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반려견 생명 살리고 은퇴한 ‘헌혈영웅’ 헌혈견 13마리

건국대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 1세대 헌혈견 은퇴식..개원 첫 해 헌혈 참여 200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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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동물병원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가 26일 헌혈견 은퇴식을 개최했다. 노령으로 은퇴하는 헌혈견 10마리에게 헌혈영웅 메달을 수여했다.

지난해 문을 연 헌혈센터는 헌혈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한 달에 2~3마리던 헌혈은 거의 매일 실시될 정도로 크게 늘었다.

은퇴하는 헌혈영웅 13마리

개관 첫 해 200여마리 헌혈

건국대는 지난해 8월 아시아 최초로 반려동물 헌혈센터를 개관했다. 2019년부터 현대자동차와 함께 찾아가는 반려견 헌혈카 캠페인을 벌이다가, 건국대 동물병원 옆 KU 동물암센터 2층에 둥지를 틀었다.

정기 헌혈은 헌혈센터 건립을 계기로 크게 늘었다. 만 1년도 되지 않았지만 200여마리가 헌혈견으로 동참했다.

센터 측에 따르면, 헌혈센터 상주 수의사 1명 외에도 건국대 동물병원 진료진이 돌아가면서 헌혈을 관리한다. 거의 매일 헌혈이 진행되며, 많게는 하루 3마리까지 헌혈에 나선다.

이날 은퇴한 ‘헌혈영웅’은 13마리다. 헌혈센터 건립 전부터도 건국대에서 헌혈에 참여하던 견공들이다. 많게는 4번이나 헌혈했지만, 올해로 8살이 넘어 은퇴한다.

진주 목걸이를 하고 있는 검은색 래브라도리트리버 ‘진주’도 이날 은퇴한 영웅이다. 건국대 동물병원이 정기 헌혈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20년부터 헌혈에 꾸준히 참여했다. 연1회 헌혈을 권장하고 있는만큼, 4년간 4번 헌혈한 진주는 최대한 헌혈에 나선 셈이다.

이날 대표로 축사에 나선 진주의 보호자는 “사랑은 국경은 물론 종까지 초월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헌혈영웅들 모두 수고 많았다”고 말했다.

이날 은퇴한 헌혈견들 중 가장 많이 헌혈한(4회) 래브라도 리트리버 ‘진주’

건국대 동물병원은 은퇴 헌혈견들에게 기념 액자와 메달을 전달했다. 헌혈견들의 모습은 헌혈센터 한 켠에 마련된 명예의 전당에 실렸다.

건국대 유자은 이사장은 “반려동물 헌혈이라는 불모지에서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 내딛는 발걸음의 중심에 13마리의 헌혈 영웅들이 있다”며 “공혈견에 대한 의존을 낮추고 동물권익을 향상하고, 반려가족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헌혈문화가 정착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윤헌영 건국대 동물병원장은 이날 은퇴하는 헌혈견을 한 마리씩 호명하며 감사를 전했다. 윤 원장은 “대형견의 헌혈 한 번이 소형견 4마리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은퇴하는 헌혈영웅 ‘시아’에게 메달을 수여하는 윤헌영 원장

지역 대형견 모임이 단체 헌혈 신청도

혈액제제 제조시설기준 관련 준비도

헌혈은 대형견 보호자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된다. 2~8년령인 25kg 이상 대형견으로 매달 심장사상충 및 기생충 예방약을 투약하고 전염성질환 이력이 없는 건강한 견공이 참여할 수 있다.

연1회 300~400ml의 혈액을 기부하는데, 소형견 4마리까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선물이 된다.

헌혈견에게는 건강검진과 필요시 수혈비용 면제, 건국대 동물병원 진료비 할인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헌혈센터 건립을 계기로 참여도 활발해졌다. 헌혈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자발적으로 신청하거나, 지역 대형견 모임에서 단체 신청을 접수하기도 한다. 헌혈문화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센터장인 한현정 건국대 교수는 “현재도 혈액제제를 생산해 건국대 동물병원 진료에 활용하는 한편, 전혈은 외부 동물병원에도 활발히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말 검역본부가 전혈 이외 혈액제제를 동물용의약품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이들 제제의 공급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서는 “검역본부와 제조시설 허가기준을 논의하고 관련 공사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시간이 필요한 단계지만, 향후 관련 작업이 마무리되면 혈장제제 공급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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