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북대 수의대 전과 제도는 특혜이자 입시 부정의 신호탄이다

이천 스마일동물의료센터 이상욱 원장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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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에서 수의학과 전과생 4명을 모집한다고 밝혀 반발이 거세다. 수의대 역사상 전무후무한 ‘자대생 전과’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북대 타과에 재학 중인 학생만을 위해 정원 4명을 따로 배정한 것을 의미하는데, 엄청난 특혜이자 불공정이고 수의대 입시 부정의 신호탄이다. 전북대 재학생 또는 졸업생에게는 수능을 다시 보든, 기존 편입제도를 이용하든, 다른 지원자와 동일하고 공정한 도전의 길이 이미 열려있다.

대한민국에서 정치인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 바로 ‘대학입시에 대한 비리’다. 그 영향력은 정치생명을 끝낼 정도로 파괴적이다.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 특혜의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시발점이 됐다. 조국 전 장관 역시 문재인 정권의 황태자로 불리며 차기 유력 대선후보로까지 거론되었으나 딸의 고려대 부정입학 및 의전원 부정입학 문제로 사실상 정계 은퇴에 가까운 상황을 맞았다.

왜 대중들은 이처럼 대학입시 부정에 격렬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공정성’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와 외모, 예체능적 재능 등은 후천적으로 바꾸기 어려운 부분이다. 국민들은 이러한 요소에 대해 ‘출발선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납득한다.

하지만, 대학입시는 다르다. 소위 ‘흙수저’라고 불리는 사람도 대학입시를 본인의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계층이동의 수단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대학입시에 관한 이슈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구시대적인 사고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사회에는 계층이 존재한다. 다수가 선호하는 사회적 위치, 직업, 대학, 학과가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계층이동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계층의 이동이 불가하거나 어려웠던 사회는 반드시 쇠퇴하거나 멸망했다. 군사정부 시절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던 이들도 대학입시에서만큼은 그 힘을 함부로 휘두르지 않았다. 탈세, 횡령, 병역 비리 등 수많은 다른 비리를 저지르더라도 말이다. 대학입시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격렬한 반발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2022년 현재 전북대 수의대는 군부독재 시절의 권력자들보다 대중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것처럼 보인다.

전북대 수의대는 파벌과 비리로 얼룩진 빙상연맹의 길을 갈 것인가 공정함의 상징인 양궁협회의 길을 걸을 것인가?

부디 현명한 판단을 통해 수의대 입시의 공정성을 유지해주길 당부한다.

[기고] 전북대 수의대 전과 제도는 특혜이자 입시 부정의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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