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수의과대학 설립 심포지엄 개최‥홍보전 지속

방역·기초과학 인력 부족 문제로 지적했지만..수의대 신설이 해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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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가 14일(수) 부산대 본관에서 수의과대학 설립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차정인 총장을 비롯한 부산대 관계자와 서병수 국회의원, 나동연 양산시장이 참여했다.

차정인 총장은 “부산대에 수의과대학이 설립되면 의생명과학 연구의 메카가 될 것”이라며 “부산지역 학생들이 부산을 떠나지 않고 공부해 지역에 정주하게 되는 것도 바람직한 변화”라고 기대했다.

서병수 국회의원과 나동연 양산시장도 부산대 수의대 설립에 찬성의 목소리를 냈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의과대학과 수의과대학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부산대와 한국환경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산시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 등이 참여했다. 수의계 단체는 참여하지 않았고, 이영락 부산시수의사회장이 청중으로 참석했다.

 

부산대 ‘의생명융합연구, 방역 인력 양성하겠다’

부산대 수의대 설립방향을 소개한 강동묵 의무부총장은 의생명융합연구와 방역 전문 인력 양성을 주요 명분으로 제시했다.

부산에 타 지역대비 수의사가 적다는 주장도 내놨다. 국내 인구 10만명당 수의사 숫자는 평균 22.3명인데, 부산은 13.1명으로 광역지자체 17곳 중 16위에 그친다는 것이다.

같은 통계에서 울산이 17위, 경남이 15위로 부울경 권역에 전반적으로 수의사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수의사의 직업 분포상 불균형 문제도 지적했다. 가축방역관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조만간 동물실험기관에 전임수의사 배치가 의무화되면 수의사 부족 문제가 더 심화될 것이란 주장이다.

국가 의생명산업 활성화를 위해 수의과학자 인력을 양성하고, 특히 해양도시인 부산에서 수산생물 분야의 수의사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수의연구·실험, 농장동물·수생동물, 가축방역·재난관리, 원헬스 분야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문제는 알겠는데..수의대 만들면 해결될 일인가

농장동물·공직·기초연구 등 일부 분야에 수의사 진출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은 새로울 것이 없다.

다만 그 문제의 해법이 부산대 수의대를 만드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를 지울 수 없다. 적어도 이날 심포지엄에서 밝힌 내용만으로는 부산대가 수의대를 만든다고 해서 기존의 다른 거점국립대 수의대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날 부산대는 부산의 가축방역관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는 다른 지방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축산규모가 큰 강원, 충남·북, 전남·북의 부족 문제가 더 심각하다.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인 소병훈 의원실에 따르면 2022년 8월 기준 지자체 가축방역관 부족인원은 부산이 21명인데 반해 강원 112명, 경북 140명, 전북 91명, 전남 68명 등으로 훨씬 많다.

이들 지역의 거점국립대에는 이미 수의대가 있다. 하지만 최근 졸업생들이 가축방역관을 외면하는 문제는 별반 다르지 않다. 그 지역에 수의대가 있다고 해결될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의생명과학 분야의 융합 인재를 기르겠다는 비전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의대, 치대, 약대 등이 수의대와 함께 모여 있다고 개선될 문제인지는 의문이다. 이미 서울대, 경북대, 전북대, 전남대 등에 의·치·약·수의대가 모두 있다.

차정인 부산대 총장

수의사회, 축종별 수의사단체, 수의과대학 재학생 단체는 부산대 수의대 신설에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국내 수의사는 이미 동물 숫자에 비해 과잉배출되고 있고, 농장동물·공직 등 특정 분야의 수의사 부족 현상도 자가진료 철폐·처우개선 등 제도적으로 개선할 문제이지 수의대 신설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차정인 총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수의사 처우개선이 시급하고 국제적 수준의 교육으로 발전하기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수의계의 주장에 깊이 공감한다”며 “부산대 수의대 설립이 가시화되면, 거점국립대 모두에 수의대가 생기는 만큼 (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가 정책 단위로서 수의계의 현안이 반영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대 수의대 신설에 대한 논의는 22일 국회토론회로 이어진다. 대한수의사회는 당일 오후 1시 국회 앞에서 부산대 수의대 신설 반대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부산대, 수의과대학 설립 심포지엄 개최‥홍보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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