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국가시험 문항 공개 결국 거부…수대협 ‘행정심판·소송할 것’

검역본부, 시험 출제위원 등 3자 의견 조회 거쳐 비공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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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역본부가 올해 수의사국가시험 문항 및 정답을 결국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정답 공개를 요청한 수대협은 예상한 결과였다며,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수대협 계획

검역본부, 국시위원회 심의 및 시험출제위원 등 의견 조회 후 ‘비공개’ 결정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수대협)는 지난 4월 4일 농림축산검역본부를 대상으로 제67회 수의사국가시험 문항 및 정답 공개를 요구하는 정보공개를 청구했다(소송대리인 : 이형찬 변호사, 법무법인 대화).

수대협에 따르면, 검역본부는 수차례 공개 여부 통지 기한을 연장했으며, 최근 비공개 결정을 통보했다고 한다.

검역본부의 비공개 결정 통지서에 의하면, 검역본부는 수의사국가시험위원회 심의는 물론, 국가시험 출제위원 43명, 한국수의과대학협회, 한국임상수의학교수협의회, 대한수의학회, 한국임상수의학회까지 제3자 의견 조회를 거쳤다.

위원회 심의에는 15명의 위원 중 14명이 참석했으며, 이 중 11명이 비공개 의견을 냈다(공개 의견 3명). 시험 출제위원 43명의 경우, 1명은 공개, 6명은 비공개 의견을 냈다(36명 의견 없음). 4개 수의학 관련 단체는 모두 비공개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은행 도입, 전문기관 이관 등 국가시험의 시행 제도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게 비공개 결정 이유였다.

수대협은 “문제은행 도입 및 전문기관 이관 등 개선 없이 문제를 공개하는 것은 국가시험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 검역본부의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2016년 농림축산검역본부 정기종합감사결과(농림축산식품부 감사관실)

수대협 “십수 년째 같은 말만 반복…행정소송 불사”

검역본부의 비공개 결정 통지에 대해 수대협은 예상한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안태준 수대협 회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 공청회와 올해 1월 수의사 국가시험 개편 및 세부 운영방안 연구 결과보고회에서 국가시험 문항 공개와 관련된 검역본부의 난처함을 전해 들었다”며 국가시험 문제 공개에 따른 검역본부의 업무 수행 지장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반면, 문제은행형 출제, 전담기관 이관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말만 십수 년째 반복하고 있다며 고착화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실제 문제은행 도입, 전담기관 이관 등 국가시험 제도 개선 필요성은 십수 년 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지난 2011년에 이미 통합형 문제 출제, 문제은행 도입, 실기시험 도입 등 ‘수의사 국가시험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개선 방안이 제시됐으며, 2016년 농림축산검역본부 정기종합감사에서 농식품부 감사관실이 ‘수의사국가시험 관리 미흡’을 지적하며 국가시험 관리를 민간 자격시험 전문기관 등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요구한 적도 있다.

수대협은 “위와 같은 문제 인식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국가시험이 개선되지 않은 것은 검역본부와 농식품부의 자정 능력 혹은 의지 부족”이라며 “행정기관이 자주적으로 국가시험을 개선할 여지가 없기에, 행정기관에 법적 구속력을 행사하고자 불가피하게 행정소송을 계획했다”고 강조했다.

수대협은 현재 이형찬 변호사와 함께 국가시험 문제 공개를 위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며, 조만간 행정소송 비용을 모금하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수의사 국가시험 문항 공개 결국 거부…수대협 ‘행정심판·소송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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