고, 그 다음에도 수많은 갈래로 이어집니다.

수생생물의학이 잘 발전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아쿠아리움 수의사를 필두로 로컬동물병원 어류 대상 수의사, 수생동물 식품위생검사 및 검역·방역 등 공중보건 관련 직종, 연구직 등 다양한 진로가 있습니다.

연구직에서 전염성 질병 기전, 응용생리학, 수산용의약품검사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기도 하며, 보다 기초적인 연구를 하며 생물학계에 기여하는 형태로도 활동할 수 있죠.

한국은 이처럼 다양한 수생동물 관련 직종을 새로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죠. 현재 국내에서 수생동물 수의사로 활동하시는 분들은 필연적으로 각 분야 최전선에서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 수생생물의학 교수로서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느릴지언정 차곡차곡 나의 연구 이야기를 쌓아 가서 학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것이 제 삶의 소명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수생생물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저는 제 자신만의 연구를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온전히 독립된 연구자로 임용이 된 지금, 이제서야 학자로서의 진짜 삶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임용되기까지 제 가치를 알아봐 주시고 진심으로 도와주셨던 분들과 함께 상생하는, 재미있는, 그리고 가치 있는 연구를 하며 행복하게 지내고자 합니다.

또 다른 목표가 있다면, 강원대 수의대 학생들이 수의사로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을 돕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있어요. 중요한 건 자기 자신에 대한 왜곡 없는 자각과 인정, 그 이후의 진심 어린 노력과 열정이라고 생각해요. 다채롭게 빛나는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이 만들어지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강원대 수의대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번 사는 인생, 카피가 아닌 오리지널로 살아보자’는 말을 종종 합니다.

학생분들이 각자의 삶의 색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수생생물의학이 조금이라도 연관되어 있을 것 같다면 언제든 찾아와주세요. 그 교집합 안에서 같이 재밌는 일들을 만들어 나가보면 좋겠습니다.

박수정 기자 tnwjdpark@naver.com

[인터뷰] 김상화 강원대 신임 교수 ‘한국 수생생물의학 발전 기여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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